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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저주받은 식당의 요리사가 되었다 · 170화
PAYLUA ORIGINAL · 제170화

170화. 첫 겨울의 부엌은 아직 닫히지 않았다

저주받은 식당의 요리사가 되었다 · 4,465자

오프라인 책장
첫 겨울의 부엌에서 나온 뒤 도현은 하루를 쉬었다. 쉬겠다고 결심하는 것보다 주변 사람들이 그 결심을 믿게 하는 일이 어려웠다. 브론은 새벽마다 주방 문을 열어 보고 아직 도현이 자고 있으면 발소리를 죽였다. 에스텔은 치료용 마법을 펼치면서도 섣불리 낫는다고 약속하지 않았다. 아일린은 의원을 보내 손목 상태를 확인하게 했다. “손이 더 굳었습니다.” 의원이 말했다. “새로운 저주를 흡수한 흔적은 확인되지 않지만 기존 석화가 악화되고 있어요. 당분간 직접 조리는 피해야 합니다.” 도현은 입술을 깨물었다. 저주를 풀기 위해 요리하는 사람인데 칼을 잡을 수 없다는 사실이 답답했다. 그러나 무리하게 움직이는 것이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도 이제 알았다. 그는 식당 앞 작은 탁자에 원본 대조표를 펼쳤다. 오르델은 왕실 자료와 지하에서 확보한 기록을 별도로 나누어 놓았다. 각각 출처와 확인자의 이름을 적었다. 에스텔은 자신이 직접 보고 겪은 일에만 서명했다. 기억이 흐릿한 부분에는 그렇다고 표시했다. “왕국 식량안정위원회.” 아일린이 기관 이름을 읽었다. “지금 왕궁에는 이런 이름의 부서가 없어요.” “없다는 뜻과 작동하지 않는다는 뜻은 다릅니다.” 오르델이 답했다. “오래된 자동 기록이 어느 곳으로 이어져 있는지 찾아야겠습니다.” 리데아는 보존고에서 확보한 이관 기록을 들고 왔다. 여전히 모든 것이 공적으로 보존되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목소리를 자동으로 사용하던 방식의 문제까지 부정하지는 못했다. “제3실은 다시 봉인했습니다.” 그녀가 말했다. “앞으로는 수령자의 생존과 동의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사용할 수 없게 하는 임시 금지 명령도 받았습니다.” “명령이 끝나면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다는 뜻이군요.” 도현이 말했다. “그래서 임시라는 말이 싫습니다.” 리데아가 낮게 대꾸했다. “하지만 오늘 제가 할 수 있는 조치는 거기까지입니다.” 그 대답에 도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완전한 승리라고 할 수는 없어도 멈춰야 할 일을 한 걸음 멈춘 것이었다. 오르델은 원본 기록의 일부를 복원해 냈다. 첫 겨울의 부엌은 왕실이 사람들에게 음식을 떠먹이는 거대한 마법 도구가 아니었다. 여러 마을이 곡식과 장작을 가져오고, 서로 다른 요리사들이 음식을 만들고, 실제로 먹은 사람이 받았다고 확인하도록 만든 공동 주방이었다. “왕이 먹지 않은 첫 빵은 어디에 놓였습니까?” 아일린이 물었다. “빈 의자에요.” 도현이 대답했다. “아직 못 먹은 사람이 오면 주려고 남겨 둔 자리였죠.” “그걸 왕궁은 언제부터 왕이 모두에게 제공했다고 선언하는 증거로 썼을까요?” 오르델은 원본의 빈 세 장을 보여 주었다. 누군가 그 빈칸에 수령인을 점점 늘려 적었고, 훗날 그 수가 183,442명까지 확대됐다. 그러나 확장 명령의 최초 승인자는 여전히 없었다. “첫 겨울에 배고팠던 사람과 지금 왕국의 저주에 묶인 사람이 어떻게 연결됐는지는 아직 남은 문제네요.” 도현이 말했다. “그리고 사라진 요리사 열여섯 명도요.” 에스텔이 덧붙였다. 그녀가 말했다. “우리는 열여섯 개의 화덕 목소리를 들었지만, 그게 열여섯 요리사의 생존 증거는 아니었어.” “다만 실종을 조사할 방향은 생겼습니다.” 오르델이 말했다. 그는 제2저장고에서 가져온 목록과 첫 겨울의 부엌에 있던 화덕 표식을 나란히 놓았다. 숫자만 같다고 생각했던 두 기록 사이에 공통의 조합이 있었다. 여덟 번째 표식은 소금 항구 벨로스의 오래된 방파제 문양과 같았고, 아홉 번째 표식은 동부 유리 온실에서 발견한 유리꽃 모양과 닮아 있었다. 북부 제1화덕의 밀 이삭도 있었다. “옛 공동 주방의 공급망을 따라 기록을 옮겼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럼 열여섯 명이 그 장소에 살아 있다는 뜻은 아니겠죠?” 브론이 물었다. “아직은 아니죠.” 도현이 대답했다. “하지만 적어도 어디에 확인하러 가야 할지 알 수 있어요.” 아일린은 지도를 넓게 펼쳤다. 왕국 전역으로 퍼진 식량 운송로가 굵은 선으로 이어졌다. 북부의 검은 밀밭, 서부의 하얀 식탁 창고, 동부 온실, 왕궁 종탑. 지금까지 도현 일행이 지나온 길이 이상할 정도로 오래된 부엌들의 위치와 일치했다. “우리가 사건을 따라간 게 아니라, 누군가 연결된 부엌에서 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었군요.” “그렇게 보일 수 있습니다.” 도현은 말했다. “그래도 누가 처음 바꿨는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아일린은 새로 작성한 보고서를 읽고 궁정에 세 가지 임시 원칙을 제안했다. 왕실은 실제 제공하지 않은 식사를 완료라고 선언할 수 없다. 증언 기록의 목소리만으로 생존과 동의를 추정해서는 안 된다. 서로 다른 부엌에서 나온 원본을 비교하기 전에는 수령인 이름을 추가하지 않는다. 오르델은 이 중 첫 번째 원칙만 즉시 시행 중이라고 말했다. 나머지 두 가지는 보존고와 의전국의 반발을 거쳐야 했다. 도현은 실망했지만 현실의 제도가 수프처럼 한 번 끓여 완성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다. “그렇다면 우리가 확인한 사실을 공개할 범위부터 정해야겠군요.” 아일린은 구왕력 장부의 개인 이름과 가족 사정은 빼고, 원래 세 칸으로 나뉘어 있었다는 구조와 허위 완료 기록의 존재를 시민들에게 설명하기로 했다. 도현은 그 발표문을 듣고 몇 군데를 고쳤다. ‘저주가 사라졌다’처럼 오해할 수 있는 표현을 지우고, ‘자동 대리 수령이 임시 정지되었다’는 사실을 남겼다. “말이 너무 딱딱해요.” 브론이 불평했다. “그럼 사람들이 알아들을 수 있게 바꾸죠.” 도현이 말했다. “누구도 먹지 않은 것을 먹었다고 적지 않는다. 그 뜻이면 되겠네요.” 브론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에스텔도 웃었다. 복잡한 봉인과 장부를 통과해 얻은 문장이 결국 식당 첫날부터 도현이 말하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날 저녁 식당에는 손님이 많았다. 국영 창고 배급이 재개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오는 사람도 있었고, 공주가 대관을 미뤘다는 소문을 확인하려는 사람도 있었다. 도현은 주방에 들어가려다가 헥터와 니아가 이미 일을 시작한 것을 보고 발을 멈췄다. “오늘은 제가 수프를 끓이겠습니다.” 헥터가 말했다. “소금은 조금만요. 처음부터 많이 넣으면 되돌릴 수 없습니다.” “그 정도는 나도 압니다.” 브론이 옆에서 작게 웃었다. “왕궁 수석 요리사에게도 잔소리를 하시네요.” 도현은 창가에 앉아 사람들을 지켜보았다. 누군가는 양파를 싫어했고, 누군가는 빵을 더 달라고 했다. 한 아이는 다 먹지 못한 수프를 남겼다. 니아는 그 아이에게 남겼다고 벌금을 물리지 않았다. 내일 다시 먹고 싶으면 새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잠시 뒤 아일린이 빈 의자에 앉았다. 그녀는 손등의 검은 왕관을 숨기지 않았다. “이 일이 끝나면 백도현 씨는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나요?” 도현은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 잠깐 침묵했다. 어머니가 만들어 주던 미역국의 맛은 아직 떠오르지 않았다. 돌아갈 수 있는지도 몰랐다. “돌아갈 수 있다면 생각해 봐야겠죠. 다만 돌아가더라도 여기서 먹지 않은 음식을 먹었다고 적어 놓는 일은 바로잡아 놓고 싶습니다.” 아일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왕이 되고 싶은지부터 다시 생각하게 됐어요.” “대관을 미룬 건 공주님이 선택한 일입니다.” “알아요. 그러니까 다음 선택도 제가 해야겠죠.” 그때 오르델이 식당 문을 열고 뛰어 들어왔다. 늘 차분하던 문서관의 머리카락이 엉망으로 흐트러져 있었다. “새 기록이 나타났습니다.” 그가 펼친 종이에는 제2저장고와 왕궁 보존고가 동시에 남긴 갱신 흔적이 있었다. [미확인 조리자 증언 16건 중 1건, 현재 시각에 접속 요청.] [발신지: 동부 유리 온실 지하 제4화덕.] [접속 내용: 본인은 오늘 제공 완료 기록을 거부한다.] 아일린은 종이를 내려다보았다. “오늘이라고요?” “그렇습니다. 오래된 녹음인지 지금 누군가 남긴 말인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바로 오늘 새로 접수됐어요.” 도현은 손목을 내려다보았다. 아직도 굳어 있는 손이었다. 누군가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또 다른 희생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잠깐 스쳤지만 곧 고개를 저었다. “그럼 확인하러 가야죠. 이번에는 화덕부터 켜지 말고.” 브론이 의자를 밀며 일어났다. “제가 여행 짐 챙기겠습니다. 그런데 주방장님, 하루는 더 쉬고 출발하시죠.” 도현은 잠깐 그를 바라보다 웃었다. “좋아요. 내일은 당신이 만든 아침을 먹고 출발합시다.” 브론의 귀가 축 늘어졌다. “제 요리요?” “왜요. 자신 없어요?” “지난번에 제가 만든 달걀은 사장님이 식용인지 검증해야 한다고 하셨는데.” 에스텔이 주방에서 외쳤다. “그건 달걀이 아니라 돌이었으니까!” 식당 안에서 웃음이 터졌다. 도현도 웃었다. 많은 것이 아직 해결되지 않았지만 이들은 적어도 한 사람에게 모든 몫을 떠맡기는 식탁을 떠나고 있었다. 창밖 왕궁 종탑은 고요했다. 그러나 동쪽 먼 곳에서는 열여섯 번째 화덕이 아니라, 한 번도 기록에 없었던 다른 작은 화덕이 서서히 빛을 되찾고 있었다. 그 화덕의 벽에는 짧은 문장이 떠올랐다. [응답을 요청한 사람은 존재한다.] [그러나 그 사람의 이름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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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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