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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드래곤이 우리 집 전세금을 안 돌려준다 · 196화
PAYLUA ORIGINAL · 제196화

196화. 왕실이 지운 것은 편지가 아니었다

드래곤이 우리 집 전세금을 안 돌려준다 · 6,003자

오프라인 책장
왕실의 공식 심리실에는 천장이 높았다. 높은 천장은 꼭 필요한 걸까. 태오는 문 앞에서 생각했다. 발카스가 정식으로 입회한다고 해서 용의 머리가 천장까지 닿는 것도 아니었다. 그래도 기관들이 위엄을 위해 공간을 크게 만드는 일은 이세계에서도 낯설지 않았다. 심리는 오래된 수신 완료 색인의 정정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것이었다. 감찰실이 남긴 ‘자동 수신란 기재 취소 요청’의 원문이 다시 검토됐고, 북부 기준판과 베라 퀸의 미도착 목록에 관한 허가된 대조 의견이 제출됐다. 사유가 없는 이름 공개는 금지됐다. 태오는 기록방 대표로 자료 배열만 도왔고, 각 세입자의 법적 청구는 이벨과 독립 대리인들이 맡았다. “오늘 모든 보증금을 돌려주라는 결정이 나오나요?” 방청석의 누군가가 물었다. 마르셀이 먼저 답했다. “오늘 심리의 범위는 기록의 표제와 통지 처리 상태입니다. 개별 반환 청구와 금전 지급은 다른 절차입니다.” 태오는 뒤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누군가 실망하는 기색이 보였다. 하지만 심리가 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또 다른 실망의 시작이었다. *** 첫 번째 증언자는 세딘이었다. 그는 제0호 관측소의 기계 수신 로그와 왕실 감찰실의 요약 색인을 나란히 놓았다. 같은 사건번호라도 ‘송신’, ‘관측소 수신’, ‘지상 연락소 인계’, ‘개인 교부’는 각각 독립 단계였다. “후대 요약에는 어느 단계가 생략됐습니까?” 의장이 물었다. “기계 수신과 개인 교부의 구분이 사라졌습니다. 그 결과 일부 항목이 개인에게 통지가 완료된 듯 검색됐습니다.” “그럼 실제 개인 교부가 없었다는 사실이 증명된 겁니까?” “모든 항목에 대해 그렇지는 않습니다. 오늘 대조된 특정 항목에서는 교부 완료의 직접 증빙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판단입니다. 다른 경로의 실제 수령 가능성은 사람별로 조사해야 합니다.” 의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두 번째 증언자인 디아나는 북부 보존구역의 기준판을 설명했다. 기준판은 여러 해의 서식 인영을 대조하는 물건이었지만 그 물건을 보관한 기관이 47-C 원표식의 권한을 취득한 것은 아니었다. 실제 원표식 소지자는 여전히 확인 대상이었다. “기준판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제3자가 금고의 관리인이 될 수 있습니까?” “아니요.” “그럼 표식의 부재가 세입자들에게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유입니까?” “그런 뜻도 아닙니다.” 방청석에서 작은 웅성거림이 일었다. 태오는 이 두 대답이 긴 조사 끝에 얻은 핵심이라고 생각했다. *** 세 번째 순서는 당사자의 진술이었다. 소피가 단상에 올랐다. 그녀는 누적 일부 반환금 20금화를 직접 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하되, 과거 미교부 통지와 나머지 청구를 분리했다. 아이의 이름과 현재 주소를 밝히지 않기로 한 결정도 그대로 유지했다. “저는 편지가 왔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소피가 말했다. “하지만 그때 제게 도착한 편지를 누가 보여 줬는지 확인할 수 없었어요. 나중에는 제가 확인했다고 적힌 기록까지 있다고 했고요.” 의장이 물었다. “지금 요구하시는 것은 무엇입니까?” “제게 실제로 전달된 문서가 무엇인지 설명받고 싶습니다. 제가 받지 않은 편지를 받은 것으로 표시한 기록은 정정해 주세요. 그리고 돈을 돌려받는 문제는 제 계약에 따라 따로 계속하겠습니다.” 그녀는 짧게 인사하고 내려왔다. 태오는 박수를 치고 싶었지만 공식 심리실의 규정을 지켰다. 대신 그녀와 눈이 마주치자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헤스는 자신의 빵집 때문에 계약 문서를 오래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로벤은 먼 길을 오간 운송표의 시간과 편지의 실제 전달을 혼동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 다렌 코르는 자기 이름으로 직접 읽은 진술서를 제출했다. 어느 누구도 태오가 대신 결정한 결론을 들고 오지 않았다. “이 사람들이 다 저와 같은 말을 해야 합니까?” 발카스가 낮게 물었다. 태오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각자 다른 말을 할 자격이 있습니다.” 발카스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 심리실의 휴식 시간에는 작은 상담 창구가 따로 운영됐다. 오래된 기록이 정정된다고 하면 사람들은 곧바로 자신의 계약도 바뀌는지 궁금해했다. 담당자는 계약번호와 신분을 공개된 자리에서 말하지 않아도 되도록 별도 방을 마련했다. 태오는 그 옆에서 대기하다가 질문을 듣게 됐다. “제 아버지는 이미 돌아가셨습니다. 그럼 예전 편지가 기계에 도착한 기록은 어떻게 확인하죠?” 세딘은 차분하게 설명했다. 가족관계와 자료 접근 권한을 확인하는 절차가 있고, 열람할 수 있는 범위는 관련 법령과 보존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었다. 돌아가신 분이 편지를 받았다는 뜻으로 기록돼 있어도 실제 개인 교부를 증명하는 자료가 있는지는 따로 살펴야 했다. “그럼 기록이 틀렸다면 자동으로 돈을 돌려받습니까?” “그 부분은 원래 계약과 현재 청구 관계를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질문한 사람은 실망한 듯했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태오는 그가 손에 쥔 낡은 봉투를 보고 오래전 자신의 계약서를 떠올렸다. 무엇이든 한 번에 해결해 주겠다는 말이 얼마나 달콤한지 알았다. 동시에 그 말이 사실이 아닐 때 얼마나 긴 실망을 남기는지도 알았다. 대기실 벽에는 새로운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기록 정정 신청, 개인별 청구, 금전 수령은 서로 다른 절차입니다. 필요한 안내를 요청하십시오.] 태오는 그 아래에 별도 연락 창구와 신청 서식이 함께 안내된 것을 보고 안도했다. 과거에는 ‘완료’라는 한마디가 질문을 막는 벽이 되었지만, 지금은 최소한 질문을 어디에 제출할지 알 수 있었다. 소피가 그에게 다가왔다. “저 안내문, 어렵지 않을까요?” “어떤 부분이요?” “‘개인별 청구’라는 말이요. 사람들은 자기 돈 달라는 말이 이렇게 어려운 이름을 가진 줄 모를 거예요.” 태오는 잠시 생각했다. 그리고 담당자에게 일반 시민용 설명을 덧붙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예전에 편지를 받았는지 확인하는 일과, 아직 받을 돈을 청구하는 일은 다릅니다.] 직원은 그 문장을 메모했다. 공식 표현을 없애지는 않더라도 쉬운 말로 뜻을 설명하는 안내는 만들 수 있었다. “이게 낫겠어요.” 소피가 말했다. “소피 씨가 제일 잘 아실 겁니다.” 그녀는 한숨을 쉬다가 웃었다. “옛날에는 서류를 보는 것도 무서웠어요. 지금은 적어도 모르는 문장을 물어볼 수 있어요.” 태오는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누군가를 대신해 왕실을 이겼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누군가가 스스로 질문할 수 있게 된 이야기가 남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린 하르델도 창구에 들렀다. 그녀는 오래전 업무에서 놓친 부분을 모두 밝힐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늘처럼 원문을 없애지 않고 수정이력을 남기는 방식이 당시에도 더 잘 작동했더라면 좋았겠다고 했다. “저희 세대는 종이를 보존하면 일이 끝났다고 생각하기도 했어요.” “지금은 사람에게 닿는지도 확인하려고 합니다.” 태오가 답했다. 린은 미소 지었다. “그렇다면 우리보다 한 걸음 더 갔군요.” 태오는 그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한 걸음인지 열 걸음인지보다 다음 사람이 같은 실수에서 다시 시작하지 않도록 하는 일이 중요했다. 심리실의 종이 울렸다. 사람들은 제각각 다른 질문을 품고 자리로 돌아갔다. 태오는 종이를 너무 많이 들고 온 탓에 손이 아팠지만 마음은 조금 가벼웠다. 다음번에는 질문을 하는 사람의 목소리를 더 많이 듣고, 자기 설명은 더 짧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 왕실 담당자는 오래된 ‘기재 취소 요청’의 승인 처리 이력을 발표했다. 당시에 원문을 수정하라는 제안은 일부 보존대장에 접수됐지만, 후대 검색 색인으로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문서로 확인됐다. 원본 신호를 지우라는 명령은 아니었다. 개인 교부가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완료로 표시한 요약을 수정하라는 취지였다. 태오는 한숨을 쉬었다. 왕실에서도 누군가는 그 실수를 알아차렸다. 그러나 문서가 여러 곳을 돌고 담당자가 바뀌면서 실제 검색표에는 오래된 잘못이 남았다. 반드시 악의를 가진 사람의 계획이어야만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그 때문에 사람들은 오래 불편을 겪었다. 의장은 결정문을 낭독했다. “오늘 심사된 특정 통지 기록들에서 기계 수신을 개인 교부 완료로 표시한 후대 요약 항목을 정정 대상으로 확정한다. 원본 신호와 원본 문서를 삭제하지 않고 수정 이력과 교부 증빙 여부를 함께 보존한다. 직접 교부 증빙이 없는 계약에 대해서는 개별 재검토와 필요한 재통지 절차를 안내한다.” 그는 잠시 쉬었다. “이 결정은 모든 관련 계약의 권리를 일괄 이전하거나, 특정 개인에게 금고 인출권을 부여하거나, 모든 보증금이 자동 지급되었다고 인정하는 결정이 아니다.” 태오는 그 말을 끝까지 듣고 수첩을 덮었다. 이번에는 ‘정정 예정’만이 아니었다. 대상과 조치가 분명히 적힌 공식 결정이었다. 이제 기관들이 실제로 반영했는지는 다음 단계에서 확인해야 했다. *** 발카스는 발언 기회를 요청했다. 청문장 전체가 잠시 긴장했다. 과거의 발카스는 위협적인 목소리로 문제를 끝내려 했으니까. 그러나 드래곤은 단상에서 몸을 숙였다. “나는 내 금고의 관리권이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세입자들에게 빚진 돈을 늦게 돌려주었다.” 태오는 숨을 멈췄다. “오늘 결정이 내 잘못을 모두 설명해 주지는 않는다. 나는 따로 가진 재산으로도 계약 의무를 이행할 수 있었고, 그 일을 너무 늦게 시작했다.” 발카스는 잠시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내가 이미 갚은 사람도 있고 아직 갚지 못한 사람도 있다. 그들이 자기 권리를 확인하는 데 내 이름이 장애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 방청석은 조용했다. 화려한 사과는 아니었다. 드래곤이 금화를 더 가져온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책임을 어떤 항목으로 나누어야 하는지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말하는 모습이었다. 이벨은 그것이 법적 채무 변제나 완전한 합의와 같지 않다고 기록했다. 태오는 그 주석이 오히려 발카스의 말에 무게를 준다고 생각했다. 말로 끝나지 않으려면 말과 행동을 분리해 두어야 했다. *** 점심이 지난 뒤 서고 직원들은 실제 색인 변경 절차를 시작했다. 원문을 그대로 보존하고, 수정 전 검색어와 수정 후 검색어, 처리 담당자와 일자를 함께 남기는 방식이었다. 태오는 허가된 비식별 화면으로 한 항목의 전후를 보았다. [기존: 개인 교부 완료.] [정정: 관측소 기계 수신 확인. 개인 교부 증빙 별도 검증 필요.] 그 짧은 문장을 보는 순간 그는 지난 세월이 조금 되돌아오는 듯했다. 오래전 소피가 ‘받았다’고 기록된 편지는 소피가 직접 받은 적이 있었는지 여전히 확인 대상이었다. 이제는 적어도 기록 자체가 그녀의 말을 반박하는 거대한 벽처럼 서 있지 않게 됐다. “이게 끝입니까?” 젊은 직원이 물었다. “아니요.” 태오가 답했다. “하지만 바로잡은 한 줄은 끝났습니다. 다음 사람에게는 그다음 줄을 알려 줘야죠.” 그 말은 자신에게도 해당했다. 영원히 모두의 사건을 붙잡고 살 필요는 없었다. 전문 기관과 당사자들이 계속 처리할 수 있도록 기준과 자료를 남겨 두는 일이 그의 마지막 역할일 수 있었다. *** 저녁에는 리네아가 작은 축하 식사를 준비했다. 태오는 일이 끝난 것처럼 굴지 않으려 했지만, 그녀는 오히려 그를 앉혀 놓았다. “한 줄이 제대로 고쳐진 날에도 축하할 수 있어요.” “다른 세입자들은 아직 돈을 다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다음 일을 계속해야죠. 그렇다고 오늘 잘된 일을 없던 것처럼 만들 필요는 없잖아요.” 태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발카스에게서 연락이 왔다. 드래곤은 왕실의 정정 결정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었다고 했다. 태오는 먼저 물었다. “부속 문서도요?” “그것도 읽었다.” “그러면 오늘은 축하할 만하네요.” “인간, 왜 너는 내가 글을 읽은 것만으로 축하하려 드느냐?” “옛날에는 그게 불가능해 보였으니까요.” 드래곤은 한참 침묵하다가 낮게 웃었다. 리네아는 통신이 끝나자 태오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오늘은 여기까지예요. 내일의 장부는 내일 봐요.” 태오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 왕실이 지운 것은 편지가 아니라 잘못된 확신 한 줄이었다. 이제 누군가는 그 빈자리에서 자기 말을 다시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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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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