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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드래곤이 우리 집 전세금을 안 돌려준다 · 187화
PAYLUA ORIGINAL · 제187화

187화. 마법 기계가 편지를 읽는 방법

드래곤이 우리 집 전세금을 안 돌려준다 · 6,142자

오프라인 책장
왕실 기록국 앞마당에 오래된 통지 기계가 설치되었다. 현역 장비가 아니라 교육용으로 만든 복제품이었다. 사람 머리만 한 수정 구슬 아래 세 개의 황동 바퀴가 돌아갔다. 태오는 기계 앞에 선 아이들을 보고 고개를 갸웃했다. “오늘은 공개 시연입니까?” “네.” 아델 마린이 답했다. “우리 문해교실도 초대받았어요. 학생들에게 기록의 뜻을 알려 주려는 거래요.” 토른이 기계 옆을 두드렸다. “실제 제0호 관측소 장비와는 달라. 원리만 비슷하게 보여 주는 거야.” “그 점을 꼭 안내해야겠네요.” “이미 저기 써 있다.” 커다란 현수막에는 ‘역사적 업무 절차를 설명하기 위한 복제품이며 개별 사건의 증거가 아닙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태오는 그 문장이 마음에 들었다. 리네아가 그의 옆에서 속삭였다. “당신은 이런 행사를 유원지보다 좋아하죠?” “드래곤이 타는 놀이기구보다 안전하잖아요.” “드래곤에게 들리겠어요.” *** 시연은 세 단계였다. 직원이 종이 쪽지를 첫 번째 투입구에 넣자 수정 구슬이 붉게 빛났다. “발신 완료입니다.” 직원이 외쳤다. 다음에는 두 번째 바퀴가 돌며 종이 조각 하나를 밀어냈다. “수신 장치 도착입니다.” 아이들이 박수쳤다. 그러나 마지막 장치 앞에 서 있던 배우는 일부러 손을 뻗지 않았다. “이제 수신자가 편지를 받았습니까?” 직원이 물었다. “아니요!” 아이들이 외쳤다. “왜 아니죠?” “저 사람이 안 받았잖아요!” 태오는 웃었다. 핵심은 아이들에게도 분명했다. 종이가 기계 안에 도착한 것과 사람이 읽은 것은 달랐다. 직원은 마지막 바퀴를 돌렸다. 배우가 종이를 받아 서명하자 세 번째 등이 켜졌다. “이것이 실제 교부 확인입니다. 물론 실제 세상에서는 전달자의 기록과 수령자의 권한 등을 더 확인해야 합니다.” 그 말을 듣고 태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주 복잡했던 사건의 출발점이 이렇게 간단한 시연으로 설명될 줄 몰랐다. *** 발카스도 관객 속에 서 있었다. 드래곤은 처음에는 팔짱을 끼고 시큰둥한 표정이었다. 그런데 한 아이가 손을 들었다. “저 사람이 편지를 받기 전에 죽으면 어떻게 돼요?” 교사는 곧바로 설명했다. “그때는 대리 수령 권한이나 별도 송달 절차가 있는지 확인해야겠죠. 임의로 받은 걸로 적으면 안 되고요.” 아이가 다시 물었다. “드래곤이 대신 받으면요?” 갑자기 모든 시선이 발카스에게 향했다. 발카스는 난감한 듯 헛기침했다. “내가 왜 남의 편지를 받겠느냐.” “드래곤은 날 수 있잖아요. 더 빨리 갖다줄 수 있어요.” 잠깐 침묵이 흘렀다. 태오가 대답했다. “전달하는 건 도와줄 수 있겠지만, 받는 사람이 허락하지 않은 권한까지 생기는 건 아니야.” 발카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날개는 권리증이 아니다.” 아이들은 그 말을 듣고 폭소했다. 드래곤의 얼굴은 더욱 곤란해졌다. *** 시연 뒤 작은 청문이 이어졌다. 제0호 관측소의 옛 기록을 현재 설명문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가 주제였다. 세딘은 실제 원본에 기계 반응과 당직자 확인, 지상 연락소 인계, 개인 교부란이 따로 있었다는 사실을 설명했다. 디아나는 수정 시계의 오차 가능성을 말하며, 날짜만 보고 한 사건의 단계가 끝났다고 단정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시연은 이해를 돕는 겁니다. 특정 사건의 실제 교부 여부를 판정하는 자료로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태오는 자신이 만들어 온 세 단계 표보다 두 항목이 더 많은 새로운 교육표를 보았다. 실제 현장에서는 적어도 다섯 종류의 확인이 필요할 수 있었다. “좋군요.” 태오가 말했다. 마르셀이 물었다. “어떤 부분이요?” “끝났다는 말 대신 어디까지 됐는지 보여 주는 부분요.” 그는 자신이 처음으로 보증금을 돌려받으러 갔을 때 발카스가 ‘금고 처분이 막혀 있다’고 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그 말만 믿었다면 지금도 돌아올 돈을 기다렸을지 모른다. 그러나 계약상 반환 의무가 별개라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 점심은 문해교실 아이들과 함께 먹었다. 아델은 태오에게 수업이 도움이 됐느냐고 물었다. “제가 설명할 때보다 아이들이 빠르게 이해하던데요.” “당신이 너무 어려운 말부터 시작하는 건 아닐까요?” “그럴 수도 있죠.” 아이 하나가 물었다. “아저씨는 드래곤에게서 진짜 돈을 다 받았어요?” “응. 내 계약의 원금 삼백 금화를 다 받았어.” “그럼 이제 드래곤이랑 친구예요?” 태오는 잠시 생각했다. “적어도 서로 약속을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 이야기할 수는 있게 됐어.” “그럼 친구는 아닌 거네요.” “그렇다고 적이라고 하기도 어렵지.” 아이들은 복잡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델이 부드럽게 웃었다. “어른 사이가 늘 간단한 건 아니지.” 태오는 샌드위치를 한 입 베어 물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다 끝났다고 쉽게 말하지 않는 일인지도 몰랐다. *** 오후에는 구 관측소 자료 정정 담당에게서 보고서 일부가 왔다. 교육용 시연과 별개로, 실제 후대 색인에 ‘수신 완료’라고 표기된 항목 가운데 원문이 ‘장비 수신 반응’인 사례가 여럿 확인되었다는 내용이었다. “그럼 소피 씨 사건도 그렇게 됐다는 뜻인가요?” 리네아가 물었다. “아직은 아니에요. 계약번호와 통지 경로를 별도로 대조해야 해요.” 태오가 답했다. 디아나는 추가 확인 대상으로 원문의 자동 생성 시각과 후대 색인 작성 시각을 요청했다. 담당 기관은 한 번에 모든 자료를 내주지 않았다. 대신 특정 연도와 문서형식을 좁혀 신청하라고 안내했다. 태오는 요구대로 범위를 좁혔다. 과거에는 절차가 느리다는 말만 들으면 답답했지만 지금은 필요한 범위를 정하면 오히려 빨라질 수 있음을 알고 있었다. *** 저녁에는 소피가 공개 설명회를 보러 왔다. 아이에게는 태오가 만들어 준 작은 모형을 선물했다. 소피는 시연의 마지막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기계에 불이 들어왔는데도 사람이 받지 않았잖아요.” “네. 다만 소피 씨 당시 계약의 개별 기록은 다른 자료로 판단해야 합니다.” “알아요. 그래도 사람들이 이제는 그런 말을 들으면 함부로 제가 편지를 받았다고 하지 않을 것 같아요.” 그 말에 태오는 안도했다. 법률적 결론은 여전히 남아 있었지만 오늘 설명회가 당사자에게 작은 숨구멍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분명했다. 소피가 돌아간 뒤 발카스가 태오에게 다가왔다. “나는 처음에는 이런 시연이 우습다고 생각했다.” “왜요?” “인간들이 종이 하나 받는 데 너무 많은 절차를 만든다고 여겼으니까.” “지금은요?” “그 종이 하나 때문에 오래 기다리게 된 인간들이 있다는 걸 안다.” 태오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 공개 시연에 참석했던 사람 중에는 마법 통신 업무를 실제로 해 본 노인이 있었다. 그는 시연이 끝난 뒤 손을 들어 질문했다. “저건 아주 간단한 모형이지요. 실제 산악 관측소에는 눈이 오면 사람 대신 자동으로 확인 버튼을 누르는 장치도 있었소.” 토른이 고개를 끄덕였다. “일반적으로 그런 보조 장치가 있던 시기는 맞아. 다만 제0호 관측소의 문제 기간에 그 기능이 켜져 있었는지는 원본 점검기록을 봐야 하지.” “그럼 왜 오늘 시연에서는 안 보여 줬소?” “사람이 직접 교부받는 단계와 기계가 신호를 받는 단계를 먼저 설명하는 행사니까요.” 교육 담당자가 대답했다. 노인은 불만스러운 듯 수염을 만졌다. 태오는 그에게 다가가 일반적인 옛 장비 운용 방식에 대해 물었다. 노인은 습기에 약한 마력 접점 때문에 버튼이 두 번 눌릴 때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런 현상이 문제의 기록에도 있었다고 생각하십니까?” “모르지. 난 그날 관측소에 있지도 않았으니.” “그럼 오늘은 기술 가능성으로만 적겠습니다.” 노인은 호탕하게 웃었다. “당신은 재미없는 사람이구먼.”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기록하는 사람이라면 맞는 태도지.” 태오는 그 노인이 제공한 일반적인 장비 사용 경험을 별도 참고자료로만 표시했다. 특정 사건의 원인으로 쓰려면 실제 점검 기록이나 당시 사용자의 설명이 더 필요했다. *** 문해교실의 학생들은 행사 뒤 작은 연극을 준비했다. 역할은 발신자, 중간 전달자, 수령자, 기록 담당자였다. 아델은 종이 상자에 각각 다른 색의 끈을 달아 아이들이 구분하기 쉽게 했다. “자, 너는 어떤 역할이니?” “저는 우체통이에요.” “우체통은 편지를 받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우체통은 사람이 아닌데요!” 아이들이 웃었다. 태오는 배경에서 고개를 끄덕이며 연극을 보았다. 수령자 역할을 맡은 아이가 일부러 무대 밖으로 나가자 기록 담당자 역할의 아이가 커다란 도장을 들고 멈췄다. “왜 안 찍니?” 아델이 물었다. “아직 받을 사람이 안 왔어요.” “그럼 무엇을 적을까?” “우체통에 도착했다고만 적어요.” 아델이 박수쳤다. 태오도 따라 쳤다. 자신은 수십 장의 장부와 오랜 청문을 거쳐 배운 일을 아이들은 작은 무대에서 이해했다. 잠시 뒤 수령자 역할의 아이가 다시 등장했다. “이제 받았어요!” “그럼 어떤 기록이 필요할까?” “이름이랑 날짜요. 그리고 제가 진짜 그 편지 받을 사람인지도요!” 그 말을 들은 태오는 깜짝 놀랐다. 단순히 서명 하나를 받는 것으로도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아이가 정확히 짚었다. 아델은 태오의 표정을 보고 웃었다. “공부하는 사람은 아이든 어른이든 비슷하죠.” “오늘은 제가 배웁니다.” *** 저녁에 발카스는 시연기계를 보며 한참 서 있었다. 바렌이 다가와 오늘 재원 검토표를 건넸다. 드래곤은 그 문서를 펼치려다 다시 시연기의 세 번째 등불을 바라봤다. “내가 처음 세입자의 계약서를 받았을 때도 이렇게 확인했어야 했겠지.” “계약서 자체는 받으셨습니다.” 바렌이 말했다. “하지만 사람이 그 종이로 무엇을 지키려 했는지는 듣지 않았지.” 바렌은 잠시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고개를 숙였다. “오늘부터라도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의 대화를 들은 태오는 먼저 말을 끼워 넣지 않았다. 드래곤이 스스로 자기 행동을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할 때도 있었다. 발카스는 결국 지급 검토표를 조심스럽게 접었다. “이 종이는 아직 지급이 아니지.” “그렇습니다.” 바렌이 대답했다. “그러면 다음에는 정말 지급할 수 있는 돈을 준비해 오겠다.” 태오는 멀리서 그 모습을 보며 미소 지었다. 지난 몇 달 동안 발카스가 배운 가장 중요한 문장은 짧았다. 적혀 있다는 사실과 일어났다는 사실은 다르다. 마지막으로 아델은 아이들에게 오늘 수업의 가장 어려운 문제를 냈다. “편지를 받았는데 내용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한 아이가 즉시 대답했다. “받은 건 받은 거고, 싫다는 건 싫다고 말하면 돼요.” 태오는 웃었다. 어른들이 일곱 해 동안 뒤섞은 두 가지를 아이는 한 문장으로 갈라 놓았다. 그는 그 문장을 수첩에 적고, 나중에 공개 교육자료의 예시로 쓰려면 아델의 허락을 받겠다고 했다. 시연장에 켜진 등불 세 개가 차례로 꺼졌다. 태오는 마지막 등불을 오래 바라봤다. 사람을 위한 기술은 사람이 실제로 무엇을 받았는지 설명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제 역할을 한다. 그런 생각이 마음에 오래 남았다. 그날은 배움이 많은 하루였다. 아이들은 시연기계를 둘러싸고 마지막으로 신호가 울리는 소리를 들어 보았다. 같은 소리라도 누군가는 발송이라고 말하고 다른 누군가는 수령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그날 배운 학생들은 소리가 뜻하는 단계를 다시 물어볼 줄 알게 됐다. 태오는 그것만으로 충분히 가치 있는 행사였다고 생각했다. *** 그날 밤 태오와 리네아는 새집에 놓을 램프를 골랐다. 그는 장부를 읽기에 좋은 밝은 램프를 원했고, 리네아는 저녁에 눈이 편안한 부드러운 빛을 원했다. “둘 다 놓으면 안 됩니까?” 태오가 물었다. “서재엔 둘 다 놓아도 되죠. 침실은 제가 고른 걸로 해요.” “왜요?” “침실에서도 서류 읽으려는 사람을 막으려고요.” 태오는 대꾸하지 못했다. 그녀는 웃으며 그를 팔짱 꼈다. 새 집에서는 기계가 보낸 신호보다 사람의 목소리를 먼저 듣는 시간이 많아졌으면 했다. 그는 램프 두 개를 계산하고 상자에 조심스럽게 담았다. 밤늦게 디아나가 덧붙인 회신 한 줄이 도착했다. [원문과 후대 색인의 단계 불일치 사례 일부 확인. 특정 권리자 교부 여부는 계약별 검증 계속.] 태오는 수첩에 옮겨 적었다. 오늘의 시연은 사건의 판결이 아니었다. 다만 사람이 없는 곳에 붙여 놓은 ‘수령 완료’라는 낱말을 다시 읽게 만드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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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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