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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저주받은 식당의 요리사가 되었다 · 156화
PAYLUA ORIGINAL · 제156화

156화. 대관 전야 첫 번째 접시

저주받은 식당의 요리사가 되었다 · 4,007자

오프라인 책장
대관 전야의 왕궁은 낮과 밤 사이에 떠 있는 섬처럼 보였다. 바깥에서는 촛불을 들고 모인 시민들이 왕실의 공개 약속을 요구했다. 안쪽에서는 귀족들이 새 왕의 통치를 축하할 음악을 주문했다. 북쪽 회랑의 긴 창을 사이에 두고 두 세계가 서로를 바라보았다. 한쪽에서는 쌀과 빵값을 적은 종이가 흔들렸고, 다른 쪽에서는 유리잔에 금빛 포도주가 채워졌다. 도현은 조리복 대신 언제나 입던 앞치마를 맸다. 모서리가 여러 번 꿰맨 헌 앞치마였다. 브론은 자신도 예복을 입어야 한다고 우겼지만, 귀와 꼬리를 통째로 감싸는 왕실 복식은 한 시간도 견딜 수 없었다. 그는 결국 깨끗이 빤 조끼를 입고 홀 직원으로 섰다. “다들 사람을 볼 때 꼬리부터 보네요.” “전부터 그렇잖아요.” 도현이 말했다. “오늘은 긴장을 많이 해서 제 꼬리도 말을 안 듣습니다.” 도현은 웃다가 왼손의 뻣뻣함 때문에 표정을 굳혔다. 만찬을 앞두고 아침부터 손끝이 둔해졌다. 에스텔은 그에게 첫 번째 조리만 직접 맡고 나머지는 함께 만들자고 제안했다. 도현은 고집을 부리지 않았다. 혼자 모든 접시를 내야 한다는 의무가 다시 저주를 불러올 수 있었다. 입장 직전 왕궁 정문에서 작은 충돌이 있었다. 루덴에서 온 농부 한 명이 시민 참관인 명단에 자기 이름이 없다고 항의했다. 북부의 기록을 함께 조사한 마르타가 보낸 사람이었다. 그의 품에는 지난겨울 가루가 되어 버린 검은 빵 한 조각과, 마르타가 직접 쓴 짧은 편지가 들어 있었다. “우리가 여기까지 왔는데 만찬이 끝나면 와서 이의를 적으라고 하면 어떻게 합니까?” 농부가 물었다. 토렘은 입장 인원에 제한이 있다는 왕궁 규정을 보여 주었다. 농부는 한참 침묵하다 마르타의 편지를 내밀었다. 도현은 편지를 대신 읽지 않고 오르델에게 전달했다. 문서관은 봉인을 확인한 뒤 참관석에서 편지를 공개할 수 있는지 아일린에게 물었다. “마르타 씨가 직접 쓰신 건 확실합니까?” 아일린이 물었다. “마르타가 글씨를 잘 못 써서 며칠 동안 연습했습니다.” 농부가 말했다. “우리가 이 편지를 가지고 온 이유는 이름이 다시 사라지지 않았으면 해서입니다.” 편지에는 길고 아름다운 문장이 없었다. '나는 루덴에서 돌아왔다. 아직 돌아오지 않은 열여섯 사람은 돌아왔다고 적지 말아 달라.' 그 문장 하나가 적혀 있었다. 도현은 편지를 읽고 잠시 눈을 감았다. 이 자리에서 환상적인 승리를 거두는 것보다 그 말의 의미를 지키는 일이 더 중요했다. 토렘은 왕궁 안에 추가 인원을 들이는 대신 정문에서 서류를 받아 보존하겠다고 했다. 아일린은 참관인 명부에 한 명을 추가할 수 있는지 법규를 확인했고, 실제 공석이 하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농부는 입장할 수 있었다. 그는 화려한 궁정을 둘러보면서도 계속 손에 편지를 꼭 쥐고 있었다. “이 자리는 밥을 먹으러 오는 사람만 오는 곳이 아니군요.” 브론이 속삭였다. “그렇죠. 아직 못 먹었다는 말을 전하러 온 사람도 있어야 합니다.” 도현이 답했다. 만찬장에는 여섯 줄의 긴 식탁이 있었다. 각 줄의 끝에는 빈자리가 하나씩 남아 있었고, 가장 안쪽 높은 단상에 일곱 번째 의자가 놓였다. 의자는 왕좌처럼 화려하지 않았다. 손때 묻은 나무에 오래된 흠집이 있는, 마을 주방에서 흔히 볼 법한 것이었다. “저 의자를 여기에 가져왔군요.” 에스텔이 중얼거렸다. “누가 앉았는지 확인도 안 된 의자예요.” 아일린이 말했다. 공주는 왕관을 쓰지 않았다. 얼굴과 머리카락은 정갈하게 손질했지만 저주받은 손등을 덮던 장갑은 벗어 주머니에 넣었다. 빈자리를 마주한 사람들에게 자신이 가진 표시를 숨기지 않겠다고 정한 것이다. 오르델과 시민 참관인은 왼쪽 회랑에 앉았다. 니아와 타니아, 헥터가 증인석에 자리했고, 하엘의 종지기 수첩 사본도 봉인된 상자에 담겨 왔다. 호위대장 토렘은 출입문을 지켰다. 발테르는 의전국 직원들과 반대편에 서 있었다. 그가 불편한 표정으로 오르델을 바라보았지만, 누구도 그의 명령만으로 자료를 넘기지는 않았다. 대관식 준비위원회 총괄관 리데아가 선언했다. “오늘의 만찬은 왕위 계승에 앞서 최초 제공 약속에 관한 이의를 확인하는 자리입니다. 참석자는 일곱 번째 접시가 비워질 때까지 자리를 떠나지 않습니다.” 아일린이 즉시 물었다. “누가 그 접시를 비운다는 뜻입니까?” 리데아는 미소를 지었다. “만찬이 끝나면 알게 되겠지요.” “만찬이 끝났다는 기준부터 밝혀 주세요.” 아일린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때 단상의 빈 의자 뒤에 유리판이 솟았다. [종료 조건: 마지막 제공 완료.] [제공 완료 판정 권한: 왕위 보존관.] 도현은 눈살을 찌푸렸다. “먹었는지 확인하는 사람이 따로 없는군요.” 리데아는 짧게 대답했다. “만찬 중에 논의하십시오.” 첫 번째 접시가 들어왔다. 원래 왕실 주방에서 준비한 양고기 요리였으나, 도현의 시연 메뉴는 따로 놓였다. 그는 커다란 솥에서 보리수프를 작은 그릇으로 나누었다. 양파를 약한 불에서 충분히 볶아 단맛을 끌어냈고, 검은 버섯 대신 평범한 말린 버섯을 사용했다. 소금은 헥터와 브론이 각각 따로 확인한 것이었다. 누구의 몸에서 저주를 뽑아내는 재료도 넣지 않았다. “왕실 요리사의 비밀 재료가 없습니까?” 귀족 한 사람이 빈정댔다. “있습니다. 충분한 시간요.” 도현이 대답했다. “그리고 실제로 먹을 사람을 먼저 물어보는 겁니다.” 그는 홀 직원에게 수프를 원하는 사람만 손을 들어 달라고 했다. 귀족 몇 명이 불쾌해했고, 시민 참관인들은 서로를 살폈다. 아일린이 먼저 손을 들었다. 이어 헥터, 타니아, 니아가 손을 들었다. 니아는 한 번 머뭇거렸지만 이내 자기 의사를 또렷하게 말했다. “저도 먹겠습니다.” 도현은 수량을 세고 조리실 문 옆의 칠판에 적었다. 받지 않은 사람의 이름은 적지 않았다. 그릇이 실제로 전달되기 전에는 수령을 표시하지 않았다. 그러자 벽의 은색 장치에 문장이 떠올랐다. [왕실 제공 완료 예정 인원: 143.] “아직 한 그릇도 전달하지 않았습니다.” 오르델이 말했다. 도현은 완성된 그릇을 하나씩 내놓았다. 수프를 먹은 사람들은 맛을 이야기했다. 어떤 노인은 자신의 고향에서 먹던 버섯수프와 다르다며 후추를 더 달라고 했고, 타니아는 너무 뜨거워 천천히 먹겠다고 했다. 도현은 두 사람의 말을 반영해 각각 다른 그릇을 건넸다. 그것만으로도 만찬장의 격식은 조금씩 무너졌다. 하지만 첫 번째 위기는 그때 시작됐다. 아일린이 숟가락을 들자 단상의 왕실 숟가락이 혼자 움직였다. 검은 왕관 저주가 손등에서 손목까지 번졌다. 도현이 즉시 그녀에게 먹기를 멈추라고 했다. “왜요?” 공주가 물었다. “지금 들고 계신 숟가락 말고, 저쪽 숟가락이 움직였어요.” 은제 숟가락은 허공에서 한 번 돌아간 뒤 빈 의자 위에 내려앉았다. [왕위 계승자 식사 확인.] [대리 제공 연쇄 개시.] “아직 아무것도 안 먹었습니다.” 아일린이 말했다. “왕위 계승자의 손이 움직이면 식사가 끝난 것으로 처리하는 규칙이군요.” 오르델이 기록했다. 리데아는 그 기록을 듣고도 표정을 바꾸지 않았다. “왕위가 백성의 식사를 책임진다는 표시입니다.” “책임지는 것과 받았다고 처리하는 건 다른 일이죠.” 도현이 말했다. 아일린은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그러나 단상의 유리판은 오히려 더 빠르게 숫자를 바꾸기 시작했다. [현재 수령인 수: 143.] [대리 수령 확대 준비: 왕국 등록 인원 183,442.] 브론이 수프 냄비를 끌어안고 외쳤다. “주방장님! 아직 배식도 시작하지 않았는데 저쪽은 왕국 전체가 먹었다고 하려는 겁니다!” 도현은 먼저 실제로 받은 그릇 수를 다시 확인했다. 네 명 중 두 명만 맛을 봤다. 그 둘의 증언을 확인해 오르델에게 넘겼다. 그리고 단상의 의자를 향해 고개를 들었다. “오늘 여기서 준비한 수프는 왕국 전체가 먹을 만큼 많지 않습니다.” 모두가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말했다. “그렇게 쓸 수 있는 마법 장부가 있다면, 그 장부가 틀린 겁니다.” 그 순간 연회장의 일곱 개 촛불이 동시에 검게 변했다. 빈 의자 아래에서 오래된 나무가 비틀리는 소리가 났다. 왕위 보존고가 만찬의 첫 번째 접시를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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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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