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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드래곤이 우리 집 전세금을 안 돌려준다 · 147화
PAYLUA ORIGINAL · 제147화

147화. 오지 않은 편지의 목록

드래곤이 우리 집 전세금을 안 돌려준다 · 6,178자

오프라인 책장
왕실 공익 감시부의 임시 연락원은 이름보다 먼저 오래된 근무일지로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하루 동안 대체 근무를 했던 사람의 이름은 베라 퀸이었다. 일곱 해가 지난 지금 그녀는 파벨 북문 근처에서 작은 종이 공방을 운영하고 있었다. 카일 렌티는 그녀의 근무기록과 연락 허가를 확인했고, 베라는 제한된 범위의 공식 면담에 응하겠다고 했다. 태오는 공방 문 앞에서 깊게 숨을 쉬었다. “이제 진짜 받았던 사람을 찾았을까요?” 리네아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날 공용 수신함을 맡았던 사람은 찾았죠. 무엇을 받았는지는 아직 모릅니다.” “맞아요.” 태오는 문을 열었다. 실내에는 얇은 종이들이 천장부터 걸려 있었다. 온갖 색의 편지가 바람에 흔들렸고, 종이로 만든 새들이 창가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베라는 손에 풀을 묻힌 채 두 사람을 맞았다. “정식 조사를 맡은 분들이시군요.” “저희는 이해관계인과 자료 협조인입니다.” 태오가 대답했다. “왕실 감시부의 담당자도 잠시 후 오실 겁니다.” “좋아요. 그분이 오시면 제가 기억하는 범위만 말씀드릴게요.” 베라는 미소 지었다. 태오는 그 침착함이 고마웠다. 의심받는 사람에게 무작정 찾아가 놀라게 하는 일은 하고 싶지 않았다. *** 카일이 도착하자 베라는 당시 근무일지를 보여 주었다. 원본은 공방에 보관된 것이 아니라 왕실 관리대장에 있었으므로, 그녀는 자신이 가진 개인 수첩만 참고자료로 제출했다. “그날 급하게 대체 근무를 했어요. 원래 연락인이 가족 문제로 못 나왔거든요. 수신함 안에는 이미 분류된 공문 세 뭉치가 있었고, 저는 새 봉투를 받아 분류대로 넣었습니다.” “BG-17이라는 번호를 기억하십니까?” 카일이 물었다.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런 사건번호는 그때도 많았어요.” “그럼 '직접 청취 미완료' 같은 문구는요?” 베라는 생각하다 고개를 저었다. “정확한 문장은 기억 안 납니다. 다만 그날 늦게 도착할 예정이던 미분류 문서가 있다고 보고받았던 것 같아요.” 태오는 수첩을 펼쳤다. “실제로 늦게 온 문서를 받으셨습니까?” “그건 기억나지 않아요. 대신 일이 끝나기 전에 수신함이 비어 있는지 확인했고, 미도착 목록을 남겼던 건 생각납니다.” 카일이 눈을 들었다. “미도착 목록이요?” “네. 받기로 한 공문이 오지 않았을 때 그날의 수신 업무를 끝내지 않고 다음 근무자에게 넘기는 표였어요.” 태오의 심장이 조금 빨리 뛰었다. 송달을 증명하는 인수증만 찾다가, 오지 않았다는 기록을 확인해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 왕실 보관소의 미도착 목록은 별도 보존번호가 붙어 있었다. 카일은 그 번호를 적고 정식 대조 신청을 하겠다고 말했다. 베라의 개인 수첩이 사실이라는 보증은 아니었다. 하지만 수첩에 적힌 근무시간과 기관의 대체근무 기록은 일치하는 부분이 있었다. “목록이 남아 있다면 그날 늦게 오기로 한 문서가 무엇인지 알 수 있겠군요.” 태오가 말했다. “가능합니다. 하지만 목록에는 문서명 대신 배달회차만 적혀 있을 수도 있어요.” 카일이 답했다. 베라는 공방의 종이새를 가리켰다. “그때 공문 한 장이 안 와서 제가 혼난 적은 없어요. 누가 받았다고 처리하라고도 하지 않았고요. 적어도 제 기억은 그래요.” 태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씀을 그대로 기록하겠습니다. 다른 사람이 누락했다고 결론 내리려는 건 아닙니다.” 베라는 미소 지었다. “그러면 괜찮겠네요.” *** 공방을 나와 태오는 길가에서 파는 구운 밤을 샀다. 리네아는 종이새 하나가 마음에 걸린다며 가게 창문을 돌아봤다. “저 새, 날 수 있을까요?” “마법이 들어 있으면요.” “당신 기록방에 달면 귀여울 것 같아요.” “그럼 사 가시죠.” “당신이 골라 줬으면 좋겠는데요.” 태오는 잠시 고민하다 푸른색 날개의 새를 골랐다. 밀물항에서 보았던 파도와 닮았다는 이유였다. “이유가 너무 뻔한가요?” “아뇨. 마음에 들어요.” 리네아는 종이새를 손바닥에 올렸다. 새는 가볍게 한 바퀴 돌더니 그녀의 머리 위를 맴돌았다. “선물받았네요.” “네. 이번엔 수령증 없이 드리겠습니다.” 그녀가 웃었다. “하지만 고마움은 직접 전할게요.” 리네아는 주위를 한 번 살피더니 그에게 짧게 입을 맞췄다. 태오는 방금 밤을 먹다가 혀를 데인 것도 잊었다. *** 오후에 기록방으로 돌아오니 로벤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오래된 황동 G-2 표찰을 다시 들고 왔다. “내가 이 물건을 왜 남겨 뒀는지 생각났소.” 태오는 자세를 바로잡았다. “운송 당시 기억이신가요?” “옛날 마차에 나무 상자를 실을 때, 상자 자체와 운송허가장을 구분하려고 매단 표찰이었네. 같은 번호가 붙은 상자를 여러 번 운송한 것 같기도 하고.” “그럼 특정 BG-17 문서를 운송하셨다는 뜻은 아니겠군요.” “아니지. 이름도 기억 안 나는데 그런 말을 하면 안 되지.” 로벤은 맑은 웃음을 지었다. 태오는 그가 기억을 억지로 짜내지 않는다는 사실에 고마움을 느꼈다. “그 표찰을 장부에 기재해도 될까요?” “사진과 설명만. 원본은 내가 갖고 있을 거요.” “물론입니다.” 태오는 날짜와 일반적인 용도를 적고 원본 소유자의 확인을 받았다. 오래된 금속에는 흠집이 많았지만, 흠집이 많다는 이유로 사건의 핵심 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 저녁이 되어 바렌에게서 새 소식이 왔다. 발카스 개인 소유의 남부 수차 발전소가 임대 수익을 정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 스물다섯 금화를 지급할 재원이 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소유권 분쟁이 없는 부분과 세금, 시설 보수금을 차감한 실수익을 검증하고 있습니다.” 태오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확인되기 전에는 날짜를 확정하지 않겠습니다.” “저희도 그럴 생각입니다.” 발카스가 옆에서 끼어들었다. “나는 이미 금화를 준비해 두고 있다.” “그게 태오 씨에게 지급할 수 있는 검증된 개인 재산인지가 문제입니다.” 바렌이 말했다. “내 금화는 다 내 금화 아니냐?” 태오와 바렌이 동시에 발카스를 바라봤다. 드래곤은 잠시 생각하더니 입을 다물었다. “아니다. 이 말은 이미 여러 번 고쳐 들었다.” 태오는 참지 못하고 웃었다. 바렌도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웃었다. “그렇습니다. 잘 기억하셨습니다.” *** 베라 퀸의 공방을 나선 뒤 태오는 카일과 함께 왕실 공익 감시부의 옛 인사 규정을 확인했다. 일곱 해 전 한시 대체 근무자가 어떤 권한을 가졌는지는 개인의 기억만으로 판단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옛 규정에서는 임시 연락원이 문서를 접수하고 분류할 수 있었지만, 내용에 따라 별도 감시 담당자의 확인이 필요한 경우가 있었다. 특히 원 권리자의 직접 청취가 끝나지 않았다는 통지는 업무상 수신처에 도착한 뒤에도 후속 책임자에게 전달해야 하는 종류였다. “그러니까 베라 씨가 봉투를 받았다 해도 그걸로 공식 재청취 통지가 끝났다고 볼 수는 없군요.” 태오가 말했다. “문서별 권한을 확인해야 합니다.” 카일이 답했다. “하지만 실제로 그 문서가 베라 씨에게 도착했는지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니 순서대로 봐야겠지요.” 세딘은 인사 규정의 적용 시점을 표시했다. 규정은 홍수 직전에 개정돼 일부 기관에서는 새 양식을 쓰고 있었지만 다른 기관은 구 양식을 사용하고 있었다. 인사기록이 날짜 하나로 명확히 정리되지 않는 이유였다. “그러면 통지 준비표에 적힌 직책과 실제 수신 책임자가 서로 다른 규정 아래 있었을 수도 있겠네요.” “가능한 가설입니다.” 태오는 그 말을 수첩에 적었다. 억지로 범인을 찾는 대신 기관 사이에 어떤 절차 차이가 있었는지 확인하는 것이 먼저였다. *** 그날 오후 기록방에는 토른이 들어왔다. 토른은 선반에 달아 준 추가 받침이 잘 버티고 있는지 확인하러 왔다. 태오는 오래된 항목들을 정리한 보존표를 보여 주었다. “문서를 그냥 쌓아 두지 않기로 했습니다. 보관기관의 원본과 제 사본을 구분했어요.” 토른은 선반을 두드렸다. “좋아. 이 정도면 무게를 견디겠군.” “그럼 다음 달에 서가를 하나 더 만들 필요는 없겠네요.” “당장은 그렇지. 다만 손님이 늘면 필요해질 거야.” 태오는 웃었다. “손님이 늘면 기록방도 커질까요?” “커지는 게 늘 좋은 건 아니다. 오래 버티는 게 중요하지.” 그 말은 태오의 마음에 오래 남았다. 왕실 기록의 문제도 그렇고 자신의 사업도 마찬가지였다. 크고 화려한 건물이 아니라, 실제로 맡은 일을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 조직이 필요했다. “그럼 저는 조금씩 늘리겠습니다.” “그게 좋겠지.” 토른은 못 하나를 고쳐 박으며 말했다. “참, 발카스가 지난번엔 내게 도면을 제대로 읽어 달라고 부탁하더라.” “드래곤 님이요?” “그래. 예전엔 눈으로 대충 훑고 손으로 바꿨는데 이제는 도면에 쓰인 치수를 물어보더군.” 태오는 웃음을 터뜨렸다. 드래곤의 변화는 때때로 너무 사소해서 오히려 확실해 보였다. *** 저녁에는 리네아가 주말 일정을 들고 왔다. 그녀는 기록방의 한구석을 보고 잠시 웃었다. “당신 여기서 아예 살 생각이에요?” “아뇨. 책이 늘어난 것뿐입니다.” “그럼 쉬는 곳은 어디예요?” 태오는 창가에 놓인 작은 의자를 가리켰다. “저기요.” “의자가 너무 딱딱하잖아요.” “일할 때는 괜찮습니다.” 리네아는 고개를 저었다. “일할 때만 있는 사람이 아니잖아요. 당신에게도 쉴 공간이 필요해요.” 태오는 그녀의 말에 대답하지 못했다. 그는 오래도록 빚을 받아야 하는 사람이었고, 언젠가 돈을 찾으면 쉬겠다는 생각을 하며 버텼다. 그런데 생활이 바빠진 뒤에도 쉬는 법을 잊고 있었던 것이다. “그럼 의자를 하나 더 살까요?” “의자만 살 게 아니라 시간을 비워요.” “저녁 시간은 비워 놓겠습니다.” “좋아요. 단, 그 시간에 왕실 보고서를 읽으면 안 돼요.” 태오는 웃었다. “예전의 저라면 그 약속을 못 했겠네요.” “지금은요?”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리네아는 그의 손을 잡았다. “그럼 오늘부터요.” 두 사람은 서류를 덮고 가까운 공원으로 걸어갔다. 아이들이 연못가에서 작은 종이배를 띄우고 있었다. 태오는 한때 익명의 마법 종이배가 가져온 단서에 마음을 빼앗겼다. 오늘은 아이들이 어떤 색의 배를 더 멀리 보내는지만 보았다. “당신은 어느 배가 마음에 들어요?” 리네아가 물었다. “푸른 배요.” “또 바다 때문이죠?” “당신이 좋아하는 색이라서요.” 그녀는 웃으며 그의 손을 더 꼭 잡았다. *** 공원에서 돌아오자 카일의 보고가 도착했다. 베라의 수첩과 인사대장의 대조 결과는 일부 일치했지만, BG-17 통지를 그녀가 직접 받았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적혀 있었다. 대신 그날 미도착 문서 목록이 작성됐다는 사실은 여러 기록에서 확인되었다. 태오는 보고서의 마지막 문장을 읽고 잠시 눈을 감았다. 누군가 받은 척했다는 단정도, 아무도 받지 않았다는 단정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어떤 자료를 다음에 봐야 하는지는 분명해졌다. 그는 한 장의 종이에 질문을 세 개만 적었다. 무엇을 보낼 예정이었는가. 실제 어떤 경로로 움직였는가. 누가 어떤 권한으로 받았는가. 그리고 그 옆에는 아주 작게 다른 숫자 하나를 적었다. 아직 돌려받지 못한 그의 원금, 25금화였다. *** 밤늦게 카일의 사무실에서 회신이 왔다. 베라가 언급한 미도착 목록의 보존번호가 확인됐다. 목록 원본이 공개되는 것은 아직 아니었지만, 당일 수신함에 미처 도착하지 않은 문서를 다음 담당자에게 넘기는 데 쓰였다는 사실은 확인할 수 있었다. 태오는 수첩에 한 줄을 적었다. [당일 수신함 인수와 특정 BG-17 통지 수령은 구분. 미도착 목록 원본 대조 예정.] 리네아는 그가 불을 끄기 전에 문틀 위에 종이새를 매달았다. 새는 잠시 날갯짓하다 조용히 멈췄다. “내일이면 이 새가 진짜 날아갈까요?” 태오가 물었다. “글쎄요. 마법은 약해도 색은 오래 남을 거예요.” 태오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 오래된 통지가 어디로 갔는지 몰라도, 지금 자신의 곁에 누가 있는지는 분명했다. 태오는 아직 모든 문서의 행방을 알지 못했다. 그러나 각 사람의 권리를 자기 목소리로 확인하는 절차가 한 걸음씩 자리를 잡고 있다는 사실은 알 수 있었다. 그의 작은 기록방도 그 과정에서 조금씩 제 역할을 배워 가고 있었다. 언젠가 조사가 끝나면, 오늘처럼 평범한 저녁을 보내는 일이 더욱 자연스러워지길 바랐다. [보증금 잔액 25금화.] 마지막 줄을 적은 뒤 그는 장부를 덮었다. 오늘 새로 찾은 것은 통지 수령증이 아니라, 어쩌면 수령하지 못했음을 적은 목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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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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