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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드래곤이 우리 집 전세금을 안 돌려준다 · 166화
PAYLUA ORIGINAL · 제166화

166화. 드래곤의 날개는 운송장이 아니다

드래곤이 우리 집 전세금을 안 돌려준다 · 6,107자

오프라인 책장
이관 당일의 날씨는 좋지 않았다. 하늘은 희뿌옇고 바람은 북쪽에서 서쪽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비가 내리기 전에 왕실 제6서고의 봉함자료를 임시 보관실로 옮겨야 했다. 토른은 새벽부터 계단의 각도를 확인했다. 봉인된 상자를 두 개의 지지대에 올려놓고, 중간마다 충격을 흡수할 가죽 완충대를 설치했다. C-47-예비 보관함은 마지막 차례였다. 외부 봉인 상태와 이동 책임자의 이름이 대조표에 적혔다. 상자 안이 무엇인지는 여전히 열람되지 않았다. “오늘은 누가 손을 댔는지가 중요합니다.” 이르마가 말했다. “손 안 댄 사람 목록도 적어야 합니까?” 태오가 농담했다. “가능하면요. 원래 출입이 제한된 사람이 접근하지 않았다는 출입기록도 필요하니까요.” 토른이 그를 노려봤다. “괜히 담당자들이 할 일을 늘리지 마라.” “저는 그냥 농담했습니다.” “네 농담은 이상하게 진짜 규정이 된다.” 태오는 입을 다물었다. 바렌이 옆에서 웃음을 참았다. *** 이동은 뜻밖의 장애물을 만났다. 계단을 다 내려왔을 때 첫째 운송차의 바퀴가 오래된 배수로 틈에 걸렸다. 인부들이 멈춰 서자 뒤따르던 사람이 미끄러졌다. 보관함이 아닌 빈 완충 목재 하나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소리가 큰 탓에 모두가 놀랐다. “상자는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운송 책임자가 외쳤다. 이르마는 즉시 이동을 중지하고 외부 봉인 사진을 다시 대조했다. 찢어진 밀랍이 없다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았다. 사전에 기록한 균열 위치와 지금 위치가 일치하는지 확인해야 했다. 태오는 방해되지 않도록 뒤쪽으로 물러섰다. 예전이었다면 보관함을 부여잡고 내가 지키겠다고 나섰을 것이다. 이제는 전문가들이 자신들의 일을 할 수 있도록 공간을 비워 주었다. 토른이 바퀴를 들어 올리고 틈을 임시 보호대로 덮었다. “이건 누가 수리 책임자인지 먼저 확인해야 해.” “지금은 긴급 안전 조치가 우선입니다.” 이르마가 말했다. “알아. 하지만 나중에 수리비를 엉뚱한 사람에게 청구하지 않으려면 적어 둬야 해.” 태오는 그 말이 마음에 들었다. 토른은 이제 주택과 기록 모두를 지키는 데 필요한 말을 하고 있었다. *** 비가 떨어지기 시작하자 보관기관은 이동을 잠시 멈추었다. 그때 멀리서 거대한 그림자가 하늘을 가렸다. 발카스였다. 드래곤은 높은 곳에 떠서 창고 앞의 돌풍만 날개로 막아 주었다. 이전의 창고 긴급 구조 때와 비슷했지만 이번에는 요청받은 범위가 명확했다. “상자에는 손대지 마십시오!” 토른이 외쳤다. “알고 있다!” 발카스의 대답은 천둥처럼 울렸다. 비구름이 잠시 옆으로 밀려났고, 인부들은 움직임을 멈춘 상태에서 비막이를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사이 한 관리인이 말했다. “보존비 지원에 바람 차단까지 하시니 기록을 열람할 권리를 드려야 하지 않습니까?” 발카스가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그건 아니다.” 태오는 깜짝 놀랐다. 드래곤이 스스로 먼저 말한 것이다. “내가 돕는 것은 내 빚과 관련된 일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남의 편지를 내 눈앞에 펼칠 수는 없겠지.” 이르마는 공식 기록에 긴급 기상 지원만 적었다. 그 대가로 자료 접근권이 생겼다는 문구는 없었다. *** 새 보관실에 첫 번째 상자가 도착했을 때는 정오를 지났다. 두 명의 관리인은 서로 다른 번호표를 읽어 확인했다. 외부 봉인의 모양과 목록 번호가 일치했고, 이동 시간과 충격 기록이 남았다. C-47-예비 보관함 역시 같은 절차로 인수됐다. “이관은 성공입니까?” 태오가 물었다. 이르마는 조심스럽게 웃었다. “외부 보존 상태의 인수인계는 마쳤습니다. 내용물이 처음부터 무엇이었는지까지 확인한 건 아닙니다.” “오늘은 그 말이 반갑네요.” 태오는 그녀의 손에 있던 승인문을 읽었다. 운송 승인과 이동 완료가 분명히 적혀 있었다. 이제 보관함의 위치를 둘러싼 불안은 한 가지 줄었다. 그러나 마르셀의 책상에는 예상하지 못한 별도 기록이 도착했다. 오래된 ‘원본 표식 대조 결과문’은 오늘 옮긴 보관함의 안에 없을 수도 있었다. 이전 목록에는 결과문이 제6서고가 아닌 왕실 인영 판독실의 제한 보관으로 표시된 흔적이 있었다. “그럼 잘못된 상자를 옮긴 겁니까?” 태오가 물었다. “아닙니다. 이관 대상 보존은 예정대로 했습니다. 찾으려는 문서가 다른 장소에 있을 가능성이 생긴 거죠.” 태오는 어깨를 으쓱했다. 제도를 따라가다 보면 사건의 정답은 늘 다른 문으로 도망갔다. *** 파벨 기록방으로 돌아왔을 때는 손님 두 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한 사람은 새로 생긴 채소 상회의 주문서 정리를 맡긴 상인이었고, 다른 한 사람은 자신의 이름이 적힌 편지를 찾고 싶은 노인이었다. 태오는 먼저 예약 시간을 확인했다. “오늘은 이관 현장 때문에 조금 늦었습니다. 기다리신 시간도 상담료에 반영하겠습니다.” 노인은 고개를 저었다. “내가 늦게 온 거요. 날짜를 잘못 읽었으니.” “그럼 잘못 읽은 이유부터 찾아 볼까요?” 노인은 웃었다. 편지의 구석에는 날짜가 두 개 적혀 있었다. 보낸 날과 도착 예정일이었다. 태오는 그 차이를 설명했다. 모르는 사람이 오래된 통지를 잘못 읽는 일이 이 도시만의 특별한 문제는 아니었다. 상담을 마치고 수수료를 정리할 때 리네아가 들렀다. 그녀는 낮에 드래곤의 날개가 하늘을 가렸다는 이야기를 이미 들은 듯했다. “또 드래곤이 사람들을 구했어요?” “이번엔 비를 막았습니다.” “기록도요?” “외부 이동은 잘 끝났습니다. 다른 문제는 아직 남았고요.” 리네아는 웃으며 가방에서 작은 차통을 꺼냈다. “그럼 오늘은 기념 차를 마셔요. 아무도 다치지 않고 옮겼으니까요.” “우리 가게에 드래곤용 찻잔도 필요할까요?” “그건 중개 사무실이 아니라 도자기 공방에 물어보세요.” 그녀의 웃음을 듣자 태오도 마음이 놓였다. *** 봉함자료를 옮기기 전날 밤에는 작은 예행연습이 있었다. 토른은 실제 상자와 무게가 같은 모조물을 준비했다. 왕실 직원들은 외부인이 보지 못하는 시간에 운송하는 편이 안전하다고 주장했지만, 이르마는 운송 과정의 책임자가 충분히 있어야 한다며 근무표를 다시 짰다. 늦은 시간 이동은 사람이 적어 편할 수는 있어도, 그만큼 문제가 생겼을 때 대응할 인원이 모자랄 수 있었다. “내가 들고 가면 되지 않느냐?” 발카스가 다시 물었다. 토른은 잠시 생각하다 대답했다. “용의 발톱에 상자를 매다는 방법은 오늘 시험 범위가 아니야.” “너는 나를 믿지 못하는군.” “네가 힘세다는 건 믿어. 하지만 문서 보존상 허가된 운송 방식이 그거라는 건 아직 증명되지 않았지.” 발카스는 헛기침했다. 태오는 그 말을 듣고 웃었다. 토른의 말투가 어느새 자기 것과 닮아 있었다. 운송 연습 중에는 예상 못 한 일이 벌어졌다. 모조상자에 달린 가죽 고리 하나가 당겨지다 풀린 것이다. 상자 아래에는 충격 방지대가 있어서 바닥에 닿지 않았지만, 이르마는 곧바로 손잡이의 제작표를 확인했다. 견본과 실제 제작품의 가죽 두께가 서로 달랐다. “누가 바꿨습니까?” 젊은 직원이 놀라 물었다. 토른은 고개를 저었다. “누가 잘못했다는 결론보다 먼저, 교체품이 어떤 규격으로 들어왔는지 확인하자.” 제작소에서 보낸 발주서에는 규격의 단위가 옛 방식으로 적혀 있었다. 토른은 이를 현재 규격으로 환산하는 과정에서 생긴 오차를 발견했다. 인부가 임의로 약한 고리를 단 것이 아니었다. 두 기관이 서로 다른 단위를 쓰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면 재발주하면 되겠네요.” 이르마가 말했다. “네. 그리고 어느 단위를 쓰는지 적어야 해요.” 토른이 답했다. 발카스는 멀찍이서 지켜보다가 중얼거렸다. “이 작은 가죽끈 하나 때문에 하루가 늦어지는군.” “작은 끈이 큰 상자를 떨어뜨릴 수도 있으니까요.” 태오가 말했다. “안다. 말하지 않아도 안다.” 드래곤의 목소리는 짜증이 났지만 예전처럼 모두를 위협하진 않았다. *** 이관 당일 정오의 일시 중단 뒤, 이르마는 각 인수인계 담당자에게 휴식을 지시했다. 태오는 노동자들이 쉬는 동안 기록을 다시 확인했다. 바퀴가 걸렸던 위치를 적은 숫자와 운송차 부속번호가 뒤바뀔 뻔했다. 그는 이 사실을 담당자에게 알렸고, 관리인은 바로 원본 대조를 요청했다. “한 숫자 차이인데 문제입니까?” 인부가 물었다. “나중에 어떤 차에 문제가 있었는지 확인할 때 중요하죠.” 태오가 대답했다. 관리인은 숫자를 수정하되 수정 전 기록을 지우지 않았다. 잘못 입력한 값과 고친 값을 모두 남겼다. 날짜와 확인자의 이름도 적었다. 태오는 이를 보며 장부 한 줄이 앞으로의 책임을 정리해 주는 모습을 느꼈다. 점심 도시락이 도착했을 때는 모두가 잠깐 웃었다. 도시락 뚜껑에는 헤스의 빵집 이름이 찍혀 있었다. 헤스는 직접 오지 못했지만 작업자들이 배부르게 먹어야 사고도 줄어든다며 빵을 보낸 것이다. 토른이 빵을 베어 물었다. “이건 기록 보존비에 넣어야 하나?” 태오가 곧장 대답했다. “기부품으로 받았다면 후원 기록에 남길 수는 있겠죠. 하지만 직원의 급식비를 누구에게 돌릴지까지는 제가 판단하지 않습니다.” 토른이 혀를 찼다. “넌 농담에도 증빙이 필요하냐?” 그 순간 발카스가 위에서 외쳤다. “나도 하나 주거라!” 모두가 웃음을 터뜨렸다. 인간 모습으로 내려온 발카스가 손바닥만 한 빵을 받아 들자 갑자기 공기가 평화로워졌다. 거대한 드래곤에게도 작은 빵을 먹는 시간은 필요했다. *** 마지막 상자의 이동 직후에는 예상과 다른 논쟁이 생겼다. 어떤 직원은 외부 봉인이 깨지지 않았으므로 내용도 손상되지 않았다고 완료 보고서에 적으려 했다. 이르마가 펜을 멈춰 세웠다. “내용물 상태는 열람하지 않았잖아요.” “하지만 외부가 멀쩡합니다.” “그럼 외부 상태에 새로운 손상이 관찰되지 않았다고 쓰세요. 안쪽은 확인하지 않았다고요.” 그 직원은 처음에는 사소한 표현 차이라고 생각했지만 곧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의 목적은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안전한 위치로 자료를 넘기는 일이었다. 태오는 조용히 기록했다. 아무것도 모른다는 말이 아닌, 오늘 확인한 범위만큼 정확하게 말하는 태도가 직원들의 업무에 스며들고 있었다. 밤에는 토른이 돌아오는 길에 태오에게 물었다. “네가 언젠가 이 도시를 떠나면, 이 사람들이 기록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제가 오기 전에도 잘하던 사람들이에요. 단지 더 정확해질 방법을 함께 찾은 거죠.” “그럼 너 없이도 되겠군.”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토른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대답에는 서운함보다 자부심이 담겨 있었다. *** 태오는 밤에 보관함 이동을 마친 관리인들에게 감사 편지를 썼다. 누가 잘했다고 순위를 매기지는 않았다. 지지대가 풀린 순간 멈춰 선 판단, 외부 봉인을 다시 촬영한 조치, 비바람이 거셀 때 운반을 중단한 결정을 각각 적었다. 작업자들의 이름을 대외적으로 공개하진 않았지만 보관기관이 업무 평가에 활용할 수 있도록 허가된 범위로 전달했다. 토른은 그 편지를 받아 읽고는 별일 아니라며 손을 내저었다. ‘큰 건물을 세우는 것보다 작은 상자를 제대로 옮기는 게 더 신경 쓰이더라.’ 태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작은 실수 하나가 나중에 누군가의 계약 전체를 흔들 수 있었다. 오늘은 적어도 그 실수를 숨기지 않고 기록했으니, 내일의 담당자도 같은 지점에서 다시 시작하지 않을 것이다. *** 밤에는 이관 기록의 최종 점검표가 나왔다. 봉인에 새로운 손상은 관찰되지 않았고, 이동 중 일시 정지와 바퀴 교체 기록이 빠짐없이 적혔다. 태오는 그 목록을 읽으며 작은 안도감을 느꼈다. 하루에 모든 비밀을 풀지 못해도, 증거를 잃지 않고 다음 날로 넘기는 일이야말로 오늘의 성과였다. 그러다 세딘의 짧은 주석이 눈에 들어왔다. [옛 대조 결과문 찾기: '원판'과 '원표식'을 혼동하지 말 것. 인영 판독실의 제4 보존대장 확인 필요.] 원판 보존갑은 제4 보전 통로에 남아 있고, 47-C 표식의 기준 인영은 또 다른 보관체계였다. 태오는 둘의 이름이 비슷한 이유로 함부로 연결하지 않기로 했다. “정말 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건 금고가 아니라 이름이군.” 그는 소리 내어 중얼거렸다. 리네아가 고개를 내밀었다. “뭐라고요?” “새 집 이름은 짧게 지읍시다.” “벌써 새 집 이름까지요?” “그럼 먼저 집부터 찾겠습니다.” 리네아가 웃었다. 그리고 두 사람은 바람종이 있는 창가에 나란히 앉았다. 서고는 무사히 옮겨졌다. 이제 그 안의 편지에 도착해야 할 사람이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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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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