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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드래곤이 우리 집 전세금을 안 돌려준다 · 159화
PAYLUA ORIGINAL · 제159화

159화. 드래곤이 의자를 직접 가져온 이유

드래곤이 우리 집 전세금을 안 돌려준다 · 6,027자

오프라인 책장
발카스는 작은 의자를 싫어했다. 김태오는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드래곤은 인간 모습으로 변해도 어깨가 넓고 등이 곧았으며, 앉을 때마다 의자가 삐걱거렸다. 그래서 조정실에 오는 날이면 언제나 가장 큰 의자를 차지했다. 그런데 오늘 발카스는 자기 손으로 의자 하나를 들고 왔다. “무슨 일입니까?” 태오가 물었다. “앉으려고.” “그걸 여쭤본 건 아닌데요.” “회의실 의자는 너무 작다.” 발카스는 낮은 돌의자 위에 두툼한 방석을 올려놓았다. 의자는 오래된 산맥의 돌로 만든 것이었고, 모서리에는 작은 용 무늬가 새겨져 있었다. 토른이 의자를 두드렸다. “이 정도면 지반부터 확인해야겠군.” “내 엉덩이가 그렇게 무겁단 말이냐?” 발카스가 발끈했다. “아니, 네 자존심이 무겁지.” 회의실 사람들이 웃었다. 태오는 그 모습을 보며 놀랐다. 예전에는 드래곤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다들 숨죽였는데, 이제는 최소한 농담 정도는 할 수 있게 되었다. 오늘은 발카스가 다른 세입자들에게 개별 반환계획을 설명하는 날이었다. 하지만 참석자 중 누구도 그를 칭찬하러 온 것은 아니었다. *** 소피가 먼저 질문했다. “열두 금화는 받았습니다. 나머지 돈은 어떻게 됩니까?” 바렌이 준비한 표를 펼쳤다. 각 세입자의 계약 원본과 반환 내역을 확인한 다음, 발카스가 별도 개인 재산에서 지급할 수 있는 자산을 배정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표에는 일부 감정이 끝난 시장 점포와 창고 사용료 수익이 적혀 있었다. “이 표에 날짜가 있군요.” 로벤이 말했다. “예상 일정입니다.” 바렌이 답했다. “개별 채권액 및 우선순위 검증이 완료된 후 지급 가능일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헤스가 눈살을 찌푸렸다. “예상만 적혀 있으면 또 기다려야 하는 것 아닙니까?” “맞습니다.” 바렌이 솔직히 말했다. “그래서 오늘은 실제 확정된 재원과 아직 확인 중인 재원을 분리해 공개하려 합니다.” 태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누군가 지키지 못할 약속을 멋지게 말하는 것보다 확인된 범위를 작게 말하는 게 나았다. “제 보증금은 이미 모두 돌려받았습니다.” 태오가 말했다. “저는 여기서 다른 분들의 결정을 대신할 수 없습니다. 오늘은 표를 읽기 쉽게 정리하는 업무만 맡겠습니다.” 마르셀도 그 범위를 회의록에 적었다. *** 발카스가 일어났다. 방이 잠시 조용해졌다. 드래곤은 숨을 고르고 준비한 종이를 펼쳤다. “나는 오랫동안 이 집들을 재산으로만 생각했다. 임대료가 들어오면 기록했고, 집값이 오르면 기뻐했다. 세입자들이 나가려 할 때 보증금을 돌려줄 의무를 얼마나 오래 미룰 수 있는지는 잘못 생각했다.” 소피는 팔짱을 꼈다. 로벤은 손끝으로 모자를 만지작거렸다. 헤스는 발카스의 말을 끝까지 들었다. “김태오에게는 최초 원금 삼백 금화를 모두 지급했다. 소피에게는 원금 일부 열두 금화를 지급했다. 하지만 이것이 다른 사람들의 청구까지 끝났다는 뜻은 아니다.” “맞아요.” 소피가 말했다. 발카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각자의 계약에 따라 확인된 금액과 재원을 공개하고, 가능한 순서로 반환하겠다. 금고 계정 47의 조사 결과만 기다리라는 말은 더 하지 않겠다.” 태오는 문장을 유심히 들었다. 발카스가 마침내 해야 할 말을 했다고 느꼈다. 다만 말로 채무를 갚은 것은 아니었다. 기록에 남는 계획과 실제 지급은 앞으로의 과제가 될 것이다. *** 헤스가 손을 들었다. “그렇다면 제 빵집은 당장 어떻게 합니까? 이사하면 오븐을 옮기는 데도 돈이 듭니다.” 발카스가 즉시 대답하지 못하자 리네아가 조심스럽게 설명했다. 현재 영업 중인 점포의 계약 조건과 빵집 시설 소유 관계를 따로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일방적으로 이사를 요구할 수 있는지, 갱신 기한은 어떻게 되는지, 설비 이전비를 누가 부담해야 하는지는 계약에 달려 있었다. 헤스는 한숨을 쉬었다. “돈도 돈이지만 가게를 닫고 싶진 않소.” “그렇다면 그 문제를 먼저 상담받으셔야죠.” 리네아가 답했다. “원하시면 제 중개 사무실에서 독립적으로 검토해 드리겠습니다.” 헤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발카스는 방금 설명을 듣고 작은 메모를 했다. “임대인은 재산을 돌려받는 사람만이 아니라 사람들이 살던 자리를 다루는 사람이군.” 태오가 말했다. “이제 깨달으셨습니까?” “네가 자꾸 같은 말을 했지.” “그랬죠.” “그때는 듣지 않았다.” “그것도 맞습니다.” 토른이 헛기침하며 웃음을 감췄다. *** 휴식 시간에 발카스는 태오와 복도로 나왔다. 그는 사람들이 돌아다니는 길목을 바라봤다. “내가 한 말을 믿겠느냐?” 태오가 대답했다. “믿고 싶지만, 기다려 보겠습니다.” “네가 내게서 돈을 전부 받은 것도 사실이지 않느냐?” “그렇습니다. 실제로 받았으니까 믿는 겁니다.” 발카스는 잠시 생각했다. “나는 전에도 금고 안에 충분한 금화가 있다고 믿었다. 그런데 그건 내가 실제로 확인하지 않은 믿음이었지.” “그렇죠.” “이제는 내 주머니에 있는 돈과 남에게 돌려줄 돈을 구분하려 한다.” 태오는 미소 지었다. “그게 드래곤 님이 앞으로도 해야 할 일일 겁니다.” “평생?” “임대 사업을 하는 동안은요.” 발카스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럴 바엔 산속에 보물만 쌓아 둘까.” “그럼 보물 정리 비용도 듭니다.” 드래곤은 눈을 감았다. “너를 만나고 세상 모든 것에 비용표가 붙는군.” *** *** 점심시간에는 발카스 측의 자산 분류표를 자세히 살펴보는 별도 회의가 열렸다. 바렌은 지도에 작은 색깔 표식을 붙여 시장 점포, 창고, 밭의 소유관계를 구분했다. 단독 소유인 자산과 다른 사람과 공동으로 소유한 자산이 다른 색으로 표시돼 있었다. “그냥 이 땅을 팔아 금화를 마련하면 안 됩니까?” 발카스가 물었다. 바렌이 손가락으로 표시를 가리켰다. “그 땅의 일부는 다른 사람의 지분입니다. 발카스 님 혼자 처분하실 수 없습니다.” “다른 사람이 내 땅을 소유하고 있다고?” “당시 공동 투자 계약에 직접 서명하셨습니다.” 발카스는 입을 다물었다. 태오는 모른 척 창밖을 바라봤다. 드래곤은 아주 오래 사는 만큼 옛날에 서명한 종이도 많았다. 자기 것이었다고 기억하는 재산이 실제로는 공동 소유일 가능성도 있었다. 바렌은 태오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 표를 기록방 방식으로 정리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다만 소유권의 법적 판단을 대신해 달라는 건 아닙니다.” “물론입니다. 자료 목록의 정리 범위만 수임하겠습니다.” 태오는 업무의 범위를 따로 적었다. 개인 원금 반환이 이미 끝났기 때문에 자신이 발카스의 일을 돕는 것이 불편하지 않느냐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의 판단을 정리했다. 다른 세입자들에게 공개해야 할 자산 현황을 더 명확하게 만드는 일이라면 필요한 역할이 있을 수 있었다. 다만 자기 이해관계와 작업 수수료를 숨기지 않아야 했다. “제가 정리한 표도 독립 검증을 거쳐 주세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바렌이 답했다. *** 발카스는 잠시 방을 나와 태오에게 물었다. “너는 왜 돈을 다 받고도 나를 경계하느냐?” “경계하는 것과 검증하는 건 조금 다릅니다.” “어떻게 다른데?” “경계는 누구든 잘못할 거라고 생각하는 것일 수 있고, 검증은 누가 말하든 실제 자료를 보자는 거죠.” 발카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나를 믿을 수도 있다는 말이군.” “이미 실제로 삼백 금화를 돌려주셨다는 사실은 믿습니다. 하지만 다음 약속은 새로 확인해야죠.” 드래곤이 이상하다는 듯 웃었다. “그대는 내 친구인가, 내 감사관인가?” 태오는 잠시 고민했다. “친구가 된다면 가끔은 감사관 역할도 해야 하지 않을까요?” 발카스는 한동안 그를 보다가 소리 내어 웃었다. “인간들은 참 이상하군. 싸움 끝에 친구가 된다는 게.” “드래곤이 더 이상하지요. 보증금 다 돌려주고도 제 기록방에 오시니까요.” 발카스는 대답 대신 어깨를 으쓱했다. *** 회의실 한쪽에서 소피는 자신이 낸 재검토 신청의 접수번호를 로벤에게 보여 줬다. 로벤은 돋보기로 번호를 읽고 웃었다. “네가 직접 낸 거지?” “네. 이번엔 제가 직접요.” “잘했소.” 소피는 잠시 생각하다 말했다. “태오 씨 돈을 다 돌려받았을 때는 부러웠어요. 지금은 제가 해야 할 일이 보이니까 조금 덜 무서워요.” 로벤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아직 내 장부를 더 봐야 하오. 우리 둘의 순서가 같을 필요는 없겠지.” “그렇죠.” 두 사람은 서로의 사정을 비교하지 않고 자기 종이를 챙겼다. 태오는 멀리서 그 모습을 보고 미소 지었다. 열한 사람의 최초 원금 합계가 같아도, 그 안에 들어 있는 각자의 삶은 결코 하나로 합칠 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 느꼈다. 회의록 마지막 장에는 참석자에게 서명 여부를 확인할 시간을 충분히 주겠다는 문장이 들어갔다. 헤스는 돋보기를 꺼내 그 문장을 직접 읽었고, 로벤은 자신의 사본을 가방에 넣었다. 태오는 두 사람이 조금씩 다른 속도로 회의실을 나가는 모습을 보았다. 오늘 그들이 같은 결정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오히려 안심됐다. 각자가 자기 이름으로 선택할 자유가 지켜졌기 때문이다. 오후 회의에서는 공식적으로 중요한 변화가 하나 있었다. 각 세입자가 개별 서명을 해야만 자신의 채권 관련 지급 계획을 확인받을 수 있다는 원칙을 문서로 적고, 실제 지급이 이뤄지면 별도 영수증을 발행하기로 했다. 다른 사람의 권리를 하나의 위임서에 묶어 처리하지 않는다는 조항도 들어갔다. “그렇다면 저는 여기서 동의하지 않아도 됩니까?” 로벤이 물었다. “예.” 이벨이 답했다. “현재 자료를 받고 집에서 검토한 뒤 결정하셔도 됩니다.” “그럼 시간을 좀 주세요.” 로벤은 계획서 사본만 챙겼다. 헤스는 빵집 관련 조건을 별도 검토하기로 했다. 소피는 자신이 받은 열두 금화의 지급 기록이 정확히 반영됐는지 확인했고, 아직 남은 청구가 계속된다는 표기를 점검했다. 발카스는 누구에게도 당장 서명하라고 요구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그 사실 자체가 이상하게 느껴졌지만, 곧 태오는 이것이 당연한 방식이었다는 걸 떠올렸다. *** 기록방에서는 이날 작은 문제가 있었다. 아침에 들여놓은 새 장부 선반 하나가 기울어져 있었다. 토른이 점검해 보니 바닥 판자가 살짝 내려앉았을 뿐 큰 구조 문제는 아니었다. “이건 내가 손보지.” “비용은 얼마입니까?” 태오가 물었다. “내가 만든 선반이니까 보수 범위부터 확인하자.” “무조건 공짜는 아니군요.” “네가 그렇게 가르쳤잖아.” 둘은 웃었다. 토른은 자신의 작업 기록을 가져와 원래 시공 범위와 추후 변경된 사용 하중을 대조했다. 태오는 선반에 장부를 너무 많이 올렸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잘못이 누구인지부터 싸우기보다, 어떤 부분을 고쳐야 하는지 확인하면 되겠네요.” “그래. 다음엔 책을 좀 덜 쌓아라.” “그건 어렵습니다.” 토른이 혀를 찼다. *** 저녁에는 리네아와 함께 파벨 광장을 걸었다. 공연대에서는 젊은 연주자들이 노래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손을 잡고 사람들 사이를 천천히 걸었다. “오늘 발카스 님 많이 달라 보였죠?” 리네아가 물었다. “네. 그래도 말만으로 달라졌다고 확정하진 않으려고요.” “당신답네요.” “당신은 어땠어요?” “헤스 씨가 자기 빵집을 지킬 수 있을지 먼저 물어본 게 마음에 남아요. 서류에서 가장 큰 숫자만 보면 그런 질문을 놓칠 수 있으니까.” 태오는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우리가 하는 일이 그런 걸 챙기는 거겠죠.” 리네아가 웃었다. “그러니까 오늘은 일 이야기 끝.” “알겠습니다.” “사실 제가 또 놀릴 말 준비했는데.” “뭡니까?” “당신이 세상에서 제일 멋있는 기록방 사장이라는 말.” 태오는 잠시 말을 잃었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리네아가 웃었다. “아직도 이런 칭찬엔 약하네요.” “당신이 너무 갑자기 말해서요.” “그럼 미리 예고할게요. 앞으로 자주 할 거예요.” 그날 밤 발카스의 지급 계획 초안은 수정 요청과 함께 공식 검토 단계로 넘어갔다. 태오는 그 사실만 수첩에 적었다. 계획을 세웠다는 점은 진전이지만, 다른 세입자들의 돈이 실제로 돌아왔다는 뜻은 아직 아니었다. 그리고 그는 마지막 줄을 남겼다. [내 원금 0. 다른 사람들의 약속은 그들의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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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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