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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저주받은 식당의 요리사가 되었다 · 145화
PAYLUA ORIGINAL · 제145화

145화. 공주가 거절한 왕실의 호의

저주받은 식당의 요리사가 되었다 · 3,993자

오프라인 책장
아일린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왕실 아침 식사를 거절했다. 왕궁의 은제 식판에는 흰 빵 두 조각과 달걀, 잘게 썬 과일이 정갈하게 놓여 있었다. 시녀들은 그것을 당연한 듯 가져왔고, 주방장은 공주가 먹지 않으면 건강에 해롭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일린이 묻고 싶은 것은 건강이 아니었다. “이 식사에 대가는 누가 지불했나요?” 시녀가 당황해 눈을 깜박였다. “왕실에서 마련한 것입니다.” “왕실이 직접 농사를 지은 건 아니겠지요. 값을 주고 산 재료인가요?” 그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일린은 음식에 손대지 않았다. 대신 식판을 주방으로 돌려보내며 정확한 구매 기록을 요청했다. 음식을 모욕하려는 것이 아니라 왕실이 누군가의 노동을 공짜로 가져오지 않았는지 확인하려는 것이었다. 오전이 되자 궁정 대신 세 명이 그녀의 응접실에 나타났다. 그들은 제0식탁의 봉인이 임시 정지된 이후 국고가 불안정해졌다고 했다. 왕실 계약을 다시 안정시키려면 공주가 '대표 채무 인수 동의서'에 서명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백성들이 두려워합니다, 전하.” 가장 나이 많은 대신이 말했다. “전하께서 한번만 인수하시면 장부는 안정될 것입니다.” 아일린은 문서의 첫 장을 읽었다. 왕국 전체의 채무를 자신의 이름으로 묶겠다는 말이 길고 점잖게 쓰여 있었다. 그러나 두 번째 장 아래쪽에는 '실제 수령자의 개별 동의 생략'이라는 문장이 숨어 있었다. “제가 동의하면 백성들 동의는 필요 없어지는군요.” “나라를 위한 결단입니다.” “그럼 누가 빚을 지게 되나요?” “우선 전하께서 책임지시고, 후대에 걸쳐 정리할 수 있습니다.” 아일린은 손등의 검은 왕관을 내려다보았다. 문양은 부드러운 피부 위에서 작은 가시처럼 움직이고 있었다. 이 저주를 지닌 사람이 언젠가 왕위에 올라야 한다는 말을 수없이 들었다. 하지만 왕위에 오르는 일과 후대가 갚을 빚에 서명하는 일은 같지 않았다. “거절하겠습니다.” 대신들의 얼굴이 굳었다. “전하께서는 책임을 피하시는 겁니까?” “아니요. 책임을 확인하려는 겁니다. 제가 모르는 사람들에게까지 의무를 지울 권한은 없습니다.” 아일린은 종이에 자신의 이름을 적지 않고 붉은 잉크로 한 줄을 그었다. [개별 동의 생략 조항을 인정할 수 없음.] 대신은 서류를 도로 접어 들었다. 그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 아일린은 대신들이 돌아간 뒤에도 오랫동안 식판 앞에 앉아 있었다. 음식을 거절하면 누군가 상처받을까 봐 두려운 마음이 있었다. 요리사는 새벽부터 일했을 것이고, 시녀는 무거운 식기를 옮겨 왔을 것이다. 그들을 탓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러나 좋은 뜻으로 준비된 식사라 해도 누군가의 임금을 지우거나 앞으로 태어날 사람의 몫을 빚으로 만들 수는 없었다. 그녀는 주방장에게 다시 사람을 보내 이렇게 전했다. 음식을 버리지 말고 필요한 사람에게 제공해 달라는 것, 그리고 그 제공을 자신의 식사로 기록하지 말라는 것. 처음에는 아무 대답도 오지 않았다. 잠시 뒤 주방장 본인이 나타났다. “전하, 제가 요리에 실수를 했습니까?” “아닙니다. 음식은 훌륭해 보였어요.” “그렇다면 왜 돌려보내셨습니까?” 아일린은 그에게 자신이 확인하고 싶은 것을 설명했다. 재료를 공급하는 상인이 값을 받는지, 농부와 제빵사가 동의하지 않은 노동을 요구받지는 않는지, 무엇보다 누가 실제로 음식을 먹었는지를 묻고 싶다고 했다. 주방장은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했다. 왕실 식사는 왕실 비용으로 처리한다는 말만 반복했다. 그러나 공주가 정확한 거래처와 날짜를 묻자, 자신도 그 기록을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요리를 한 사람도 자기 재료가 어디서 왔는지 모르는군요.” 아일린이 말했다. “제게 오는 건 식재료와 수량뿐입니다. 그전은 담당자가 알아서...” “그러면 그 담당자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주방장님께는 요리를 하셨다는 사실만 기록해 달라고 부탁드리고 싶어요.” 주방장은 오래 생각한 뒤 고개를 숙였다. 그는 자신도 근무 기록에 연속해서 일곱 날의 휴일이 사라진 적이 있다고 했다. 근무표에서는 분명 쉬었는데, 임금 장부에는 그날 일한 것으로 적혔다는 것이다. 그는 반대로 따져 물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했다. 공주도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그 기록도 함께 확인해 주세요.” 아일린이 말했다. “왕실이 잘못한 일이라면 제게도 책임이 있습니다.” 주방장은 천천히 허리를 폈다. 그의 손에는 뜨거운 팬에 데인 자국이 있었다. 왕실 주방에서 일하는 사람조차 자기 노동을 제대로 기록할 수 없다는 사실이 아일린에게는 충격이었다. 그녀가 왕실의 잘못을 공개하기로 결심한 이유는 이제 막연한 죄책감 때문만은 아니었다. 누구의 일도 이름 없이 사라지게 둘 수 없다는 분명한 필요 때문이었다. 그녀는 의전국에 들어가려던 수행원을 돌려보냈다. 대신 자신이 직접 시장에 가 보겠다고 했다. 수행원은 위험하다고 했지만, 아일린은 소수의 경비와 함께 움직이는 것으로 계획을 바꿨다. 왕국을 통치하겠다고 하는 사람이 왕궁 안의 장부만 보고 나라를 안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오후에는 아일린이 식당 '마지막 한 숟갈'로 찾아왔다. 도현은 왕궁에서 받은 공문을 읽고 한숨을 쉬었다. “문장이 친절하면 함정도 친절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군요.” “어린 시절엔 저도 그랬어요.” 아일린이 말했다. “왕실이 마련한 식사니까 누구도 손해를 보지 않을 줄 알았죠.” 도현은 버섯을 잘게 썰었다. 조리대 옆에서는 리벨이 하나에게 손 씻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었다. 아이는 물을 너무 많이 쓰지 않으려고 조심하며 손가락 사이를 문질렀다. 브론은 홀에서 소금을 가득 뿌리는 손님 때문에 분주했다. “공주님, 여기 앉으시겠습니까? 오늘 점심은 모두 같은 음식입니다.” “왕실에서 제공한 게 아닌 건 확실하겠죠?” “소금은 제가 샀고, 채소는 주인이 받아 왔습니다. 돈을 아직 안 준 건 장부에 따로 적었습니다. 외상은 외상이라고요.” 아일린은 빙그레 웃었다. “그 설명이 이렇게 안심될 줄은 몰랐네요.” 도현은 그녀 앞에 버섯과 보리를 넣은 따뜻한 수프를 놓았다. 아일린이 첫 숟갈을 뜨자 손등의 왕관 문양이 가볍게 떨렸다. 에스텔이 바로 다가왔으나 이상한 징후는 더 나타나지 않았다. 단지 왕실과 무관한 식사를 자신의 뜻으로 선택했다는 사실이 기록될 뿐이었다. [왕위 계승자 개인 식사: 독립 기록.] [대리 수령 여부: 확인되지 않음.] “확인되지 않음이라는 말이 이렇게 기쁠 줄은 몰랐어요.” 아일린이 말했다. 식사를 마친 뒤 그녀는 왕실 공용 게시판에 열람 청구서를 공고하기로 했다. 국왕이 먹지 않은 첫 빵, 중앙 명부실의 부재, 종지기 기록과 실제 종 개수의 불일치를 시민에게 공개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루카스와 오르델은 공개 범위를 의논했다. 살아 있는 증언자의 이름은 가리고, 원본에서 확인한 사실과 추정을 구분하기로 했다. “전하, 왕실이 잘못했다는 사실까지 적으시는 겁니까?” 루카스가 물었다. “확인된 범위에서는요.” 아일린이 대답했다. “왕궁 문서실에만 남아 있으면 다음 사람이 다시 지울 수 있으니까요.” 공고문은 해 질 무렵 시장에 붙었다. 첫날부터 사람들이 몰려왔다. 어떤 사람은 자신이 받지 못한 빵의 값을 고발했고, 어떤 사람은 그럴 리 없다며 항의했다. 한 노인은 죽은 아내가 수십 년 동안 갚았다는 '한 그릇'의 청구서를 꺼내 보였다. 도현은 그에게 말했다. “당장 이걸 없애 주겠다고 약속드릴 순 없습니다. 다만 실제로 받으셨는지부터 같이 확인하겠습니다.” 노인의 손이 떨렸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밝히겠다고 했다. 도현은 잠시 뒤로 물러나 그가 직접 이름을 쓰도록 자리를 비워 주었다. 그날 밤 아일린의 침실 문 앞에 검은 봉투 하나가 놓였다. 발신인은 없었지만 종탑의 일곱 번째 종을 본뜬 봉인이 찍혀 있었다. [왕위 계승권자의 독립 식사 확인.] [이에 따라 기존 보존 절차의 유예를 철회합니다.] [일곱 번째 종: 오늘 자정 자동 집행.] 아일린은 그 문장을 끝까지 읽은 뒤 검은 왕관이 타오르듯 아픈 손을 꽉 쥐었다. 낮에 그녀가 선택한 자유로운 식사 한 그릇이, 오래된 계약에는 선언으로 들렸던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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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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