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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저주받은 식당의 요리사가 되었다 · 136화
PAYLUA ORIGINAL · 제136화

136화. 열여섯 칸의 빈 식권

저주받은 식당의 요리사가 되었다 · 4,213자

오프라인 책장
둘째 날 저녁, 미라는 가장 깊은 벽의 열쇠를 꺼냈다. 열쇠는 쇠로 만든 물건이 아니었다. 종이를 접어 만든 작은 삼각형 열여섯 개가 실로 꿰어 있었다. 각 삼각형에는 번호가 하나씩 적혀 있었고, 뒷면에는 오래된 식권의 무늬가 남아 있었다. 브론은 가까이 들여다보았다. “열여섯 개입니다. 북부에서 사라진 요리사도 열여섯 분이 남았잖습니까?” 도현은 곧장 대답하지 않았다. 숫자가 같다는 것은 단서였지만 곧바로 사람 하나와 표식 하나를 연결하면 또 다른 오류가 생길 수 있었다. 서부 항구에서도 검은 밀 자루 열여섯 개를 사람의 몸으로 단정할 뻔했다. 그 자루에는 목격자의 증언과 운송 기록이 실려 있었다. “서로 같은 체계에 속한다는 증거가 있는지부터 보죠.” 미라는 종이 열쇠 하나를 벽의 홈에 넣었다. 푸른 빛과 함께 보관 번호가 떠올랐다. [보관 1: 광산 출입 기록 사본.] [보관 2: 제1화덕 공동 제공 증언.] [보관 3: 북부 식량 이월 명부.] 네 번째 칸에는 기록이 없었다. 다섯 번째 칸에는 누군가 목소리를 남기려다 실패했다는 안내가 떠올랐다. 열여섯 칸 전체가 같은 종류의 물건을 담은 것은 아니었다. 사람의 이름, 날짜, 물품, 이의 제기, 철회 기록이 뒤섞여 있었다. “이게 전부 실종 요리사 명단은 아니군요.” 브론이 말했다. “아직 아니라고도 하지 마.” 에스텔이 주의를 주었다. “관련될 수는 있어.” “그렇죠. 관련될 수 있는 정도로 적겠습니다.” 도현이 수첩을 펼쳤다. 미라는 여섯 번째 종이를 집었다. 뒤쪽에 붉은 손자국이 찍혀 있었다. 도현은 그 무늬가 북부 루덴에서 마르타가 남겼던 반죽 손자국과 비슷하다고 느꼈다. 하지만 크기가 조금 달랐다. 그는 자기 추측을 바로 적지 않고 유르다에게 보내 비교할 그림을 그렸다. “마르타가 돌아왔다는 건 알지만, 다른 사람까지 돌아왔다고 쓰지는 않을 겁니다.” “넌 왜 그렇게 확인을 많이 해?” 미라가 물었다. “제가 실수하면 사람에게 없는 빚을 만들 수 있으니까요.” 미라의 눈빛이 흔들렸다. “처음 왕실 사람들이 왔을 때 나도 같은 말을 했어. 그런데 그들은 확인하는 시간을 낭비라고 불렀지.” 일곱 번째 칸은 원래 봉인되어 있었다. 미라가 오래된 종이 열쇠를 대자 문장 대신 손바닥 크기의 빈 공간이 드러났다. 안쪽에는 남의 서명을 지운 흔적만 남았다. 에스텔은 매듭 모양을 따라가다 한쪽이 부자연스럽게 뒤집혀 있음을 발견했다. “원래는 손을 놓아줄 때 쓰는 매듭이야. 지금은 반대 방향으로 묶여 있네.” 도현은 왕궁에서 봤던 기록과 비교했다. 발테르가 검은 장갑 끝에 남겨 두었던 세 줄의 흰 실도 같은 방향으로 감겨 있었다. 제0식탁의 집행 방식이 저장고까지 이어진 셈이었다. 다만 그 인장을 만든 사람이 누구인지는 확정할 수 없었다. 여덟 번째 칸에서는 광산으로 식량을 옮겼다는 운송 영수증이 나왔다. 날짜는 먼 과거로 적혀 있었지만 운송자의 서명 아래에는 훨씬 뒤 시대에 쓰기 시작한 왕실 약자가 찍혀 있었다. 브론이 코끝을 가까이 댔다. “이 종이는 오래됐지만 잉크는 그렇게 오래된 냄새가 아닙니다.” “후대에 덧붙인 글씨라는 뜻일 수 있겠네요.” 도현이 말했다. “코가 증인이 될 수는 있습니까?” “냄새를 맡았다는 사실은 증언할 수 있죠. 그게 곧 진실이라고 쓰진 않겠습니다.” 아홉 번째 칸에는 작은 구멍이 두 개 나란히 뚫려 있었다. 도현이 손을 댔지만 아무 반응이 없었다. 열 번째와 열한 번째 칸은 이미 빈 상태였다. 나머지는 열람하려고 하면 왕실 고위 인증을 요구했다. “전부 보려면 다음 사람이 필요하겠군요.” 브론이 말했다. “필요한 건 높은 사람보다 원래 말한 사람일 겁니다.” 그때 미라가 여덟 번째 영수증 뒤쪽에서 글씨를 읽어 주었다. '이름을 대신 적을 권한을 승인하라.' 바로 그 문장 아래에는 이름 대신 손바닥의 얼룩이 남아 있었다. 도현은 그것이 누가 동의했음을 보여 주는지 확신할 수 없었다. 서명이라고 주장한 흔적이지만, 진짜 동의였는지는 따로 확인해야 했다. 벽의 그림자 뒤에서 갑자기 종이 울렸다. 작은 종이었다. 왕궁의 마지막 종처럼 위협적인 소리는 아니었지만 미라는 그 소리에 즉시 몸을 움츠렸다. [제2저장고 정기 명부 갱신 시각 도래.] [미확인 이름 일괄 대체 예정.] 도현은 가슴이 서늘해졌다. 이곳에서 보관한 목소리들이 모두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바뀔 수도 있다는 뜻이었다. “언제부터 이런 갱신을 했습니까?” “왕궁이 지시한 날부터. 여기서 원본을 보관하는 사람은 늘 반대했어. 하지만 갱신이 시작되면 나는 손댈 수 없어.” 도현은 종이 열쇠를 세었다. 열여섯 개 가운데 실제 증언자의 동의 표시가 확인되는 것은 둘뿐이었다. 나머지에 누가 승인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전부 한꺼번에 바꾸지 못하도록 묶어 둘 수 있습니까?” “제0식탁의 집행 명령이 없으면 멈출 수 없을 거야.” 에스텔이 말했다. 도현은 왕궁에서 확보해 둔 공개 심리의 임시 중지 문서를 꺼냈다. 제0식탁의 자동 대리 지정이 일시 정지되었다는 판정이었다. 그 문서는 이 저장고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따라서 여기에도 같은 효력이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자동으로 타인의 이름을 대신 넣는 절차를 심사해야 한다는 근거는 될 수 있었다. 그는 명령서의 핵심 문구를 따로 베끼고 현지의 기록과 연결해 신청서를 만들었다. 카르노는 자신이 동의하지 않은 빚을 확인할 수 있도록 출입 납판을 내놓았다. 에스텔은 이전 장부에서 추적한 이월 방식의 일치점을 적었다. 브론은 문이 자신의 이름을 자동 등록했다가 거절에 따라 철회한 과정을 증언했다. “이건 우리가 같은 자리에서 본 사실입니다.” 도현이 말했다. “누구도 다른 사람을 대신해서 서명하지 맙시다.” 브론은 기록 담당자를 나누자는 제안을 했다. 도현은 눈을 크게 떴다. 평소라면 음식을 더 달라거나 일을 줄여 달라고 먼저 말하던 사람이었다. “제가 서류를 잘 아는 건 아닙니다.” 브론이 말했다. “하지만 누가 몇 번째 선반을 봤는지는 기억할 수 있어요. 맡겨 주세요.” “그럼 선반의 위치와 병 번호를 적어 주세요.” “글씨는 좀 삐뚤어도 됩니다?” “읽을 수만 있으면 됩니다.” 브론은 종이 위에 선반을 네 줄로 나누어 그리고 번호를 적었다. 첫 줄은 끝이 비뚤었지만 점차 반듯해졌다. 그는 냄새로 식별한 서로 다른 병도 다른 표시로 남겼다. 에스텔은 마법으로 측정한 봉인 반응을 표 옆에 적었다. 도현은 각 표시가 무엇을 뜻하는지 범례를 붙였다. “이렇게 보니 어느 칸이 비어 있는지도 알겠네요.” 브론이 말했다. 여섯 번째 칸은 붉게 변했지만 실제 병은 없었다. 열두 번째 칸에는 한 병을 꺼낸 뒤 급하게 밀어 넣은 먼지 자국이 남아 있었다. 기록이 비어 있다는 사실도 확인해야 할 정보였다. 도현은 빈칸에 마음대로 사람 이름을 채우지 말자고 했다. 그때 미라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왕궁 사람들은 저 빈칸을 참 싫어했어. 누가 실수했든, 잃어버렸든, 누군가 책임져야 한다고 했지.” “그러니까 책임질 사람을 먼저 만들어 버린 거군요.” 에스텔이 대답했다. 브론은 자신이 그린 표 아래에 작은 문장을 썼다. ‘알 수 없는 것은 빈칸으로 남겨 둔다.’ 글씨는 여전히 삐뚤었지만 모두 읽을 수 있었다. 그들이 각자의 기록을 남기는 동안 벽의 종은 세 번 울렸다. 미라의 윤곽이 갑자기 흔들렸다. 허리 아래가 선반 속으로 빨려 들어가듯 사라졌다. “미라 씨!” “나를 묶은 기록을 바꾸려는 거야.” 에스텔이 손을 뻗었지만 마력의 막에 막혔다. 미라가 억지로 웃었다. “괜찮아. 이번에는 누가 보고 있잖아.” 도현은 종이를 냄비에 넣으려다 멈췄다. 증언 조리대는 말을 왜곡하는 곳이었다. 대신 문 옆에 남은 원래의 열람 선반을 사용했다. 한 장씩, 각 사람이 직접 확인한 내용만 올렸다. [이의 신청 접수.] [보관 증언의 원발언자 확인 절차 요구.] 종소리가 끊겼다. 미라의 형체가 천천히 돌아왔다. 하지만 눈앞의 벽에는 정지 시간이 적혀 있었다. [유예: 일몰까지.] 카르노는 작은 창문 없는 방을 바라보았다. 동굴 안에는 낮과 밤을 알 수 없었다. 그의 얼굴에 깊은 주름이 생겼다. “일몰까지면 얼마 남지 않았소?” 그때 바깥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제1화덕에서 만났던 도르센이 갱도 입구에 서 있었다. 그는 왕실 인장이 찍힌 서류를 들고 있었지만, 예전처럼 명령을 먼저 읽지는 않았다. “제가 알려 드릴 수 있습니다.” 그가 어둠 속을 바라보며 말했다. “왕궁은 오늘 저녁 이곳의 열여섯 칸을 모두 지우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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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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