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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드래곤이 우리 집 전세금을 안 돌려준다 · 23화
PAYLUA ORIGINAL · 제23화

23화. 남문 나루터의 일곱 해 전 화물

드래곤이 우리 집 전세금을 안 돌려준다 · 6,040자

오프라인 책장
남문 나루터는 이름과 달리 파벨시 남문에서 꽤 멀었다. 김태오는 마차에서 내려 물었다. “대체 왜 남문 나루터를 이렇게 멀리 만들어 놓은 겁니까?” 리네아가 강가를 가리켰다. “옛날에는 성벽이 여기까지였어요.” “그럼 성벽을 옮길 때 이름도 바꿨어야죠.” “태오 씨, 전통이라는 게 원래 그런 거예요.” 토른이 뒤에서 말했다. “우리 마을에는 서쪽 다리가 동쪽에 있지.” 태오는 한숨을 쉬었다. “지도를 만든 분과 건축한 분이 서로 말이 안 통했나 봅니다.” 강바람에는 젖은 밧줄 냄새가 실려 왔다. 나루터 창고 앞에는 작은 배들이 줄지어 묶여 있었고, 하역 노동자들이 나무 상자를 옮기고 있었다. 그들이 찾아온 곳은 현재의 배편 매표소가 아니라 오래된 수송 기록 창고였다. “일곱 해 전 여름 장부를 확인하러 왔습니다.” 태오가 접수증을 내밀었다. 창고 책임자는 턱수염을 만지며 말했다. “기록이 남아 있다는 게 놀랍겠지만, 배보다 장부가 오래가는 곳이 여깁니다.” “저희 집도 그렇습니다. 계단은 고쳤는데 계약서는 아직 멀쩡해요.” “계단은 썩고 계약은 사람을 썩이지.” 토른이 덧붙였다. 책임자는 드워프를 마음에 들어 하는 표정이었다. *** 장부가 발견된 것은 지난주 창고 지붕 수리 때문이었다. 새 지붕을 얹으려고 오래된 선반을 옮기던 직원이 봉인된 목제 통을 찾았다고 했다. 안에는 여름철 수송 물품과 취소된 배편의 기록이 있었다. “다렌이라는 사람을 찾으시는 겁니까?” 책임자가 물었다. “기록 속 이름을 확인하고 싶습니다. 살아 있는지, 어디로 갔는지는 아직 몰라요.”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드물군요.” 태오는 이름이 적힌 줄을 보았다. [발송 의뢰인: 다렌.] [물품: 밀봉 문서함 1개.] [발송 예정: 남문 3번 수로.] [처리: 운항 취소. 임시 보관.] “취소 이유는요?” “그해 비가 많이 왔어요. 수문이 고장 났고 하류로 가는 배편이 사흘 동안 끊겼지요.” 태오는 로벤의 일기장을 떠올렸다. 남쪽 수로로 서류를 보낼 계획이었다는 말이 맞아떨어졌다. 하지만 문서함이 어디로 갔는지는 여전히 알 수 없었다. “임시 보관 다음 기록은 없습니까?” 책임자는 다른 장부를 펼쳤다. “여기 반출 구분이 있습니다.” [방식 변경: 육로 이송 요청.] [인수자: 본인 확인 미완료.] [문서함 최종 인도: 확인 불가.] 토른이 눈살을 찌푸렸다. “그럼 이 짐은 여기 남아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렇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책임자가 말했다. “물건이 남았으면 재고가 있어야 하고, 다른 곳으로 옮겼으면 별도 이관 기록이 있어야 해요. 오래된 장부는 둘 다 불완전합니다.” 태오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무엇이 없다는 기록을 보고 곧바로 누가 훔쳤다고 외치는 사람은 이 동네에 이미 너무 많았다. *** 문서함 외관 그림은 작았다. 그러나 토른은 그림 속 모서리 장식을 보고 눈을 가늘게 떴다. “세 고리군.” “편지의 인장과요?” “비슷한데, 여기서 정확히 같은 물건이라고 할 수는 없어. 저 모양은 옛 조합 보관함에도 썼어.” 그는 그림 옆의 각인을 짚었다. [보존용. 권한 실행 불가.] “이건 재미있군.” “왜요?” “이 상자는 금고 열쇠가 아니야. 도면을 보니 사람이 서류를 넣고 봉인한 뒤 누가 열었는지 흔적이 남는 구조지.” 태오가 물었다. “내용물을 확인할 수는 있었습니까?” “강제로 열면 확인은 되겠지. 대신 봉인 훼손 기록도 남아.” “그럼 뜯어보자고 하면 안 되겠네요.” 토른이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은 네가 장인보다 더 신중하구나.” “장인님보다 덜 벌어서 그렇습니다. 잘못 뜯었다고 수리비가 나오면 못 냅니다.” *** 수송 기록을 더 보려던 순간, 낯선 남자가 사무실로 들어왔다. 파란색 운송조합 외투를 입은 젊은 직원이었다. “외부 열람은 여기까지입니다. 상부 지시가 내려왔습니다.” 책임자가 얼굴을 찌푸렸다. “무슨 지시?” “관련 문서는 조사 종료 때까지 이동 금지랍니다.” “이동 금지와 열람 중지가 같은 말이냐?” 젊은 직원은 대답하지 못했다. 태오는 의자에서 일어나 물었다. “지시한 기관과 접수번호를 알 수 있을까요?” “그건…….” “기록을 빼돌릴 생각은 없습니다. 원본 보존에 동의합니다. 다만 이미 허용된 범위의 열람까지 중단해야 하는 근거가 필요한 겁니다.” 그때 뒤쪽 문이 열리며 운송조합의 고참 직원이 들어왔다. “허가 공문을 확인해 보자.” 서류를 읽던 그는 젊은 직원에게 말했다. “여기엔 보존 조치만 있다. 열람 중지라는 말은 없잖아.” “저는 그냥 전달받은 대로…….” “전달받은 말을 옮기는 것과 공문을 읽는 건 다르다.” 태오는 묘하게 안도했다. 자신과 비슷한 말을 하는 사람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었다. 열람은 계속됐다. 대신 문서의 봉인과 보관 상태를 기록한 뒤 담당자의 입회 아래 살펴보기로 했다. *** *** 그들은 곧장 돌아가지 않았다. 나루터 뒤쪽에는 오래된 하역 조합의 식당이 있었고, 수송 기록을 관리해 온 사람 몇 명이 그곳에서 점심을 먹고 있었다. 마르셀의 안내에 따라 태오는 먼저 조합의 정식 자료 협조 허가서를 제출했다. 개인의 이름과 수송 물품을 함부로 물어보지 않겠다는 약속도 적었다. “이런 건 왜 필요합니까?” 토른이 물었다. “남의 일기장을 뒤적이는 것과 다르지 않으니까요.” “그럼 일기장을 본 로벤은?” “본인이 보여 준 겁니다. 차이가 있죠.” 토른은 고개를 끄덕였다. 식당 주인은 일곱 해 전 그곳에서 운반 작업을 했다는 두 사람을 소개했다. 한 명은 여전히 하역 일을 하고 있었고, 다른 한 명은 손목 부상으로 장부 일을 맡고 있었다. “그 여름은 잊을 수 없죠.” 첫 번째 사람이 말했다. “물이 불어나 강물이 도로까지 올라왔어요. 사람보다 문서가 더 많이 떠다녔습니다.” “그날 다렌이라는 사람을 봤습니까?” 태오가 물었다. 남자는 어깨를 으쓱했다. “손님이 하루에도 백 명씩 왔는데 누가 누군지 알겠습니까?” “기억하지 못하셔도 괜찮습니다. 당시 서류함을 운반한 사람이 있었는지만 확인하고 싶어요.” 옆에서 장부 담당자가 말했다. “그해에는 모든 문서함에 빨간 끈을 묶으라는 지시가 내려왔어요. 물에 젖으면 봉인 상태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이유였죠.” “빨간 끈이라면 기록에 남습니까?” “정식 번호라기보다 현장 표시였습니다. 모든 상자에 했으니 특정 물건을 찾을 단서로는 약할 거예요.” 태오는 실망하는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도 중요합니다. 누군가 빨간 끈을 봤다는 이유만으로 다렌 씨 물건이라고 주장하면 안 되겠군요.” 하역원은 태오를 신기하게 바라봤다. “당신은 계속 아닌 걸 찾으러 다니는 것처럼 보여요.” “맞는 걸 찾으려면 아닌 걸 빼야 하니까요.” 남자는 잠시 생각하다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한 가지 더 기억나요. 수로가 막힌 날에는 육로 운송 허가를 받을 때 받는 사람의 이름을 바꾸는 일이 많았어요. 배편의 수취인과 마차편의 수취인이 달라지기도 했죠.” “왜 그랬습니까?” “운송조합끼리 관리 구역이 달랐거든요. 배로 보낼 때는 강 아래 창고, 마차로 보낼 때는 북쪽 교각 중계소로 수취 장소가 바뀌었어요.” “그럼 수취인 변경이 곧 물건 탈취의 증거는 아니겠네요.” “그렇죠.” 태오는 그것도 적었다. 뻔한 설명처럼 들릴 수 있었지만, 일곱 해 전 빈칸에 지금의 의심을 그대로 끼워 넣지 않게 해 주는 정보였다. *** 식당을 나선 뒤 토른은 수로의 오래된 돌벽을 살폈다. 일곱 해 전 수리 흔적이 어디에 남아 있는지 확인하려는 것이었다. “여기 보강석이 다른 색이군요.” 태오가 말했다. “당시 물살 때문에 돌이 벌어졌던 자리야.” “그럼 배가 멈췄다는 기록과 실제 수리 기록을 맞춰 볼 수 있겠네요.” “좋은 생각이군.” 토른이 표면에 손을 얹었다. “하지만 그게 다렌이 여기에 왔다는 증거는 아니야.” “이제 장인님이 먼저 말씀하시네요.” “네가 하도 떠들어 대니 나도 익숙해졌어.” 리네아는 물가에서 갈대 하나를 꺾어 손가락으로 돌리고 있었다. “태오 씨. 만약 다렌 씨를 찾으면 무슨 말을 할 거예요?” “잘 지내셨냐고 물어봐야죠.” “그다음에는요?” “보증금 받으셨냐고요.” 그녀가 큰 소리로 웃었다. “정말 당신다운 순서네요.” 태오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분도 세입자였으니까요.” “제 생각에는 일곱 해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먼저 물을 것 같아요.” “그건 본인이 이야기하고 싶을 때 들어야죠. 저는 처음 만난 사람에게 대뜸 사라진 이유를 묻고 싶지는 않습니다.” 리네아의 웃음이 조금 옅어졌다. “그런 점은 생각 못 했네요.” “누군가 말하기 어려운 일을 겪었을 수도 있으니까요.” 리네아는 갈대를 놓으며 말했다. “그래서 태오 씨가 좋은 거예요.” 태오는 순간 얼어붙었다. “그 말은 그냥 칭찬입니까?” “그럼 뭘로 들으셨는데요?” “확인이 필요합니다.” “또 확인?” 그녀는 그의 손등을 손가락으로 톡 쳤다. “오늘은 확인 안 해 드릴래요.” 토른의 커다란 헛기침이 뒤에서 들려왔다. “이제 돌아갈 준비를 하자. 두 사람의 수수께끼는 마차 안에서도 할 수 있어.” *** 나루터에서 돌아오는 길, 리네아는 평소보다 조용했다. “걱정되세요?” 태오가 물었다. “조금요. 다렌 씨가 남긴 문서함이 중요한 거라면 누군가는 먼저 차지하려 할 수도 있잖아요.” “그럴 수는 있죠. 하지만 중요하다는 것도 아직 추정입니다.” “당신은 가끔 정말 답답할 만큼 조심스러워요.” “오히려 성급해서 몇 번 당했습니다.” “알아요.” 그녀가 태오의 옷깃을 고쳐 주었다. 손끝이 턱 아래를 스쳤다. 태오는 순간 말을 잊었다. “옷에 문서 보관실 먼지가 잔뜩 묻었어요.” “계속 묻어도 괜찮습니다.” “정말요?” “아니, 그게 아니라…….” 그녀가 장난스럽게 웃었다. “나중에 먼지 없는 데서도 이렇게 가까이 서 있을 수 있어요?” 태오는 강 건너로 시선을 돌렸다. “그건 충분히 가능할 것 같습니다.” 리네아는 대답 대신 그의 팔을 가볍게 밀었다. 토른은 마차 위에서 크게 헛기침했다. “두 사람아, 강물도 식겠다. 갈 거냐 말 거냐?” “갑니다!” 태오가 외쳤다. *** 돌아가기 전 태오는 나루터 관리인에게 기록 보존 요청서도 제출했다. 오래된 장부 한 권에 의지해 결론을 내리지 않으려는 조치였다. 관리인은 관련 쪽을 보호 덮개에 넣고, 향후 원본을 다른 창고로 옮길 때에는 이관 기록을 남기겠다고 말했다. 토른은 젖은 나무 선반을 보고 교체를 권했다. 리네아는 그 옆에서 사본을 두 벌로 나눠 정리했다. 태오는 세 사람의 일을 번갈아 보았다. 금고를 찾는 일은 처음엔 혼자 하는 싸움 같았지만, 이제는 각자 다른 것을 지키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서류 하나의 번호를 알아내기 위해서도 배달원, 수로 관리인, 건축 장인, 중개인이 필요했다. 그는 모두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토른은 괜히 어깨를 들썩였다. ‘고맙다는 말보다는 다음엔 밥을 사.’ 리네아가 바로 끼어들었다. ‘제가 먼저 약속했어요.’ 태오는 기어이 식사비마저 쟁탈전이 되는 모습을 보며 웃었다. 태오는 손에 남은 먼지를 털었다. 나루터의 장부는 모든 질문에 답하지 않았지만, 추측 하나를 사실처럼 믿는 실수는 막아 주었다. 오늘의 성과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 집에 도착하자 마르셀이 보낸 회신이 와 있었다. 나루터 기록과 관련해 공동 분쟁 사건에 자료 목록이 추가됐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마지막 줄이었다. [일곱 해 전 수송 기록에 등장하는 육로 이송 요청서는 운송조합 중앙 보관소에서 별도 관리합니다. 신청인 동의 또는 적법한 열람사유 확인 필요.] “이제 중앙 보관소군요.” 태오가 중얼거렸다. 리네아가 웃었다. “다음에는 어디까지 갈까요?” “제 보증금이 왕국 전체를 구경시키기 전에 돌아왔으면 좋겠네요.” 태오는 새 접수서를 작성했다. 일곱 해 전 문서함은 여전히 행방이 묘연했다. 다렌이 직접 가져간 것인지도 알 수 없었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해졌다. 그가 관리권 등재 신청을 제출한 직후, 다른 곳으로 보내려고 했던 봉인 서류가 있었다. 그 서류의 존재 자체는 더 이상 소문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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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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