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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저주받은 식당의 요리사가 되었다 · 141화
PAYLUA ORIGINAL · 제141화

141화. 백 년 전에 제출된 이름

저주받은 식당의 요리사가 되었다 · 4,430자

오프라인 책장
왕도 외곽에 도착한 마차의 문은 안쪽에서 열리지 않았다. 브론이 손잡이를 두 번 당겼다. 늑대인간의 굵은 손가락 사이에서 금속이 삐걱거렸지만 문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이곳에 오기 전 마차의 문은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다. 산에서 내려오는 동안 헐거워진 경첩을 고쳐야 한다고 투덜거린 것이 전부였다. “마차도 왕궁에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까?” 도현은 브론을 말리고 문에 떠오른 글씨를 읽었다. [중앙 명부실 접근 감지.] [최초 대리 식사자 조회 대상: 백도현.] [접수 연월: 구왕력 117년.] 그는 날짜를 다시 보았다. 구왕력 117년은 왕실 최초 계약이 만들어진 무렵이었다. 한국에서 태어난 자신의 이름이 백 년 가까이 된 접수 기록에 들어 있을 리 없었다. 에스텔이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 “내가 적은 이름은 아니야.” “제가 물어보기도 전에 말씀하시네요.” “그만큼 확실하다는 뜻이야.” 도현은 마차 바닥에 펴 둔 종이 위에 세 줄을 적었다. 왕궁에 등록된 이름. 자신이 실제로 태어난 시각. 기록이 주장하는 접수 시각. 세 항목 사이에 설명할 수 없는 간격이 있다는 사실부터 분명하게 남겼다. “문을 억지로 부수면 후보 등록을 인정한 것으로 처리할지도 몰라요.” 브론이 손을 떼었다. “그러면 여기서 굶어야 합니까?” “왕궁에선 뭐든 먹지도 않은 값을 청구하니까, 일단 굶었다고 기록되지 않도록 해야죠.” 도현은 가방에서 유르다가 선물한 말린 사과를 꺼냈다. 사과 몇 조각을 모두에게 한 조각씩 건넨 뒤, 수첩에 '선물, 자발적으로 수령, 그 외 대가 없음'이라고 적었다. 그러자 문 위의 글씨가 한 번 흔들렸다. 후보라는 말 아래에 작은 문장이 추가되었다. [확인되지 않은 자의 별도 식사 기록 발견. 일시 점검.] 문이 열렸다. 브론이 크게 숨을 내쉬었다. “이게 열쇠였어요? 말린 사과가?” “사과가 아니라 누구의 몫인지 정해 준 거죠.” 마차 바깥에는 새벽의 푸른 기운이 남아 있었다. 왕도 북문 앞 수레들은 평소처럼 줄을 섰으나 경비들의 눈은 모두 왕궁 종탑을 향하고 있었다. 종은 울리지 않았는데 그림자가 탑의 위치와 맞지 않는 방향으로 길게 누워 있었다. 마른 돌길에 젖은 먹물을 엎지른 듯했다. 일행은 '마지막 한 숟갈'로 돌아갔다. 주방은 밤새 사람을 기다린 것처럼 정돈되어 있었다. 브론이 두고 간 행주가 난로 옆에 말려 있었고, 장부 맨 위에는 루카스가 적어 놓은 공급 목록이 있었다. 하나와 리벨은 식탁에서 잠들어 있었다. 누가 해친 흔적도 없었지만 아일린이 맡긴 경비 두 사람이 골목 입구를 지키고 있었다. 에스텔이 차를 끓이는 동안 도현은 손을 씻었다. 왼손의 회색 반점은 손가락 세 마디를 따라 퍼져 있었다. 그가 물을 맞는 순간 한 가닥의 차가운 감각이 팔꿈치 쪽으로 움직였다. 새 저주가 생긴 것은 아니었으나 오래된 석화가 바깥의 기록에 반응하는 듯했다. “왕도에 돌아왔다고 좋아할 새도 없군요.” 브론이 말했다. “먼저 아침밥부터 먹자.” 에스텔이 대답했다. “살아 돌아왔으면 그 정도는 할 수 있어.” 도현은 빵을 얇게 썰어 팬에 구웠다. 바삭해진 모서리에 수프를 적셔 하나 앞에 놓자 아이는 잠결에 눈을 떴다. 아이가 먹는 모습을 보며 그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려 했다. 미역국의 맛은 여전히 텅 비어 있었다. 그러나 지금 빵이 부서지는 소리와 하나의 만족스러운 한숨은 분명했다. 식당 문을 열기 전에 브론은 골목에 쌓인 전단부터 치워야 했다. 누군가 밤새 종이 수십 장을 뿌려 두었다. '왕실의 식사를 먹으면 가난이 사라진다'고 쓰인 전단도 있었고, '저주받은 식당이 왕도에 돌아왔다'고 적힌 장난스러운 낙서도 있었다. 브론은 내용보다 종이에서 나는 묘한 비린내가 신경 쓰였다. “주방장님, 이것 좀 맡아 보세요.” “제가 늑대입니까?” “아니, 잉크 냄새가 이상해서요. 평범한 활자 잉크가 아니에요. 왕실 식권에 쓰던 냄새입니다.” 도현은 종이를 코앞까지 가져갔다. 확실히 먹물 아래에 오래된 쇠와 단내가 섞여 있었다. 그는 전단을 그대로 쓰레기통에 버리지 않았다. 서로 다른 전단 두 장을 골라 보관 봉투에 넣었다. 왕실 식권과 직접 관련이 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누가 종이 한 장으로 사람들의 기대를 움직이려 하는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었다. 이른 아침인데도 골목 안에는 줄이 서기 시작했다. 첫 손님은 낡은 빵바구니를 든 여인이었다. 이름을 묻기도 전에 여인은 식권을 내밀었다. “이 식권으로 빵 하나 살 수 있나요?” 종이 한쪽에 작은 검은 왕관이 찍혀 있었다. 도현은 가격표를 가리켰다. “이건 왕실에서 발행한 식권인 것 같은데, 저희 식당에선 받고 있지 않습니다. 빵이 필요하시면 오늘 만든 것 중에 값이 싼 것도 있어요.” “값이 없어도 됩니다. 그냥 이 종이가 진짜인지 확인하고 싶었어요.” 여인은 왕실 수프를 받았다는 이유로 돌아가신 아버지의 식사 빚이 자신의 이름으로 옮겨졌다고 했다. 아버지는 수프를 받아 온 적이 없었다. 그 사실을 증명할 증인은 이미 다른 도시로 떠났고, 여인은 매달 배급소 앞에서 이름을 부를 때마다 몸이 굳는 듯한 증상을 겪고 있었다. 도현은 그 말을 들으며 자신의 석화 저주를 만졌다. 함부로 고개를 끄덕이거나 새 저주라고 단정하지 않았다. 대신 여인이 가진 식권의 앞뒷면을 그녀가 보는 앞에서 기록했다. 여인이 직접 허락한 범위 안에서만 글씨를 옮겨 적었다. “제가 지금 여기서 저주를 풀어 드릴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한다 해도 제 몸으로 저주가 옮겨오면 문제가 또 생깁니다.” 여인은 잠시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도현이 왕궁에 이의 신청 창구를 열 준비 중이라고 설명하자 식권을 접지 않고 다시 펴 보았다. “그곳에 가서도 제 말을 믿어 줄까요?” “믿어 달라고만 하지 않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함께 확인할 겁니다.” 여인은 문을 나서기 전 진열대에 놓인 작은 빵을 샀다. 브론은 너무 작다며 하나를 더 얹어 주려다가 도현과 눈이 마주쳤다. 도현은 고개를 저었다. 손님에게 무엇을 줄지는 종업원의 선의만이 아니라 가게의 책임과도 연결되었다. 브론은 대신 여인에게 따뜻한 물 한 잔을 무료로 제공한다고 설명하고 승낙을 받았다. 손님이 떠난 뒤 에스텔이 조용히 말했다. “처음 네가 저주받은 사람에게 음식을 만들어 줬을 때는 좋은 일이라 생각했어.” “저도 그랬어요.” “지금은?” “좋은 일인 건 여전한데, 제가 감당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먼저 알아야겠죠.”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도현의 손목이 찌릿했다. 마차 문에 적혔던 '백도현'이라는 글씨가 눈앞에서 다시 번졌다. 그는 심호흡한 뒤 찬물 대신 따뜻한 천으로 손목을 감쌌다. 무리한 요리나 영웅 흉내보다 자신의 상태를 똑바로 살피는 일이 당장은 더 중요했다. 아침이 끝나기 전에 아일린이 찾아왔다. 검은 왕관 문양을 감춘 장갑이 아니라, 손등의 저주가 드러나는 얇은 붕대를 감고 있었다. 그녀는 도현의 이야기를 듣고 새벽 통행 기록을 펼쳤다. “중앙 명부실은 왕실 공식 도면에 없습니다. 의전국에서는 위치 자체를 부정하고 있죠.” “종탑 그림자가 정오에 닿는 빈 부지라고 했습니다.” 도현이 북부에서 가져온 지도를 가리켰다. 아일린은 한참 지도를 들여다봤다. “그곳은 대대로 왕실의 식기 폐기장으로 알려져 있어요. 한 번도 경비를 세우지 않던 곳인데, 어젯밤부터 군인이 둘러싸고 있습니다.” “그럼 더 확인해야겠군요.” “마음대로 들어가면 당신은 왕실 문서의 불법 열람자가 됩니다.” “안 들어가면 대리 식사자가 되는 것 같고요.” 아일린의 입술이 가늘어졌다. 그녀는 도현의 수첩을 읽고 잠시 생각한 뒤 한 장의 공문을 작성했다. '왕위 계승권자로서 최초 계약과 관련된 자신의 채무 기록을 열람하고자 한다.' 다른 사람을 대신해 대가를 지불하겠다는 문장은 쓰지 않았다. “당신과 함께 가겠습니다. 내 저주가 저 명부와 연결되어 있다면, 내가 무엇에 이름을 올렸는지도 알아야 하니까요.” 정오가 가까워지자 시장의 장사꾼들이 이상한 광경을 목격했다. 종탑의 그림자가 해가 움직이는 방향을 거스르며 식기 폐기장으로 기어가고 있었다. 그 끝이 오래된 우물 뚜껑을 감싸자, 바닥에서 작은 청동판이 솟았다. [중앙 명부실 열람 요청 접수.] [기존 조회 대상과 대조 중.] 왕실 문서관 오르델이 청동판을 닦아 읽었다. 그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여기에는 접수인이 백도현이라고만 적혀 있지 않습니다. 입회인과 수령인까지 모두 같은 이름입니다.” “날짜는요?” 도현이 물었다. “구왕력 117년. 첫 식사 바로 전날.” 도현은 웃지 못했다. 자신이 태어나기도 전에 쓴 것으로 처리된 세 개의 서명. 그는 서명을 한 적 없다고 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왕국의 장부는 이미 수없이 '하지 않은 일'을 '한 일'로 바꾸어 왔다. 그때 청동판의 맨 아래, 처음에는 보이지 않았던 문장이 나타났다. [등록인의 필적 검증을 위해 오른손을 올려 주십시오.] 도현은 오른손을 등 뒤로 감췄다. 종탑의 그림자가 그의 발끝까지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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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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