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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드래곤이 우리 집 전세금을 안 돌려준다 · 32화
PAYLUA ORIGINAL · 제32화

32화. 마부의 일기에는 손등이 나오지 않는다

드래곤이 우리 집 전세금을 안 돌려준다 · 6,028자

오프라인 책장
로벤은 처음에 다렌이 돌아왔다는 말을 듣고도 말을 믿지 않았다. “그 친구는 약속을 어기지 않았어.” “무슨 약속이요?” “돌아오겠다고 했거든.” 김태오는 로벤의 오래된 마구간에서 잠시 말을 잃었다. 기다리는 사람이 일곱 해 동안 자신을 지탱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믿음이 있었다. 그것을 성급하게 확인하거나 부정할 권리는 태오에게 없었다. “오늘 보실 사람이 진짜인지 아직 모릅니다.” “알아.” 로벤은 마른 손으로 말의 등을 쓸었다. “그래서 네가 왔잖느냐. 내가 잘못 기억하는 것까지 적으려고.” “맞습니다.” “그렇다면 차부터 마셔라. 오늘 따라 젊은 것들이 다 수첩을 들고 와서는 사람을 심문하는군.” 리네아가 작은 찻잔을 받으며 웃었다. “태오 씨한테 전염됐나 봐요.” “그건 병입니까?” 태오가 물었다. “법률 관련 만성 질환 같은데.” 로벤이 소리 내 웃었다. 그 웃음이 가라앉은 뒤, 태오는 일곱 해 전의 이야기를 꺼냈다. 마부의 일기에는 다렌이 남문 나루터로 가는 날, 그가 짐의 무게를 물었다는 기록이 있었다. 그날 마차를 끌던 말은 검은 털의 암말 로지였다. 마부에게는 특별할 것 없는 정보지만 바깥사람에게는 몰랐을 내용이다. 로벤은 일기장을 펼쳐 보여 주었다. [로지가 사료를 절반 남김. 다렌이 물었다. ‘왕실 문서도 비에 젖습니까?’ 나는 답했다. ‘젖지 않는 건 세금 고지서뿐이지.’] “정말 이렇게 말씀하셨습니까?” “내 말이 마음에 들었는지 그 친구가 웃었지.” “그 말을 그 사람이 기억하면 진짜겠군요.” 리네아가 말했다. “아닙니다.” 태오가 고개를 저었다. “이 일기를 봤다면 답할 수 있잖아요.” 로벤은 수첩을 덮었다. “그래서 어떻게 하자는 게냐?” “그분에게 먼저 자유롭게 기억을 이야기해 달라고 하죠. 우리가 가진 말을 먼저 알려 주지 않고요.” 로벤은 태오의 얼굴을 오래 바라봤다. “어쩌면 넌 다렌하고 비슷하구나.” “그분도 꼼꼼했습니까?” “그 사람은 자기 돈 때문에 시작했는데, 어느 날부턴 다른 사람 장부까지 들고 뛰어다녔다.” 태오는 대답하지 않았다. “너도 그런 얼굴을 하고 있어.” *** 마르셀은 로벤을 정식 입회인으로 등록했다. 진술 전에 서로 만나 대화를 나누지 않게 했고, 고령의 증인이 피곤하면 언제든 중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칭 다렌은 오전에 등록소로 왔다. 손등의 화상 자국은 여전했다. 그는 로벤을 보자마자 의자에서 일어나려 했다. “앉아 계십시오.” 마르셀이 말했다. “먼저 개인 진술입니다.” 남자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 노인이 날 못 알아보면 어쩌죠?” “알아보지 못한다는 것만으로 가짜가 되는 건 아닙니다.” “그렇다면 알아봐도 진짜가 아니라는 거군.” “그렇습니다.” 남자는 한숨을 쉬었다. “정말 싫군요.” 태오는 그 심정이 조금 이해되었다. 진실을 아는 사람에게 확인 절차는 모욕처럼 들릴 수 있다. 하지만 가짜가 진실을 대신할 기회를 줄 수는 없었다. “일곱 해 전 로벤 씨와 마지막으로 어떤 이야기를 나누셨습니까?” 남자는 천천히 대답했다. “빗길에서 마차가 미끄러질까 봐 짐을 너무 많이 싣지 말라고 했습니다. 나는 손바닥만 한 문서함을 들었으니까 괜찮다고 했고, 로벤은 짐이 무거운 건 무게보다 비밀 때문이라고 농담했어요.” 그런 표현은 로벤의 일기에 없었다. 마르셀은 그대로 적었다. “그날 타고 간 말의 이름은요?” “로지가 아니었소?” 리네아의 손끝이 잠깐 떨렸다. 마르셀은 고개를 끄덕이지도 저어 보이지도 않았다. “왜 그렇게 기억하십니까?” “로지는 왼쪽 뒷다리가 약해서 나룻길을 싫어했소. 그러면 로벤이 늘 자기보다 말이 더 똑똑하다고 투덜거렸거든.” 마르셀이 기록을 마쳤다. 복도 밖에서 기다리던 로벤의 일기를 아직 제시하지 않았다. “손등의 화상은 그때 생겼습니까?” “그보다 뒤입니다. 북쪽 교각에서 문서함을 회수하려다 봉인등이 터졌어요.” “그 사건에 관한 목격자는요?” “아는 이름은 하나 있소. 하지만 지금 살아 있는지 모릅니다.” “이름을 말씀하시겠습니까?” “세벨.” 태오는 놀랐다. 세벨은 중앙 운송보관소에서 기록을 해독해 준 은퇴 서기였다. 공개된 사건 진행 과정에서 이름이 언급되었을 수도 있기에 단독 증거는 아니었다. “그분이 당신을 직접 본 적 있습니까?” “내가 보기에 그는 나를 봤습니다. 그가 아직 기억하는지는 모르겠군요.” 기묘하게 정직한 대답이었다. *** 로벤의 입회 진술은 짧았다. 그는 남자가 들어왔을 때 처음에는 입을 벌렸고, 다음 순간 고개를 흔들었다. “다렌 같아.” 남자는 의자에서 몸을 일으켰다. “로벤.” “하지만 내가 기억하는 다렌은 좀 더 말랐지.” “일곱 해 동안 편히 먹지는 못했습니다.” “그 말을 들으니 더 모르겠어.” 태오는 마음이 무거웠다. 어르신의 기억을 공개적인 시험처럼 쓰고 싶지 않았다. 이벨이 두 사람을 말렸다. “오늘은 동일 인물임을 판정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각각의 기억 중 독립적으로 확인 가능한 부분만 분류하겠습니다.” 로벤이 먼저 말했다. “내가 너에게 했던 마지막 농담을 기억하느냐?” 남자는 한참 생각하더니 고개를 저었다. “모르겠소. 세금에 관한 농담이었나요?” “맞지만 그걸로는 부족하다.” 로벤은 시선을 떨어뜨렸다. “정말 내 친구라면 기억 못 하는 게 있어도 용서하겠네. 하지만 네 이름으로 돈이 움직일 수 있다면 나는 쉽게 대답할 수 없어.” 남자가 고개를 숙였다. “그게 맞는 말이오.” 그 말에 태오는 조금 놀랐다. 사람은 가끔 자신에게 불리한 대답을 한다. 그런 대답이 진실을 증명하지는 못해도, 적어도 다음 질문을 할 여지는 남긴다. “당신이 가지고 온 봉투는 왜 최근에 접착부가 바뀌었습니까?” 남자의 표정이 굳었다. “그걸 알아냈군요.” “이유를 말씀해 주세요.” “일주일 전 강을 건널 때 물에 젖었습니다. 겉봉투를 새로 씌웠어요. 원본이라고 말한 건 안에 든 기록이었지 겉봉투가 아닙니다.” “내용물을 보았습니까?” “일부는 보았습니다.” “그게 봉인 기록이었다는 걸 어떻게 아십니까?” “직접 전달받았으니까.” “누구에게요?” 남자가 고개를 들었다. “발카스의 옛 관리인에게.” 회의실의 공기가 달라졌다. *** 발카스의 옛 관리인. 그 말은 아직 특정인을 가리키지 않았다. 관리인은 집을 돌보는 사람일 수도 있고, 금고 열쇠를 관리하는 자일 수도 있었다. 이벨은 용어부터 확인했다. “고용 관계의 관리인입니까, 법률상 계정 관리자입니까?” “이름만 들었소. 두 개의 뜻이 같은지는 나도 모릅니다.” “그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습니까?” “모르겠습니다.” 태오는 펜으로 종이를 눌렀다. 모른다는 대답이 많아지고 있었다. 하지만 적어도 누군가가 명확하지 않은 말로 권리를 주장하는 것보다는 나았다. 등록소를 나와 로벤에게 따로 말을 걸었다. “괜찮으십니까?” “진짜면 좋겠다고 생각했지.”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래. 그런데 지금 당장 그 친구를 껴안았다면 어찌 되었을까? 내가 다른 세입자들 돈까지 걸고 장담하는 꼴이었겠지.” “아닙니다. 기뻐하시는 건 자유예요.” 로벤은 태오의 등을 가볍게 두드렸다. “네가 말하는 방식은 이상하구나. 마음은 마음대로 두고, 서류는 서류대로 두자는 거잖아.” “그게 맞으니까요.” “그런데 너도 그 엘프 아가씨 마음은 서류로 확인하려고 하느냐?” 태오는 헛기침을 했다. “그 이야기는 왜 나옵니까?” “말의 고삐를 잡아도 알지. 둘이 손을 잡을 때마다 길을 돌아가더라.” 태오의 귀가 뜨거워졌다. 리네아는 멀리서 손을 흔들고 있었다. “그건 길이 미끄러워서 그랬습니다.” “날씨 좋은 날도?” 태오는 아주 오랜만에 대답할 증거가 없었다. 등록소에서 나온 태오는 로벤의 오래된 마차를 한 번 더 살펴봤다. 노인은 마구간에 걸린 작은 나무패를 보여 주었다. 그것은 돈을 받고 운송할 때마다 걸어 두던 표식이었다. 일곱 해 전 날짜가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그날 다렌이 운송을 부탁한 게 아니었습니까?” 태오가 물었다. “정식 의뢰는 아니었지. 문서함을 마차로 옮길 수 있는지만 물었어. 결국 다른 길을 택했지.” “어떻게 아십니까?” “내 운송 장부에 비용이 남아 있지 않으니까.” 태오가 장부를 확인했다. 다렌의 이름 옆에는 ‘상담, 미운송’이라는 작은 글씨가 있었다. 그 기록이 실제 운송하지 않았음을 완벽히 보증하지는 않지만, 최소한 마부가 그날 대가를 받았다고 주장하기는 어려워졌다. “문서함이 작았다고 하셨죠?” “손바닥 넷 정도. 그걸 품에 안고 뛰던 사람이었으니 무슨 사정이 있었겠지.” 리네아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때 따라온 사람이 있었나요?” 로벤은 오래 생각했다. 그러다 고개를 흔들었다. “한 사람을 본 기억이 있긴 하다. 회색 장갑을 꼈던 것 같은데 확실하지 않아. 늦가을이었으니까 누구나 장갑을 꼈을 수도 있지.” “오늘 들은 전달자와 연결하기는 어렵겠네요.” “그래. 네가 나중에 헛소리라고 해도 괜찮다.” 태오는 그 말이 마음에 들었다. 증인의 진술이 믿을 만하다는 것은 모든 질문에 확신을 갖는다는 뜻이 아니었다. 기억의 경계를 스스로 아는 것이 오히려 중요했다. 로벤이 마구간 문을 닫으며 물었다. “너는 왜 그렇게 남의 기억을 의심하느냐?” “누군가의 말을 믿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게 무슨 말이지?” “나중에 거짓이었다고 밝혀질 때 그 사람 마음까지 무너지는 걸 막고 싶어서요.” 로벤은 한참 아무 말이 없었다. “네가 참 별난 인간이구나.” “드래곤 집주인 앞에서는 그 정도는 되어야 합니다.” 노인은 태오의 어깨를 두드렸다. 태오는 그 손바닥의 온기가 오래 남는 것을 느꼈다. 로벤이 뒤에서 외쳤다. “이봐, 내 마차 길은 진짜 미끄럽다!” “증거는요?” 태오가 되물었다. 노인은 웃으며 젖은 자갈길을 가리켰다. 그 앞에서는 더는 반박할 수 없었다. *** 오후에 리네아가 태오를 길드 뒤편 작은 온실로 데려갔다. 비가 그친 공기에는 젖은 흙냄새가 남아 있었다. 낮은 유리 천장 위로 은빛 햇살이 흘렀다. “로벤 아저씨가 뭐라고 하셨어요?” “제 걸음걸이를 지적하셨습니다.” “그렇게만 말씀하셨을 리 없는데.” “전문가의 비밀을 지켜야 합니다.” 리네아가 그를 향해 살짝 몸을 기울였다. “그럼 저는 중개 수수료 대신 비밀 하나를 받아야겠어요.” “뭘 원하시죠?” “오늘 다렌 씨 이야기보다 더 궁금한 걸요.” “뭡니까?” “나랑 있는 시간도 사건 조사라고 생각해요?” 태오는 웃음기가 사라진 그녀의 얼굴을 봤다. “아뇨.” “정말요?” “이 시간은 제가 고른 겁니다.” 그녀의 입가가 천천히 올라갔다. “그런 말은 준비해 뒀어요?” “방금 생각했습니다.” “그게 더 위험하네요.” 리네아가 그의 코트 깃을 바로잡았다. 손이 잠시 가슴께에 머물렀다. 태오는 그녀가 얼마나 가까운지 알 수 있었다. 두 사람 사이에 달콤한 정적이 내려앉았다. “태오 씨.” “네.” “때로는 대답보다 표정이 훨씬 분명해요.” 그가 무슨 표정을 짓고 있는지 물으려는 순간, 온실 문이 덜컥 열렸다. 길드 직원이 서류 뭉치를 들고 서 있었다. “리네아 님! 감정 결과가 도착했어요!” 리네아는 눈을 감았다가 떴다. “정말 이 도시는 분위기를 모른다니까.” 직원은 당황했다. 태오는 한쪽으로 비켜섰다. 봉투 겉면의 교체 재료는 최근 것이 맞았다. 대신 봉투 안쪽에서 촬영한 봉인 문양은 약식 기록에 남은 일곱 해 전 주택조합 청산 문양과 세부 자획이 유사하다는 예비 소견이었다. 원본 인증이 아니라 유사성 판정이었다. 그리고 다음 줄이 눈에 들어왔다. [내부 서류 분류표의 필체와 당시 임시 보관인 지정 접수서 필체가 상이함. 동일 작성자 여부 미확인.] 태오는 종이를 접었다. 이 봉투는 오래된 문서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하나의 손으로 만들어진 기록은 아닐지도 몰랐다. “다렌 씨가 직접 쓴 편지가 아닐 수 있겠네요.” “맞아요.” 리네아가 말했다. “그걸 누구에게서 받았는지 찾아야 해요.” 태오는 온실의 젖은 유리를 바라봤다. 다렌을 찾는 수사는 이제, 그를 찾았다고 주장하는 남자에게 문서를 건넨 사람을 찾는 수사로 바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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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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