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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저주받은 식당의 요리사가 되었다 · 150화
PAYLUA ORIGINAL · 제150화

150화. 빈 의자의 주인은 누구인가

저주받은 식당의 요리사가 되었다 · 4,810자

오프라인 책장
왕궁의 일곱 번째 종이 끊긴 다음 날, 시장에서는 기묘한 소문이 돌았다. 누군가는 저주가 완전히 풀렸다고 했고, 누군가는 왕실의 모든 빚이 사라졌다고 했다. 또 다른 사람은 외국에서 온 요리사가 왕위를 빼앗았다고 주장했다. 세 가지 모두 사실이 아니었다. 도현은 아침부터 식당 문에 붙은 종이를 다시 읽었다. [확인된 사항: 중앙 명부실의 새 대리 수령인 자동 지정은 임시 정지됨.] [확인되지 않은 사항: 기존 왕국 저주의 해제, 사라진 요리사들의 생사, 최초 식사 수령자.] “이걸 누가 읽겠습니까?” 브론이 물었다. “사람들은 기쁜 소식을 좋아하잖아요.” “그래서 읽는 사람이 몇 명 없더라도 써 놔야죠.” 브론은 투덜거리면서도 글씨가 잘 보이는 위치로 종이를 옮겼다. 그의 팔에는 아직 벨로스와 북부에서 얻은 상처가 남아 있었다. 도현은 브론이 높은 곳에 팔을 뻗지 못하게 직접 사다리를 가져왔다. 브론은 자신이 직원 대우를 너무 잘 받아서 겁이 난다고 농담했다. 식당 안에는 사람들이 드나들었다. 왕궁 앞 시연을 본 세척 노동자가 빵을 사러 왔고, 북부에서 온 전령은 유르다가 보낸 근황을 전했다. 마르타는 루덴에서 가족과 식사를 하고 있었지만, 나머지 열여섯 요리사에 관해서는 여전히 확인된 생존 기록이 없었다. 제2저장고에 남겨 둔 미라와의 연락도 끊긴 상태였다. “아무도 못 구한 건 아니잖아요.” 브론이 말했다. “그렇죠. 하지만 못 찾은 사람을 찾았다고 할 순 없으니까.” 도현은 주방에서 잘 익은 콩을 으깨 따뜻한 스튜를 만들었다. 막 구운 빵에 올리자 짭조름하고 구수한 향이 났다. 손목의 석화 반점은 여전했다. 기억을 먹는 저주도 사라지지 않았고, 어머니의 미역국 맛 역시 돌아오지 않았다. 다만 종이 울릴 때처럼 갑자기 힘이 빠지는 증상은 조금 줄어 있었다. 그는 그 차이도 에스텔에게 확인받았다. “저주가 하나 줄어든 건 아니지?” “아니.” 에스텔이 말했다. “억지로 네 이름을 잡아당기던 힘이 잠깐 약해진 거야.” “그 정도면 오늘은 다행이네요.” “네가 위험했던 건 여전해. 다음번엔 음식만 가지고 버틸 수 없을지도 몰라.” 도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요리가 모든 걸 해결하는 마법이라면 얼마나 쉬울까. 하지만 실제 사람들에게 밥을 먹이는 일조차 누군가의 돈과 노동, 선택이 모여야 가능했다. 그것을 잊는 순간 자신도 왕실의 장부와 똑같은 잘못을 저지를 수 있었다. 점심 무렵 아일린과 오르델이 찾아왔다. 중앙 명부실의 공개 가능한 기록을 여러 부 복사한 종이뭉치를 들고 있었다. 오르델은 기록 복사와 보존을 각기 다른 담당자에게 맡겨 한 사람이 마음대로 바꾸지 못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하엘은 종지기 수첩의 원본을 가지고 다른 장소로 옮겼다. 그의 생사와 소재를 아무에게나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발테르는요?” 도현이 물었다. 아일린은 피곤한 얼굴로 대답했다. “의전국으로 돌아갔어요. 조사 요구서를 제출했지만 아직 체포나 처벌을 결정할 증거가 충분하진 않아요. 그가 명령을 실행했다는 사실과 처음 명령을 만든 사람이라는 사실은 다르니까요.” “누가 처음 그 문장을 적었는지 찾아야겠네요.” “그래서 이것을 가져왔어요.” 아일린은 오래된 얇은 종이 한 장을 꺼냈다. 제0식탁의 원본과 같은 재질이었다. 지난 밤 중앙 명부실에서 자동 지정이 멈춘 직후, 제0식탁 아래의 벽이 열리며 발견된 문서라고 했다. 수십 년 동안 관리들이 아무리 뜯어내려 해도 나오지 않던 물건이었다. 도현은 그 앞에 손을 뻗다가 멈췄다. 손을 대는 것이 동의로 기록될 가능성을 아직 완전히 배제할 수 없었다. 대신 오르델이 문서를 고정하고 서로 떨어진 자리에서 읽었다. [최초 제공 약속. 왕실은 흉년의 첫 수확을 왕의 그릇보다 먼저 빈 자리에 놓는다.] 그 아래에는 짧은 문장이 덧붙었다. [빈 자리는 아직 식사를 받지 못한 사람의 몫이다. 식사를 받지 못한 사람이 있으면, 그 수를 줄여 적지 않는다.] 아일린이 문서를 읽다가 눈을 감았다. “왕실이 기록한 빈 의자는 가짜 수령인이 아니었군요.” “처음에는 빈자리를 남겨 두라는 약속이었겠죠.” 도현이 말했다. “누군가 못 먹었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고.” “그게 어떻게 사람들에게 빚을 청구하는 자리로 바뀐 걸까요?” 오르델이 종이 뒤쪽을 가리켰다. 가장 아래에는 아무도 서명하지 않은 빈 칸 하나가 있었다. 왕의 자필 확인란이었다. 그런데 그 아래쪽에 뒤늦게 그은 줄과 함께 작은 문자들이 덧붙어 있었다. [계약 이행 증명 생략 가능. 왕위의 승인으로 대체.] “그 문장은 원본의 일부가 아닙니다.” 오르델이 말했다. “잉크와 글씨의 세대가 달라요. 누가 나중에 붙였는지는 더 검증해야 합니다.” 에스텔은 문서의 구석을 바라보다 손으로 입을 가렸다. 그곳에는 작은 세 갈래 매듭이 있었다. 제1화덕의 숟가락, 하나의 그림, 말라의 앞치마와 같은 표식이었다. “세른이 이걸 만들었어.” “확실합니까?” 도현이 물었다. “이 매듭은 그 사람이 내게 가르쳐 준 거야. 자기는 음식을 다 줄 수 없을 수도 있으니까, 빈 접시는 치우지 말라고 했어. 내게 그걸 처음 말한 사람이 세른이었지.” “그럼 세른은 처음부터 왕국의 사람들이 굶주릴 걸 알고 있었던 건가요?” “알고 있었다기보다, 굶주리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 거겠지.” 에스텔의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렸다. “나는 그때 그 말이 너무 약하다고 생각했어. 마녀의 힘으로 모든 사람의 배를 채울 수 있다면 누가 굶주렸는지 세지 않아도 된다고 믿었거든.” 도현은 그녀를 바라보았다. 처음 식당에 왔을 때 에스텔은 저주가 자신에게 옮겨온다는 사실을 숨겼다. 오래전에도 누군가의 부족함을 인정하기보다 마법으로 덮는 편을 택했던 사람. 그녀는 계속 같은 잘못을 다른 모양으로 반복하고 있었다. “그래서 저를 부른 겁니까? 자신이 해결하지 못한 일을 대신 시키려고?” 에스텔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한참 뒤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엔 그랬어. 그런데 넌 매번 묻더라. 누가 먹었는지, 누가 못 먹었는지. 내가 오랫동안 피했던 질문이었지.” 둘 사이에 조용한 시간이 흘렀다. 도현은 그녀를 쉽게 용서한다고 말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지금 함께 싸우고 있다는 사실도 부정하지 않았다. “그럼 다음에는 숨기지 마세요.” “약속할게.” 아일린은 문서를 다시 접었다. “이걸 공개하면 왕실의 정통성에 대한 질문이 시작되겠죠. 하지만 숨긴다고 없어질 질문도 아니에요.” 공개 범위를 정하는 일도 쉽지는 않았다. 왕실 대신들 가운데 일부는 오래전 일이므로 지금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시장 사람들은 그동안 빼앗긴 임금과 식량이 어떻게 되었는지 당장 밝히라고 요구했다. 아일린은 양쪽의 말을 들었지만 어느 쪽에도 빈 약속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왕실 기록실에서 나온 첫 사본을 시민 대표에게 전달했다. 기록에는 사실로 확인된 문장만 남겼고, 추정이나 해석은 별도 난에 구분했다. 성급하게 누구를 죄인으로 지목하면 다른 사람이 또 억울한 일을 당할 수 있었다. “공주님, 사람들은 이렇게 복잡한 내용을 읽고 싶어 하지 않을 겁니다.” 오르델이 말했다. “그럴 수도 있겠죠. 그래도 한 번 더 기회를 주세요.” 아일린은 시장에서 직접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었다. 하나는 제대로 지급받지 못한 제빵사였고, 다른 한 사람은 왕실 구호 빵으로 겨울을 넘긴 노인이었다. 노인은 구호 제도 자체를 없애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고, 제빵사는 실제 지급 기록을 숨기지 말아 달라고 했다. 둘은 서로 다른 말을 했지만 하나만 선택해야 할 이유는 없었다. “받은 분은 받은 것으로 남기고, 못 받은 분은 못 받은 것으로 남기겠습니다.” 아일린이 말했다. “그 차이를 지우지 않는 데서 시작하겠습니다.” 도현은 멀리서 그 장면을 보았다. 일곱 번째 종을 멈추는 것보다 어렵고 오래 걸릴 일이 이제 시작된 것이었다. 기록 한 장으로 굶주림은 사라지지 않았고, 서류를 공개했다고 해서 빵이 저절로 구워지는 것도 아니었다. 왕도 밖에는 아직 도현의 음식이 닿지 않은 마을이 더 많았다. 그럼에도 시장에는 새로운 줄이 생겼다. 식권을 받으려고 선 줄이 아니라, 자신이 보고 겪은 일을 확인해 달라고 기다리는 사람들이었다. 아일린은 그 줄 앞에서 작은 의자를 가져와 앉았다. 사람들의 말을 끝까지 들을 생각이라는 표시였다. 그날 저녁 왕실 게시판에는 새로운 공고가 붙었다. 왕위가 책임져야 할 식사 약속의 원문 일부를 공개하고, 왕국의 배급·노동·채무 기록에 대한 이의를 접수한다는 내용이었다. 사람들은 처음엔 어리둥절해했지만, 이내 자신의 기록을 들고 줄을 서기 시작했다. 밤에 식당 문을 닫을 때 도현은 간판을 올려다보았다. '마지막 한 숟갈'. 처음에는 참 불길한 이름이라 생각했다. 이제는 누군가에게 남겨 둘 마지막 한 숟갈이라는 뜻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때 문틈으로 검은 밀가루 봉투 하나가 밀려 들어왔다. 안에는 밀가루가 아니라 아주 얇은 초청장 한 장이 들어 있었다. 왕실의 붉은 밀랍이 찍혀 있었다. [대관식 준비위원회 통보.] [선왕의 첫 제공 약속에 관한 이의 신청을 심의할 유일한 자리: 대관 전야 만찬.] [참석 대상: 왕위 계승자 아일린, 제0식탁 관련 조리자 백도현.] 그리고 맨 마지막에는 이전 서류와 다른 문장이 있었다. [대관 전야 만찬에 불참할 경우, 최초의 빈 의자는 영구 봉인된다.] 도현은 초청장을 펼쳐 불빛에 비췄다. 종탑의 소리가 멈춘다고 끝날 일은 아니었다. 이제 왕실은 그들이 찾은 첫 약속을, 왕위가 바뀌기 전에 완전히 닫아 버리려 하고 있었다. 도현은 초청장 대신 그 옆에 놓인 빈 접시를 바라보았다. 아직 먹지 못한 사람의 몫을 남겨 두기 위해 마련된 자리. 그 자리를 누가 지킬지 정할 때가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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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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