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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저주받은 식당의 요리사가 되었다 · 159화
PAYLUA ORIGINAL · 제159화

159화. 먹지 않은 빵을 치우지 마라

저주받은 식당의 요리사가 되었다 · 4,488자

오프라인 책장
검은 빵은 접시 위에서 김을 올리고 있었다. 대관 전야 만찬장의 다른 음식들은 식어 갔다. 헥터가 준비한 양고기에는 식은 기름이 얇게 굳었고, 도현의 보리수프에는 작은 막이 생겼다. 그런데 일곱 번째 의자 위의 빵만 갓 오븐에서 나온 듯 따뜻했다. 누군가 실제로 굽고 가져온 빵이라면 가능했다. 그러나 조리한 사람도, 운반한 사람도, 조리 시간이 기록된 곳도 없었다. “누가 만들었습니까?” 도현이 물었다. 리데아가 앞으로 나왔다. “제8주방의 보관 절차를 거쳤습니다.” “그 말이 만든 사람의 이름은 아닙니다.” “왕실 제공의 완료를 위해 필요한 음식입니다. 당신이 확인만 하면 됩니다.” 도현은 접시에 손을 대지 않았다. 오늘 왕궁에서 자신이 만든 빵과 이 빵은 겉모양부터 달랐다. 검은 밀가루를 사용했는데도 표면에 균열이 하나 없었고, 구운 빵에서 나야 할 곡물 향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 대신 잉크처럼 비릿한 냄새가 희미하게 났다. “확인하려면 조리 기록과 재료를 봐야 합니다.” “종료 시각이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리데아의 목소리가 날카로워졌다. “그럼 시간을 멈추세요.”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규정상 불가합니다.” 아일린이 나섰다. “왕위 계승자가 식사 확인을 보류하겠습니다. 이유는 마지막 음식의 출처 미확인이에요.” 유리판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 주홍빛 문장이 떠올랐다. [왕위 계승자 보류 의사 확인.] [보류 시 왕위 정당성 재심사.] 만찬장 전체가 술렁였다. 귀족들 사이에서는 대관식을 취소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왕국 바깥의 영주들이 군대를 움직일 수 있다며 겁을 주는 사람도 있었다. 아일린은 얼굴이 창백했지만 한 발도 물러서지 않았다. “왕이 될 자격을 다시 심사하셔도 좋아요.” 그녀가 말했다. “하지만 먹지 않은 빵을 먹었다고 말하지 않겠습니다.” 도현은 그녀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공주가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는 결정을 하는 순간이었다. 그 결정을 멋진 연설 한 번으로 가볍게 바꾸고 싶지는 않았다. “공주님, 그 결과는 제가 대신 책임져 드릴 수 없습니다.” “알아요. 그래서 제가 말하는 거예요.” 리데아는 이를 악문 채 왕실 숟가락을 들었다. 그녀는 은제 숟가락 끝으로 검은 빵을 가리켰다. “저 빵은 선왕의 첫 제공 약속이 완성되었다는 증거입니다. 저걸 남겨 두면 미완료가 되고, 왕위의 힘은 다음 세대에 전달되지 않습니다. 왕국의 배식 체계도 붕괴할 수 있습니다.” “그럼 실제로 만든 적 없는 빵을 완성됐다고 우기며 왕국을 유지한 겁니까?” 헥터가 물었다. 리데아는 헥터를 바라보았다. “내게 물을 자격이 있나요? 당신도 수십 년 동안 왕실 주방에서 일했습니다.” 헥터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자신의 주방에서 벌어진 일을 몰랐다는 게 면죄부가 될 수는 없었다. 그는 낮게 말했다. “그렇다고 오늘도 같은 일을 계속할 수는 없소.” 도현은 중앙 명부실에서 배운 방식을 떠올렸다. 저주를 무작정 부수면 원본 증언도 사라진다. 검은 빵을 땅에 내던지는 것은 쉽지만, 그것이 누구에게 어떤 기록을 남기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그는 빈 접시 하나를 가져왔다. 그리고 검은 빵을 치우지 않은 채 옆에 놓았다. “제가 준비한 마지막 빵도 아직 내지 않았습니다.” 도현이 말했다. “제가 만든 빵은 덮어 놓은 상태고, 저 빵은 출처를 알 수 없습니다. 서로 다른 기록으로 남겨 주세요.” 오르델이 두 접시를 따로 적었다. ‘도현의 미제공 빵’과 ‘제8주방 출처 미확인 빵’. 은제 숟가락이 진동했다. 시스템은 하나의 마지막 접시만 허용하려 했지만, 실제로는 서로 다른 두 접시가 있었다. [동일 수령 대상에 대한 중복 제공 감지.] [확정 전 원본 대조 필요.] “기회가 생겼습니다.” 오르델이 속삭였다. 그때 니아가 증인석에서 일어났다. 왕궁 하녀가 왕위 계승자의 만찬에서 발언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주변 귀족들이 그녀를 제지하려 했지만 아일린이 손을 들었다. “증언을 듣겠습니다.” 니아는 큰 소리로 말했다. “제 이름으로 적힌 세 접시는 제가 먹지 않았어요. 그리고 오늘 저는 주방장님이 만든 수프만 한 그릇 받았습니다.” 타니아도 일어섰다. “나는 세척실에서 배식을 확인했습니다. 오늘 저 검은 빵이 세척실에서 나오는 건 보지 못했습니다.” 헥터가 말했다. “왕궁 주방에 등록된 조리자는 그 빵을 만든 적이 없습니다. 적어도 제가 확인한 범위에서는 그렇습니다.” 그들은 같은 말을 반복하지 않았다. 각자가 아는 사실의 범위를 분명히 했다. 참관석의 시민들은 자신이 직접 본 것을 하나씩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누군가 수프를 먹었고, 누군가는 먹지 않았다. 어떤 귀족은 왕실 식사의 맛이 좋았다고 증언했다. 도현은 그 사실도 기록하도록 했다. 왕궁이 실제로 낸 음식을 먹은 사람의 말을 지울 이유는 없었다. 유리판의 숫자가 더 이상 늘지 않았다. 일곱 번째 종이 울리는 듯한 소리가 들리다가 중간에 끊겼다. 리데아가 서둘러 은제 숟가락을 내려찍었지만 빵이 흔들릴 뿐이었다. [마지막 제공 확정 실패.] [왕위 정당성 재심사로 전환.] 그 순간 만찬장 안쪽 벽에서 굉음이 났다. 장식 기둥 하나가 부서져 사람들 쪽으로 기울었다. 브론이 몸을 날려 니아를 밀어냈고, 토렘은 방패로 떨어지는 돌을 막았다. 도현도 달려가려 했지만 왼손이 갑자기 굳었다. 그는 중심을 잃고 주저앉았다. 아일린은 저주로 뜨겁게 달아오른 손으로 넘어지는 촛대를 붙잡았다. 곁에서 에스텔이 마법 보호막을 펼쳤다. 잿가루가 사람들 머리 위로 흩어졌다. 누군가 울었지만, 다행히 기둥 아래에 갇힌 사람은 없었다. 도현은 브론의 도움으로 일어났다. 숨이 거칠었다. 그가 또 다른 저주를 흡수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기존 석화가 이번 충격으로 악화됐음은 분명했다. 리데아는 무너진 기둥을 바라보며 얼굴이 새하얘졌다. “왕위의 보호가 약해지고 있어요.” “아닙니다.” 도현이 숨을 고르며 말했다. “왕궁 구조물이 무너진 겁니다. 적어도 우리가 실제로 본 건 그거예요. 왜 무너졌는지는 확인해야죠.” 리데아는 그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누구도 그녀의 말을 이렇게 나누어 듣지 않았던 모양이었다. 도현은 분명한 사실과 두려움이 섞이면 다시 잘못된 결론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했다. 그때 은제 숟가락의 손잡이에서 무언가 떨어졌다. 아주 작고 낡은 종이 조각이었다. 오르델이 장갑을 낀 채 집어 들었다. [제0봉인 유지 조건: 왕위가 첫 굶주림의 책임을 이전하지 않을 것.] 아일린이 숨을 멈췄다. 리데아가 몇 걸음 뒷걸음쳤다. 그 문장은 방금까지 그녀가 주장한 대리 제공 방식과 정반대였다. 도현은 빈 의자를 바라보았다. 오래된 약속이 처음부터 왕위에 책임을 남기기 위한 것이었다면, 누군가 그 책임을 백성에게 떠넘기기 위해 계약을 뒤집어 놓은 셈이었다. 단상의 검은 빵은 여전히 따뜻했다. 오르델이 손을 뻗지 못한 채 물었다. “이 종이는 언제부터 숟가락에 들어 있었을까요?” 그 질문에 대답한 것은 사람이 아니었다. [제0봉인 원문 대조 요청 수락.] [단, 원본 열람을 위해 왕위의 첫 번째 포기를 확인합니다.] 허물어진 기둥 곁에서 하인 둘이 떨어진 그릇을 치우기 시작했다. 그중 한 사람의 오른팔에서는 피가 조금 흐르고 있었다. 도현은 그를 보고 의원을 불렀다. 하인은 ‘왕궁에서 허가받지 않은 치료를 받으면 월급에서 삭감된다’며 자꾸 뒷걸음쳤다. 아일린이 직접 지시해 치료비는 궁정 예산에서 부담하도록 했다. 단, 사고가 난 과정과 다친 사람이 누구인지는 따로 기록하게 했다. 브론이 깨진 접시를 한쪽에 모으다가 말했다. “저희 식당에서도 그릇값 때문에 사장님이 가끔 소리를 지르시는데, 여긴 사람이 다쳐도 먼저 그릇을 치우네요.” 에스텔은 민망한 표정으로 헛기침했다. “오늘부터 우리 식당 규칙도 조금 바꾸면 되겠어.” “어느 부분을요?” 브론이 눈을 반짝였다. “그릇값을 직원 월급에서 공제하지 않는 쪽.” 브론은 감격해 귀를 세웠다. 도현은 헛웃음을 터뜨렸다. 조금 전 왕위의 운명을 두고 싸우던 사람들이 깨진 그릇 앞에서 협상을 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 협상은 장난만은 아니었다. 작은 식당에서 바로잡지 못하는 일이라면 왕궁에서도 바로잡지 못할 수 있었다. 아일린은 기둥의 잔해를 치우는 노동자에게 안전한 출입로를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왕실 만찬 규칙 때문에 닫혀 있던 문은 아직 봉인돼 있었다. 토렘은 비상 탈출구를 찾아 손으로 벽을 두드렸고, 헥터는 화덕으로 나르는 재료 수레가 오가던 좁은 통로를 안내했다. 그 통로는 귀족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정도였지만, 사람들이 안전하게 빠져나갈 길이었다. 도현은 쓰러진 의자를 세우며 생각했다. 만찬을 끝내지 못하면 빠져나갈 수 없다는 규칙은 지금 이 순간에도 사람을 위험하게 만들고 있었다. 그가 아일린에게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 대신 대답하지 않으려는 이유가 다시 선명해졌다. 선택할 기회가 없는 약속은 저주나 다름없었다. 아일린은 자신이 포기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도현은 그녀가 대답하기 전에 손을 들었다. “문장을 끝까지 보여 주세요. 무엇을 포기하는지도 모른 채 동의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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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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