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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드래곤이 우리 집 전세금을 안 돌려준다 · 83화
PAYLUA ORIGINAL · 제83화

83화. 네 번째 사람은 열쇠를 들지 않았다

드래곤이 우리 집 전세금을 안 돌려준다 · 6,196자

오프라인 책장
아침에 토른이 김태오의 문을 두드렸을 때, 태오는 아직 잠옷 차림이었다. “무슨 일입니까?” “네가 부탁한 작업장 선반 도면을 가져왔다.” “지금요?” “해가 떴으니 지금이지. 밤중에 가져올까?” 태오는 방문을 연 채 한숨을 내쉬었다. 토른이 펼친 설계도는 새로 빌릴 후보 작업장의 작은 벽을 꽉 채울 만한 선반이었다. 세 칸은 보관용, 두 칸은 장부용, 하나는 비상 대피 통로를 가리지 않는 위치에 놓도록 설계돼 있었다. “정말로 제 일을 도와주시는군요.” “네가 주는 공임은 제대로 받는다. 도와준다는 말로 깎을 생각 마.” “돈 없는 사람에게 너무하십니다.” “돈이 없다는 인간이 일은 늘린다고 하더군.” 태오는 웃었다. 아직 작업장 임대계약을 체결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정식 일터를 마련할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오래 기다린 보증금 사건 바깥에 삶이 존재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토른이 도면 한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여기, 출입 기록판을 꼭 달아라. 누가 무슨 도구를 가져갔는지 기록하는 거야.” “제7 우편함 같은 일을 막으려고요?” “아니. 네가 망치를 잃어버리고 나한테 도둑맞았다고 할까 봐.” “정말 제가 그렇게 신뢰가 없습니까?” “계약서를 좋아하는 인간은 잘 믿지만, 장비를 정리하는 인간인지는 아직 모르겠어.” 태오는 그 말에 반박하려다 자기 방구석에 쌓인 서류를 보았다. 토른에게 잠시 앉으라고 하는 대신, 서류 더미를 발로 살짝 밀어 넣었다. *** 제4 확인석의 두 번째 대조에는 새로운 장치가 등장했다. 글씨가 지워진 종이를 다른 각도에서 비추는 보존 등불이었다. 세딘은 그것이 마법의 진실 판독기가 아니라고 여러 번 강조했다. “잉크의 굴곡과 눌린 자국이 보일 뿐입니다. 글쓴 사람의 생각까지 보여 주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안심입니다.” 태오가 말했다. “왜요?” “사람 생각까지 읽는 등불이 있다면 제 연애는 진작 끝났을 겁니다.” 리네아가 그를 쳐다봤다. “무슨 생각을 하고 다니는데요?” “아주 품위 있는 생각만 합니다.” “방금 거짓말한 것 같아요.” 세딘은 목을 가다듬었다. 태오는 서둘러 입을 다물었다. 이곳에서는 목도리보다 통제하기 어려운 것이 자기 입이었다. 등불 아래에는 제7 우편함 현장 방문등록부의 얇은 사본이 놓였다. 원본은 따로 보존된 상태였다. 추가 동석자의 이름은 부분적으로 훼손됐지만, 신분 칸에는 '참관 요청 당사자 측 문서 전달 동행'이라는 글씨가 남아 있었다. “문서 전달 동행.” 마르셀이 되풀이했다. “그럼 왕실 직원이 아닐 수도 있군요.” “최초 출입 허가 서식에는 소속란이 비어 있습니다.” 세딘이 답했다. “나중에 '제4 확인석 관련'이라고 덧붙인 흔적이 있지만, 그게 소속인지 방문 목적의 분류인지는 아직 모릅니다.” 리네아가 빈 칸을 바라봤다. “이 사람이 실제로 무슨 일을 했는지 알려면 우편함을 연 분들의 별도 기록이 필요하겠네요.” “당시 관리인은 사망했고, 봉인 조작자는 멀리 이주했습니다.” 마르셀이 말했다. “하지만 운송 조합의 출근 일지는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어요.” 태오는 서류에 적힌 시간을 읽었다. 정오가 조금 지난 시각. 그날 다렌 코르가 치료소에 있었을 수 있다는 날짜와 겹쳤다. 그러나 이곳의 '동행'이 코르를 대신했다는 증거는 여전히 없었다. *** 그들은 남문 운송 조합을 찾았다. 오래된 마차들을 수리하는 곳이라 마당에는 젖은 가죽과 기름 냄새가 섞여 있었다. 조합장은 서류 요청을 듣고 처음에는 손을 내저었다. “일곱 해 전 출근 기록을 누가 남겨 놔요?” “저희도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다른 부속장부가 나오더군요.” 태오가 말했다. “그럼 다른 곳을 찾으시오.” 로벤이 그때 지팡이를 짚고 다가왔다. 노인 마부는 조합장을 보더니 웃었다. “여전히 손님에게 인사하는 법을 못 배웠군, 오스.” “로벤 영감! 여긴 무슨 일이오?” “서류 때문에 왔다고 하더군. 자네 창고에 오래된 노선표 상자가 있을 텐데.” “그걸 어떻게 압니까?” “내가 삼십 년을 여기서 말밥을 먹였으니까.” 태오는 둘의 대화를 듣고 서류가 사람의 기억을 따라 이동할 때가 있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로벤은 조합장에게 억지로 서랍을 열라고 하지 않았다. 대신 보관물의 목록을 먼저 확인하자고 제안했다. 마당 끝 창고에는 실제로 오래된 노선표 상자가 있었다. 바닥이 썩어 있었지만 상자 안 종이는 건조하게 보관돼 있었다. 조합장은 훼손을 막기 위해 관리인 한 사람을 불렀고, 이벨의 동의를 받은 범위에서 해당 날짜의 근무표만 확인하기로 했다. “여기입니다.” 관리인이 말했다. 그날 제7 우편함으로 보낸 운송인 옆에는 '서류 길 안내 동승'이라는 항목이 있었다. 이름은 흐릿했지만 비용 칸이 이상했다. 운송비는 조합이 받았는데, 동행인의 하루 수고비는 세 고리 문서조합에서 지급한 것으로 적혀 있었다. “수고비를 누가 냈는지가 역할을 증명합니까?” “아뇨.” 이벨이 답했다. “다만 어디에 근무 확인서를 요청할지 단서가 되죠.” 태오는 처음으로 네 번째 사람을 '열쇠를 쥔 수상한 자'가 아니라, 누군가의 서류를 들고 함께 이동한 사람으로 상상해 보았다. 그것이 진실인지는 몰랐지만, 조사의 방향은 바뀌었다. *** 점심을 먹으러 들어간 작은 식당에서는 드래곤 모양의 빵을 팔고 있었다. 갈색 반죽에 두 눈과 작은 뿔을 붙인 빵이었다. “이런 게 전부터 있었습니까?” 태오가 물었다. 주인이 신이 나서 말했다. “요즘 인기예요. 이름은 '보증금 안 주는 용'입니다.” 태오는 두 개를 샀다. 리네아는 막 구운 빵 하나를 들고 한참 웃었다. “발카스 님이 보시면 화나겠어요.” “그러면 신제품이 나오겠죠. '화내는 용'.” “계속 그렇게 놀리면 정말 불을 뿜을 수도 있는데요?” “그때는 '숯불 구이 용'입니다.” 리네아는 웃다가 물을 흘릴 뻔했다. 식당 주인이 태오의 얼굴을 알아보고 눈을 크게 떴다. “혹시 그 세입자 아니십니까?” “아, 아니, 저는…” “맞으시구나! 빵값은 안 받겠습니다.” 태오는 고개를 저었다. “돈은 드려야죠. 먹고사는 일이잖습니까.” “그럼 할인이라도…” “잘 구우셨으니 제값 내겠습니다.” 주인은 머쓱해하며 동전을 받았다. 태오는 사람들의 호의가 고마웠지만, 이 사건이 자신을 특별한 사람으로 만들 필요는 없었다. *** 오후에 세 고리 문서조합의 구 회계 장부를 살피던 리네아가 단서를 가져왔다. 방문 동행의 수고비를 받은 사람이 실제로는 개인이 아니라 '문서 읽기 보조인 지원금' 항목에 묶여 있었다. “읽기 보조인?” 태오가 물었다. “글을 제대로 읽지 못하거나 손을 다쳐 직접 문서에 서명하기 어려운 사람을 위한 서비스였대요.” “그럼 다렌 코르와 관련이 있을 수도 있겠네요.” “가능성은 있어요. 하지만 그 서비스를 받은 사람이 다렌 씨인지, 누가 동행했는지는 아직 모릅니다.” 이벨은 당시 정관을 더 확인했다. 읽기 보조인은 문서를 읽어 줄 수 있었고, 당사자의 요청 내용을 기록해 줄 수 있었다. 반면 대리인 자격으로 돈을 받거나 계약 권리를 양도할 권한은 별도의 서면 위임 없이는 없었다. “읽어 주는 사람과 결정하는 사람은 다르다는 거군요.” “그렇습니다. 그리고 문서를 전달하는 사람은 또 다르죠.” 태오는 이제 그 구별이 지루하지 않았다. 차이를 잊었을 때 누군가가 자신의 이름으로 동의했다고 적힐 수 있다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 한편 로벤은 창고에서 찾은 낡은 노선표를 원래 상자에 돌려놓기 전에 태오에게 작은 길 하나를 알려 주었다. 지금은 시장으로 바뀐 동문 뒤편에, 예전엔 인쇄소와 치료소 사이를 오가는 지름길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 길을 통해 편지를 전달했다는 사람들이 많았지.” 로벤이 말했다. “제7 우편함까지요?” “그건 모르네. 다만 다친 사람이 누군가를 직접 찾아가기 어려우면, 이런 지름길로 심부름꾼이 왔다 갔어.” 태오는 새 지도 위에 당시 길의 위치를 표시했다. 지금 남아 있는 거리와 옛 길이 정확히 겹치는지도 아직 확인할 수 없었다. “정확히 기억하십니까?” “열두 해 전 마차 바퀴를 빠뜨린 곳을 어떻게 잊겠나. 그 일로 반나절이나 욕을 먹었는데.” “그럼 그날 기록이 있겠네요.” “욕을 먹었다는 기록은 없겠지.” 로벤은 미소 지었다. 태오도 따라 웃었다. 오래된 도시에서는 사람이 화를 냈던 이유까지 길에 남는 모양이었다. 태오는 로벤에게 자신이 들은 내용을 공개해도 되는지 물었다. 로벤은 지름길에 대한 말은 괜찮지만, 그날 마차를 맡긴 상인의 이름은 기억나지 않으니 적지 말라고 했다. 태오는 그대로 기록했다. 기억을 단서로 쓸 수는 있지만, 기억이 대신 보증하는 사실까지 만들어 낼 수는 없었다. 해가 지기 직전 발카스가 남문 조합 앞에 나타났다. 마차 말들이 동시에 코를 울렸다. 인간 모습으로 걸어오는 드래곤에게서도 짐승들은 낯선 냄새를 맡는 모양이었다. “인간. 내 땅에서 내 이름을 붙인 빵을 판다고 하더군.” 태오는 반사적으로 뒤를 돌아봤다. “누가 말씀드렸습니까?” “온 도시가 알고 있다.” “맛있습니다. 드셔 보시겠습니까?” 태오는 남겨 둔 빵 하나를 내밀었다. 발카스는 그것을 쳐다보다가 마침내 받아 들었다. 주먹만 한 드래곤 빵이 그의 손바닥에서 한없이 작아 보였다. “뿔이 틀렸다.” “그럼 제과점에 항의하세요.” “내 뿔은 더 우아하게 휘어 있다.” “지금은 상표권 분쟁까지 감당할 여력이 없습니다.” 발카스는 빵을 한 입 베어 물었다. 눈썹이 미세하게 움직였다. “맛은 있군.” “그러니까 보증금도 주시고 좋은 이미지로 바꾸시죠.” “또 그 이야기냐.” 그는 고개를 저었지만 화내지 않았다. 대신 바렌이 전해 준 새 지급 재원 검토서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했다. 태오는 그 말을 수첩에 기록했다. 보증금 155금화는 그대로였다. 발카스는 조합 문 옆에 적힌 오래된 세 고리 표식을 한참 바라봤다. “나는 그 조합이 모든 문서의 주인을 지켜 줄 줄 알았다.” “믿으셨습니까?” 태오가 물었다. “오래된 계약은 때때로 사람을 안심시키지. 안심이 판단을 게으르게 만들 수도 있다는 걸 뒤늦게 알았다.” 드래곤은 더 말하지 않았다. 그러나 태오는 그가 처음 만났을 때보다 조금 작게 느껴졌다. 몸집이 아니라 변명할 공간이 줄어든 탓일 것이다. *** 그날 밤, 태오와 리네아는 새 작업장 후보를 둘러보았다. 문짝이 삐걱거렸고 창문 하나는 바람이 새었지만, 정면으로 시장길이 보여 물류 일을 하기에는 나쁘지 않았다. “저기에는 선반을 넣고, 이쪽에는 접수대를 놓을 거예요.” 태오가 말했다. “제 자리도 있나요?” “당연하죠. 당신이 원한다면요.” 리네아는 접수대 너머로 걸어가더니 손님 흉내를 냈다. “실례합니다. 제 연인이 너무 일만 하는데 반품할 수 있을까요?” “사용하신 상품은 반품이 어렵습니다.” “그럼 수리 요청은요?” “가능합니다. 필요한 수리 항목을 말씀해 주세요.” 그녀가 고개를 기울였다. “하루에 한 번은 저를 꼭 안아 주는 기능이 고장 났어요.” 태오는 눈을 깜빡이다가 그녀에게 다가가 팔을 둘렀다. “이제 정상 작동합니까?” “검사 중이에요.” 리네아가 웃으며 그의 가슴에 이마를 기대었다. 두 사람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창밖의 시장은 여전히 시끄러웠지만, 그 소음이 오히려 안락하게 느껴졌다. *** 집으로 돌아온 태오에게 세딘의 편지가 도착했다. 안에는 희미한 이름의 첫 글자와 구 근무표의 부서 번호가 들어 있었다. [당시 읽기 보조인 임시 자격 등록 명단과 동행 수고비 접수번호 일치 가능성. 성명 첫 글자 '아'. 성별·연령·현 주소 미확인. 실제 현장 동석자 동일인 여부 검증 필요.] 태오는 봉투를 접었다. 일곱 해 전에 그 현장에 있었던 네 번째 사람은 아직 그림자에 가까웠다. 하지만 이제 단순한 그림자는 아니었다. 열쇠를 잡았다는 증거는 없고, 문서를 읽고 전달하는 사람일 가능성이 생겼다. 그는 수첩에 적었다. [네 번째 사람이 무엇을 하지 않았는지부터 확인한다. 그다음 그 사람이 실제로 한 일을 묻는다.] 잠시 뒤 리네아가 방 문틈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내일 일정 다 정했어요?” “네. 기록국, 운송 조합, 그리고…” “저녁?” 태오는 웃었다. “당연히 저녁은 당신과요.” 리네아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에는 장부에 안 적어도 기억하네요.” “그건 이제 외웠습니다.” 그 말을 하는 순간 태오는 알았다. 가끔 가장 중요한 확인서는 종이가 아니라, 매일 같은 사람과 지키는 작은 약속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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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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