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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저주받은 식당의 요리사가 되었다 · 171화
PAYLUA ORIGINAL · 제171화

171화. 내일 아침에 울린 목소리

저주받은 식당의 요리사가 되었다 · 3,952자

오프라인 책장
브론이 만든 아침은 생각보다 멀쩡했다. 적어도 달걀은 달걀이었고, 접시는 식용 여부를 검사할 필요가 없었다. 도현은 빵을 찢어 노른자에 찍었다. 가장자리는 조금 탔지만 속은 촉촉했다. 그는 브론에게 엄지를 들어 보였다. “이 정도면 직원 식사 담당으로 승진해도 되겠는데요.” “그럼 그릇 깨뜨린 값은 면제입니까?” “그건 별개죠.” 에스텔이 웃는 사이 오르델은 탁자에 봉투 셋을 놓았다. 왕실 보존고 원본의 사본, 제2저장고에서 보존한 음성 표식의 대조본, 그리고 동부 온실 제4화덕에서 그날 새로 접수한 문구였다. 세 서류의 봉인 색이 달랐다. 누군가 하나를 빼앗거나 바꾸더라도 나머지 자료와 비교할 수 있도록 한 것이었다. [본인은 오늘 제공 완료 기록을 거부한다.] ‘오늘’이라는 한 단어가 도현의 시선을 붙잡았다. 백 년 전 사람이 남긴 말일 수도 있었다. 기계가 현재 날짜만 덧붙였을 수도 있었다. 그걸 살아 있는 사람의 구조 신호로 생각하고 움직이면, 또 누군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위해 목숨을 걸게 된다. “이번에는 목소리만 믿지 말죠.” 도현이 말했다. 오르델이 고개를 끄덕였다. “발신 시각, 전달 통로, 원래 기록과 일치하는지부터 확인하겠습니다.” “그럼 누구를 데리고 가죠?” 아일린이 물었다. 공주의 손등에 새겨진 검은 왕관은 장갑으로 가리지 않았다. 저주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사실이야말로 이번 조사가 끝나지 않았다는 증거였다. “직접 먹고 마실 사람은 스스로 선택하게 해 주세요. 그리고 누군가 동행하지 않겠다고 해도 그걸 거절 기록으로 채무에 연결하지 마십시오.” “우리끼리는 그 정도 약속은 지킬 수 있겠죠.” 아일린이 대답했다. 오전의 왕도는 평소처럼 분주했다. 제0식탁의 대리 수령이 임시 정지되었다는 소식에도 빵집 앞 줄은 줄지 않았다. 평범한 사람에게 내일의 식사는 오늘도 걱정거리였다. 도현은 식당 문에 종이 한 장을 더 붙였다. [오늘의 영업: 니아와 헥터가 담당합니다. 음식값은 메뉴판대로. 누구도 남의 식사에 대신 서명하지 않습니다.] “마지막 문장은 꼭 필요합니까?” 헥터가 물었다. “이 식당에서는요.” 니아는 새 장부를 보여 주었다. 주문한 것, 실제로 나온 것, 먹었는지 여부가 별개의 칸으로 나뉘어 있었다. 어떤 아이는 수프를 주문했지만 먹기 전에 돌아가서 계산하지 않았다. 니아는 빈칸을 빈칸으로 남겨 두었다. 예전 같았다면 마법 장부가 알아서 ‘제공 완료’라고 썼을 장면이었다. 출발한 마차는 동부로 향했다. 브론은 맨 뒤에 앉아 식량 자루를 품었다. 그것을 본 에스텔이 묻자 늑대인간은 진지하게 대답했다. “이번에는 우리가 배고프다고 다른 사람의 음식을 빼앗는 일이 없도록 충분히 준비한 겁니다.” “네가 다 먹지만 않으면 되겠네.” “사장님, 저는 식량의 안전을 위해 맛을 보는 겁니다.” 도현은 웃으려다가 왼손이 아파 표정을 누그러뜨렸다. 석화 저주는 마차의 진동을 타고 손목 위쪽까지 차갑게 올라왔다. 기억을 먹는 저주는 잠잠했지만, 그는 어머니가 끓여 주던 국의 맛을 떠올리지 못했다. 사라진 기억을 되찾기 위해 검은 시럽을 마실 생각은 더더욱 없었다. 동부로 향하는 길에는 반 년 전에는 없던 작은 노점이 생겨 있었다. 장작 두 묶음과 보리빵 여섯 개가 전부였다. 주인은 북부에서 이주한 늙은 부부였다. 두 사람은 왕실 배급표에 적힌 숫자와 실제로 받은 밀가루의 양이 달라 직접 빵을 굽기 시작했다고 했다. “궁에서는 우리가 먹은 것으로 처리했으니 더 줄 수 없다더군요.” 노인이 말했다. “이젠 손님이 사 가는 만큼만 굽습니다. 다 못 팔아도 제가 먹지 않은 빵을 남에게 청구할 일은 없지요.” 도현은 빵 하나를 들어 냄새를 맡았다. 거친 보리 껍질과 꿀을 조금 태운 냄새가 났다. 그는 값을 치르고 반으로 갈랐다. 속에는 얇은 공기층이 들쑥날쑥했지만 씹으면 구수했다. 주인이 부끄러운 듯 말했다. “모양은 영 좋지 않지요?” “괜찮습니다. 반죽을 한 번만 더 접으면 내일은 조금 더 부드러워질 거예요.” 노인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자네도 제빵사인가?” “지금은 손을 다쳐서 쉬고 있는 요리사입니다.” “저런.” 노인은 더 묻지 않았다. 대신 마차를 타기 전 따뜻한 물을 마시고 가라며 주전자를 가리켰다. 도현은 그 작은 배려가 마음에 남았다. 누군가의 고통을 알아본다고 해서 그 사람의 인생을 다 알 필요는 없었다. 마차로 돌아오자 아일린은 빵 포장지에 적힌 날짜를 살펴보았다. 날짜 옆에 왕실 인장이 찍혀 있지 않았다. 단지 오늘 굽고 오늘 판다는 말뿐이었다. “이런 빵집이 늘면 왕실 배급이 없어져도 되겠군요.” 브론이 말했다. “그렇게 간단하진 않아요.” 도현이 대답했다. “겨울에 밀을 구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테니까요. 왕실이든 마을이든 진짜 먹을 걸 마련해야죠.” “그럼 왜 그렇게 기뻐 보이세요?” “이 빵의 가격과 주인이 분명하잖아요. 믿고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직 남아 있다는 게 좋습니다.” 그는 한 조각을 에스텔에게 건넸다. 그녀는 빵의 타버린 가장자리를 한입 베어 물고 한참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오래전에 이벨이 연습하던 보리빵이 떠올랐지만 아직 그 이름을 입 밖에 꺼내지 않았다. 행복했던 기억은 때로 미안함 때문에 너무 오래 상자 안에 갇힌다. 온실로 가는 길목에서 유리꽃 마을의 전령이 그들을 기다렸다. 길 위로 유리 조각이 흩어져 있었다. 지난밤 갑작스러운 서리로 온실 지붕 몇 장이 부서졌다고 했다. 제4화덕은 출입 금지 상태였다. “목소리는 어디서 들렸습니까?” 오르델이 물었다. “아무도 듣지 못했습니다. 오늘 아침 장부에 글이 생겼을 뿐이에요.” “그러면 살아 있는 사람의 말을 들은 증인은 아직 없군요.” 전령이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마을 사람 모두가 실종 요리사 하나쯤은 돌아오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도현은 그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이지 못했다. 유리 온실은 전에 왔을 때와 달랐다. 백 년 동안 계속되던 봄이 끝나면서 덩굴은 제때 낙엽을 떨어뜨렸다. 잎이 지는 일은 정상이었지만, 사람들은 그 변화를 죽음처럼 두려워했다. 그 아래 작은 밭에는 처음으로 겨울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하나는 그들 앞에 섰다. 최초의 수확을 거절했던 그녀는 검은 흙이 묻은 장갑을 벗었다. “온실은 살아 있어요. 다만 우리가 겨울을 겪는 법을 잊었을 뿐이죠.” “제4화덕은요?” 도현이 물었다. 하나의 눈썹이 미세하게 움직였다. “어제 저녁까지는 꺼져 있었어요. 그런데 밤중에 누가 화덕 문에 밀가루를 묻혀 놨어요.” 그들은 멀리서 먼저 제4화덕을 살폈다. 문은 닫혀 있었고 봉인도 훼손되지 않았다. 하지만 문턱에는 마른 흰 가루가 떨어져 있었다. 도현은 그것이 밀가루인지 단정하지 않았다. 브론이 냄새를 맡으려 하자 장갑을 먼저 끼게 했다. 오르델은 문턱의 가루가 어제부터 있었는지 사진 대신 그림과 위치표로 기록했다. 하나는 야간 출입 명부에 이름이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다. 도현은 그 빈 명부를 보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마지막 줄에서 잉크가 안쪽으로 번져 있었다. 누군가 글자를 지운 흔적이 아니라, 글씨가 종이의 뒷면에서 올라온 것 같았다. 오르델이 종이를 빛에 비췄다. [출입 인원: 0.] [식사 수령인: 1.] [입회인: 확인 불가.] “사람이 한 명 들어왔다는 뜻입니까?” 브론이 물었다. “아닙니다.” 오르델이 고개를 저었다. “이상한 기록이 하나 생겼다는 뜻입니다.” 도현은 문고리에 손을 대지 않았다. 어제의 자신이었다면 당장 열었을지도 몰랐다. 이제는 모든 문이 요리사를 기다린다는 이유로 자신이 들어가야 할 필요는 없다는 걸 배웠다. 그때 문 아래의 좁은 틈에서 작은 종이 조각이 밀려 나왔다. 바람이 아니라 누군가 안쪽에서 밀어낸 듯 천천히 움직였다. 브론이 몸을 낮추고 종이를 집었다. 그 위에는 단 한 문장이 적혀 있었다. [에스텔에게는 먼저 보여 주지 마라.] 에스텔은 그 자리에 함께 서 있었다. 문장 위로 그녀의 그림자가 떨어지자, 제4화덕 안에서 세 번의 짧은 두드림이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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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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