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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드래곤이 우리 집 전세금을 안 돌려준다 · 148화
PAYLUA ORIGINAL · 제148화

148화. 도착했다고 적히지 않은 곳

드래곤이 우리 집 전세금을 안 돌려준다 · 6,404자

오프라인 책장
미도착 목록은 작은 나무상자에 들어 있었다. 상자에는 과거 왕실 공익 감시부의 청색 밀랍이 남아 있었다. 태오는 제6기록실이 아니라 왕실 보존관의 안쪽 회의실에서 상자를 보았다. 담당자 카일과 세딘, 디아나가 차례로 봉인 상태를 점검하고 있었다. 누르 벤토와 베라 퀸이 제공한 진술은 참고자료로 따로 놓였다. “여기에 BG-17이 적혀 있으면 사건이 해결됩니까?” 태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벨이 말했다. “문서가 도착하지 않았다는 당시 기록이 확인될 수는 있겠죠. 하지만 실제 발송 경로와 그 뒤에 누가 받았는지는 여전히 남을 수 있습니다.” 태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수없이 같은 말을 들었지만, 이제는 왜 그런 구분이 필요한지 알고 있었다. 디아나는 확대 렌즈를 조정했다. “봉인 바깥 부분은 보존된 원본과 부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개봉은 허가된 보존 절차에서만 진행합니다.” 상자가 조심스럽게 열렸다. 안에는 낡은 종이 여러 장과 작은 목재 표찰이 들어 있었다. 장부의 가장 오래된 페이지는 물을 먹었다가 말린 듯 물결무늬가 있었다. 태오는 손에 땀이 나는 것을 느꼈다. 종이는 언제나 그의 돈보다 가벼웠지만, 그 안에 담긴 말은 때때로 훨씬 무거웠다. *** 첫 번째 대조 항목은 예상과 달랐다. BG-17이라는 번호가 아니라 ‘보존 심사 추가 통지 예정’이라는 업무명이 적혀 있었다. “같은 문건일까요?” “아직 직접 연결되지 않습니다.” 카일이 대답했다. “다만 발급기관과 예정 날짜, 수신 담당 기능군이 맞는지 비교할 수 있습니다.” 서로 다른 세 자료를 놓고 보니 날짜는 하루 차이였고 발급기관은 같은 제6기록실이었다. 수신 기능군은 공익 감시업무로 표시돼 있었다. 그러나 배달회차가 한 자릿수 달랐다. 태오는 즉시 표시했다. “번호가 틀립니다.” “맞습니다. 당시에는 한 날의 발송을 여러 회차로 나누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유를 확인하지 않으면 연결할 수 없죠.” 두 번째 항목에는 ‘이전 담당자 확인 미완료’라는 메모가 붙어 있었다. 세딘은 그것이 BG-17과 동일한 문서라는 증거가 아니며, 당시 여러 기관의 업무를 한꺼번에 넘기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행정상의 기록이라고 설명했다. “그럼 우리가 찾던 답은 아직 없습니다.” 태오가 말했다. “대신 수신 담당자가 교체되던 때 미도착 문서를 어떻게 취급했는지는 알 수 있습니다.” 카일은 당시 지침서의 한 조항을 가리켰다. 미도착 목록에 오른 문건은 수신자가 직접 받았다는 확인으로 옮겨 적지 않으며, 새 담당자가 다음 근무일에 조회한 뒤 상태를 다시 기록하게 돼 있었다. “중요한 규칙이네요.” “그렇죠. 실제로 이 규칙이 지켜졌는지는 별도 확인이 필요합니다.” *** 점심에는 태오가 기록방으로 돌아와 손님을 맞았다. 이번 손님은 파벨 시장에서 작은 시계점을 운영하는 노인이었다. 그는 오래된 가게의 계약서에 적힌 날짜가 새 임대인의 장부와 달라 곤란을 겪고 있었다. “저는 분명 봄에 계약했는데 저쪽은 여름이라고 하네요.” “계약일과 점포 인도일을 서로 다르게 적었을 수 있습니다.” 태오가 말했다. “서류를 보면서 확인해 보죠.” 원본 계약에는 봄의 날짜가, 가게 열쇠를 받은 영수증에는 여름의 날짜가 적혀 있었다. 새 임대인은 열쇠 인도일을 계약일로 입력해 두었다. “그러면 이건 단순한 입력 오류입니까?” “그렇게 보일 가능성이 있지만 양쪽이 확인해야 합니다. 제가 일방적으로 정정하진 않겠습니다.” 노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참 이상하군. 나는 글을 오래 배웠는데도 종이에 적힌 날짜를 모두 같은 날로 읽었어.” “저도 그렇게 읽은 적이 많습니다.” 태오는 천천히 웃었다. 거대한 왕실 사건에서 배운 지식이 평범한 시장 사람의 일을 돕는 데 쓰일 수 있었다. 그것은 생각보다 기쁜 일이었다. *** 저녁 무렵 바렌에게서 정산자료가 도착했다. 발카스 개인 소유의 남부 수차 시설에서 발생한 임대료와 동력 판매수익의 분리 명세였다. 일부 시설은 공동 소유였기 때문에 공동 소유자에게 돌아갈 몫은 제외했고, 세금과 유지비도 차감했다. “이 자료에서 발카스 님의 개인 순수익만 따로 검증하고 있습니다.” 바렌이 설명했다. “그럼 정말 남은 원금을 갚을 수 있나요?” 태오가 물었다. “최종 검증이 끝나면 그럴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오늘 돈을 전달하는 단계는 아닙니다.” 태오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예전의 자신이라면 당장 주머니에 든 금화부터 보자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한 번 잘못된 돈을 받아 분쟁이 커지면 다른 사람의 권리를 해칠 수 있다는 점도 배웠다. 발카스는 옆에서 못마땅한 얼굴이었다. “내가 진작 갚았으면 이 고생도 없었을 텐데.” 태오가 말했다. “그건 사실입니다.” “너는 위로라는 걸 모르는구나.” “위로 대신 영수증은 써 드릴 수 있습니다.” 바렌이 조용히 웃었다. 발카스는 결국 고개를 흔들었다. *** 왕실 회의실의 두 번째 검토는 밤이 되어서야 끝났다. 미도착 목록과 후속 조회장이 같은 묶음으로 보관됐지만, 후속 조회장의 해당 행에는 ‘기록 재확인 요청’이라는 표시만 있었다. “BG-17 통지가 도착한 흔적은 없습니까?” “이 자료 범위에서는 직접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카일이 말했다. “그렇다고 절대 도착하지 않았다고 결론 낼 수도 없습니다.” 디아나는 그 말을 기록하고 해당 부속의 원본 보존을 요청했다. 더 넓은 범위의 자료를 무턱대고 공개하면 해당 사건과 무관한 주민의 개인정보까지 드러날 수 있었다. 세딘은 필요한 번호만 추려 추가 대조 신청을 준비했다. 태오는 창밖을 바라봤다. 한 달 전이었다면 이쯤에서 화가 났을 것이다. 오늘도 결정적인 수령증은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무엇이 확인되지 않았는지 더 정확해졌다는 사실이 작은 위안이 되었다. “혹시 당사자들이 이미 권리를 잃었다고 적힌 후대 명부는요?” 이벨이 답했다. “그런 명부가 실제 존재한다면 작성 근거를 확인해야 합니다. 미도착 통지가 있었다는 가능성만으로 자동으로 모든 권리가 회복되거나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결국 사람마다 확인해야겠네요.” “그렇습니다.” *** 기록방으로 돌아오니 리네아가 작은 촛불을 켜 놓았다. 그 옆에 둥근 빵 두 개가 놓여 있었다. “오늘 일이 힘들었죠?” “생각보다요.” “그래서 저녁은 간단히 준비했어요.” “고맙습니다.” 그녀는 빵을 반으로 가르며 말했다. “저도 오늘 계약 하나를 미뤘어요. 중개 수수료가 아쉽긴 하지만 고객이 수리 항목을 직접 확인할 시간을 원하더라고요.” “당신이 잘 판단하셨겠죠.” “그 말도 고맙지만, 가끔은 그냥 저를 안아 줬으면 좋겠어요.” 태오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를 꼭 안았다. 리네아는 웃으며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이런 때는 말이 없어도 좋네요.” “저도요.” 태오는 그녀를 안은 채 오래된 사건이 자신의 모든 하루를 차지하게 두지 않겠다고 다시 생각했다. 금화 스물다섯 닢은 반드시 받아야 했다. 하지만 오늘 사랑하는 사람과 먹는 빵도 내일로 미룰 필요는 없었다. *** 왕실 보존관 회의가 끝난 뒤 태오는 노엘 카시에게서 뜻밖의 방문 요청을 받았다. 동부 상업문서보관소의 오래된 색인 일부가 정리 대상에 올라왔는데, 그 기록의 의미를 쉽게 설명하는 작은 안내문을 만들어 달라는 부탁이었다. “제가 공식 문서의 내용을 결정해도 되나요?” 태오가 물었다. “결정하는 건 저희입니다. 당신은 독자가 헷갈리기 쉬운 용어가 무엇인지 의견만 주시면 됩니다.” 태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업무를 맡기 전에 대조할 원본 범위와 보수, 공개 가능한 내용부터 확인했다. 한때는 누가 부탁하면 무조건 뛰어가서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자신의 시간과 일의 경계를 지켜야 손님에게도 책임질 수 있다는 걸 배웠다. 노엘이 보여 준 안내문 초안에는 ‘업무 종료’와 ‘지급 완료’를 같은 의미로 읽을 수 있는 문장이 있었다. 태오는 두 용어를 나란히 적고 설명을 덧붙였다. “거래 기관의 처리 업무가 끝났다는 말이 반드시 최종 수취인에게 현금이 전달됐다는 뜻은 아닙니다. 실제 지급은 인수증과 별도 자료가 필요할 수 있다고 써 두면 어떨까요?” “좋습니다. 그럼 일반적인 안내로는 적절하겠네요.” 노엘은 관련 부서 검토를 거쳐 문구를 확정하겠다고 했다. 태오는 그 자리에서 공식 안내문이 완성됐다고 말하지 않았다. 의견 제출과 채택은 다른 일이었다. *** 보관소 밖에서 기다리던 리네아는 오늘 중개 사무실의 성과를 이야기했다. 얼마 전 상담했던 젊은 부부가 수리 조건을 확인한 뒤 계약을 체결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단열 마법을 고치기로 한 집인가요?” “맞아요. 집주인이 수리 날짜와 비용 부담을 계약서에 적는 데 동의했어요.” “잘됐네요.” “중간에 시간이 더 걸렸지만 고객이 확인할 기회를 가진 게 좋았어요.” 태오는 그녀와 함께 축하할 방법을 생각했다. 비싼 선물을 사는 것보다 저녁을 편하게 먹는 게 좋겠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럼 오늘은 제가 저녁을 사겠습니다.” 리네아가 웃었다. “왜요? 제 계약이 성사됐는데요.” “당신이 자기 일을 잘 마쳤으니까요.” “그럼 제가 디저트를 살게요.” 두 사람은 저녁 식당을 고르며 잠시 일이 아닌 이야기를 했다. 북부 호수의 계절과 길가에 피는 꽃, 다음에 사 보고 싶은 책 같은 것들. 태오는 서류 없는 대화가 이렇게 길어질 수 있다는 사실에 새삼 놀랐다. *** 저녁 식사 전에 마르셀이 태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최근 공동 청문에 제출된 개인 진술들 가운데 일부를 안전하게 분리 보존할 방법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태오는 실무 설명을 위해 간단한 표를 만들었다. [공개 가능한 사건별 진행 상태] [당사자에게만 열람 가능한 계약별 자료] [동의가 필요하거나 열람이 제한된 개인 사생활 자료] 그는 문서를 제출하기 전에 반드시 각 범주의 적용 범위를 보관기관이 판단하도록 요청했다. 자신이 만든 표가 어떤 사람의 정보를 허가 없이 공개하는 근거가 되어서는 안 됐다. 마르셀은 감사 메시지를 보냈다. [현재는 작업 참고자료로만 활용하겠습니다. 공개 범위 결정은 공식 절차에 따릅니다.] 태오는 회신을 읽고 기분이 좋아졌다. 큰 사건에서 배운 원칙을 더 작은 일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건 실제로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그러나 그가 만든 양식 하나가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무엇을 만들든 그것을 읽고 쓰는 사람의 판단이 중요했다. *** 식사 자리에서 리네아는 태오에게 물었다. “남은 스물다섯 금화를 받으면 제일 먼저 뭘 하고 싶어요?” “기록방 장부를 정리하겠습니다.” “정말 낭만적이네요.” 태오는 웃었다. “그다음에는 당신과 아무 데나 가고 싶습니다.” “아무 데나요?” “네. 이제 돈을 돌려받아야 한다는 이유로 모든 일정을 묶어 두지 않으려고요.” 리네아는 한동안 그를 바라보다 조용히 말했다. “그 말이 좋아요. 하지만 당신이 돈을 받지 못했을 때도 우리는 이미 여행을 다녀왔잖아요.” “그렇죠. 그게 더 중요한 배움이었습니다.” “그래요. 돈을 다 받아야만 행복해지는 건 아니니까요. 물론 받아야 할 돈은 받아야겠지만요.” 태오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 리네아는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었다. “그럼 오늘 디저트는 두 개 먹어도 돼요?” “네. 제가 하나 더 사겠습니다.” “이건 원금 반환과 상관없는 지출이죠?” “물론입니다.” 그녀는 웃으며 눈을 감았다. *** 돌아오는 길에 태오는 자신이 사건을 조사하며 가장 두려웠던 순간을 떠올렸다. 첫 번째는 드래곤의 동굴에서 혼자 섰던 날이었다. 두 번째는 자신의 이름으로 된 가짜 신청서를 발견한 날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 일들이 분명한 기록과 사람들의 도움을 통해 조금씩 해결되어 왔다. “당신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겁니다.” 태오가 말했다. 리네아가 곧바로 대답했다. “저도 당신을 만나면서 많이 배웠어요. 특히 고객에게 중요한 사실을 빠뜨리지 않고 알려 주는 일을요.” “그건 당신의 노력입니다.” “당신도 자기 노력을 인정해 주세요.” 태오는 웃었다. 둘은 서로를 대신해 살지 않으면서도 힘든 날에는 옆에 있었다. 그 관계가 좋은 집의 단단한 기초처럼 느껴졌다. 밤에 그가 기록방 장부를 다시 펼쳤을 때, 아직 마지막 지급 항목은 비어 있었다. 태오는 채우지 않았다. 금화가 실제로 손에 들어온 뒤 적어야 할 줄이었다. 대신 오늘 처리한 고객의 수수료와 보존소 업무 의뢰를 구분해 기록했다. 평범한 장부가 쌓이는 만큼 그의 생활도 조금씩 단단해지고 있었다. *** 잠자리에 들기 전 태오는 수첩을 폈다. [미도착 목록: 제6기록실 심사 추가 통지 업무 및 감시업무 수신 기능군 관련 항목 존재. BG-17 특정 문건과의 동일성 미확정.] [후속 조회 처리 여부 추가 확인 필요.] [원금 잔액 25금화.] 그는 펜을 내려놓았다. 내일 실제 돈이 지급된다면 숫자를 바꿀 것이다. 그러나 오늘은 숫자도, 타인의 권리도, 확인되지 않은 송달 사실도 바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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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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