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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저주받은 식당의 요리사가 되었다 · 143화
PAYLUA ORIGINAL · 제143화

143화. 여섯 번만 울리는 종

저주받은 식당의 요리사가 되었다 · 4,342자

오프라인 책장
왕궁 종탑에는 일곱 개의 종이 있다는 이야기가 널리 알려져 있었다. 실제로 탑 밖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여섯 개뿐이었다. 가장 큰 종은 전망대 바깥쪽에 걸려 있었고, 나머지 다섯 개는 층마다 나누어 놓은 작은 종이었다. 일곱 번째 소리는 어디서 울리는지 사람들은 잘 알지 못했다. 왕실 행사 때 그 소리가 들리면 모두 고개를 숙였고, 그 뒤로는 묻지 않았다. “원래 여섯 개였단 말이에요?” 브론이 구리 열쇠를 만지작거렸다. “열쇠 홈의 숫자와 종의 숫자가 같다고 해서 단정하긴 어렵죠.” 도현이 대답했다. “주방장님은 단정하지 않는 걸 참 좋아하십니다.” “잘못 단정한 기록 때문에 사람이 사라지잖아요.” 브론이 열쇠를 돌려보았다. 가벼운 농담을 하려던 얼굴이 잠시 굳었다. 북부에서 가져온 열여섯 개의 미확인 증언 칸이 그의 가방 안에서 사각거렸다. 아직 생존조차 확인하지 못한 사람들이었다. 아일린의 공문 덕분에 일행은 탑의 바깥 시설만 열람할 수 있었다. 탑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은 왕실 기록관 오르델과 경비대장 토렘 둘뿐이었다. 그들에게 자료를 맡기는 것은 필요했지만 위험했다. 자료를 몰래 빼내다가 들키면 왕실이 모든 증거를 압수할 명분을 얻게 될 것이다. 도현은 기다리는 동안 종탑 맞은편 작은 식당에 자리를 잡았다. 낡은 천막 아래에는 뜨거운 양파 수프를 파는 여자가 있었다. 그녀는 왕실 종이 울리는 날이면 손님들이 갑자기 몰려들었다가 소리와 함께 사라진다고 했다. “일곱 번째 소리가 들리면 음식이 식기도 전에 모두 나가요. 아무리 불러도 모른 척하더라고.” “계산은 하고 나갑니까?” “그날은 외상이 많지. 종을 울렸다는 이유로 왕실이 값을 내 준 적은 없어요.” 도현은 수프 두 그릇을 주문해 브론과 나눠 먹었다. 맑은 국물에 잘게 썬 양파가 풀어져 있었다. 주인은 마지막에 후추를 한 꼬집만 뿌렸다. 도현은 그 향을 맡고 무심코 눈을 감았다. 미역국의 맛처럼 사라져 버린 기억도 있었지만 아직 남아 있는 감각이 더 많았다. “여기 후추는 어디서 구하십니까?” “남부에서 와요. 비싸서 조금씩만 쓰지.” “그럼 오늘은 후추가 맛을 다 살렸네요.” 주인은 웃었다. 누군가를 살리겠다고 만든 음식이 아니라, 평범하게 팔고 평범하게 먹는 음식이었다. 도현은 그런 풍경이 오래 유지되기를 바랐다. 옆 가게에서는 점심 장사를 준비하는 제빵사가 커다란 반죽을 밀고 있었다. 그의 팔뚝은 밀가루로 새하얗게 변했지만 손목에는 검은 점이 셋 있었다. 도현은 그 점을 봤다. 지난번 루덴에서 봤던 식사 채무 문양과 색이 닮았다. 그러나 그것이 같은 저주인지 알 방법은 없었다. “빵이 잘 부푸는 날이군요.” 제빵사는 무표정하게 반죽을 치댔다. “날씨가 좋으면 그렇죠. 다만 종이 울리는 날에는 반죽이 내려앉아요.” “왜죠?” “손님들이 빵을 사러 오지 않거든요. 다들 왕실에서 준 식권만 내밀어요. 그걸 받으면 돈이 들어올 거라고 했지만 몇 달째 한 푼도 못 받았죠.” 그는 반죽을 덮으며 밀가루를 너무 많이 넣으면 오히려 거칠어진다고 했다. 도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말에는 오래 장사를 해 온 사람만 아는 무게가 있었다. “그런데도 계속 빵을 구우시는군요.” “가게 문을 닫으면 골목 아이들이 굶을 거예요.” 도현은 반죽의 표면을 살폈다. 발효는 충분했지만 빵집 안은 지나치게 추웠다. 도현은 여닫는 문 옆에 젖은 천을 걸어 찬바람을 줄이라고 제안했다. 빵 한 덩어리의 식감이 바뀔 만큼 작은 조정이었다. 제빵사는 잠깐 의심스러운 얼굴을 하다가 직접 젖은 천을 가져왔다. 한편 브론은 종탑 뒤편의 수레를 조사했다. 그는 쇠 냄새와 종이에 스민 기름 냄새를 구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종탑 주변에는 같은 냄새가 너무 많았다. 사람의 발걸음뿐 아니라 마차, 종지기, 장인들의 흔적이 몇 겹으로 쌓인 곳이었다. “이래서는 제가 코가 네 개여도 못 알아맞히겠습니다.” “코가 네 개였으면 어디서부터 냄새 맡을지 더 고민했겠죠.” 도현이 말했다. 브론은 입을 삐죽 내밀었다가 빵집에서 나는 냄새에 금세 고개를 돌렸다. “지금 구워지는 건 맛있을 것 같습니다.” 도현은 브론에게 빵 하나를 사 왔다. 두 사람이 천막 아래 앉아 나누려던 순간 멀리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하나가 리벨의 손을 잡고 광장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그녀는 도현이 너무 늦게 돌아오면 직접 찾으러 오겠다고 했다. “여기는 위험하니까 식당에서 기다려야 해.” “저도 알아요. 그런데 그냥 혼자 있으라고 하면 더 무서워요.” 그 말에 도현은 잠시 입을 다물었다. 자신도 미지의 세계에 처음 왔을 때 누가 어디로 가는지 설명해 주지 않으면 불안했었다. 그는 하나에게 지금 무엇을 조사하는지 아이가 알아들을 수 있을 만큼 간단히 이야기해 주었다. 사람들의 이름을 바꿔 적는 잘못된 장부를 고치려 한다고. “이름만 제대로 쓰면 모두 집으로 돌아갈 수 있어요?” 하나가 물었다. “그것만으로 충분하진 않을 거야. 그래도 잘못 쓴 이름을 그대로 두면 안 되겠지.” 하나는 얼마 전 자신이 직접 접은 빵 봉투를 꺼냈다. 안에는 리벨이 구운 작은 과자가 들었다. 그녀는 도현에게 하나를 주며 웃었다. “그럼 제 이름은 제가 쓸래요. 이름 잘못 쓰지 마세요.” 도현은 봉투에 쓰인 삐뚤빼뚤한 글씨를 바라보았다. 그 아이에게는 아직 미래를 바꿀 시간이 있었다. 누군가 그 시간을 대신 기록하는 일만은 막아야 했다. 정오를 앞두고 오르델이 탑에서 내려왔다. 그는 계단을 오르내린 사람치고는 지나치게 창백했다. 손에는 오래된 종 세 장을 들고 있었다. 하나는 탑의 종 배열표, 하나는 수리 기록, 나머지는 종지기 인수인계서였다. “마지막 종이 울린 기록은 수백 건입니다. 그런데 기계장치 목록에는 마지막 종이 없어요. 대신 이런 항목이 있습니다.” 오르델이 인수인계서에 손가락을 댔다. [제7응답: 첫 수령자의 확인이 있을 때만 울림. 미응답 시 침묵을 기록한다.] “종이 아니라 응답이군요.” 아일린이 말했다. “기록이 조작되기 전에는 그랬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오르델이 신중하게 대답했다. “현재 의전국 규정은 일곱 번째 종을 반드시 울리라고 하니까요.” 도현은 여섯 홈이 파인 열쇠를 꺼냈다. 오르델은 열쇠를 한참 들여다보더니 인수인계서의 그림을 보여 주었다. 정확히 같은 손잡이였다. 아래에는 '종지기 하엘 보관'이라고 쓰여 있었다. 그때 빵집 뒤편에서 오래된 쇳소리가 났다. 도현 일행은 골목으로 들어갔다. 수레를 밀고 있던 노인이 그들을 보자 걸음을 멈췄다. 어깨가 한쪽으로 처진 노인은 두툼한 귀마개를 한 채 열쇠를 바라보았다. “그걸 어디서 찾았지?” “화덕 안에서요. 하엘 씨입니까?” 노인이 대답 대신 귀마개를 벗었다. 귀 뒤에는 오래된 상처가 있었다. 한쪽 귓바퀴의 살이 종 모양으로 하얗게 굳어 있었다. “내가 그 열쇠를 숨겼다. 종탑 점검을 앞당긴 날부터 누가 가져갈까 봐 잠을 못 잤지.” “명부실로 가는 길을 아십니까?” “안다. 하지만 너희에게 보여 주기 전에 물어야 해.” 노인은 도현의 손목을 가리켰다. “너도 누군가 먹지 않은 걸 대신 먹겠다고 왔느냐?” 도현은 또렷하게 대답했다. “아니요. 저한테 떠넘기는 방식부터 멈추러 왔습니다.” 하엘의 눈꺼풀이 천천히 내려갔다 올라왔다. “그 말을 들은 건 아주 오랜만이군.” 노인은 수레 천막을 들어 보였다. 안에는 낡은 종추와 톱니바퀴, 오래된 철제 식권들이 쌓여 있었다. 그는 그중 가장 작은 종추를 꺼내 두 손으로 받쳤다. “여섯 번째 종까지는 누구든 울릴 수 있었어. 일곱 번째 소리는 원래 아무도 억지로 울릴 수 없었지.” “그런데 지금은 울리잖아요.” 브론이 물었다. “종지기가 대신 ‘그렇다’고 말하게 만들어 놨으니까.” 하엘은 창밖의 종탑을 바라보았다. “우리 집안은 그 일을 대대로 했어. 나도 젊을 때는 이게 나라를 지키는 일인 줄 알았다. 하지만 열세 살 때 처음으로 종을 울리지 않겠다는 아이를 봤지.” 도현이 조용히 물었다. “그 아이에게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노인은 긴 침묵 끝에 말했다. “다음 날 장부에서 이름이 사라졌다. 아무도 그 아이가 종을 거절했다고 인정하지 않았어.” 오르델이 인수인계서를 다시 들었다. 오래된 판본의 끝에는 파란 실로 묶인 작은 쪽지가 붙어 있었다. 하엘은 그것을 보자 수레에 몸을 기댔다. [마지막 확인자 부재 시, 빈 자리를 수령인으로 처리한다.] 하엘이 씁쓸하게 웃었다. “저 한 줄이 들어온 날부터 일곱 번째 소리가 사람의 대답을 대신했지.” 도현은 종추의 차가운 쇠를 만져 보았다. 없는 사람의 '예'를 만들어 내는 종. 그것은 음식보다 훨씬 많은 것을 빼앗고 있었다. 그때 종탑 맨 아래 어둠 속에서 조용한 쇳소리가 났다. 분명 정오 전이었다. 여섯 개 종이 모두 가만히 있는데도 일곱 번째 소리만 혼자 울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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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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