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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드래곤이 우리 집 전세금을 안 돌려준다 · 74화
PAYLUA ORIGINAL · 제74화

74화. 우편함을 샀다고 편지까지 사는 것은 아니다

드래곤이 우리 집 전세금을 안 돌려준다 · 6,142자

오프라인 책장
북부 운송대조 창고는 문을 연 지 반나절도 되지 않았는데 소란스러웠다. 일곱 해 전의 장부를 찾는 사람이 한 명 더 있었다. 김태오는 창고 앞에서 브라운 금고상회의 마차를 보고 얼굴을 굳혔다. “설마 또 채권 매입 제안입니까?” 리네아는 마차 바퀴에 묻은 진흙을 살폈다. “저쪽도 자료를 찾고 있을 수 있어요. 서류를 찾는다고 죄가 되는 건 아니잖아요.” “그건 맞죠. 그래도 제 보증금과 관련 있는 곳마다 먼저 와 있으면 기분이 묘합니다.” “저도 마음은 같아요. 하지만 묘한 기분을 증거로 제출하진 말아요.” 태오는 입을 다물었다. 그 말까지 기억해 둔 모양이었다. 창고 안에서 보관 책임자가 긴 명부를 가져왔다. 마차 운송표, 인수증, 문서 인계표가 같은 날 여러 장소를 오간 것으로 기록되어 있었다. 문제의 7-2 문서는 아직 찾지 못했다. “분실했습니까?” “그렇게 처리한 기록은 없습니다.” 보관 책임자가 말했다. “다만 일부 장부가 창고 통합 때 다른 번호로 묶였습니다.” “번호를 바꾸면 왜 원래 번호도 같이 적지 않았습니까?” “예산이 없었다고 합니다.” 태오는 진심으로 놀랐다. 이세계에서 가장 두려운 마법은 예산 부족이었다. *** 태오는 창고 책임자에게 오래된 우편함 상자를 직접 보기 전에 한 가지를 물었다. “설비 소유권이 바뀌었을 때, 안에 남아 있던 편지는 어떻게 처리했습니까?” “법원이나 보존기관에서 지정한 격리함으로 옮겼습니다. 기록에는 그렇게 나와 있어요.” “실제로 다 옮겨졌는지는요?” “그건 당시 수량표와 대조해야 합니다.” 창고 책임자는 태오를 격리 물품 보존구역으로 안내했다. 열쇠가 여러 개인 철문 뒤에는 낡은 상자가 세 개 놓여 있었다. 브라운이 소유권을 주장하는 상자는 가장 작은 것이었다. 토른은 손을 대지 않고 바깥쪽 이음매만 살폈다. “이 상자는 고대 금고와 재료가 달라. 제7 우편함의 통지 보관 장치이지, 계정 47의 금고 일부라고 보긴 어렵겠어.” “왜 세 고리 문양이 있습니까?” “그건 문양만 보고는 몰라. 같은 도안을 배운 장인이 여럿 있었으니까.” 리네아는 상자 옆의 낡은 이름표를 가리켰다. [제7 임시 보관 우편함. 편지 봉함 확인, 기록 분실 방지.] 태오는 이름표의 끝부분을 읽으며 생각했다. 이 작은 상자는 처음부터 누군가의 삶을 보호하려고 만들어졌을 것이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상자를 소유한 사람과 편지의 주인이 다툼을 벌이게 되었다. “도대체 어떤 상자를 만들어야 이런 일이 없을까요?” “상자를 잘 만들어도 사람들 마음까지 관리할 수는 없지.” 토른이 답했다. 태오는 그 말을 수첩에 옮겨 적었다. *** 태오는 우편함의 겉면에 남은 긁힌 자국도 기록관이 확인하도록 했다. 누군가 일부러 열려 한 흔적처럼 보였지만 토른은 오래된 설비에서는 흔한 마모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흔적 하나에 이야기를 붙이기 시작하면 끝이 없어.” “그러니까 원래 어떤 방식으로 열리도록 만든 상자인지부터 알아야겠네요.” 토른이 만족스럽게 웃었다. “그렇지. 물건은 만든 목적대로 써야 한다.” 태오는 생각했다. 처음 우편함을 만든 사람은 누군가의 편지를 지키려고 했을 것이다. 그 목적을 이해하지 않으면 눈앞의 낡은 철판은 언제든 다른 사람의 재산처럼 보일 수 있었다. 리네아는 상자를 다시 덮는 담당자의 손길을 보았다. 함부로 열지 않는다는 건 답을 피하는 일이 아니었다. 누군가에게 돌려줘야 할 편지를 온전하게 보관하는 가장 기본적인 약속이었다. 태오도 그제야 서두르던 마음을 내려놓았다. *** 창고 안쪽에서는 브라운의 수행원이 설비 인수대장을 열람하고 있었다. 태오가 인사를 건네자 수행원은 급히 장부를 덮었다. “공개 열람 자료라면 같이 봐도 됩니까?” “저희 상회 내부 거래에 관한 내용입니다.” “그럼 안 보겠습니다.” 태오가 물러서자 수행원은 오히려 당황했다. 무조건 다투리라 기대한 사람에게 협조하는 태도가 더 수상해 보였는지 몰랐다. 조금 뒤 브라운이 직접 들어왔다. 그는 낡은 목재 상자 한 개를 지목했다. “이 상자는 우리 상회가 합법적으로 매수했습니다.” 창고 책임자가 매매 목록을 확인했다. 상자 자체의 소유권 이전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봉함된 옛 우편물의 내용과 수령 권리까지 매수한 것은 아니었다. “상자를 가져가겠다면 그 안에 뭐가 있는지 확인할 때까지 보류하겠습니다.” 책임자가 말했다. 브라운이 턱을 굳혔다. “계약서대로라면 우리 물건입니다.” 태오가 조용히 끼어들었다. “그 안에 제 편지가 있으면 편지도 사신 겁니까?” “말이 되는 소리를 하시오.” “저도 그게 궁금했습니다.” 잠시 정적이 흘렀다. 브라운은 입술을 얇게 다물더니 웃었다. “김태오 씨. 어느 나라에서 왔는진 모르겠지만 인간치고는 아주 피곤한 방식으로 말을 하시는군.” “우리 고향에선 계약서만 믿고 보증금을 맡겼다가 피곤해진 사람이 많았습니다.” 태오는 더 이상 설명하지 않았다. 리네아가 그의 팔을 가볍게 잡았다. 감정적으로 이기려 들면 오히려 조사에 흠집이 생길 수 있었다. *** 오후에는 북부 조합의 옛 정관 사본이 발견되었다. 세 고리 문서협동조합은 처음에 가난한 세입자들의 통지를 대리 보관해 주는 비영리 성격의 조합이었다. 비가 오거나 전쟁이 나도 계약서를 잃지 않도록 하려는 목적이었다. “처음 취지는 훌륭했네요.” 리네아가 말했다. “그렇지.” 토른도 동의했다. “금고는 원래 도둑이 아닌 날씨를 막으려고 만든 거니까.” 정관에는 중요한 제한이 있었다. [조합의 통지 보관은 보증금 원금에 관한 처분권·수익권 이전을 포함하지 않는다.] 태오는 그 문장을 여러 번 읽었다. 적어도 초기 규칙은 명확했다. 편지를 보관해 준다고 돈의 주인이 바뀌는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나중에 위임 확인서가 붙은 거군요.” “그 문서가 언제 누구의 권한으로 붙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이벨이 말했다. “그럼 지금 확인된 건 뭡니까?” “당초 사업의 범위가 통지 대행 중심이었다는 사실, 그리고 상자의 매매가 수익권 이전을 곧바로 의미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태오는 입꼬리를 올렸다. 이 정도면 작은 진전이었다. 그는 제7 우편함을 통째로 도둑 맞았다고 생각한 세입자들에게 섣부른 소문이 퍼지지 않도록 요청했다. 이미 시장에서는 '브라운이 우편함 속 금화를 가져갔다'는 이야기가 떠돌고 있었다. 우편함 속에 금화가 있었던 적조차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 늦은 오후에는 브라운 상회의 대리인이 소유권 이전 경위를 설명했다. 당시 폐업한 문서조합은 자산을 처분하면서 '우편함 장치와 부속 보관설비'만 매물로 올렸다. 문서에 적힌 채무·권리 정산 위임은 자산 명세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럼 귀사는 왜 원래 수익권에 관심이 많은 겁니까?” 이벨이 물었다. 대리인은 답을 고르더니 말했다. “사업 검토입니다. 회수 가능한 채권을 사들일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채권 매입 영업과 옛 우편함 관리권은 다른 문제죠.” “그렇습니다.” 태오는 그 답을 제대로 들었다. 브라운의 사업이 합법적인 투자일 수도 있었다. 다만 그 투자 계약이 세입자들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지 자세히 봐야 했다. 소피는 참관인석에서 질문했다. “그럼 저희가 돈을 돌려받으면, 상회에 수수료를 내야 합니까?” 이벨이 고개를 저었다. “개별 계약에 동의한 적이 없다면 그런 의무가 생겼다고 볼 근거는 현재 없습니다. 새 계약을 제시받으면 서명 전에 상담을 받으세요.” 소피가 안도한 듯 어깨를 내렸다. 태오는 자신이 오래전 300금화를 맡길 때 느꼈던 막연한 안심이 얼마나 위험했는지 떠올렸다. '다들 이렇게 한다'는 말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실제로 무엇을 약속했는지였다. *** 날이 저물기 전에 태오는 로벤에게서 운송일지의 무게 기록을 다시 받았다. 그곳에는 옛 우편함 장치의 무게가 기재되어 있었다. 현재 창고에서 확인된 장치의 무게와 조금 달랐지만, 당시 구성품이 모두 포함됐는지는 알 수 없었다. “상자를 바꿨다는 증거입니까?” 로벤이 걱정스레 물었다. “아닙니다. 외부 보호틀이 붙었다가 빠졌을 수도 있어요.” “그래도 내 일지가 쓸모 있었으면 좋겠네.” “충분히 쓸모 있습니다. 확인해야 할 질문이 생겼으니까요.” 로벤은 눈을 좁히고 웃었다. “자네 말은 늘 아리송해. 답이 나오면 좋겠다는 말이 아니라 질문이 늘어서 좋다니.” 태오도 웃었다. “저도 가끔 제가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순간 길 건너편에서 작은 아이가 넘어진 상자를 일으켜 세우는 걸 보았다. 안에 든 종이들이 바람에 흩어지자 아이의 아버지가 달려와 한 장씩 주웠다. 태오는 괜히 그 모습을 오래 바라봤다. 서류 한 장을 찾는 일은 그 종이가 누구에게 돌아가야 하는지를 확인하는 일이기도 했다. 아무리 오래 걸려도, 처음부터 다른 사람의 몫으로 만들어서는 안 됐다. *** 저녁에는 발카스에게서 전령이 왔다. 드래곤은 임대 주택 안전 대기 관리비 126금화에 관한 오래된 입장을 다시 검토하겠다고 했다. 징수 보류 상태는 유지하지만, 자신이 실제 부담한 비용 일부를 따로 청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 와중에 또 돈 달라고 합니까?” 토른이 성을 냈다. “당장 청구한 건 아닙니다.” 태오가 말했다. “이전 보류된 항목을 자동으로 살릴 수도 없고요.” “그 용은 숨만 쉬어도 청구서를 쓸 놈이군.” 태오는 고개를 저었다. 분쟁이 길어진다고 해서 상대가 제출한 모든 자료가 거짓인 것은 아니었다. 필요한 수리가 있었다면 그 내역과 계약상 책임을 따져야 했다. 그는 발카스에게 회신을 보냈다. [비용 청구 시 항목별 근거, 발생 시기, 납부 주체, 기존 철회·징수 보류 항목과의 중복 여부를 함께 제출해 주십시오. 원금 185금화와 임의 상계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리네아는 그의 어깨 너머로 편지를 읽었다. “당신은 정말 사랑 고백보다 이런 편지를 빨리 쓰네요.” “사랑 고백은 상대방 표정을 봐야 해서요.” “그럼 지금 해 보세요.” 그녀가 고개를 돌렸다.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 태오는 마법 주문을 외우는 사람처럼 잠시 숨을 고르다가 말했다. “앞으로도 같이 계약서 봐 줬으면 좋겠습니다.” 리네아는 한동안 그를 바라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거 청혼처럼 들리는데요?” 태오가 얼어붙었다. “아니, 그, 생활상의 협조를 요청한—” “계약서 가져오시면 검토할게요.” 그녀가 그의 볼에 가볍게 입 맞췄다. 토른은 벽에 걸린 못의 상태를 매우 열심히 검사하기 시작했다. *** 저녁에 리네아는 오래된 조합의 정관을 두툼한 노트에 옮겨 적었다. 나중에 다른 세입자들에게 설명하려면 자기 말로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이 문장은 정말 중요해요.” 그녀가 말했다. “어떤 문장요?” “우편물 보관을 맡긴다고 해서 채권까지 맡긴 건 아니라는 문장요.” 태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고향에서도 택배를 맡겼다고 택배 회사가 물건 주인이 되는 건 아니죠.” “택배 회사요?” “물건을 대신 운반하는 일을 하는 곳입니다.” 리네아는 낯선 단어를 몇 번 발음하더니 웃었다. “그렇다면 제7 우편함은 편지를 대신 받아 주는 서비스였던 셈이네요.” “그렇죠. 그런데 서비스를 운영한 사람들이 바뀌면서 원래 계약의 경계를 흐리게 됐을 가능성이 있는 겁니다.” “그 경계가 실제로 무너졌는지는 아직 모르고요.” 태오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 “늘 정확하십니다.” “엘프 중개인은 정확해야 하니까요.” “그리고 제 연인이기도 하고요.” 리네아가 고개를 갸웃했다. “그건 업무와 무슨 관계죠?” “제가 자랑하고 싶어서요.” 그녀의 귀 끝이 살짝 붉어졌다. 태오는 그걸 보고 자신도 놀랐다. 연인이 된 뒤에도 먼저 다정한 말을 하면 오히려 자기가 더 당황했다. *** 밤에 북부 창고에서 확인 문서가 왔다. 문제의 7-2 원본이 다른 번호로 이동됐다는 기록이었다. [이관 목적: 제7 우편함 개함 증빙 일괄 보존.] [이관물: 운송표 1점, 개함 확인표 1점, 봉인 키 목록 1점.] 태오는 '개함'이라는 단어에서 멈췄다. 누군가 상자 안에 무엇을 넣었다는 사실만 아니라, 실제로 뚜껑을 연 기록이 있는 듯했다. “열쇠 목록이 있다면 누가 열었는지도 나올까요?” 리네아가 답했다. “적어도 누가 열 수 있었는지는 알아볼 수 있겠죠.” 아직 죄인은 없었다. 그러나 닫힌 상자를 놓고 서로 권리만 주장하던 싸움은 처음으로 '누가 언제 열었는가'라는 질문으로 옮겨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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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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