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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저주받은 식당의 요리사가 되었다 · 144화
PAYLUA ORIGINAL · 제144화

144화. 식탁에 앉지 않은 일곱 번째 손님

저주받은 식당의 요리사가 되었다 · 4,436자

오프라인 책장
왕도에는 그날 두 개의 정오가 있었다. 하나는 해가 가장 높이 떠오른 시간이었다. 다른 하나는 아직 그늘에 잠긴 종탑 바닥에서 울려 나온 일곱 번째 소리였다. 시장 상인들이 하늘을 바라보는 사이 왕궁의 배식 장부가 바람에 혼자 넘어갔다. 몇몇 노인은 갑자기 식사를 마친 사람처럼 입을 닦았고, 어린아이 하나가 먹지도 않은 빵 때문에 배가 아프다고 울기 시작했다. “아무도 먹지 않았는데 저 종이 먼저 먹었다고 하는 거예요.” 도현이 말했다. 하엘은 종추를 품에 안고 있었다. “수십 년 동안 그걸 고치려 했어. 하지만 종을 아예 부수면 이전 기록까지 없어질 거라는 말에 겁을 냈지.” “누가 그렇게 말했습니까?” “의전국에서 파견된 감독관이. 내 아버지 때도 같은 말을 했다고 하더군.” 도현은 종탑 바닥의 그림자를 살폈다. 그림자는 청동판의 테두리를 따라 모였다가 좁은 배수구로 흘러갔다. 근처에는 버려진 식기들이 널려 있었다. 음식을 받았다는 기록을 만드는 곳 옆에, 실제 사용된 식기들이 버려지는 장소가 있는 셈이었다. 바로 그때 세척장 골목 끝에서 고함이 터졌다. 검은 식권을 든 소년이 자신의 손을 부여잡고 주저앉은 것이다. 소년의 손등 위로 얇은 선이 어지럽게 올라왔다. 마치 먹물을 떨어뜨린 뒤 피부 안쪽으로 번지는 것처럼 보였다. 인부들은 그가 왕실 배급소에서 빵을 빌려 왔다가 값을 못 갚았다고 수군거렸다. 도현은 서둘러 다가갔다. 소년은 열네 살쯤 되어 보였고, 신발 뒤꿈치는 닳아 있었다. 그가 떨어뜨린 종이에는 오늘 아침 식사 수령 완료라는 글씨가 적혀 있었다. 그러나 종이를 쥔 손은 차갑고, 입술은 오래 굶은 사람처럼 말라 있었다. “아침은 먹었니?” 도현이 물었다. 소년이 고개를 저었다. “배급소에 갔는데 제 번호는 이미 지나갔다고 했어요. 그런데 저 종은 울렸대요.” “오늘 빵을 받았다는 뜻이겠구나.” “전 안 받았어요. 그런데 식권을 보여 주니까 또 돈을 내래요.” 도현은 소년의 손목을 살폈다. 새 저주가 정말로 손등에서 움직이는 것인지, 단지 공포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에스텔이 곁에서 마법으로 확인했지만 그녀도 원인을 단정하지 못했다. 다만 식권에 묶인 반응이라는 것은 확인할 수 있었다. 도현은 인부들에게 물을 가져다 달라고 부탁하고 소년을 안전한 그늘로 옮겼다. “지금 네가 받지 않았다는 말부터 적자. 네 이름을 쓰는 건 네가 결정해.” 소년은 한참 고민하다 자신의 이름을 조그맣게 적었다. 도현은 그 아래 '실물 빵 미수령'이라고 쓰고, 함께 있던 인부 두 명에게 자신들이 직접 본 것만 따로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종소리가 완전히 멎지는 않았다. 그러나 검은 식권 가장자리에 새로운 글자가 생겼다. [수령 기록 이의 제기 접수.] 소년의 손등에 번지던 선은 더 자라지 않았다. 그것이 치료는 아니었다. 에스텔은 손목의 상태를 지켜보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소년은 도현을 올려다보며 물었다. “그럼 이제 밥을 먹을 수 있나요?” “먼저 먹자. 그다음에 기록을 어떻게 고칠지 생각하자.” 도현이 빵집 주인에게 돈을 내고 산 작은 빵을 건네자 소년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는 한입 먹었다가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 너무 뜨거워서인지, 정말로 배가 고팠던 건지, 아니면 아무런 대가도 요구하지 않는 빵을 오랜만에 받아서인지 도현은 물어보지 않았다. 주변의 인부들이 천천히 자리를 비켜 주었다. 그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호들갑스러운 기적이 아니라 소년이 앉아 빵 한 조각을 먹을 수 있는 자리였다. “왕실은 이 아이가 오늘 아침 밥을 먹었다고 하겠죠.” 아일린이 말했다. “그런데 실제로 먹은 건 방금 산 빵 하나입니다.” 도현은 영수증을 보여 주었다. “서로 다른 일을 같은 칸에 적고 있어요.” 도현은 그 순간 빈 그릇의 의미를 다시 생각했다. 그것은 사람이 없다는 표시가 아니었다. 아직 채워지지 않은 몫이 있다는 증거일 수 있었다. 그 몫에 가짜 이름을 적어 넣는 순간, 진짜 굶주린 사람은 두 번 지워졌다. 그는 빈 그릇 하나를 들어 깨끗이 씻었다. 왕궁 폐기장이지만 그릇에는 작은 긁힘 외에 흠이 없었다. 에스텔이 물을 데우고 브론이 부엌에서 가져온 보리와 말린 채소를 풀어 놓았다. “지금 요리를 하겠다고요?” 아일린이 놀랐다. “저 장부가 가장 싫어하는 걸 해 보려고요.” “가장 싫어하는 것이라면요?” “실제로 누가 먹고 누가 안 먹었는지 확인하는 일이죠.” 도현은 광장 옆 세척장 노동자들에게 부탁해 작은 탁자를 빌렸다. 인부들은 경비들의 시선을 의식했지만 하엘이 낡은 종지기 휘장을 꺼내 보이자 하나둘 손을 보탰다. 마른 보리를 볶자 씁쓸한 향이 났다. 거기에 양파를 넣고 물을 부어 천천히 끓였다. 바람을 맞아 차가워진 손목이 욱신거렸지만 도현은 국자를 무리하게 움켜쥐지 않았다. 브론에게 불 조절을 부탁하고 자신은 간을 맞췄다. “주방장님 손이 불편하면 제가 국자를 들겠습니다.” “좋아요. 대신 냄비째 드시지는 마세요.” “정말 제가 그런 사람으로 보이십니까?” “이제는 익숙해졌죠.” 인부들이 웃었다. 웃음은 탑의 기묘한 소리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잠시 잊게 했다. 수프가 끓는 동안 도현은 그릇의 바닥을 하나씩 확인했다. 금이 간 것은 쓰지 않았고, 바닥이 거칠어 씻기 어려운 것들도 따로 빼 두었다. 오래된 식기에서 문제가 생기면 음식 때문인지 그릇 때문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다. 이곳에서 한 그릇을 낸다는 것은 마법보다 그런 작은 준비를 더 많이 요구했다. 그는 먼저 양파를 잘게 썰고 뜨거운 팬에 투명해질 때까지 볶았다. 젖은 보리를 넣자 알갱이들이 팬 바닥에서 구르며 고소한 냄새를 냈다. 맑은 물을 조금씩 부어 농도를 맞췄다. 물을 한꺼번에 넣으면 볶은 향이 충분히 스며들지 않았다. 평소 식당에서 쓰던 기술이었다. “저 정도면 마녀도 못 하는 기술인가요?” 아일린이 물었다. “못 할 건 없죠. 그런데 사장님은 가끔 맛보다 주문에 더 관심이 있으셔서.” 에스텔이 눈을 가늘게 떴다. “누가 그러니?” “제가 얼마 전에 드신 수프에 소금을 두 번 넣었다고 하셨잖아요.” “그건 너도 두 번 넣었어.” “한 번은 맛을 보고요. 한 번은 간을 맞춘 거죠.” 브론이 두 사람 사이에서 냄비 뚜껑을 덮었다. “이렇게 말다툼하는 동안 수프가 타면 누구의 저주입니까?” 세 사람이 잠시 입을 다물었다가 동시에 웃었다. 도현은 그 웃음을 들으며 손목을 가볍게 주물렀다. 손끝의 저릿함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지만, 누군가 손을 대신해 준다는 사실이 어느 때보다 실감 났다. 도현은 수프를 완성한 뒤 각 사람이 원하는지 다시 물었다. 여섯 사람에게 똑같은 양을 강제로 나누어 주면 또 다른 형태의 잘못된 배식이 될 수도 있었다. 누구는 배가 불렀고, 누구는 조금 더 먹고 싶었다. 도현은 그 차이를 적었다. 먹는 사람의 뜻이 음식의 일부라는 것을 사람들이 직접 보도록 했다. 사람들은 자신이 실제로 필요한 양을 말했고, 도현은 한 사람의 몫을 다른 사람에게 억지로 씌우지 않았다. 그 작은 차이를 모두가 확인한 뒤에야 그는 그릇을 탁자로 옮길 준비를 했다. 도현은 그릇 일곱 개를 꺼내 여섯 개에만 수프를 채웠다. 각자 먹고 싶은 양을 물었고, 거절하는 사람에게는 억지로 권하지 않았다. 마지막 한 그릇은 빈 채 놓았다. 종탑의 그림자가 탁자를 넘어서자 청동판 표면에 일곱 줄의 빛이 떠올랐다. [배식 대상: 7명.] [수령 완료: 7명.] “여섯 명만 받았는데요.” 오르델이 말했다. [제7수령자: 공석. 공석은 대표 수령인으로 간주.] 아일린이 눈을 가늘게 떴다. “저거였군요.” 도현은 여섯 명의 그릇에 남은 음식량과 빈 그릇의 물자국을 나란히 보여 주었다. “그릇이 놓였다는 사실과 누가 먹었다는 사실은 다릅니다. 일곱 번째 손님은 없었어요.” [기록 정정 요구. 원본과 대조 필요.] 청동판이 세차게 떨렸다. 잠깐 숫자가 지워졌다가 다시 떠올랐다. 그러나 일곱 번째 줄 끝에는 처음과 다른 표시가 붙어 있었다. [수령인 확인 실패.] “완전히 정정된 건 아니군요.” 아일린이 말했다. “그래도 이번에는 거짓을 감췄다는 흔적이 남았습니다.” 하엘은 빈 그릇을 내려다보았다. 그의 양손에 오래된 화상 자국이 보였다. “나는 이런 그릇을 수천 개나 봤어. 그런데 한 번도 묻지 않았군. 누가 실제로 먹었느냐고.” 그때 경비대가 광장으로 뛰어 들어왔다. 발테르가 보낸 명령서에는 '허가되지 않은 시연 중지'라고 적혀 있었다. 토렘이 경비대장을 불러 명령의 발급 시각과 장소를 확인하는 동안, 탁자 한쪽에서 처음 보는 작은 금속 조각이 떨어졌다. 바깥쪽은 종추처럼 둥글고 안쪽은 접시 받침처럼 평평했다. 하엘이 그것을 뒤집자 오래된 글자가 드러났다. [원초 기록: 제7의자. 사람 아님.] 도현은 조각을 손바닥에 올렸다. 첫 대리 식사자는 사람도, 이름을 가진 계약 당사자도 아니었다. 아무도 앉지 않은 의자였다. 누군가는 그 빈자리를 사람으로 바꾸어 놓았다. 그리고 지금 그 자리에 자신을 앉히려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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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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