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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드래곤이 우리 집 전세금을 안 돌려준다 · 82화
PAYLUA ORIGINAL · 제82화

82화. 동의하지 않는다는 동의서

드래곤이 우리 집 전세금을 안 돌려준다 · 6,053자

오프라인 책장
동의서 묶음에서 반대 진술서가 나왔다는 소식은 파벨시 등록소 직원들에게 묘한 표정을 안겨 주었다. “그럼 제목을 바꿔야 하나요?” 젊은 서기가 물었다. “봉투의 역사적 제목은 그대로 둡니다.” 마르셀이 대답했다. “대신 실제 확인 결과를 별도로 적습니다.” “이름과 내용이 다르면 사람들이 헷갈릴 텐데요.” “그래서 우리가 기록하는 거죠.” 김태오는 그 말을 듣고 웃었다. 이곳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관리들에게도 제 나름의 고집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마르셀의 고집은 대부분 사람이 모르는 것을 안다고 적지 않는 데 쓰였다. 오늘은 마침내 보존실 안쪽 묶음의 일부를 열어 볼 수 있는 날이었다. 세딘이 외봉투의 봉인 상태를 다시 검사하고, 이벨이 제한 열람 허가서를 낭독했다. 태오는 옆에서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열람 결과가 타인의 계약 내용과 섞이지 않도록 하겠다는 확약을 했다. 토른은 보존실 밖에 남았다. “나는 밖에서 문이 빠지지 않는지만 보겠다.” “기록국 문이 그렇게 불안합니까?” “이곳은 문서보다 문짝이 오래된 것 같은데.” 태오는 웃다가 문 안으로 들어갔다. *** 세딘이 덮개를 연 안쪽 묶음에는 얇은 서류 세 장이 개별 끈으로 감겨 있었다. 흰 끈, 회색 끈, 짙은 녹색 끈. 한 장은 종이가 누렇게 변색됐고 다른 두 장은 가장자리 상태가 비교적 좋았다. “문서 구분은 이 끈 색이 정합니까?” 태오가 물었다. “원래 분류 기준이라는 기록은 없습니다. 보존 과정에서 구별하려고 썼을 수도 있습니다.” 이벨이 먼저 첫 번째 문서의 머리말을 읽었다. 이름과 주소는 가림판 뒤로 숨긴 채 유형만 확인했다. [개별 통지 경로 정정 동의 여부 확인서.] “동의 여부라는 표현이군요.” “맞습니다. 동의 자체가 아니라 의사를 묻는 양식입니다.” 두 번째 문서는 아예 형식이 달랐다. [명의 사용 이의 및 대리 수령 거부 진술서.] 태오는 문장 끝을 다시 들었다. 거부. 이 한 단어가 지난 수십 화 동안 이어진 많은 소문을 뒤집을 수 있었다. 누군가는 분명히 동의했다고 주장했고, 다른 누군가는 그런 동의를 한 적 없다고 말했다. 이제 거부 진술서라는 제목이 나왔다. 그러나 제목만으로 진술한 사람이나 효력을 확정할 수 없다는 사실도 그는 잘 알았다. “서명은 있습니까?” “그 부분은 당사자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오늘은 서류 유형과 원래 편철 위치만 읽겠습니다.” 세 번째 문서는 접힌 채로 놓여 있었다. 상단에는 '보완 신청'이라는 글씨와 여러 칸이 보였다. 눈에 띄는 것은 가장 아래 문장이었다. [신청인 또는 대리인의 자필 확인 없이는 제출로 보지 아니함.] 세딘이 가림판을 올렸다. 아래 서명란이 비어 있었다. 태오는 생각보다 크게 숨을 내쉬었다. “정말 비어 있네요.” “원래부터 비어 있었는지, 다른 장에 확인이 있었는지는 조사 중입니다.” “그래도 이 장만으로는 대리권을 증명할 수 없군요.” “그렇습니다.” 이벨은 세 건의 유형만 기록하도록 허락했다. 누가 어떤 문서를 냈는지, 실제로 접수됐는지, 내용이 진실인지는 다음 절차로 넘겼다. 성급한 결론을 좋아할 사람에게는 답답할 일이다. 태오도 답답했지만, 그보다 큰 실수를 피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 복도에 나오자 리네아가 기다리고 있었다. “어땠어요?” “대단한 걸 봤습니다.” “정말요?” “동의서 묶음 안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문서가 있었습니다.” 리네아의 눈썹이 올라갔다. “그러니까 누군가 그 서류들을 모두 동의서라고 묶어 놓은 게 문제일 수도 있겠네요.” “그럴 수 있죠. 하지만 누가 어떤 의도로 묶었는지는 아직 모릅니다.” 그녀는 잠시 생각하더니 태오를 복도 기둥 뒤로 끌어당겼다. “뭐 하십니까?” “오늘 당신이 정말 기특해서요.” “그걸 꼭 기둥 뒤에서 말씀해야 합니까?” “복도 한가운데서 말하면 구경하는 사람이 많잖아요.” 리네아가 한 발짝 다가왔다. 태오의 등 뒤에는 차가운 돌기둥이 닿았다. 그녀는 넥타이 대신 헐거운 목도리 끝을 잡아당겨 바로 맞췄다. “꼭 그렇게 사람을 놀리는 말부터 합니까?” 태오가 물었다. “그럼 다른 걸 해 드릴까요?” 그녀의 목소리는 태오만 들을 정도로 낮았다. 태오는 대답하려다 문득 자신이 서류보다 얼굴이 더 붉어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오늘은 기록국입니다.” “그래서요?” “엄숙한 곳이잖아요.” 리네아가 웃었다. “어제는 식당이라서 안 되고, 그제는 시장이라서 안 된다더니. 태오 씨가 허락하는 장소가 있긴 해요?” 그는 잠시 고민했다. “바닷가?” “좋아요. 약속했어요.” 그녀는 가볍게 그의 뺨에 입을 맞추고 먼저 걸어갔다. 태오는 얼어붙은 듯 한참을 서 있었다. 저 멀리서 토른이 외쳤다. “기둥에 하자가 있나? 왜 붙어서 검사해?” “없습니다!” 그의 목소리가 너무 크게 울려 보존실 문지기가 눈을 흘겼다. *** 점심 무렵 발카스 측 대리인 바렌이 사본 설명을 요청했다. 태오는 바렌을 상단회관의 작은 상담실에서 만났다. “발카스 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기존 설명이 부정확했을 가능성을 인정하셨습니다.” 바렌이 말했다. “그렇다고 저희가 모든 자료의 작성자를 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현실적인 말씀을 하시네요.” “당신 때문에 보고서가 길어졌습니다. 예전에는 '금고 봉인으로 지급 불가'라고 쓰면 끝났는데요.” “그건 원인에 대한 설명도, 지급 계획도 아니었죠.” “압니다. 지금은 압니다.” 바렌은 임대수익 계정 한 곳을 보여 주었다. 금고 47과 별도로 관리되는 북부 창고의 계약서였다. 예정 수익은 있었지만 수리비와 유지비를 뺀 실제 잔여액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번 달 말에 결산하겠습니다.” “확정액이 나오는 대로 공식 조정 기록에 남겨 주십시오.” “추가 지급을 꼭 받으려는군요.” “남은 돈이 155금화거든요.” 바렌은 수첩에 숫자를 적었다. 대리인이 태오를 협상 상대로 존중하는지, 그저 일을 빨리 끝내고 싶은지는 알 수 없었다. 그래도 숫자를 부정하지 않는 것만으로 일이 조금 나아졌다. “한 가지만 물어도 됩니까?” 바렌이 말했다. “말씀하세요.” “왜 처음 30금을 받았을 때 끝내지 않았습니까? 나머지는 판결이 날 때까지 두고, 다른 세입자들 일은 모른 척할 수도 있었잖아요.” 태오는 창밖을 바라봤다. 마차 한 대가 젖은 거리를 지나고 있었다. “처음에는 저도 그렇게 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개인 합의 조건으로 47-B를 넘기고 공동 진정에서 빠지라고 했죠. 돈을 돌려주면서 왜 남의 청구까지 포기해야 하는지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그건 발카스 님의 우려 때문에 나온 제안이었습니다.” “우려는 설명할 수 있어야죠.” 태오는 더 말하지 않았다. 자신을 정의로운 영웅으로 보이고 싶지 않았다. 지금도 남의 일까지 도울 여유가 없어졌다고 느낄 때가 있었다. 그럴수록 처음 왜 함께 서명했는지 떠올리려 애썼다. *** 그 사이, 태오는 열람 후 안내문을 쓰는 세딘을 도왔다. 세딘은 공개 가능한 문구 하나를 쓰는 데도 오래 고민했다. “'세 건이 확인됐다'라고 하면 사람들이 세 건의 동의를 확인했다고 읽습니다.” 세딘이 말했다. “그럼 '문서 세 장의 존재를 확인했다'는 건 어떻습니까?” “조금 낫습니다. 다만 그 문서들이 한 봉투에 있었다는 사실과 최초부터 같이 작성됐다는 사실도 구별해야 합니다.” 태오는 문장을 여러 번 고쳤다. 결국 안내문에는 원본이라고 표시된 자료 세 건의 보존 상태만 확인했으며, 의사 표시와 권한은 별도 심사 중이라는 표현이 들어갔다. 그는 자신이 쓰던 물류 장부를 떠올렸다. 상자 세 개가 도착했다는 기록과 상자 안 물건을 모두 검수했다는 기록은 다르다. 창고에서는 누구나 알 법한 차이를, 사람의 이름이 적힌 서류 앞에서는 쉽게 잊었다. “제가 하던 일과 비슷하네요.” 태오가 말했다. “어떤 일이요?” “상자에 '밀가루'라고 적혀 있어도 열어 보기 전에는 밀가루가 들어 있다고 확정하면 안 되는 거요.” “맞습니다. 그리고 상자를 열어 봤다고 그 밀가루가 누구 것인지까지 알 수 있는 건 아니죠.” 태오는 웃었다. “세딘 씨, 기록국에서 오래 일하셨죠?” “불행히도요. 종이를 분류하는 꿈까지 꿉니다.” “저도 요즘 비슷합니다. 꿈에서 발카스 님이 영수증을 안 주시더라고요.” 세딘이 처음으로 소리 내 웃었다. 긴장했던 기록실에 잠깐 온기가 돌았다. 오후에는 다렌 코르에게 최소 대조 절차가 통지됐다. 누군가의 거부 진술서에 코르의 옛 주소 일부와 비슷한 표식이 보였기 때문이다. 태오는 이 사실을 직접 확인하지 않았으므로 전달자로만 참석했다. 코르는 봉투 외형을 보고 턱을 굳혔다. “나는 오래전에도 누가 내 대신 서명했다고 했소.” “그때 들은 이름이 있습니까?” 이벨이 물었다. “확실한 이름은 없었소. 다만 오른손에 붕대를 감고 다니던 때라, 서명해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 누군가에게 읽어 달라고 한 적은 있지.” “읽어 달라고 한 것과 서명 권한을 준 것은 다릅니다.” “나도 압니다. 그때 몰랐을 뿐.” 코르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리네아가 물 한 잔을 건넸다. 태오는 손상된 손목의 흉터를 바라보려다 시선을 거두었다. 흉터로 사람의 진실을 재단하고 싶지 않았다. “오늘 원하시는 건 무엇입니까?” 이벨이 물었다. “내 이름으로 무슨 말을 했다고 적혀 있는지 알고 싶소. 그걸로 다른 사람의 돈까지 넘어간 건 아닌지도.” “자기 부분의 기록부터 확인하겠습니다. 다른 사람 자료는 각각 동의가 필요합니다.” 코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신원 심사는 계속됐다. 그러나 적어도 그는 이제 남이 정해 놓은 이야기 속 인물이 아니라, 자기 이름으로 질문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 해가 진 뒤 파벨시 작은 광장에서 누군가 전단을 나눠 주고 있었다. [동의서 발견! 보증금 청구는 이미 끝난 사건인가?] 태오는 전단을 한 장 받아 읽고 어이가 없어서 웃었다. “이게 무슨 결론입니까?” 판매자는 자기가 쓴 글이 아니라며 어깨를 으쓱했다. 인쇄소 표시도 없었다. 전단에 적힌 문장 중 사실인 것은 '봉투가 발견됐다'는 부분뿐이었다. 리네아가 태오의 손에서 전단을 가져갔다. “공식 안내문과 비교해 달라고 요청해요. 전단 뿌린 사람을 잡겠다며 바로 싸우지는 말고요.” “제가 그렇게 무모합니까?” “가끔은요. 특히 피곤할 때.” 태오는 인정했다. 그는 등록소에 돌아가 확인된 사실만 적은 안내를 부탁했다. 그날 밤, 마르셀은 공개할 수 있는 범위로 문서를 정리했다. [보존 묶음 내 문서 유형은 복수이며, 제목만으로 일괄 동의 또는 권리 양도를 확인할 수 없음. 개별 진위·권한 심사는 별도 진행 중.] 태오는 그것을 읽고서야 집으로 향했다. *** 집 문 앞에는 헤스가 만들어 둔 따뜻한 빵이 놓여 있었다. 종이봉투 안에는 짧은 쪽지가 있었다. [너희 둘 다 제대로 먹고 다녀라. 드래곤보다 굶주린 사람이 더 성질이 나쁘다.] 태오는 웃었다. 리네아가 빵을 반으로 나눠 그의 손에 쥐여 주었다. “당신이 너무 지쳐 보여서요.” “당신도 오늘 오래 서 있었잖아요.” “그러니까 같이 먹는 거죠.” 그들은 계단에 앉아 빵을 먹었다. 지하에는 여전히 오래된 보관소가 잠들어 있었고, 먼 왕실 건물에서는 누군가 이름이 적힌 서류를 지키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태오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사랑하는 사람과 저녁을 먹는 것이었다. 빵을 거의 다 먹었을 때 전달석이 울렸다. 세딘의 메시지였다. [세 번째 문서의 빈 서명란 아래에서 접힌 부속지 흔적 발견. 제거 없이 광학 대조 예정. 부속지는 제7 우편함 현장 방문등록부의 네 번째 동석자를 지칭할 가능성이 있음.] 태오는 빵을 내려놓았다. “또 종이입니까?” 리네아가 물었다. “네.” “좋아요. 그런데 오늘 밤에는 열지 마세요.” 태오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리네아는 웃고 있었지만 눈빛만은 진지했다. “종이는 내일도 거기 있어요. 당신은 오늘 쉬어야 하고요.” 그는 한참 뒤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내일.” 하지만 머릿속에서는 이미 한 문장이 떠오르고 있었다. [대리인이 서명하지 않은 문서 아래, 누군가 현장에 있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그 누군가가 누구인지는 여전히 모른다. 다만 오래된 봉투가 붙잡고 있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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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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