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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드래곤이 우리 집 전세금을 안 돌려준다 · 86화
PAYLUA ORIGINAL · 제86화

86화. 드래곤 이름을 판 신문과 세입자의 집

드래곤이 우리 집 전세금을 안 돌려준다 · 6,214자

오프라인 책장
파벨시에서 가장 빠른 것은 마차가 아니었다. 소문이었다. 김태오는 아침 시장에 나갔다가 자기 얼굴이 실린 조잡한 인쇄물을 발견했다. 그림 속 그는 한 손으로 거대한 드래곤의 목을 조르고, 다른 손에는 황금 열쇠를 들고 있었다. [드래곤의 금고를 통째로 노리는 세입자 대표!] 그 아래에는 더 놀라운 문장이 붙어 있었다. [왕실 기록에서 동의서가 발견되자 진실을 숨기려 한다는 의혹.] 태오는 그림을 한참 바라봤다. “제 얼굴이 왜 이렇게 길죠?” 옆에서 리네아가 웃음을 참았다. “그게 먼저 눈에 들어와요?” “명예훼손도 문제지만 초상화 실력도 문제입니다.” 그는 인쇄물 뒷면을 살폈다. 인쇄소는 파벨 외곽의 작은 공방으로 되어 있었다. 기사에는 작성자 이름이 없었고, '독립 시민 제보'라는 문구만 있었다. “이거 누가 보냈을까요?” 리네아가 물었다. “모릅니다. 발카스 측이라고 단정하면 우리가 지금까지 지킨 원칙이 무너집니다.” “맞아요.” 태오는 인쇄물을 접지 않고 종이판 사이에 끼웠다. 원본을 보존하는 버릇은 이제 거의 병이 됐다. 그가 길을 건너려는데 소피가 어린아이 손을 잡고 다가왔다. “태오 씨, 이것 때문에 어제 집주인이 찾아왔어요.”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제가 공동 진정에 참여했으니 돈을 받게 될 거라고들 하던데, 그 돈이 정말 지급되는지 확인하라더군요. 다음 달 집세를 밀리면 더는 기다려 줄 수 없대요.” 태오는 입술을 다물었다. 소피가 참가한 진정은 보증금 미환급 문제를 조사하는 절차였다. 돈이 이미 돌아왔다는 뜻도, 다음 달 집세가 보장된다는 뜻도 아니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런 차이를 몰랐다. 아니, 몰라도 상관없다고 여겼다. “오늘 소피 씨와 현재 집주인 계약도 같이 확인해 봅시다. 다만 제가 대신 갚을 수 있다는 말씀은 못 드리겠습니다.” “알아요. 그런 걸 부탁하려는 건 아니었어요.” 소피는 아이의 손을 더 세게 잡았다. “누가 뭐라고 해도 제가 거짓말하는 사람이 아니란 것만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태오는 그 말이 기록국에서 본 어떤 고대 문구보다 무겁다고 생각했다. *** 등록소에는 이미 항의 민원이 들어와 있었다. 어떤 사람은 태오가 왕실과 짜고 금고를 열 계획이라고 주장했고, 어떤 사람은 세입자들이 이미 돈을 나눠 가졌다고 말했다. 마르셀은 인쇄물을 받아 들고 얼굴을 찌푸렸다. “작성자가 없고 확인되지 않은 내용뿐이군요.” “공개적으로 바로잡을 수 있습니까?” “사실 확인 안내는 할 수 있습니다. 특정인을 범인으로 지목하는 일은 별도 절차가 필요합니다.” “그렇게 해 주세요.” 태오는 발카스를 떠올렸다. 그 드래곤에게 신문 한 장을 사들여 자신을 공격할 재력은 충분했다. 하지만 충분한 재력은 행동의 증거가 아니었다. 태오는 추측을 잠시 내려놓았다. 그때 바렌이 들어왔다. “발카스 님이 이 인쇄물 때문에 몹시 불쾌해하셨습니다.” “제 얼굴이 길어서요?” “왜 그런 이야기를 하십니까?” “드래곤 님도 그림이 마음에 안 드셨나 해서요.” 바렌은 잠시 태오를 바라보다가 진심으로 한숨을 쉬었다. “발카스 님은 자신이 금고를 숨겨서 세입자를 괴롭혔다는 문장이 마음에 들지 않으셨습니다. 그런데 동시에 이 인쇄물의 발행 경위를 조사하라고 지시하셨습니다.” “드래곤 님이 발행한 건 아니라는 뜻입니까?” “저희 명의로 발행한 기록은 없습니다. 다른 사람이 관여했는지는 확인 중입니다.” 태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바렌이 가져온 것은 증거가 아니라 조사 진행 상황이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 점심 무렵, 태오는 소피의 현재 집주인과 이야기를 나눴다. 소피는 옆자리에 앉았고 리네아는 별도의 중개인 자격으로 필요한 조항을 설명했다. “제가 나가 달라는 게 아니라 앞으로 집세를 계속 낼 수 있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집주인이 말했다. “미환급 보증금 청구와 현재 월세 지급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리네아가 답했다. “다만 이미 납부한 임대료와 남은 계약 기간을 먼저 확인해야 해요.” 태오는 자신이 소피의 후견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 했다. 그녀가 자기 형편을 설명할 수 있도록 기다렸다. 소피는 아이의 생활비와 작은 봉제 일로 얻는 수입을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 집주인은 한숨을 쉬었다. “그럼 당장 내보내지는 않겠습니다. 대신 다음 달 말 다시 일정 이야기합시다.” 완전한 해결은 아니었다. 하지만 소피는 문밖에서 그제야 어깨를 폈다. “제가 직접 말할 수 있게 해 주셔서 고마워요.” “리네아 씨가 거의 다 했죠.” 태오가 말했다. 리네아가 웃었다. “당신은 끼어들지 않는 일을 잘했어요.” “그것도 기술인가요?” “꽤 어려운 기술이죠.” *** 태오는 인쇄물이 만들어졌다는 외곽 공방에 공식 질의를 보냈다. 곧 회신이 왔다. 공방은 원고를 가져온 의뢰인의 이름을 공개할 수 없지만, 신청서의 접수일과 인쇄 매수는 확인된 절차로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이벨은 불법적인 정보 요구를 하지 않고 당국을 통해 자료 보존을 요청하라고 조언했다. “그냥 찾아가서 돈 좀 쥐여 주면 알려 줄 수도 있겠죠.” 태오가 말했다. “그렇게 얻은 말은 나중에 더 큰 문제를 만들 수 있어요.” 리네아가 대답했다. “압니다. 그래서 안 할 겁니다.” 그들은 문서를 작성했다. 소문을 멈추고 싶은 마음은 컸지만, 아무 사람이나 지목하는 방식으로 해결하고 싶지 않았다. 태오는 시장에서 인쇄물을 읽는 사람들에게 직접 설명하려다 몇 번이나 발걸음을 멈췄다. 말다툼이 벌어지면 사람들은 서류보다 싸우는 장면을 기억할 테니까. 대신 마르셀이 공개한 확인 안내문을 복사해 회관 게시판에 붙였다. 제목은 아무리 봐도 재미없었다. [현재 확인된 절차에 관한 안내.] 태오는 그것을 바라보다 쓴웃음을 지었다. “사람들이 읽을까요?” “적어도 읽는 사람이 틀린 내용을 확신하지는 않겠죠.” 마르셀이 말했다. 그때 시장 상인이 다가와 태오의 어깨를 두드렸다. “젊은이, 이것도 돈을 받았다는 소리 아니지?” “네. 아직 그런 확인은 없습니다.” “그럼 내 가게 손님들에게도 그렇게 말해야겠구먼.” 그 한 사람이 돌아가자 태오는 어깨의 긴장이 조금 풀렸다. 화려한 인쇄물 하나가 퍼뜨린 말을 바로잡는 데는 지루한 확인 몇 번이 필요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었다. 오후에 더 큰 소동이 터졌다. 제4 확인석 앞에 얼굴을 가린 사람 둘이 나타나 원 권리자 동의서 묶음을 가져가겠다고 요구한 것이다. 그들은 청산 준비실의 옛 인수증 사본을 내밀었다. 세딘은 보존실 문 앞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원본 이관 권한과 인수증의 효력은 검증이 필요합니다. 지금은 반출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정당한 승계 담당자요.” “명확한 신분과 유효한 명령서를 제출해 주십시오.” 태오는 소식을 듣고 달려왔지만, 두 사람은 이미 자리를 떠난 뒤였다. 경비가 그들을 붙잡지는 않았다고 했다. 실제 범죄가 확인된 상황은 아니었고, 서류를 제시한 뒤 거절을 받고 돌아갔을 뿐이었다. “상황이 나빠지는 것 같네요.” 태오가 말했다. “자료를 통째로 요구하는 사람이 생겼다는 점은 주의할 일입니다.” 이벨이 대답했다. “그렇다고 그 사람들이 거짓 신분을 썼다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세딘은 사본의 날짜와 발행 부서를 기록했다. 그 인수증에는 놀랍게도 발카스의 이름이 없었다. 대신 오래전 청산 준비실을 뜻하는 표시와 낯선 담당자 직책이 적혀 있었다. “이 직책, 후속 위임 확인서를 냈다고 적힌 대리 직책과 비슷한데요.” 태오가 말했다. “비슷합니다. 같다는 증명은 아직 아닙니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서류가 하나씩 쌓일수록 세상은 더 단순해지는 대신 더 복잡해졌다. *** 그날 저녁 발카스가 상단회관 작은 회의실에 나타났다. 인간 모습으로 들어와 의자에 앉는 동작은 여전히 품위가 있었지만, 태오는 이제 그 품위에 겁먹지 않았다. “내가 네게 묻겠다, 인간.” “보증금 지급 날짜 말씀이십니까?” “그것부터 묻겠다고 하지 않았다.” “저는 늘 그게 궁금해서요.” 발카스는 입을 다물었다가 다시 말했다. “너는 나를 믿느냐?” 태오는 곧장 대답하지 않았다. 리네아와 바렌이 그를 바라봤다. “어떤 부분을 말씀하십니까?” “내가 고의로 너희의 돈을 빼앗으려는 자는 아니라는 점.” “그 부분은 아직 판단 중입니다. 다만 최근에 원본 회신을 공개하고 개인 자산으로 돈을 일부 갚으신 것은 확인했습니다.” “믿지 않는다는 말이군.” “확인한 만큼 믿는 겁니다.” 발카스가 고개를 뒤로 젖혔다. 창문이 살짝 울렸다. “내가 살면서 그런 말을 들은 건 두 번째다.” “첫 번째는 누구였습니까?” “네가 태어나기 오래전의 인간이다.” 드래곤은 잠시 멀리 보는 눈을 했다. 태오는 그에게 또 다른 오래된 이야기가 있음을 느꼈지만 묻지 않았다. 발카스의 과거가 지금의 채무를 없애 주지는 않을 테니까. “어쨌든,” 발카스가 말했다. “내 이름으로 그 인쇄물을 만든 자는 없다. 적어도 내가 허락한 자는 없다.” “확인될 때까지 그 말씀은 진술로 기록하겠습니다.” “그래. 네가 좋아하는 대로 해라.” 그 말은 무시하는 듯하면서도 어딘가 포기한 사람의 말처럼 들렸다. *** 귀가하던 길에 리네아는 태오의 손을 잡았다. “오늘은 얼굴이 아주 길어 보이지 않네요.” “왜요?” “아침 그림보다 훨씬 잘생겼거든요.” “그림이 기준이면 누구라도 잘생겼겠죠.” “그런 말 할 때마다 조금 덜 귀여워요.” 그녀는 웃으며 가까이 왔다. 태오는 사람들의 눈길을 의식했지만 손을 놓지는 않았다. 어둑해진 시장길에서 그녀가 그의 어깨에 기대었다. “당신은 왜 그렇게 끝까지 가려는 거예요?” “돈이 아직 남아서요.” “그것 말고.” 태오는 조금 걸은 뒤 대답했다. “제가 모른다고 할 수 있을 때, 남들한테도 모른다고 말할 수 있게 되니까요. 예전에는 모르는 걸 들키면 약해진다고 생각했거든요.” 리네아가 그의 손을 꼭 쥐었다. “그건 멋진 이유네요.” 태오는 고개를 돌렸다. “칭찬은 오늘 처음입니까?” “아니요. 당신이 못 듣는 경우가 많아요.” 그들은 함께 웃었다. *** 식사 후에는 태오가 인쇄물에 실린 자신의 얼굴을 새 작업장 입구에 걸겠다고 농담했다. 리네아가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하면 손님들이 전부 드래곤 보증금 상담을 받으러 올 거예요.” “그래도 홍보는 되겠네요.” “당신이 하고 싶은 건 물류 기록 정리잖아요. 사건을 이용해서 손님을 모으지는 말아요.” 태오는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곧 잉크 냄새 나는 장부를 정리하고 싶은 것이 자신의 꿈이었다. 드래곤을 놀리는 건 부업이어도, 업의 전부가 될 수는 없었다. 그는 내일 할 일을 다시 적었다. 첫째는 인쇄물 관련 사실 안내를 확인하는 것. 둘째는 새 작업장 임대조건을 재검토하는 것. 셋째는 소피의 계약 변동 통지를 당사자에게 전달하는 것. “넷째는요?” 리네아가 물었다. “당신과 저녁이요.” “이번에도요?” “일곱 해 후에도요.” 리네아는 잠시 대답하지 않았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그의 손등을 쓸었다. “그 약속은 오래 지켜 봐야겠네요.” 태오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했지만 속으로는 자기 말에 조금 놀랐다. 예전에는 이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부터 걱정했다. 이제는 누군가와 오래 함께할 다음 날을 생각하고 있었다. 밤에는 마르셀에게서 새로운 소식이 왔다. 제4 확인석에 반출을 요구한 두 사람이 제시한 인수증 사본의 발행 시점이 후속 위임 확인서 편철 날짜보다 더 늦다는 사실이었다. 태오는 한참 그 날짜를 보았다. 그렇다면 그들이 내민 문서가 최초 권리자의 동의를 증명할 수는 없었다. 나중에 작성한 인수 서류는 그 이전에 없던 동의를 만들어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벨의 의견도 같았다. 그러나 문서가 무엇을 인수하려는 것이었는지, 발행 부서가 실제로 존재하는지까지 확인해야 했다. 태오는 수첩을 덮었다. 창밖에 있던 가로등이 빗물 웅덩이에 흔들렸다. 리네아는 인쇄물을 작은 서랍에 넣었다. “없애지 않아요?” 태오가 물었다. “거짓말이어도 나중에 어떤 말이 퍼졌는지 확인할 필요는 있어요.” 태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쁜 소문은 읽지 않는다고 사라지지 않았다. 그렇다고 하루 종일 들여다볼 필요도 없었다. 그는 서랍을 닫고 열쇠를 리네아에게 맡겼다. 리네아는 그 열쇠를 돌려주며 말했다. “당신 물건은 당신이 관리해야죠. 제가 보관을 도와줄 수는 있지만요.” 태오는 작은 열쇠를 다시 받아 들었다. 그날의 결론은 단순했다. [누군가 문서를 가져가려 한다. 그러나 아직 누구의 권리를 가지고 가려는지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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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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