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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저주받은 식당의 요리사가 되었다 · 109화
PAYLUA ORIGINAL · 제109화

109화. 일곱 가지 요리를 준비하지 않는 이유

저주받은 식당의 요리사가 되었다 · 4,422자

오프라인 책장
제0식탁에 하나가 내려온 다음 날, 왕궁에는 이상한 소문이 퍼졌다. '왕위를 구할 어린 증인이 발견됐다'는 말이었다. 도현이 처음 그 이야기를 들은 곳은 시장의 채소 가게였다. 양파를 고르고 있는데 상인 둘이 뒤에서 수군거렸다. 동부의 아이가 백 년 전 왕실의 식사를 기억하고 있으며, 그 아이가 일곱 가지 음식을 먹으면 왕국의 저주가 사라진다는 소문이었다. 그런 사실은 확인된 적이 없었다. 도현은 양파 값을 치르고 돌아와 바로 아일린에게 소문을 전했다. 공주는 그날 아침 이미 왕궁의 회랑에 붙은 새 메뉴판을 발견했다고 했다. 메뉴판에는 아이에게 제공할 일곱 요리가 적혀 있었다. 심지어 마지막 칸에는 '거절 시 대리 섭취자 자동 지정'이라는 글자가 작게 들어 있었다. “누가 만든 메뉴판입니까?” 도현이 물었다. “의전국에서 회람했어요. 서명자는 없고 위원회 승인이라고만 되어 있어요.” 에스텔은 목소리를 낮췄다. “일곱 개의 접시, 일곱 번의 종. 옛 계약을 누군가 다시 작동시키려 해.” 도현은 종이를 탁자 위에 펼쳤다. 일곱 요리의 이름은 그럴듯했다. 흰 빵, 꿀을 넣은 보리죽, 검은 포도주, 향초 수프, 버터를 바른 생선, 달콤한 사과 절임, 마지막으로 왕관 모양 과자. 왕국 곳곳에서 구할 수 있는 음식이었다. “이런 걸 먹으면 정말 저주가 풀리나요?” 브론이 물었다. “모르죠. 그런 설명은 어디에도 없어요.” “그럼 메뉴판은 그냥 맛있겠네요.” “먹는 사람이 선택한다면 그럴 수도 있죠.” 도현은 메뉴판의 작은 글자를 다시 읽었다. 일곱 음식을 순서대로 제공하지 않으면 다음 사람에게 제공된 것으로 간주한다는 규칙이 있었다. 음식이 실제로 만들어졌는지와 무관하게 수령이 완료되는 구조였다. “이건 요리 메뉴가 아닙니다. 사람을 일곱 번 기록하게 하는 순서표예요.” 루카스는 다른 지방의 장부와 대조했다. 북부의 검은 밀, 벨로스의 하얀 식탁, 동부 온실의 첫 수확 지연 기록이 각각 메뉴판의 특정 순서와 연결되어 있었다. 그렇다고 세 지역이 동일한 마법으로 움직였다는 결론은 낼 수 없었다. 연결 표식과 물품 이동 경로는 확인해야 했다. “누군가 대륙 전역에서 수집한 규칙을 한 장소에 합친 것 같군요.” “그리고 그 중심에 제0식탁이 있다는 거겠죠.” 도현이 말했다. 메뉴판을 둘러싼 소문은 왕궁 안보다 시장에서 더 빨리 퍼졌다. 귀족들이 먹는 검은 포도주가 불티나게 팔리자 포도주를 구하지 못한 여관들은 값싼 포도즙을 끓여 대신 내놓기 시작했다. 어느 가게에서는 왕실 의례에 참가하면 지난달 빚이 면제된다는 전단까지 붙었다. 도현은 그 소문을 듣고 작은 시장 골목을 돌았다. 빵집 주인은 새벽부터 밀가루를 더 구하느라 지쳐 있었고, 생선 가게에는 평소보다 팔리지 않은 생선이 많이 남았다. 사람들은 일곱 가지 음식이 정해졌다는 이유만으로 실제 수요가 생겼다고 믿었다. 도현은 그것이 마치 왕국 전체가 한 번에 주문하지 않은 코스 요리를 만들고 있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이걸 다 준비하면 왕궁이 사 간다고 들었는데요.” 젊은 빵집 주인이 말했다. “누가 그렇게 약속했습니까?” “조합장이요. 의전국에서 책임진다고…” 도현은 조합장이 받은 공문을 보여 달라고 부탁했다. 공문에는 '공급 권장'이라는 말이 있었지만 구매 수량과 가격은 쓰여 있지 않았다. 실제 납품 계약이라고 부르기 어려웠다. “지금 재료를 더 사면 빚이 늘 수도 있어요.” 도현이 말했다. “구매 확인서가 없으면 일단 수량을 줄이세요.” 빵집 주인은 한숨을 쉬었다. “다들 준비하는데 저만 안 하면 뒤처질 것 같아서요.” 그 말이 도현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한국에서 일하던 레스토랑에서도 유행하는 메뉴가 나오면 주변 가게들이 비슷한 접시를 급히 내놓곤 했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유행이 아니라 마법 계약이었다. 남의 주문을 먼저 믿고 음식을 만들다가 자기 가게와 손님까지 위험에 빠뜨릴 수 있었다. 도현은 제안했다. “오늘 필요한 만큼만 만들고, 남은 재료는 보관하세요. 어차피 음식이 없는데 제공했다고 적는 일부터 막아야 합니다.” 그는 빵집 주인이 남긴 따뜻한 빵 한 조각을 샀다. 벨로스에서 짠맛을 잃었던 노동자들을 떠올리며 소금을 아주 조금 찍어 먹었다. 짭조름한 맛이 혀끝에 남았다. 아직 자신이 느낄 수 있는 감각이 있다는 사실이 위안이었다. 식당으로 돌아오자 아일린이 보낸 경비대가 대기하고 있었다. 군복의 금실은 눈부셨지만 병사들의 얼굴에는 피로가 짙었다. 그들은 이미 소문을 들었고, 자신들이 오늘 밤 일곱 요리의 경호를 맡게 될지 두려워하고 있었다. 도현은 그들에게 물을 내주었다. 빵을 먹겠다고 한 병사에게는 빵값을 받지 않았고, 원하지 않은 병사에게는 권하지 않았다. 거창한 왕국의 위기 앞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아직 그런 작은 선택을 지키는 것이었다. 그날 오후 왕궁 의전실에서는 공주의 소환 명령이 내려왔다. 이번에는 남쪽 별채가 아니라 중앙 연회장이었다. 대리 수령인 후보 327명 중 일부가 이미 궁전 앞에 모여 있었다. 누가 불러냈는지 알지 못한 사람들은 자신이 왕실의 특별한 손님이 된 줄 알고 있었다. 도현은 그 모습을 보고 가슴이 답답해졌다. 비단옷을 입은 귀족들은 높은 단상에서 서 있었고, 초대받은 시민들은 차가운 돌바닥에서 서로를 붙들고 있었다. 그 사이를 의전관들이 오가며 '자발적 참여'라고 적힌 종이를 나누어 주었다. 아일린은 단상에 올라갔다. 그녀는 자신이 아직 정확한 왕실 계약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먼저 밝혔다. 일부 귀족은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공주의 말이 국가의 권위를 해친다고 중얼거리는 사람도 있었다. “여러분이 서명하라고 받은 종이는 아직 효력이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음식도 준비되지 않았고, 무엇을 먹게 되는지 알 수 없습니다. 거절하셔도 벌을 받지 않도록 오늘 이 자리에 있는 동안은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군중 가운데서 나이 든 재봉사가 손을 들었다. “전하, 저는 왕궁이 제 딸의 치료를 해 준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왔어요.” 아일린은 잠시 말을 멈췄다. “누가 그렇게 설명했는지 알 수 있을까요?” “동네 징수관이요. 제 딸 이름을 써 주면 특별 식사로 치료할 수 있다고.” 공주는 곧장 약속하지 않았다. 치료를 제공하겠다는 말과 새로운 저주를 떠넘기는 계약이 같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녀는 재봉사의 이름과 징수관이 건넨 문서를 따로 확보하도록 지시했다. 도현은 사람들에게 작은 보리빵을 나누어 주었다. 그가 직접 산 밀가루와 소금으로 만든 빵이었다. 먹을 사람만 받아 가도록 했고, 받아 가지 않은 사람의 이름은 기록하지 않았다. 의전관 하나가 무슨 자격으로 왕궁에서 음식을 배포하느냐고 따졌다. “오늘은 일곱 가지 요리를 시작하지 않으려고요.” 도현이 대답했다. “그것이 왕위 안정 의례라는 사실을 아십니까?”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 의례가 무엇을 청구하는지 모르면서 시작할 수는 없습니다.” 의전관이 대답하려는 순간 사람들 사이에서 소란이 일었다. 누군가 빈 접시를 들고 다가와 빵을 받지 않은 사람의 이름을 적고 있었다. 브론이 그 사람 앞을 막았다. “저 빵은 원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안 줬습니다. 안 먹은 걸 먹은 걸로 쓸 수 없어요.” 관리인은 뒤로 물러났지만 접시의 밑면에는 이미 검은 글자가 나타나고 있었다. 도현은 멀리서 그 글자를 보았다. [대리 제공 예정: 제6종 이후.] “아직 시간이 남았습니다.” 루카스가 낮게 말했다. 도현은 주걱을 꺼냈다. 홈 여섯 개가 어둡고 마지막 하나만 희미하게 빛났다. 오늘 종이 더 울리면 그릇에 들어갈 이름을 누군가 선택할지도 몰랐다. 그는 의전관에게 말했다. “일곱 가지 요리를 만들 생각은 없습니다. 대신 원본 장부를 펼칠 수 있게 도와주세요. 왕실이 진짜로 어떤 대가를 지기로 했는지부터 밝히겠습니다.” “그리고 원본이 당신의 생각과 다르면?” “그때 다시 생각해야겠죠. 지금 원하는 결론에 맞춰 먼저 음식을 내놓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중앙 연회장에서 사람들은 한 명씩 집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다 돌아가지는 않았다. 누군가는 자신의 이름이 이미 명부에 적혔다는 사실을 알고 겁에 질렸다. 도현은 그 이름들을 지우겠다고 성급히 약속하지 않았다. 오히려 누가 어떤 경로로 이름을 올렸는지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말했다. 그 약속은 위로보다 무거웠지만 지켜야 할 종류의 약속이었다. 해가 지자 왕궁의 탑에서 다섯 번째 종이 울렸다. 도현은 사람들이 서명하지 않은 메뉴판을 접어 봉투에 넣었다. 아직 누구의 저주도 풀리지 않았지만, 적어도 이날 일곱 가지 의례의 첫 그릇은 차려지지 않았다. 그날 저녁, 의전국에서 도현의 식당에 검은 봉투 한 장을 보냈다. [제0식탁의 최후 조리자 지정에 이의가 있다면, 다음 종이 울리기 전 원제공자의 인장을 제시하라.] 아래에는 서명이 없었다. 하지만 봉투 뒷면에는 밀랍으로 찍힌 낯선 표시가 있었다. 어른의 손바닥 안에 놓인 작은 아이의 손. 도현은 숨을 삼켰다. 제0식탁 밑면에 있던 그림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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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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