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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드래곤이 우리 집 전세금을 안 돌려준다 · 190화
PAYLUA ORIGINAL · 제190화

190화. 감시자의 표식은 누구를 지켰나

드래곤이 우리 집 전세금을 안 돌려준다 · 6,600자

오프라인 책장
왕실 긴급 보존 감찰실에서 보낸 초대장은 조용했다. 긴급 소환장도 아니었고 모든 사건의 최종 판정문도 아니었다. [제0호 관측소 및 47-C 계열 기록의 봉함 목록 추가 대조 결과 설명. 이해관계자에 대한 비식별 설명회.] 김태오는 새집 서재에서 편지를 읽고 리네아에게 건넸다. “오늘도 가야 할까요?” 그녀가 물었다. “제가 해야 하는 역할이 있는지 먼저 확인하겠습니다.” “예전 같으면 이미 가방을 싸고 있었을 텐데.” “이사하고 나니 할 일이 많아졌어요.” “어떤 일인데요?” “아침 식탁 치우기, 쓰레기 내놓기, 토른 씨에게서 마당 화분 하중 검사 결과 받기.” 리네아는 웃었다. “좋아요. 그 세 가지 끝나면 감찰실에 가도 돼요.” 태오는 그녀의 머리칼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그는 자신이 오랫동안 찾던 평범한 생활을 이제야 시작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 설명회에서는 왕실 감찰실의 기록 보존 담당자와 세딘, 디아나, 마르셀이 함께했다. 발카스와 바렌도 참석했지만 발카스는 출입문 근처의 큰 의자에 앉았다. 개인의 원금 반환이 끝났다고 다른 사람의 사건을 독점할 이유는 없었다. 세딘은 먼저 사실을 정리했다. “제0호 관측소의 자동 신호 수신과 개인 교부 완료는 별개라는 옛 권고가 확인되었습니다. 후대 색인 중 일부가 그 구별을 충분히 드러내지 못했다는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그럼 과거 서류가 전부 무효가 됩니까?” 헤스가 물었다. “아닙니다. 오늘의 설명회는 개별 계약의 무효나 채무 변제를 한꺼번에 결정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소피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은 이미 여러 번 들었지만 오늘은 덜 실망스러웠다. 적어도 자신의 의사와 자료를 별도로 살피는 절차가 열려 있었다. *** 디아나는 이번에 확인된 새 보존 목록을 펼쳤다. 고산자료 위탁실에서 봉함 원자료와 별도로 보관하던 표식 관리 목록의 사본이었다. 기존에 발견한 목록대조본과 등록 날짜가 달랐다. “이 목록에는 47-C 계열의 기준 인영을 확인하기 위해 봉함 검사를 요청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태오가 물었다. “실제 원표식이 발견됐습니까?” “아직 아닙니다. 지금 확인된 것은 실물 대조를 요청한 문서와 별도 보관 대상 표식 목록의 존재예요.” 태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 단계에서는 표식의 소유권도, 감시 권한도, 실제 그 표식을 가지고 있었던 사람도 밝혀지지 않았다. “그럼 목록에 적힌 목적은 무엇입니까?” 디아나가 한 줄을 읽었다. [개별 통지 완료 여부와 분쟁 계정의 집행 감시 기록을 독립 대조하기 위한 표식 참조.] “감시 기록 자체를 대조하는 도구였다는 뜻이군요.” 태오가 말했다. “그렇게 읽을 근거는 됩니다. 다만 실제 표식의 기능과 사용 권한을 확정하려면 정관과 원본이 필요합니다.” *** 그다음 공개된 것은 임시 감사관의 인수 예정보류를 설명하는 내부 지침이었다. 태오는 린 하르델의 증언을 떠올렸다. 린은 임시 감사관 직책을 맡은 기간이 있었지만 문제의 봉투를 직접 받았다고 입증되지는 않았다. 새 지침에는 중요한 문장이 있었다. [원문 봉투의 최종 인수 확인 전에는 후대 요약색인의 개인 교부 완료 판단에 활용하지 말 것.] “옛날에도 이런 안전장치가 있었군요.” 리네아가 말했다. “있었다는 건 확인됩니다. 그것이 모든 기록에 제대로 적용됐는지는 별도로 확인해야겠지요.” 세딘이 답했다. 태오는 발카스의 표정을 살폈다. 드래곤은 신경이 곤두선 것처럼 보였으나 화를 내지는 않았다. “내가 당시에 사람들의 계약을 먼저 확인했어야 했다.” 그의 목소리가 회의실에 울렸다. “금고가 막혔다는 사실을 핑계로 돌려줘야 할 돈을 미뤄서는 안 됐다.” 그 말에 태오는 짧게 고개를 숙였다. 자신의 원금은 이미 모두 돌아왔다. 이제 그 말을 듣고 싶은 사람들은 그보다 다른 세입자들이었다. *** 회의가 끝나기 전 마르셀은 각 세입자의 상황을 확인했다. 소피는 누적 20금화 일부 반환과 본인 직접 재통지 사실을 확인했다. 헤스는 10금화 일부 반환, 로벤은 8금화 일부 반환 사실을 말했다. 나머지 금액과 다른 세입자들의 권리는 아직 각 계약에 따라 별도 확인해야 했다. “저는 새 기록을 더 보고 싶습니다.” 소피가 말했다. “하지만 아이의 주소가 공개되는 건 원하지 않아요.” “그 범위를 존중하겠습니다.” 마르셀이 답했다. 헤스는 빵집 운영 때문에 면담 시간을 조정해 달라고 했다. 로벤은 오래된 운송표를 다시 제공할 의사가 있지만 자신이 모든 문서를 직접 인계한 사람으로 기록되기를 바라지 않았다. 태오는 그 대화를 들으며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법률과 기록의 공통점은 사람을 한 줄로 요약하는 데 있지 않았다. 서로 다른 삶을 가진 사람들이 자기 목소리를 잃지 않도록 도움을 주는 데 있었다. *** 오후에는 브라운이 보존기관에 별도의 서식을 제출했다. 그가 인수한 설비와 역사적 문서의 관계를 분명히 하는 서류였다. 옛 세 고리 문서조합의 이름과 비슷한 표식을 사용한 장비가 많았으나 그것이 특정 개인의 채권을 넘겨받았다는 뜻은 아니었다. “그동안 당신이 제 회사를 여러 번 의심했지.” 브라운이 태오에게 말했다. “불분명한 부분을 질문했습니다. 의심만으로 누가 잘못했다고 결론 내리지는 않았고요.” “이번 대조에서 우리 회사가 낸 자료가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나?” “공개 가능한 인영 도안의 구별에는 도움이 됐습니다. 다만 출처가 다른 문서와의 연결은 추가 검증이 필요하겠죠.” 브라운은 잠시 말이 없었다. 그러다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은 여전히 상대하기 어렵군.” “그건 제가 장부를 좋아해서입니다.” “나는 돈을 좋아하지.” “그것도 잘 기록해 두셔야겠네요.” 둘은 짧게 웃었다. 감정이 누그러졌다고 모든 의혹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서로의 말에 정확히 대답하는 것은 가능한 일이었다. *** 왕실 기록관은 마지막 자료를 공개했다. 일곱 해 전 감찰실의 ‘인수 예정보류’ 뒤에 작성된 봉함물 경로 목록이었다. 표제가 낯설었다. [47-C 계열 독립 대조 기준물: 북부 봉함 보존구역으로 보관 위치 변경 요청.] 태오가 물었다. “그럼 47-C 원표식이 북부로 옮겨졌다는 뜻입니까?” “그렇게 확정할 수 없습니다.” 세딘이 말했다. “우선 기준물의 이동 요청이 있었다는 기록입니다. 실제 이관 완료는 별도 인수증이 필요합니다.” “기준물이라고 하면 기준 인영판일 수도 있겠군요.” 디아나가 덧붙였다. “맞습니다. 47-C 원표식 자체와 기준 인영판은 구분해야 합니다.” 태오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지난 오랜 조사 끝에 새로운 장소가 나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쫓아갈 이유와 쫓아가지 않을 이유를 함께 적을 수 있었다. 서류 하단에 별도 봉인번호가 있었다. 북부 봉함 보존구역은 제0호 관측소의 산악 안전관할과 달랐다. 왕실 중앙부 기록에서 한 번 더 공식 확인해야 하는 장소였다. *** 설명회 뒤 발카스는 태오에게 조용히 말했다. “네가 처음 내 동굴에 왔던 날을 기억한다.” “저도 기억합니다.” “네가 내게 보여 준 계약서를 나는 우습게 여겼지.” “그랬죠.” “이제는 내가 사람들에게 보여 줄 종이를 준비하고 있다.” “금화도 함께 준비하셔야겠죠.” “알고 있다.” 발카스는 피곤한 듯 웃었다. 태오는 그가 이미 자신의 300금화를 모두 돌려줬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의 남은 계약이 있으므로 이 이야기를 이제 완전히 끝났다고 할 수는 없었다. “드래곤 님.” “왜 부르느냐?” “다음에는 누군가 편지를 받았다고 적기 전에 실제로 받았는지 물어보시면 좋겠습니다.” “그러마.” 그 약속은 금화처럼 손에 쥘 수는 없었지만 앞으로 행동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 왕실 설명회 도중 소피는 한 차례 더 발언 기회를 요청했다. 이번에는 과거 통지에 관한 논쟁이 아니라 오늘의 재정에 관해 말하고 싶다고 했다. “저는 금화 스무 닢을 일부 돌려받았습니다. 하지만 그 돈을 받았다고 해서 일곱 해 전 서류에 동의한 건 아닙니다.” 마르셀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구분은 기록하겠습니다.” “그리고 예전 서류를 모르는 사람이 제가 얼마나 받았는지로 제 의견을 평가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회의실이 조용해졌다. 소피는 잠시 떨리는 숨을 고르고 말을 이었다. “저한테는 지금 사는 집과 아이가 중요합니다. 그 시절에 어떤 편지가 어디서 멈췄는지도 알고 싶어요. 하지만 그보다 먼저 제게 물어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태오는 고개를 숙였다. 자신도 처음 공동 조사를 시작했을 때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신 내겠다는 욕심이 있었다. 이제는 소피의 말이 더 정확했다. 헤스도 손을 들었다. “나는 화덕을 고쳤지만 여전히 계약 원금이 남았소. 내가 받은 열 닢은 내 돈의 일부였지, 나머지를 잊었다는 뜻이 아니오.” 로벤이 웃었다. “나는 로지의 마구를 고쳤지. 그 말을 꼭 기록해 주시오. 돈이 사람에게 돌아오면 실제로 할 일이 생긴다는 뜻이니까.” 사람들이 가볍게 웃었다. 태오는 공통 발표 자료의 ‘세입자 현황’이라는 표제를 지웠다. 그 자리에 ‘계약별로 당사자가 선택한 공개 범위’라고 적었다. 작은 수정이었지만 사람들을 하나의 사건번호 아래 묶는 방식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 감찰실 복도에서는 린 하르델이 세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린이 비공개로 제출한 근무명부 대조 요청은 진행 중이었다. 태오는 그들이 대화를 마치기를 기다린 뒤 허가된 범위에서 인사를 했다. “옛 기록이 도움이 되었습니까?” 린이 물었다. “당시에도 기록을 고치려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다만 누가 어떤 문서를 실제로 받았는지는 아직 검증해야 합니다.” 린은 안도한 듯 미소 지었다. “그렇게 말해 줘서 고맙군요. 오래전 실수를 바로잡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고 해서 모든 일을 제대로 했다는 뜻은 아니니까요.” “네. 그래도 그분들이 그런 문제를 제기한 기록이 남아 있다는 건 중요하죠.” “맞아요. 우리가 모두 영웅이거나 죄인일 필요는 없겠지요.” 태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떠나려 하자 린이 덧붙였다. “서류를 아끼되 사람을 더 아끼세요. 저희 세대는 가끔 그 순서를 반대로 기억했거든요.” 태오는 그 말을 한참 마음에 담았다. 검은 산맥의 고대 드래곤에게서 돈을 받아낸 뒤에도 계속 기록을 따라가는 이유가 무엇인지,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았다. *** 저녁 전 북부 봉함 보존구역 담당 기관의 외부 목록이 한 장 도착했다. 요청이 있었다는 사실과 목록의 현재 보존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공고였다. 태오는 그 종이를 펼쳐 마지막 줄을 읽었다. [관련 봉함물: 수량 대조 미완. 현물 인수 여부 심사 대상. 외부 열람 불가.] “그럼 실제로 옮겨졌다고 단정할 수 없겠네요.” 태오가 말했다. 세딘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다음 단계는 인수기록과 봉인 목록의 대조입니다. 47-C 원표식 실물과 기준 인영판이 같은 것인지도 미확정이니, 공고만 보고 소지인을 특정해선 안 됩니다.” 태오는 종이를 접었다. 예전 같으면 새로운 보존구역이라는 이름만 듣고 당장 마차를 탔을 것이다. 지금은 관할과 허가를 확인하는 편이 더 낫다는 걸 알았다. 무엇보다 새집에서 그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었다. 리네아에게서 편지가 왔다. [오늘은 창가에 꽃병을 놓았어요. 늦으면 저 혼자 저녁 먹을 거예요.] 태오는 웃으며 짧게 답했다. [지금 돌아갑니다. 오늘 기록은 필요한 만큼만 정리했습니다.] 그는 바쁜 발걸음으로 조정소 계단을 내려왔다. 해결되지 않은 사건이 있다는 사실과 돌아갈 곳이 있다는 사실은 서로 모순되지 않았다. *** 저녁, 태오와 리네아는 새집 마당의 화분 곁에 앉았다. 발카스가 가져온 커다란 석재 화분에는 작은 새싹이 올라왔다. 토른이 만들어 준 받침대는 튼튼했다. “오늘 어떤 사실을 알아냈어요?” 리네아가 물었다. 태오는 손가락을 접어 가며 말했다. “감찰실이 원문과 요약본의 차이를 알고 있었다는 근거가 더 생겼고, 47-C 기준물을 북부로 옮기려 했다는 요청 기록도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원표식이 옮겨졌다는 증거는 아닙니다.” “그럼 여전히 할 일이 남았네요.” “그렇죠. 다만 모두 제 일이 될 필요는 없어요.” 리네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아주 마음에 드네요.” 태오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 두 사람이 함께 살기 시작한 집은 드래곤의 금고보다 훨씬 작았다. 그러나 이 작은 집 안에서는 각자의 이름과 자리가 분명했다. 그날 밤 태오는 수첩을 펼쳤다. [본인 보증금: 300금화 완납, 잔액 0.] [소피: 12+8=20금화 일부 실수령.] [헤스: 10금화 일부 실수령.] [로벤: 8금화 일부 실수령.] [47-C: 원표식 실제 소지자와 관리권 미확정. 북부 봉함 보존구역으로 기준물 이동 요청 기록 발견, 실제 인수 확인 필요.] 그는 수첩 맨 아래에 문장을 하나 더 적었다. [누가 돈을 받았는가를 묻기 전에, 누가 무슨 기록을 받았는가를 정확히 구분할 것.] 리네아는 그의 어깨에 기대어 속삭였다. “이제 수첩 덮어요. 오늘은 우리 집에서 쉬는 날이에요.” 태오는 웃으며 책을 덮었다. 먼 검은 산맥 위에는 달이 떠 있었다. 누군가의 돈을 가둔 금고, 오래된 통지를 오해하게 만든 장부, 아직 찾지 못한 감시 기준물의 흔적이 그 산 너머 어딘가에 남아 있었다. 그러나 태오가 걸어 들어갈 집은 바로 여기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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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0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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