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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드래곤이 우리 집 전세금을 안 돌려준다 · 48화
PAYLUA ORIGINAL · 제48화

48화. 금고상회는 주소를 사고 있었다

드래곤이 우리 집 전세금을 안 돌려준다 · 6,046자

오프라인 책장
브라운 금고상회는 금을 사고팔았다. 그것이 가게 간판에 적힌 설명이었다. 그런데 김태오가 조사한 거래 장부에는 금화보다 종이가 더 많이 등장했다. 마차 조합에서 받은 영수증에는 ‘철제 보관함 이동 대기료’라는 항목이 있었다. 지급자는 브라운 금고상회의 계약 대행 계정. 실제 신청인은 누락되어 있었고, 운반 일시는 보관함의 현상 유지 통지가 도착한 다음 날로 잡혀 있었다. “이건 물건이 아직 안 움직였다는 뜻이군요.” 태오가 말했다. 마차 조합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마차만 준비했고, 창고 관리인이 인도를 거절했소. 대기료만 받았지.” “누가 계약을 요청했습니까?” “상회 직원이오.” “이름은요?” “여기 서명이 있소.” 서명은 읽기 어려웠다. 그러나 앞부분 두 글자가 지난번 태오에게 봉투를 내밀었던 젊은 직원의 이름과 같았다. 태오는 그 기록을 바로 넘겨받지는 않았다. 정식 서류로 사본을 요청해 조합 도장을 찍도록 했다. “그렇게까지 해야 합니까?” 조합장이 물었다. “나중에 그 종이에 무엇이 적혀 있었는지 서로 다르게 기억할까 봐요.” “아주 못 믿는군.” “사람을 믿기 위해서 하는 겁니다.” 조합장은 잠시 웃다가 서류에 도장을 찍었다. *** 브라운의 제안을 다시 확인하기 위해 이벨은 상회가 최근 신고한 사업 항목을 살펴봤다. 통상적인 금고 보관과 채권 매입 외에 ‘미확인 수취인 연락 대행’이라는 새로운 계약 분야가 추가되어 있었다. “사람을 찾아 주는 일도 한다는 겁니까?” 태오가 물었다. “계약 상대의 최신 주소를 확인하고 통지를 전달하는 업무라고 설명되어 있습니다.” “그런 걸 왜 상회가 해요?” “채권을 사거나 위탁받는 회사는 사람을 찾아야 돈을 청구하거나 지급할 수 있으니까요.” 리네아는 한동안 서류를 들여다봤다. “그런데 이 사업 등록 날짜가 이상해요.” “왜요?” “계정 47에 연결된 옛 주소 통지 목록을 재조회하기 시작한 직후예요.” 태오는 자신이 처음 브라운을 만났던 날을 떠올렸다. 브라운은 보증금 채권을 포괄적으로 매입하겠다며 후한 값을 불렀고, 47-B 번호를 듣자 제안액을 바꿨다. “그 사람은 처음부터 돈보다 연락권을 얻고 싶었던 걸까요?” 이벨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현재 확인된 것은 통지대행 업무를 신고했다는 사실과 계정 47에 관심이 있다는 정황뿐입니다. 그 둘을 연결하려면 구체적인 계약이 필요해요.” “그러면 계약을 봐야겠네요.” “적법한 권한이 있을 때만요.” 태오는 한숨을 내쉬었다. *** 그날 오후 소피가 조정실을 찾아왔다. 그녀에게 건네졌던 조기 정산 신청서에는 빈칸이 많았다. 다행히 소피는 태오의 조언대로 서명하지 않고 상담을 요청해 두었다. “상회 직원이 다시 찾아왔어요.” “무슨 말을 했습니까?” “돈을 빨리 받고 싶으면 자기들이 연락처와 지급 권한을 관리해 주겠다고요.” “실제 얼마를 준다고 했나요?” “그건 심사 뒤에 정한대요.” 태오는 가슴이 답답해졌다. 아이를 데리고 하루하루 살아가는 사람에게 ‘곧 돈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은 거의 약속처럼 들릴 수 있었다. 소피는 종이 한 장을 더 꺼냈다. [연락 수령 대행 및 필요시 지급 권리 위임.] 이벨이 눈을 가늘게 떴다. “이 두 문장은 같은 일이 아니에요.” “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연락만 받아 준다더니 나중에는 돈을 대신 받아 간다고 적혀 있더라고요.” “서명하지 않은 건 잘하셨습니다. 물론 대리인에게 일정 권한을 맡기는 계약 자체가 모두 잘못된 건 아니지만, 권한 범위와 지급 조건이 정확해야 합니다.” 소피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혼자였으면 그냥 도장을 찍었을 거예요.” 태오는 그녀를 바라봤다. “아직 돈이 급한 건 그대로잖아요. 다른 합의안을 찾을 수 있는지 함께 알아보죠. 상회를 무조건 거절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조건을 알고 결정하셔야 한다는 거예요.” 소피가 고개를 끄덕였다. 태오는 마르셀에게 다른 세입자들도 비슷한 서류를 받았는지 조심스럽게 물었다. 당사자 동의 없이 계약서를 모을 수는 없었다. 그래서 정식 안내문을 만들었다. 연락 대행과 채권 양도의 차이, 금액 빈칸에 서명하지 말 것, 원본을 반드시 보관할 것. 단순한 세 줄이었다. 리네아는 그 안내문을 읽고 말했다. “당신, 이제 정말 중개인 일을 해도 되겠어요.” “자격증이 필요하지 않습니까?” “필요하죠.” “그럼 안 하겠습니다.” “그렇게 빨리 포기해요?” “저는 지금 전세금 받는 일만으로도 직업이 세 개입니다.” *** 태오는 소피에게 받은 서류를 그대로 들고 다니지 않았다. 그녀가 동의한 부분만 사본으로 복사하고, 이름과 주소를 가린 뒤 이벨에게 검토를 맡겼다. 권리 위임이라는 말 하나 때문에 어떤 사람은 자신의 돈을 받을 사람을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었다. “연락을 대신 받아 주는 서비스는 유용할 수도 있겠죠.” 태오가 말했다. 이벨은 고개를 끄덕였다. “특히 거주지를 자주 옮기거나 글을 읽기 어려운 사람에게는 도움이 됩니다. 문제는 대리인의 권한 범위예요.” “계약서를 읽을 수 없는 사람이 어떻게 그 범위를 이해합니까?” “그래서 설명 의무와 독립 상담 창구가 필요합니다.” 마르셀은 공동 분쟁 안내문에 상담 가능한 날짜를 적어 게시하는 데 협조했다. 제안하는 업체 이름을 비난하지 않고도 주의해야 할 계약 유형을 설명할 수 있었다. 태오는 그날 간단한 설명회를 열었다. 참가자는 다섯 명뿐이었다. 헤스와 로벤, 소피, 그리고 처음 보는 두 사람. 그는 준비한 예시를 식탁 위에 놓았다. “이 종이는 우편물만 받는 위임이고, 이 종이는 돈까지 대신 받는 위임입니다. 이름이 비슷해도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한 중년 남성이 물었다. “돈을 대신 받아 준다면 편한 거 아닙니까?” “편할 수 있죠. 다만 그 사람이 돈을 받았을 때 본인에게 언제 지급되는지, 수수료가 얼마인지, 위임을 취소할 수 있는지 확인하셔야 합니다.” 헤스가 물었다. “그럼 아예 안 맡기는 게 좋겠네?” “그것도 선택입니다. 하지만 집이 먼 분은 대리인이 필요할 수도 있어요.” 태오는 자신이 정답을 파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다. 각자가 설명을 듣고 선택할 수 있게 돕는 것이 전부였다. 설명회 뒤 로벤이 그의 어깨를 쳤다. “예전에는 우리 같은 사람에게 계약을 읽어 주는 사람이 없었지.” “저도 여전히 잘 모르는 게 많습니다.” “그래도 모른다고 말해 주는 사람은 귀하네.” 그 말을 듣고 태오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 해가 질 때쯤 리네아는 옛 통지업무에 사용하던 안내장을 찾아왔다. 수취인의 이름은 주소와 항상 함께 보관하지 않는다는 규정이었다. 분실하거나 유출될 경우 신원을 알 수 없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렇다면 이름표만 훔쳐서는 돈을 받을 사람을 찾기 어렵겠군요.” “맞아요. 반대로 주소만으로는 누가 수익권자인지도 확정할 수 없죠.” “브라운이 두 가지를 모두 찾고 있다면요?” “그건 조사해 봐야죠.” 리네아는 종이 위에 두 개의 원을 그렸다. 한쪽에는 계약번호, 다른 쪽에는 통지 주소라고 적었다. 둘을 연결하는 표가 있으면 누가 어떤 통지를 받아야 하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그 표가 사라졌다면?” “서로를 확인하기 어렵겠죠. 그래서 재발송 대장이 중요할 수 있어요.” 태오는 사유부에 적혀 있던 임시 대체 참조번호를 떠올렸다. 지급을 위한 명단과 연락을 위한 명단 사이의 연결이 끊겼다면, 금액 차이도 거기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었다. 그는 종이를 접으며 말했다. “지금까지 금고에 돈이 얼마 있나만 생각했는데, 누구에게 연락할지도 중요하군요.” “처음부터 사람들 이야기였잖아요.” 리네아의 말은 맞았다. 처음부터 중요한 것은 숫자에 붙은 사람의 삶이었다. 태오는 그 단순한 사실을 잊지 않으려고 장부 맨 앞에 세입자들의 이름을 다시 적었다. 누구의 주소를 찾든 그 사람의 동의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는 메모도 덧붙였다. *** 브라운과의 공식 면담은 시장 회의실에서 열렸다. 브라운은 새로운 사업 등록과 소피에게 전달한 서류를 부인하지 않았다. “합법적인 연락 대행입니다.” “계약 문구에는 지급 권리 위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벨이 말했다. “위임을 요청할 수 있다는 뜻일 뿐입니다.” “그렇다면 각각의 선택권과 수수료를 분리해 명시해야겠습니다.” “이미 수정 중입니다.” 태오가 물었다. “47-B를 처음 보셨을 때 왜 그렇게 큰돈을 제안했습니까?” 브라운이 웃었다. “희소한 옛 권리에는 값이 매겨집니다.” “하지만 그 증표는 조회 요청 수단이지 금고 인출권이 아닙니다.” “물건의 가치는 법적 권한만으로 정해지지 않지요. 어떤 정보를 찾는 데 도움이 될지도 모르는 물건이라면 그 정보가 가치일 수도 있습니다.” “그 정보가 세입자의 주소라면요?” 브라운은 즉답하지 않았다. “나는 불법적으로 주소를 수집하지 않습니다.” “그럼 합법적으로 어떤 주소 정보를 보유했는지 확인하면 되겠군요.” 그는 입술을 다물었다. 이벨이 서류를 덮었다. 그 자리에서 불법을 확정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사람을 찾는 업무를 한다는 설명과 포괄 권리 위임을 제안한 계약서 사이에 확인해야 할 간격이 있다는 점은 남았다. 브라운과의 면담을 마친 뒤 태오는 회의실 뒷문에서 젊은 상회 직원을 만났다. 지난번 봉투를 내밀었던 사람이었다. 직원은 태오를 보자 도망치듯 걸음을 옮겼다. “잠깐만요. 제가 싸우자는 건 아닙니다.” 직원이 멈췄다. “그럼 뭘 원합니까?” “제4 보전 통로 번호를 어디서 들었는지요.” “상회 내부 자료에서 봤습니다.” “누구한테서 받은 자료입니까?” “거기까지는 말할 수 없습니다.” 태오는 물러섰다. “그럼 지금 대답하실 필요 없습니다. 다만 그 자료가 공개 가능한 것이었는지 상회에서 확인해 달라고 전해 주세요.” 직원은 두 사람 사이의 짧은 침묵을 견디지 못했다. “저는 계약 서류를 전달했을 뿐입니다.” “그 말도 기록해 둘까요?” “아니요. 제발. 아직 아무 일도 확정되지 않았잖아요.” 태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그래서 단정하지 않으려고 하는 겁니다.” 직원은 뒤돌아갔다. 태오는 그를 쫓지 않았다. 권한도 없었고 그럴 이유도 없었다. 다만 직원이 아주 무서운 얼굴이었다는 사실만은 오래 마음에 남았다. 누군가가 불법을 저질렀는지는 몰라도, 누군가는 이 계약을 몹시 두려워하고 있었다. *** 저녁 무렵 마르셀의 전달석이 울렸다. 새로 발견한 것은 돈이 아니라 ‘반송 기록’이었다. 7년 전 북부 통지창구로 보낸 서류 일부가 수취인 불명으로 돌아왔는데, 그중 몇 건에는 재발송 승인 표시가 찍혀 있었다. 문제는 재발송 주소를 적은 별도 대장이 현재 자료 묶음에서 빠져 있다는 것이었다. “어디서 빠진 겁니까?” 태오가 물었다. “아직 모르겠습니다. 분실일 수도 있고, 다른 기관으로 이관됐을 수도 있습니다.” “제4 보전 통로에 있었다면요?” 마르셀이 잠시 생각했다. “그렇다면 운반 기록과 보관함이 관련 있을 가능성은 있습니다. 그러나 확인 전에는 말할 수 없습니다.” 토른이 듣고 있다가 말했다. “오래된 금고에 돈을 넣는 것도 어렵지만, 누구에게 주어야 할지를 적은 종이를 지키는 건 더 어렵다.” 태오는 그 말을 수첩에 적었다. 그날 밤, 리네아는 그가 집에 들어올 때까지 현관에서 기다렸다. “오늘은 또 누구의 주소를 찾았어요?” “정확히는 주소가 없어졌다는 사실을 찾았죠.” “당신은 어떻게 그렇게 불행한 발견을 자랑스럽게 말해요?” “없어진 게 무엇인지 알아야 찾을 수 있으니까요.” 리네아가 부드럽게 웃으며 그의 손을 잡았다. “그럼 오늘은 제 주소를 찾는 건 어떨까요?” “리네아 씨 집이잖아요.” “알아요. 그냥 같이 걸어 달라는 뜻이었어요.” 태오는 뒤늦게 알아듣고 웃었다. “그럼 지금 갈까요?” 두 사람은 달빛 아래서 잠깐 골목을 걸었다. 집들이 하나둘 불을 끄고 있었다. 그때 마르셀의 마지막 통지가 왔다. [북부 통지창구 재발송 대장 이관 목록 중 ‘제4 보전 통로 수장함’ 기재 확인. 실제 수장함과 동일 물품인지는 미확인.] 태오는 리네아의 손을 놓지 않았다. 찾고 있던 것은 금화가 든 상자가 아닐 수도 있었다. 금화를 받을 사람의 이름과 주소를 보관하던 상자일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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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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