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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드래곤이 우리 집 전세금을 안 돌려준다 · 141화
PAYLUA ORIGINAL · 제141화

141화. 비어 있는 수령란의 세 가지 이유

드래곤이 우리 집 전세금을 안 돌려준다 · 6,415자

오프라인 책장
제6기록실의 창문은 비가 오면 종소리를 냈다. 창틀에 박힌 얇은 동판이 빗방울을 맞을 때마다 딸랑거렸다. 태오는 그 소리가 좋지 않았다. 서류가 많은 곳에서는 종소리가 대개 새로운 서류가 도착했다는 뜻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 종소리의 범인은 구름이었다. 적어도 처음에는 그랬다. “미완료 통지를 받았는지 확인하는 데 며칠이나 걸릴까요?” 태오가 묻자 오린 서기는 커다란 책 두 권을 탁자에 올렸다. 하나는 표식 관리대장, 다른 하나는 송달표였다. “먼저 확인해야 할 건 두 가지입니다. 누가 받을 사람인지, 그리고 무엇을 보냈는지요.” “세 가지 아닙니까?” 태오가 말했다. “보냈다면 실제로 받았는지도요.” “바로 그 세 번째를 확인하려고 앞의 둘을 보는 겁니다.” 리네아가 태오의 옆구리를 가볍게 찔렀다. “이제는 서기에게까지 강의하려고 하네요.” “제 돈이 아직 스물다섯 닢이나 묶여 있습니다.” “통지서에 묶인 건 아니잖아요.” “네. 저도 알아요. 그래서 이쪽 장부와 저쪽 장부를 따로 가져왔습니다.” 그는 가방에서 두 개의 수첩을 꺼냈다. 하나는 발카스에게서 받을 원금 장부였고, 다른 하나는 보증계약과 우편함 기록의 연속표였다. 리네아는 수첩마다 다른 색 끈이 묶인 것을 보고 웃었다. “여행 갔을 때도 이랬으면 좋았겠어요. 바다 수첩, 연애 수첩.” “연애 수첩은 없었습니다.” “왜요?” “그건 적어 두는 동안 당신이 도망가실 것 같아서요.” 그녀는 잠깐 말을 잃었다가 미소 지었다. “이번엔 내가 졌네요.” *** 오린은 BG-17 보존 목록에서 ‘47-C 계열 보관인’이라는 항목을 찾아 보여 주었다. 그러나 해당 줄에는 실물 비늘 표식의 고유번호가 없었다. 대신 ‘감시·통지 기능군’이라고 적혀 있었다. “같은 C가 붙어 있어도, 특정 표식을 뜻하는 건 아닙니다.” 오린이 설명했다. “옛 왕실은 한 계정의 감시업무를 여러 사람에게 나눌 수 있었습니다. 이건 우선 기능별 분류입니다.” “그러면 지금까지 우리가 찾던 47-C의 실제 소지자는 여전히 모르는 거군요.” “그렇습니다.” 태오는 그 말을 적었다. 기대가 꺾인 느낌도 들었다. 이름 하나만 알면 일곱 해의 오해가 풀릴 줄 알았는데, 눈앞에 있는 건 이름이 아니라 분류 체계였다. 세딘이 다음 대장을 펼쳤다. 일정 기간 동안 누가 우편물 송달표를 보관했는지 적힌 기록이었다. 담당 직책이 세 번 바뀌고 보관 장소가 두 번 옮겨진 흔적이 있었다. 일부 줄은 공개 가능한 기관명뿐이었으며 개인 이름은 가려져 있었다. “기록실이 바뀌었다고 같은 사람이 계속 맡았다는 뜻도 아니겠죠?” “물론입니다. 인수인계서가 있어야 합니다.” “그럼 이 줄에 찍힌 수령 확인은요?” 태오가 집자, 세딘은 고개를 저었다. “그건 송달표 묶음 자체를 새 보관기관이 넘겨받았다는 표시입니다. BG-17 통지를 받았다는 뜻이 아닙니다.” 리네아가 웃음을 삼켰다. “또 종이를 받은 사람과 내용을 받은 사람이 다르네요.” “세상에 그렇게 많은 수령이 있을 줄 몰랐어요.” 태오가 말했다. “당신을 만난 뒤로 저도 배웠답니다.” *** 점심 무렵, 오린은 추가로 작은 회색 용지를 내놓았다. 옛 송달 담당자가 실제 우편을 꺼내기 전에 작성하던 발송 준비표였다. [BG-17. 원 권리자 직접 청취 미완료. 감시·통지 보관인 측 후속 안내 준비.] 그 아래 세 칸이 있었다. 준비, 집하, 교부. 준비 칸에는 담당 직책명이 찍혀 있었지만 집하와 교부는 비어 있었다. “그럼 아예 보내지 않은 걸까요?” 태오가 물었다. “그렇게 확정하기엔 부족합니다. 당시엔 긴급 문서를 별도 이동장에 적기도 했습니다.” 오린이 대답했다. “어떤 경우엔 발송표에 기입하지 못한 채 운송일지가 먼저 만들어졌습니다.” “행정이 이렇게 느슨했습니까?” “일곱 해 전에는 홍수로 동쪽 우편 다리가 닫힌 때가 있었습니다. 평소 절차와 다른 운송이 많았죠.” 태오는 이전 사건에서 비에 젖은 문서와 선착장 상자를 추적했던 일을 떠올렸다. 이번에도 비가 길을 바꿨을 수 있었다. 하지만 홍수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이 통지까지 그 길을 탔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세딘은 준비표 바깥쪽에 작게 쓰인 숫자를 지적했다. “여기 보십시오. 원본이 아니라 배달 경로를 나눈 문서라고 표시돼 있습니다. 세 갈래 송달표가 만들어질 예정이었군요.” “세 사람에게 보낸 겁니까?” “아니요. 같은 목적지에 보내더라도 원본 통지, 기관 보관 사본, 반송 대비 표가 나뉠 수 있습니다.” “세 갈래면 적어도 하나는 받았겠지, 하고 믿을 수는 없네요.” “정확합니다.” 태오는 수첩에 세 줄을 그렸다. 발송 준비와 실제 발송과 수취인의 수령. 세 줄은 아직 연결되지 않았다. *** 오후에 태오는 자신의 기록방으로 돌아와 밀린 일을 처리했다. 지난주 맡은 양조장의 장부에는 곡물 서른 자루를 ‘납품 완료’로 기재한 항목이 있었다. 그런데 창고의 입고표에는 스물아홉 자루만 적혀 있었다. 손님인 젊은 양조업자 페르딘은 얼굴이 창백해졌다. “혹시 운송인이 한 자루를 빼돌린 겁니까?” “그럴 수도 있지만 먼저 출하 단위가 같은지 확인해야 합니다. 큰 자루 한 개를 둘로 나눠 실었을 수도 있고요.” “그럼 제 손해가 아닌가요?” “아직 손해 금액도 확정하지 마세요. 계량과 입고를 먼저 비교합시다.” 둘은 포장을 벗기지 않은 자루들을 세어 봤다. 창고 귀퉁이에 서른 번째 자루가 반쯤 뜯어진 채 있었다. 일꾼이 견본을 덜어내느라 별도로 표시해 두었는데 입고 담당이 그 표를 누락했다. 돈은 사라지지 않았다. 페르딘은 크게 숨을 내쉬었다. “다행이네요. 제가 운송인부터 나무랐으면 큰일 날 뻔했습니다.” “맞습니다. 그렇다고 출하와 입고 기록을 그냥 합치면 다음에는 문제가 생깁니다.” 태오는 수수료를 받고 수정 이력을 남겼다. 요즘 그의 일이 모두 왕실과 드래곤에 관련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사소한 오해를 크게 만들지 않도록 돕는 날이 더 많았다. 문을 닫으려 할 때 리네아가 찾아왔다. 그녀는 새 중개 사무실에서 아침부터 고객 상담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일 끝났어요?” “네. 당신은요?” “사람이 살 집을 보여 줬죠. 오랫동안 비어 있던 집이었는데, 방은 멀쩡해도 단열 마법을 고쳐야 하더라고요.” “고객에게 말씀드렸습니까?” “물론이죠. 계약은 수리 완료 후에 다시 결정하기로 했어요.” 태오는 그녀가 자신보다 더 능숙하게 실무를 처리한다는 생각에 웃었다. 그러자 리네아가 고개를 갸웃했다. “뭘 그렇게 보세요?”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일을 잘하는 모습을 보는 중입니다.” “그렇게 말씀하시면 당황하는 줄 알면서.” “그게 조금 재미있습니다.” 리네아는 볼을 붉히며 그의 손을 꽉 잡았다. “복수할 거예요.” “무슨 복수인데요?” “저녁 먹고 알려 드릴게요.” 태오는 그 말을 들으니 일을 조금 일찍 끝내고 싶어졌다. *** 저녁 무렵 바렌이 찾아왔다. 그는 오늘따라 장부보다 과일 바구니를 먼저 들고 있었다. “발카스 님께서 과수원의 남은 수익을 정산하는 중입니다. 마지막 스물다섯 금화의 재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태오는 바구니를 바라봤다. “설마 이건 금화 대신입니까?” “아닙니다. 과수원 사업 담당자가 보내 준 시식용입니다. 채무 변제와는 구분해 주십시오.” “드래곤 집안에서도 이제 교육이 잘되는군요.” 바렌은 피곤한 표정으로 웃었다. “교육비가 꽤 비쌉니다. 제 수면 시간이요.” 태오는 수박처럼 큰 배를 하나 집어 들었다. 너무 무거워 탁자가 삐걱거렸다. 리네아는 고개를 젓고 웃었다. “선물을 받는 데도 받침대를 확인해야 하는 집이네요.” “토른 씨가 만든 선반이니까 버틸 겁니다.” “그러면 토른 씨를 믿는 거예요?” “네. 다만 과수원 배는 식탁 위에 놓겠습니다.” *** 그날 기록방에는 헤스가 찾아와 오래된 계산서를 펼쳤다. 헤스의 빵집은 겨울마다 난방비가 많이 들었고, 올해는 밀가루 운송비도 올랐다. 그는 자신의 보증금 반환 문제를 정식으로 확인할 계획이지만, 그 전에 빵집의 다음 달 지출을 정리해야 한다고 했다. “사람들은 보증금을 받으면 모든 문제가 끝난다고 말하지. 하지만 빵집은 내일도 열어야 하네.” “맞습니다. 제 문제도 그랬습니다.” 태오가 말했다. “아직 남은 돈이 있어도 일을 쉬지는 못하니까요.” 헤스는 노란 계산서를 내밀었다. 밀가루 값, 오븐 수리비, 직원에게 줄 급료가 적혀 있었다. 태오는 상품별 판매량과 고정 지출을 구분해 보자고 제안했다. “그럼 빵 하나당 어느 정도 남는지 알 수 있겠군.” “네. 다만 판매량이 계절마다 다르니 한 달 자료만으로 가격을 바로 올릴 필요는 없겠습니다.” 헤스가 수염을 쓸어내렸다. “자네가 이제는 장부를 볼 때마다 사건을 찾는 건 아니라니 다행이군.” “평범한 장부라서 더 좋습니다.” “내 장부를 평범하다고 불러 주다니 고맙네.” 태오는 웃었다. 그렇게 일상적인 대화를 하면서도, 헤스가 계약서 사본을 꺼낼 때는 신중해졌다. 그가 보유한 31-A 표식은 특정 계약 자료와 관련된 옛 보존 표식일 뿐 금고 인출권이 아니었다. 그 사실을 확인해 둔 뒤 태오는 그의 청구 절차를 이벨에게 의뢰하도록 안내했다. “김태오 씨, 자네 원금이 스물다섯 닢만 남았다는 소식을 들었어.” “네. 그렇습니다.” “그럼 자네 일이 끝나면 다른 사람도 계속 도와줄 건가?” 태오는 잠깐 생각했다. “제가 할 수 있는 기록 정리는 계속하겠습니다. 다만 이제는 누구의 돈이든 제가 대신 결정하지 않으려고요.” 헤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좋겠어. 내 돈을 돌려받을지 말지는 내 이름으로 확인하고 싶으니까.” 그는 작은 빵 봉투를 책상에 내려놓았다. 선물로 가져온 것이라며 수수료와는 별도라고 했다. 태오는 진지하게 장부를 덮고 말했다. “이제 모두 저보다 구분을 잘하시네요.” “누구에게 배웠겠나.” 헤스가 웃었다. 손님이 돌아간 뒤 태오는 빵 봉투의 따뜻함을 느꼈다. 사건이 진행되는 동안 누군가의 삶에 보탬이 되는 일은 반드시 화려한 증거를 찾아내는 일이 아니었다. 다음 달 빵집이 문을 닫지 않도록 숫자를 정리하는 것도 충분히 중요한 일이었다. 그가 기록방을 열기 전에는 몰랐던 기쁨이었다. *** 잠시 후 토른이 찾아와 기록방 뒤쪽 서가를 점검했다. 왕실 자료 사본이 늘어나면서 한쪽 선반이 무거워졌기 때문이다. 토른은 나무를 두드리고 받침을 하나 더 댔다. “종이도 이렇게 모이면 돌덩이만큼 무거워지는 법이야.” “맞아요. 그래서 자료를 줄여야 할지 고민입니다.” “없애라는 뜻은 아니야. 보관할 목적에 따라 무게를 나누라는 거지.” 태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원본이 있는 보관기관과 자신의 검토 사본을 구분하고, 공개가 필요 없는 개인 기록은 별도 잠금함에 넣기로 했다. “드래곤이 만든 비늘이 아무리 무거워도 이 선반엔 올리지 마.” 토른이 말했다. “47-B는 안전한 보관함에 있습니다.” “그건 좋아. 그 물건으로 금고 문을 열겠다는 생각은 이제 안 하지?” “네. 조회 표식이니까요.” 토른은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마지막 못을 박고는 작은 장부 하나를 달라고 했다. 수리한 부분과 날짜를 적기 위해서였다. 태오가 웃었다. “드워프 장인님도 이제 기록에 관심이 많으시네요.” “무너지지 않게 만든 사람이 누구인지는 남겨야지.” 두 사람은 일의 책임이란 결국 자기 이름으로 남기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나눴다. 태오는 그 말이 오늘 확인한 수신 담당자의 교체 문제와 묘하게 닮았다고 생각했다. 다만 서가를 고친 사람은 바로 눈앞에 있으니, 그날은 확인하기 훨씬 쉬웠다. *** 그날 밤 세딘에게서 작은 쪽지가 왔다. 준비표의 세 갈래 송달 기록 가운데 하나가 오래된 하역대 일지의 목록과 날짜가 겹친다는 보고였다. 그렇다고 BG-17 통지가 그 배에 실렸다고 단정할 수는 없었다. 당시 같은 날 운반된 봉투가 수백 개였기 때문이다. [조사 필요: 제3 분배표, 구 남부 우편 집하대.] 태오는 물잔을 내려놓았다. “내일은 집하대군요.” 리네아가 옆에서 말했다. “내일 오전에는 당신 고객이 두 명 있어요. 한 명은 급해요.” “그럼 오후에 가겠습니다.” “잘했어요.” 그녀는 그의 뺨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태오는 뜻밖의 칭찬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게 아까 말한 복수입니까?” “아뇨. 그건 선불이에요.” “무슨 복수길래 선불까지 있습니까?” 리네아는 대답하지 않고 웃었다. 태오는 오래된 기록 앞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이제는 더 분명하다고 느꼈다. 누군가 통지를 받지 못했을 가능성은 중요했다. 그러나 자신이 직접 내일 일할 사람들의 약속도 중요했다. 그는 두 수첩을 서로 다른 서랍에 넣었다. 그리고 마지막 줄에 적었다. [원금 300. 실제 반환 275. 남은 25금화.] [BG-17: 통지 준비표 확인. 발송과 수령은 아직 확인되지 않음.] 집 밖에는 비가 그쳤다. 제6기록실의 종소리도 멎었을 것이다. 다만 태오의 질문 세 개는 그대로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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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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