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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드래곤이 우리 집 전세금을 안 돌려준다 · 168화
PAYLUA ORIGINAL · 제168화

168화. 소피에게 돌아온 대답할 기회

드래곤이 우리 집 전세금을 안 돌려준다 · 6,264자

오프라인 책장
재검토 심사 결과가 나오는 날, 소피는 평소처럼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었다. 우유를 챙기고 신발끈을 묶어 주는 데 걸린 시간은 늘 같았다. 달라진 것은 돌아오는 길에 그녀가 자기 자신에게 ‘오늘은 내가 직접 듣는다’고 말한 것뿐이었다. 파벨 등록관 마르셀은 소피에게 심사 결과를 설명하기에 앞서 확인사항부터 읽었다. 과거의 후대 색인이 소피 계약에 관하여 ‘업무 집계 수신 완료’를 ‘당사자 교부 완료’처럼 인용했던 부분은 이미 공식 정정되었다. 이번 심사는 그 뒤에 남은 개인별 교부 증빙이 충분한지 살펴보는 절차였다. “현재 확보된 자료만으로는 당시 소피 씨에게 해당 통지가 직접 교부되었다고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소피는 손가락을 꽉 잡았다. “그럼 제가 받지 못했다는 말이 인정된 겁니까?” “그 당시 전혀 받지 않았다는 사실까지 모든 경우에 대해 확정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기존 자료만으로 교부 완료라고 취급해서는 안 된다는 판단은 내렸습니다.” “그럼 이제 어떻게 됩니까?” “계약별 재검토를 계속하고, 정당한 통지 절차가 필요한 사항은 새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과거의 권리관계가 자동으로 모두 없어지거나 돈이 곧바로 지급되는 결정은 아닙니다.” 소피는 그 말을 끝까지 들었다. 마지막 문장이 실망스럽지 않은 건 아니었다. 그래도 오늘은 누군가가 ‘이미 받았다고 적혀 있다’는 말로 그녀의 입을 막지 않았다. “제가 확인할 수 있는 자료 목록도 받나요?” “허가 범위에 따라 제공합니다.” “그리고 제 의견도요?” “면담록에 직접 기재됩니다.” 소피가 고개를 끄덕였다. 결과문에는 해당 사안의 재통지 검토와 별도 증거 대조가 필요하다는 문장이 추가되었다. *** 이벨은 면담 뒤 복도에서 소피에게 설명했다. “오늘의 결정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여기에 바로 지급 금액을 적을 수는 없어요.” “알아요. 제 남은 보증금은 별도로 계속 확인해야 하니까요.” “맞습니다. 발카스가 준 12금화는 실제 원금 일부 반환이고, 그 사실 때문에 통지 문제에 대한 이의가 자동으로 사라지지도 않습니다.” 소피는 작은 미소를 지었다. “처음엔 다 어려웠어요. 이제는 어렵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에게 결정을 맡기진 않을래요.” 태오는 그녀를 멀리서 기다리고 있었다. 소피는 스스로 결과문을 들고 와 첫 줄을 읽어 주었다. “직접 교부 확인 불충분. 개별 재검토 지속.” “수고하셨습니다.” 태오가 말했다. “오늘은 축하해도 될까요?” “물론이죠. 돈을 다 돌려받았을 때만 축하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소피는 웃었다. 태오는 그녀가 결과문을 스스로 가방에 넣을 때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발카스는 결과를 듣고 즉시 조정실에 왔다. 그는 예전 같으면 왕실의 판단에 대해 큰 소리로 불평했을 것이다. 이번에는 바렌에게 ‘이 결정이 자신의 계약상 지급 책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먼저 확인했다. “직접 교부 증빙이 부족하다는 판단과 개별 원금 반환 계획은 별도로 진행합니다.” 바렌이 말했다. “그렇다면 소피의 몫을 더 빨리 검토해야겠군.” “재원은 계속 확인 중입니다. 아직 추가 지급액을 말할 단계는 아닙니다.” “안다. 이번에는 약속만 늘어놓지 않겠다.” 마르셀이 발카스를 바라봤다. “그리고 당사자에게 통지 내용을 다시 전달하는 일이 있다면, 임대인 측은 필요한 연락처를 임의로 수집하거나 공개하지 마세요.” “왜?” “소피 씨가 공개 범위를 정했습니다. 필요한 것은 지정된 공식 경로를 통한 송달이지, 그녀의 가족 정보를 알아내는 일이 아닙니다.” 발카스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수천 년 산 드래곤도 몇 달 사이에 ‘내가 알 권리가 있는가’라는 질문을 배우고 있었다. *** 이날 기록방에서는 난데없는 소동이 벌어졌다. 젊은 정육점 주인이 맡긴 장부가 엉망이 되어 있었다. 가게 고양이가 책상 위에 올라가 젖은 발바닥으로 잉크가 마르지 않은 종이를 밟고 지나간 것이다. “이건 기록 훼손입니까?” 주인이 울상을 지었다. 태오는 고양이 발자국을 바라봤다. 다행히 원본 거래 내역은 따로 보관돼 있었다. “작업 중 복사본에 남은 흔적입니다. 원본은 그대로 있고요.” “그럼 다행이군요. 범인은 고양이인데 벌금을 물려야 합니까?” “고양이는 이미 제게 표정으로 항의하고 있습니다.” 고양이가 태오의 발등에 몸을 비볐다. 태오는 웃으며 깨끗한 사본을 다시 만들었다. 작업 중 사고 기록에는 ‘고양이의 발자국으로 재인쇄 필요’라고 적었다. 바쁜 세상에 이런 기록을 남긴다는 게 우스웠지만, 사고 원인을 숨기지 않는 것도 기록방의 신뢰였다. 리네아가 들어와 종이를 보더니 웃음을 터뜨렸다. “새 고객이네요.” “수수료를 참치로 낼 모양입니다.” “그럼 제 중개 사무실로 소개하지 마세요. 반려동물 계약은 아직 상담 범위가 아니니까.” 태오는 그녀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오랜만에 서류와 무관한 기분 좋은 피로를 느꼈다. *** 오후에 세딘은 47-C 대조 신청과 관련한 다른 쪽 조사를 진행했다. 오래된 공익감시부 임시 인계반의 발급 대장에서 실제 신청 담당자의 직책이 확인됐다. 개인 이름은 당사자 정보 보호 문제 때문에 아직 공개할 수 없었지만, 직책에는 ‘대조 업무 책임 서기’라고 적혀 있었다. “그 직책이 표식 소지자입니까?” 태오가 물었다. “아닙니다. 대조를 요청하는 업무를 맡았다는 뜻이지요.” “그럼 표식의 진품 소지자는 아직 모르는군요.” “그렇습니다.” 태오는 더 묻지 않았다. 어떤 날에는 새로운 사람 이름을 찾는 것보다, 잘못된 사람에게 잘못된 혐의를 씌우지 않는 게 중요했다. 저녁에 소피가 기록방으로 다시 왔다. 그녀는 작은 과자 봉투를 건네며 말했다. “아이랑 함께 만들었어요. 오늘 결과문을 읽어 줬더니 잘됐다고 하더라고요.” “아이가 이해하던가요?” “사람이 편지를 못 받았으면 다시 보내 주는 게 맞지 않느냐고요.” 태오는 웃었다. “그 말이 가장 정확하네요.” 소피는 아이와 함께 다음 집을 알아볼 계획도 말했다. 리네아가 상담하는 주거계약과 옛 보증금 반환 문제는 구분하고 있었다. 새로운 계약을 맺을 때는 계약서의 중요한 항목을 직접 읽어 보겠다고 했다. *** 심사 결과가 나온 뒤 이르마는 소피에게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후속 조치를 설명했다. 추가 자료를 제한 열람하거나, 과거 통지의 재송달을 요청하거나, 자신이 원한다면 공식 이의서에 현재의 입장을 정리할 수 있었다. 세 가지 방법은 서로 이어질 수도 있지만 하나를 선택한다고 다른 하나를 반드시 해야 하는 건 아니었다. “저는 새로 보내 줄 자료를 먼저 읽고 싶어요.” 소피가 말했다. “그렇게 하실 수 있습니다.” “그 자료가 어떤 내용이든 바로 동의해야 합니까?” “아닙니다. 읽고 질문할 시간을 가지셔도 됩니다.” 소피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예전의 기억 속에서 서류를 보는 일은 언제나 급박했다. 누군가 기다리는 앞에서 서명해야 했고, 모르는 단어를 묻는 일이 눈치 보였다. 오늘은 누구도 시간을 빼앗지 않았다. 이벨은 추가로 지급받을 수 있는 돈의 경로에 대해 별도 상담을 제안했다. 소피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오늘 두 문제를 한꺼번에 결정하지 않기로 했다. 12금화는 실제로 받은 돈이었다. 남은 원금이 얼마인지는 계약 원금과 과거 지급 내역을 검증해야 하므로 아직 그 자리에서 확정하지 않았다. “제가 받은 게 열두 닢이라는 사실은 분명해요.” “맞습니다.” 이벨이 말했다. “그런데 누군가 장부에서 다른 돈도 받은 걸로 적었다면요?” “그 기록이 실제 지급에 해당하는지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오늘 결정만으로 과거의 모든 지급을 부정하거나 인정할 수는 없습니다.” 소피는 고개를 끄덕였다. 답답한 부분이 남아 있어도 이제 그 답답함을 어떤 질문으로 표현해야 하는지 알았다. *** 그날 오후 발카스는 본인이 후원했던 기록 보전 절차의 보고서를 받았다. 그는 처음엔 문서를 멀찍이 밀어 두었다. 그러나 바렌이 지난번 왕실 회신을 일곱 해 동안 읽지 않았던 일을 상기시키자 다시 끌어당겼다. “이건 내가 지원한 비용의 집행 보고다.” “그렇습니다. 자료를 본인에게 공개한다는 보고가 아닙니다.” 바렌이 말했다. 발카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보고서에는 새 보관실의 외부 시설 공사비와 운송비, 남은 예산이 적혀 있었다. 누가 어떤 편지를 가지고 있었는지에 관한 개인 정보는 없었다. “돈이 남았다면 다른 기록에도 쓰면 되지 않느냐?” “예산의 용도와 후원 약정을 변경하려면 허가가 필요합니다.” “또 허가냐.” “드래곤 님, 인간 사회에서 큰 돈은 종종 작은 글씨를 따라 움직입니다.” 태오가 마침 기록방에서 그 대화를 듣고 있었다. 발카스는 그를 보더니 한숨을 쉬었다. “네가 가르친 말이 내 변호사 입에서 나오는군.” “제가 훌륭한 강사인 모양입니다.” “강의료도 받느냐?” “아직 강의 계약은 안 했습니다.” 발카스는 눈을 감고 천장을 바라봤다. 태오는 드래곤의 깊은 인내가 예전보다 더 커졌다고 생각했다. *** 리네아의 사무실에는 이날 새로운 고객이 찾아왔다. 젊은 부부는 앞으로 아이를 가질 계획이라며 조금 더 큰 집을 원했다. 주택의 위치나 임대료를 묻다가 갑자기 드래곤이 집주인인 곳은 피하고 싶다고 했다. 리네아는 잠시 생각한 뒤 대답했다. “집주인의 종족만으로 계약 조건이 나쁘다고 판단할 수는 없어요. 중요한 건 소유권, 보증금 반환 약정, 건물 상태, 필요한 고지입니다.” “그럼 드래곤 집도 소개해 주시겠다는 겁니까?” “원하시는 조건에 부합한다면 정보는 드리겠지만, 우려하시는 부분을 숨기진 않겠습니다.” 부부는 고개를 끄덕였다. 리네아는 과거의 고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계약 정보를 차근차근 설명했다. 태오는 나중에 그 이야기를 들으며 그녀가 얼마나 달라졌는지 실감했다. “당신은 제게 예전에 있던 문제도 정확히 말하네요.” “좋은 중개인은 자기에게 불리한 정보도 필요하면 설명해야죠.” “그럼 좋은 연인도 그래야겠군요.” “어떤 정보요?” 태오는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제가 오늘 낮에 케이크 두 조각을 먹었습니다.” 리네아가 입을 벌리더니 웃었다. “저한테 한 조각 남겨 두지 않았다는 중대한 사실을 고지하시는 건가요?” “네. 계약 해지 사유입니까?” “아주 심각하게 검토하겠습니다.” 태오는 고개를 숙였다. 리네아는 그를 놀리다가 결국 품에 안겼다. 오늘 소피는 스스로 편지의 내용을 다시 읽을 권리를 되찾았고, 두 사람은 서로에게 중요한 사소한 일을 직접 말해 주는 일의 즐거움을 느끼고 있었다. *** 해가 질 무렵 소피는 새 통지의 예정 일자를 받았다. 이번에는 우편함에 접수됐다는 집계만 남기는 것이 아니라, 본인에게 전달하거나 정식 대리 확인을 해야 완료 처리할 수 있다는 안내가 붙어 있었다. 소피는 그 조건을 읽고 미소 지었다. “받지 못하면 다시 확인해 줄 거군요.” 이르마가 대답했다. “그렇게 진행하겠습니다. 다만 실제 완료되었는지는 그날의 인도 기록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소피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그녀는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 이름을 적는 일이 어렵더라도 포기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 해질 무렵 헤스가 소피의 결정을 듣고 자신의 가게 앞에 작은 의자를 가져다 놓았다. 소피는 그 옆에 앉아 아이가 학교에서 그린 그림을 보여 주었다. 헤스는 그림에 그려진 집의 지붕이 너무 크다고 농담했다. ‘그러면 빗물은 잘 흐르겠구먼.’ 소피는 소리 내어 웃었다. 새로운 집을 고를 때는 지붕도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태오는 두 사람을 잠시 바라봤다. 헤스는 금화 10닢을 실제로 돌려받았고, 소피는 12닢을 받은 뒤 자기 진술을 제대로 기록하게 됐다. 두 사람이 얻은 진전은 서로 다른 형태였다. 그렇기에 어느 쪽이 더 빨리 끝났는지 따질 이유도 없었다. 태오는 가게 문을 닫으며 오늘의 좋은 소식을 따로 기록했다. 누구의 선택도 다른 사람의 장부 한 줄로 줄어들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 그날 밤 태오와 리네아는 부엌에서 차를 마셨다. 리네아는 소피의 이야기를 듣고 한동안 창밖을 바라봤다. “당신이 처음 제게 집을 소개받았던 날이 생각나요.” “그때 드래곤 주인이라는 사실을 늦게 들었죠.” “그 문제 때문에 지금도 감독을 받고 있어요.” “그렇다고 당신이 평생 같은 실수만으로 정의되는 건 아닙니다.” 리네아가 그의 손을 잡았다. “제가 배우고 있다는 걸 알아줘서 고마워요.” “저도 배우고 있습니다.” “뭘요?” “연인이 집을 구하자고 할 때 기록방의 수익표부터 꺼내면 안 된다는 걸요.” “그건 정말 중요해요.” 둘은 소리 내어 웃었다. 오늘은 소피가 자신의 편지에 대답할 기회를 되찾은 날이었다. 태오는 그 작은 승리를 오래 기억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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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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