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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드래곤이 우리 집 전세금을 안 돌려준다 · 154화
PAYLUA ORIGINAL · 제154화

154화. 제6서고에는 사람 목소리가 봉인되어 있다

드래곤이 우리 집 전세금을 안 돌려준다 · 6,136자

오프라인 책장
김태오는 북부 호수에서 돌아온 다음 날 정해진 시간에 기록방 문을 열었다. 작업대 위에는 고객들의 장부 네 권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먼저 쌓아 둔 의뢰부터 처리했다. 물품 거래 장부의 세금 항목을 확인하고, 오래된 계약서의 맨 아래 작은 글씨를 읽고, 상인이 잘못 적은 배송 주소를 표시했다. 돈을 전액 돌려받았다고 일이 끝나는 사람은 아니었다. 이제 그의 일은 누군가가 과거의 실수를 덜 반복하게 돕는 일이었다. 정오에 소피가 찾아왔다. 그녀는 손에 제6기록실의 허가 통지서 사본을 들고 있었다. “제 신청이 받아들여졌대요.” “어디까지요?” “제 진술과 관련된 분류 목록, 그리고 저한테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는 기록만 볼 수 있대요.” 태오는 문서를 꼼꼼히 확인했다. 소피 본인과 관련된 비식별 자료를 제한 열람할 권한이 승인되었다. 원본을 가져가거나 다른 세입자의 정보를 자유롭게 열람할 권한은 없었다. 그렇지만 처음으로 자기 말이 어떻게 다뤄졌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좋은 소식입니다.” “막상 허가를 받으니 무섭네요.” “왜요?” “제가 싫다고 했던 말이 정말 기록돼 있는데도 누군가 못 들은 척했다면요?” 태오는 잠시 답하지 못했다. 그는 자신이 겪었던 시간을 떠올렸다. 돈을 달라고 말할 때마다 이유를 설명해야 했던 날들, 원본이 없다는 대답, 존재하지만 볼 수 없다는 문서. 그러나 소피의 상처가 자기 것과 똑같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오늘 확인할 수 있는 사실만 확인합시다. 어떤 결과든 소피 씨가 어떻게 대응할지는 직접 결정하시면 됩니다.” 소피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 제6기록실 뒤편의 별도 서고는 태오가 생각했던 것보다 작은 건물이었다. 지하 통로도 없었고, 무서운 용 조각상도 없었다. 옛날 초등학교 도서실처럼 보이는 공간에 철제 서가들이 줄지어 있었다. 문 앞에 서 있는 것은 무장 병사가 아니라 먼지 털개를 든 기록 담당관 이르마 솔이었다. “손은 씻으셨나요?” “네.” “물과 음식은 여기서부터 반입 불가입니다.” 태오가 가방의 빵을 빼려 하자 이르마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밖에 보관함이 있습니다.” “먹지 않겠습니다.” “전에도 그렇게 말씀한 분이 빵가루로 이백 년 된 문서를 망쳤습니다.” 태오는 순순히 빵을 맡겼다. 이르마는 두 사람을 열람실로 안내했다. 테이블 위에는 미리 소독한 받침과 투명 가림판이 놓여 있었다. 세딘과 마르셀도 제한 범위 확인자로 자리했다. “먼저 문서를 열기 전에 상태를 설명하겠습니다.” 이르마가 말했다. 그녀는 작은 표목을 내밀었다. [6-H-22. 공익감시 결과 이관 예정 봉함자료.] [외부 표제: ‘47계열 통지 미완료 및 결과 수신 대조’.] [실물 입고: 확인. 개봉 이력: 종전 보관검사 1회.] [개인별 자료 포함 가능성: 높음.] 태오는 숨을 고르며 읽었다. 150화에 존재 여부만 남았던 기록이 실제 봉함자료로 확인된 것이다. 그러나 태오는 제목만으로 내용이 무엇인지 결론 내리지 않았다. 이르마는 그 반응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열람은 소피 씨 관련 표식 부분과 작성·인계 경위를 설명하는 겉장에 한정됩니다.” “알겠습니다.” 소피가 떨리는 손으로 동의했다. 봉함자료의 첫 장에는 과거 감시부 업무를 담당한 여러 사람의 서명칸이 있었다. 일부는 이름이 가려져 있었다. 이르마는 봉인 끈을 열기 전에 현재 상태를 사진으로 남겼다. 딱딱한 금속 장식이 풀릴 때 작은 소리가 났다. 태오는 숨을 참았다. 몇 달 동안 찾아온 금고 문이 열리는 순간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안에는 보석도 금화도 없었다. 회색 종이와 검은 글씨가 있을 뿐이었다. *** 공식 기록의 첫 문장은 예상과 달랐다. [결과 수신: 업무 집계 장부로 이관.] 태오는 그 문장을 한 번 더 읽었다. 그동안 문제가 됐던 ‘수신 완료’라는 표시와 비슷했지만, 수신 대상이 달랐다. 사람이 아니라 장부였다. “이건 당사자가 통지를 받았다는 뜻이 아닙니까?” 이르마는 서류를 접지 않은 채 답했다. “현재 문면에서는 감시업무 결과를 집계장으로 옮겼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당시 용어 규정과 입력 절차를 추가로 대조해야 하지만, 적어도 이 줄 하나만으로 개인 수령을 증명하진 못합니다.” 마르셀이 고개를 끄덕였다. “집계 수신은 행정 처리의 한 단계입니다.” 소피는 표의 자기 관련 칸을 찾았다. 거기에는 실명 대신 당시 계약 식별기호가 적혀 있었다. 그녀는 별도로 대조받은 자기 계약 번호와 일치하는 부분을 확인했다. [직접 청취 필요. 대리 확인서 미제출. 결과 정리 전 재통지 검토.] 소피의 손이 멈췄다. “직접 청취 필요라고요?” “과거에 그런 검토 요구가 기록된 것은 맞습니다.” 이르마가 말했다. “그 뒤 실제로 청취가 이루어졌는지는 별도 자료가 필요합니다.” “그럼 제가 싫다고 한 말이 이상한 게 아니었군요.” 태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지금 보인 것은 일곱 해 전 소피가 어떤 말을 했다는 확정 증거가 아니라, 그 사람의 직접 의견 확인이 필요하다고 기록돼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소피가 현재 낸 진술과 연결할 수 있는지는 공식 검토가 남아 있었다. “소피 씨, 이 기록에 대한 설명을 받으시고 수정 신청을 하실 건가요?” 마르셀이 물었다. 소피는 잠시 생각했다. “먼저 이 부분을 제 기록에 붙여 주세요. 그리고 제가 그때 무엇을 말했는지 기록이 있는지 찾아보고 싶어요.” “그 범위로 신청서를 작성하겠습니다.” 태오는 그 말을 받아 적었다. 이번에는 자신이 대신 답하지 않았다. *** 별도 서고를 나서자 복도에는 기다리는 사람이 많았다. 낡은 외투를 입은 노인도 있었고, 장화를 신고 온 농부도 있었다. 공익감시부 기록이 꼭 태오와 발카스의 사건만 다루는 것은 아니었다. 서류 하나가 누군가에게는 오랜 세월의 억울함을 설명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될 수도 있었다. “이런 자료를 왜 이렇게 늦게 확인하게 됐을까요?” 태오가 물었다. 세딘이 말했다. “보관장소를 바꾸는 동안 표목과 현물이 떨어져 있었던 건 사실입니다. 그 책임을 어떻게 나눌지는 조사할 일입니다.” “그 사이에 사람들은 서로 통지를 받았다고, 안 받았다고 싸웠죠.” “그렇습니다.” 세딘의 목소리에는 피로가 묻어 있었다. “기록을 남긴 사람이 전부 나쁜 사람은 아닐 겁니다. 그러나 잘못된 분류는 누군가의 삶을 어렵게 만들 수 있죠.” 태오는 그 말을 듣고 생각했다. 사건의 악역은 반드시 검은 망토를 입고 웃는 사기꾼일 필요가 없었다. 누군가 편의를 위해 바꾼 한 칸이 오랫동안 진짜 사람이 했던 말을 밀어내기도 한다. 그래도 누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확인하지 않은 채 죄인을 지목하는 것은 또 다른 실수일 것이다. *** *** 열람실 뒤쪽에는 아주 작은 교육 공간이 있었다. 이르마는 소피에게 원본을 보면서 기록을 남기는 법을 간단히 설명했다. 금속으로 된 문서 받침은 오래된 종이가 저절로 말리지 않도록 하는 장치였다. 책상 위에는 종이에 직접 닿지 않는 표시 도구가 놓여 있었다. “내용을 읽다가 틀렸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어도 여기에 바로 쓰면 안 됩니다.” 이르마가 말했다. 소피가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겪은 일을 말로 설명하고, 별도의 신청서에 적어야 하는 거죠?” “맞습니다. 원본과 현재 의견을 서로 구분해야 나중에 어느 시점에 무엇을 알았는지 확인할 수 있거든요.” 태오는 설명을 듣다가 자기가 처음 계약서를 꺼내 발카스에게 흔들어 보였던 일을 떠올렸다. 그때는 종이가 낡든 찢어지든 상관없다는 마음이었다. 돈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생각만으로 분노가 가득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그 종이 하나가 자기와 다른 세입자들의 중요한 증거가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르마는 작은 예시를 보여 주었다. 한 상인이 십 년 전 물품을 맡겼다는 장부였다. 원래 장부에는 물품이 파란색이라고 적혀 있었지만 실제 보관함에는 녹색 천이 들어 있었다. 나중에 담당자가 장부의 ‘파랑’을 지우고 ‘초록’으로 고쳤다면 무슨 문제가 생길까. 소피가 대답했다. “처음엔 왜 파랑이라고 적었는지 알 수 없겠죠.” “그렇습니다. 그러니 원본은 남기고, 나중에 발견한 내용은 정정 사유와 함께 붙이는 겁니다.” 태오는 그녀의 대답에 미소 지었다. 처음 기록방에서 만났을 때 소피는 서류를 들고 오는 것만으로도 긴장했다. 이제는 보존 절차의 이유를 스스로 설명하고 있었다. *** 복도 밖에서는 작은 실랑이가 있었다. 어떤 상인이 자기 가족의 오래된 계약을 찾으러 왔다며 열람실에 들어가겠다고 요구했다. 이르마는 그에게 필요한 가족관계 증명과 위임 범위를 알려 주었다. 상인은 답답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내 아버지 서류인데 왜 내가 못 봅니까?” 이르마가 차분하게 말했다. “상속이나 대리 관계를 확인하면 필요한 부분을 보실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서류에 다른 사람의 사적인 정보도 함께 있을 수 있어요.” 태오는 그 대화를 들으며 자신에게도 비슷한 말을 했던 날이 떠올랐다. 발카스가 자기 소유 건물에 관한 서류를 보겠다고 요구했을 때, 태오는 그 건물에 살던 사람의 권리는 별도라고 설명했다. 상인은 한참 서 있다가 조금 진정했다. 그는 필요한 서류를 준비해 오겠다고 했다. 이르마는 그에게 신청 창구 위치를 알려 주었다. 거절만 하는 대신 실제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설명해 준 것이다. 태오는 이르마에게 물었다. “이런 상황이 매일 있습니까?” “거의 매일요. 오래된 문서일수록 사람들이 감정적으로 다가오죠.” “고생 많으시겠습니다.” “때로는 저희 직원들이 절차만 말해서 더 답답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어요. 그래서 설명하는 훈련도 합니다.” 태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옳은 규칙이라도 사람에게 닿는 방식은 배워야 하는 법이었다. 소피가 그 옆에서 말했다. “저도 처음엔 서고에서 뭘 볼 수 있는지 모르니까 화가 났어요. 지금은 조금 알겠어요.” 그녀는 잠시 생각하다 덧붙였다. “다음에는 제가 다른 사람에게도 어떤 서류부터 준비하면 좋을지 알려 줄 수 있겠네요.” 태오는 환하게 웃었다. 이 사건을 겪으며 얻은 지식이 또 다른 사람에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기뻤다. 발카스는 오후에 열린 비공개 설명회에 참석했다. 그는 열람 대상인 타인의 문서를 직접 보지 않았고, 자기 재산관리 자료와 관련된 공개 가능한 겉장 요약만 받았다. 전에는 이 제한 자체에 화를 냈을 것이다. 지금은 말을 조심해서 골랐다. “그러면 내가 받았다고 믿었던 보고는 세입자들이 받아 봤다는 뜻이 아닐 수도 있겠군.” “그럴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이벨이 말했다. “다만 개별 통지 기록을 확인해야 하죠.” 발카스가 양손을 모았다. “나는 너무 오래 기다리라는 말만 했다.” 태오가 물었다. “오늘은 뭘 하실 생각입니까?” “이 일과 상관없이, 다른 세입자들에게 아직 돌려주지 못한 원금을 실제로 갚는 방법을 더 빨리 찾겠다.” “그게 중요하죠.” “그리고 그들이 내 설명을 듣겠다면, 직접 설명하겠다.” 태오는 드래곤의 얼굴을 보았다. 이 말이 약속인지 행동인지는 앞으로의 며칠이 보여 줄 것이다. *** 저녁에 리네아는 소피가 오늘 자기 뜻을 직접 말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녀는 태오에게 말했다. “이번엔 당신이 주인공 역할을 조금 덜 했네요.” “그게 오히려 좋았습니다.” “왜요?” “제가 돈을 돌려받았다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대신할 권리는 없으니까요.” 리네아는 웃으며 그의 앞에 음식을 놓았다. “그럼 오늘은 당신 이야기를 해 봐요.” “뭘요?” “호수 여행에서 제가 적었던 소원, 아직 궁금해요?” 태오는 잠시 그녀를 바라보다 고개를 저었다. “비밀이라고 했잖아요.” “그래도 말해 주고 싶어졌어요.” 그녀는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앞으로도 당신이 빈칸을 무서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적었어요.” 태오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그녀의 손을 잡았다. 아무것도 적히지 않은 종이 한 장을 함께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밤이 있었다. 그날 마지막으로 이르마의 회신이 도착했다. 현물 겉장과 집계장 간의 연결표가 추가 보존 대상이라는 내용이었다. [6-H-22: 업무 집계 수신 표시의 생성 경로 대조 예정.] 태오는 그 아래에 자신의 메모를 남겼다. [소피의 권리 확인 첫 단계 진전. 사람 수령 증명은 아직 없음. 300금화 반환 완료는 변함없음.] 문서가 많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오늘은 종이 속에서 소피의 이름을 대신할 수 없는 한 사람의 목소리가 조금 더 분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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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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