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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드래곤이 우리 집 전세금을 안 돌려준다 · 155화
PAYLUA ORIGINAL · 제155화

155화. 소피가 직접 센 열두 금화

드래곤이 우리 집 전세금을 안 돌려준다 · 6,162자

오프라인 책장
소피는 금화 열두 닢을 받겠다는 연락을 세 번 읽었다. 첫 번째는 놀라서, 두 번째는 의심스러워서, 세 번째는 자신이 무엇에 서명해야 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김태오의 기록방 책상 맞은편에 앉은 그녀는 종이를 내려놓고 물었다. “진짜 주겠다는 뜻일까요?” “지금 문서는 지급 제안입니다.” 태오가 답했다. “실제로 받기 전까지는 지급 완료라고 적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그런 말이 마음을 편하게 해 주네요.” “예전엔 그런 말 들으면 더 답답했는데요.” “지금은 알아요. 약속이랑 제 손에 들어오는 건 다르다는 걸.” 리네아가 별도의 상담표를 들고 왔다. 소피가 현재 사는 집은 곧 임대 기간이 끝날 예정이었다. 집주인이 갑자기 퇴거를 요구한 것은 아니지만, 다음 계약의 보증금 일부를 준비해야 했다. 소피는 발카스에게 맡겼던 오래된 돈이 조금이라도 돌아오면 숨을 돌릴 수 있었다. “새 집 계약을 제안받았다고 무조건 서명하지 마세요.” 리네아가 말했다. “먼저 현재 집의 갱신 가능성과 새 집의 실제 조건을 나란히 비교해 볼게요.” “그럼 오늘 당장 옮길 필요는 없나요?” “아직 결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집주인과 협의 기한이 남아 있어요.” 소피는 깊게 숨을 내쉬었다. 태오는 두 사람이 주고받는 대화를 지켜보며 놀랐다. 자기가 금화를 찾는 데 집착하던 때에는 돈만 있으면 모든 문제가 풀릴 것처럼 생각했다. 소피에게는 당장의 현금과 아이가 안전하게 머물 집을 구하는 일이 같이 있었다. *** 제안서는 발카스의 대리인 바렌이 보낸 것이었다. 발카스 개인 명의로 확인된 시내 시장 점포의 임대 순수익 일부를 소피에게 지급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종이에는 금화 열두 닢이라는 금액과 재원 항목이 따로 기재돼 있었다. “소피 씨 계약의 전체 미환급액이 열두 금화라는 뜻입니까?” 태오가 물었다. 바렌이 곧바로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현재 확인된 원금 가운데 우선 지급할 수 있는 금액입니다. 소피 씨가 다른 권리를 포기하거나, 남은 원금을 이 금액으로 정산하는 조건은 붙지 않았습니다.” “영수증에는 그 점이 명확히 들어가야겠습니다.” 이벨이 말했다. 바렌은 준비한 초안을 내밀었다. 초안 첫 줄에는 ‘협의에 따른 일부 반환’이라고 적혀 있었다. 소피는 서류를 천천히 읽고 문장을 하나 추가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돈을 받아도 제가 통지를 받지 못한 일에 대해 물어볼 수 있죠?” “그렇습니다.” 바렌이 말했다. “그럼 그 말을 적어 주세요. 저는 나중에 누가 그럴 줄 몰랐다고 말하는 게 싫어요.” 바렌은 바로 수정을 지시했다. 태오는 펜을 내밀려다 멈췄다. 소피가 직접 펜을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제가 적을게요.” 그녀가 말했다. 소피는 문서 여백에 작은 글씨로 적었다. [본 지급은 원금 일부 반환으로만 확인하며, 잔여 반환 청구 및 통지 관련 별도 이의는 포기하지 않는다.] 이벨이 문구를 검토하고, 바렌이 채무자 측 명세와 맞는지 확인했다. 누구도 이 한 줄을 전체 사건의 판결처럼 부풀리지 않았다. *** *** 지급을 앞두고 소피는 아델의 문해교실에도 들렀다. 아이들의 수업이 끝난 뒤 빈 책상에 앉자 아델은 아무 말 없이 새 종이를 내밀었다. “무엇을 적고 싶으세요?” “열두 금화요.” 아델은 미소 지었다. “그냥 숫자만 쓰면 될까요?” “아뇨. 제 이름이랑 그 돈을 왜 받는지도요.” 소피는 천천히 적었다. [나는 내 계약에 따라 보증금 원금 일부 열두 금화를 받는다. 이 돈으로 다른 청구를 모두 끝내는 것은 아니다.] 아델은 문장을 읽고 고개를 끄덕였다. 소피는 몇 달 전만 해도 이런 문장을 스스로 쓰는 것이 두려웠다. 누군가 틀렸다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하지만 이제는 묻고 확인하면 된다는 것을 알았다. “선생님, 제가 옛날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말도 이렇게 적으면 될까요?” “현재 기억하시는 내용을 따로 적으세요. 예전 문서와 같은 말인지 아닌지는 그때의 기록을 확인해야 하니까요.” 소피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공책에 한 줄을 더 썼다. [오늘은 누구도 내 대신 서명하지 않는다.] 아델이 그 글씨를 보고 따뜻하게 웃었다. “잘 쓰셨어요.” 소피는 한참 공책을 들여다봤다. 학교에 다니지 못했던 어린 시절에는 글씨를 배우는 것이 자기 인생을 크게 바꾸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한 단어를 정확하게 적는 일이 앞으로의 집을 선택하는 문제와 이어져 있었다. *** 점심시간에는 헤스가 빵을 들고 찾아왔다. 소피는 자신에게 부분 지급 제안이 왔다는 사실을 헤스에게 조심스럽게 말했다. 헤스는 처음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태오는 두 사람 사이에 미묘한 침묵이 생긴 것을 느꼈다. “축하할 일이오.” 헤스가 마침내 말했다. “헤스 씨는 아직 연락을 못 받으셨죠?” 소피가 물었다. “계획서만 받았소. 내 점포 임대 계약까지 같이 얽혀 있어서 검토가 늦다더군.” 소피는 얼굴이 어두워졌다. “제가 먼저 받아서 죄송해요.” 헤스가 손을 내저었다. “그런 말을 왜 하나. 자네 돈을 자네가 받는 건데.” 그는 가져온 빵 바구니를 소피 앞에 내려놓았다. “난 다만 내 가게가 멈추기 전에 일정이 정리되기를 바랄 뿐이오. 자네까지 못 받으면 내 기분이 좋아지겠나?” 소피의 눈가가 붉어졌다. 태오는 그 장면을 보며 각자의 피해를 서로 경쟁하게 만드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깨달았다. 누가 먼저 일부를 돌려받았는지가 다른 사람의 권리를 없애지는 않았다. 헤스가 태오에게 물었다. “자네는 이제 다 받았지?” “네.” “그럼 어떻게 축하했나?” “친구들이랑 저녁을 먹었습니다.” “그게 전부인가?” “연인이랑 여행도 다녀왔습니다.” 헤스는 그제야 웃었다. “잘했구먼. 우리도 돈을 받으면 제일 먼저 할 일을 하나씩 정해 둬야겠어.” 소피는 잠시 생각하다 말했다. “저는 아이랑 하루 종일 놀고 싶어요. 집 얘기 걱정 안 하고요.” 헤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계획이야.” 태오는 두 사람에게 차를 내왔다. 빵 냄새가 기록방에 퍼졌다. 그날 오후의 중요한 회의는 종이 없이도 진행되고 있었다. *** 등록소로 가는 길에는 소피가 자기 손수건을 몇 번이나 확인했다. 빈 손수건을 쥐고 있는 모습이 우스꽝스러울 법도 했지만 태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안에 금화가 들어갈 날을 수없이 상상했을 것이다. “전 예전에 시장을 지날 때마다 아이가 원하는 걸 못 사 준 생각을 했어요.” 소피가 말했다. “지금은 어떻습니까?” “지금도 그렇죠. 하지만 오늘 돈을 받으면 무조건 뭘 사기보다 먼저 계획해 볼 거예요.” “좋은 생각입니다.” 그녀는 웃었다. “당신도 돈을 다 받자마자 호수 여행을 갔다고 하던데요?” “몇 달 동안 미뤘던 여행이었습니다.” “그럼 저도 언젠가 가 볼래요. 아이가 호수를 본 적이 없거든요.” 태오는 북부 호수의 잔잔한 물결을 떠올렸다. 그곳에서 보트가 제자리만 돌던 일을 이야기하자 소피는 웃음을 터뜨렸다. “그런 건 꼭 아이한테 이야기해 주세요. 무서운 드래곤 이야기보다 훨씬 재미있을 것 같아요.” 태오도 웃었다. 자신이 이제 누군가에게 돈을 돌려받은 사람으로만 기억되지 않는다면 그것도 기쁜 일일 것이다. 지급은 그날 오후 등록소의 작은 계수실에서 진행됐다. 마르셀이 입회했다. 소피는 아이를 이웃에게 맡기고 왔다. 손에 든 작은 보자기에는 낡은 손수건 한 장이 들어 있었다. 금화가 하나씩 놓였다. 하나, 둘, 셋. 소피는 소리를 내지 않고 입술로 숫자를 셌다. 금빛 동전이 나무 탁자에 닿을 때마다 짧은 소리가 났다. 여덟, 아홉, 열. 열한 번째 동전을 세고 나서 그녀의 손이 떨렸다. 열두 번째 금화가 놓이자 마르셀이 말했다. “개별 계약의 원금 일부 반환금 열두 닢, 실물 확인했습니다. 받으실 분이 직접 세어 보십시오.” 소피는 조심스럽게 다시 셌다. 동전 가장자리의 문양이 각기 조금 닳아 있었다. 그녀는 열두 개를 모두 손수건으로 싸고 나서 고개를 끄덕였다. “받았습니다.” 그 한마디를 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태오는 자신의 마지막 스물다섯 닢을 받던 날을 기억했다. 금화는 똑같이 금화였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기다림의 길이가 달랐다. “서명은 직접 하시겠습니까?” 마르셀이 물었다. “네.” 소피는 또박또박 자기 이름을 적었다. 아델의 문해교실에서 최근 글씨를 더 연습했다는 말이 떠올랐다. 서명이 끝나자 그녀는 한동안 자기 글자를 바라봤다. “제 이름을 제가 썼어요.” 태오는 웃었다. “그게 제일 중요하죠.” 바렌은 지급 확인서 사본을 소피에게 건네고, 발카스의 개인 시장 점포 임대 수익에서 나온 돈이라는 재원 명세를 별도로 제출했다. 어떤 금화도 계정 47에서 인출된 것으로 기재되지 않았다. 소피는 남은 청구의 액수를 현장에서 확정하지 않았다. 계약 원본과 기존 일부 지급 여부를 더 대조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 등록소를 나서자 하늘이 흐려졌다. 소피는 시장 입구에서 잠시 멈춰 섰다. “태오 씨, 저 잠깐 혼자 있어도 될까요?” “물론입니다.” 태오는 길 건너편으로 물러났다. 소피는 보자기를 양손으로 감싸고 한참 서 있었다.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다. 대신 몇 번이고 손 안에 실제 무게가 있는지 확인했다. 누군가의 약속이 아니라 진짜 동전이 놓인 자리였다. 잠시 뒤 그녀가 다가왔다. “아이 신발을 사려는 게 아니라, 우선 다음 달 집세 일부를 따로 빼 놓으려고요.” “현명한 결정 같습니다.” “예전에는 이런 돈을 받으면 무조건 축하할 줄 알았어요.” “지금은요?” “기쁘기도 하고 화도 나요. 진작 돌려받았으면 아이가 이사를 몇 번 안 다녔을 텐데.” 태오는 쉽게 위로하지 않았다. 그녀가 잃은 시간을 금화 열두 닢으로 바꿀 수는 없었다. “그 마음도 기록하실 수 있습니다. 오늘 받은 금액과 별도로요.” 소피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중에 누군가에게 알려 주고 싶어요. 돈을 받았다고 그동안 겪은 일이 없어진 건 아니라는 걸.” *** 그날 저녁 발카스가 파벨 기록방을 찾았다. 인간의 몸으로 들어온 그는 문 앞에서 잠시 머뭇거렸다. “소피가 금화를 받았다더군.” “네. 직접 확인하고 수령했습니다.” “그녀가 기뻐했느냐?” 태오는 그 질문에 한동안 답하지 않았다. “기뻐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겪은 일 때문에 화도 났다고 했어요.” 발카스가 창가에 섰다. “나는 오랫동안 재산을 소유했다. 수확량과 임대료를 계산했고, 기다리면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도 알았다.” “그런데 세입자가 기다리는 비용은 계산하지 않으셨죠.” “그래.” 발카스는 담담하게 인정했다. “오늘 그녀를 만나 사과해도 되겠느냐?” “그건 소피 씨에게 직접 물어보셔야 합니다. 만나고 싶지 않다고 해도 그 결정을 존중해야죠.” “알겠다.” 태오는 놀라지 않았다. 이제 드래곤도 누구의 동의가 필요한지 조금은 이해하고 있었다. *** 리네아는 저녁 식사를 마치며 말했다. “오늘 소피 씨 얼굴이 달라졌어요. 그런데 아직 문제는 많이 남았죠.” “그렇죠. 열두 금화는 분명한 진전이지만 전체 해결은 아니에요.” “당신은 뭔가 섭섭하지 않아요? 이제 다들 당신보다 소피 씨 일에 관심이 많아졌잖아요.” 태오는 웃었다. “좋습니다. 이번에는 제가 손님처럼 뒤에 앉아 있어도 되니까요.” “정말요?” “네. 그리고 당신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고요.” 리네아가 장난스럽게 눈을 가늘게 떴다. “그럼 내일 저녁에는 뭐 할 건데요?” “당신이 고른 식당에 갑니다.” “상담 회의도 없고요?” “없는 걸로 만들겠습니다.” 그녀가 웃었다. 태오는 자신의 일정표에 빈칸 하나를 남겼다. 그 빈칸은 놀랍게도 누군가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았다. 밤늦게 이르마의 회신이 도착했다. 6-H-22의 집계 수신 표시가 생성된 당시 업무 도구의 기록을 찾았다는 내용이었다. 태오는 메시지를 읽고 수첩에 한 줄만 적었다. [소피: 오늘 12금화 실제 수령. 다른 개인들 지급과 혼동 금지. 집계 수신 생성 방식은 별도 조사.] 그는 지급기록의 사본을 따로 보관했고, 소피에게도 원본과 사본을 어디에 나누어 둘지 물었다. 소피는 집안 서랍 하나와 기록방의 위탁 보관을 선택했다. 돈은 손수건에 있었지만 기록은 서로 다른 장소에 남았다. 훗날 누군가 지급을 부정하더라도 그날 직접 세고 서명한 사실을 다시 확인할 방법이 생겼다. 그는 수첩을 덮었다. 오늘 가장 중요한 기록은 오래된 서고가 아니라 소피가 직접 세고, 직접 서명한 열두 금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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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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