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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드래곤이 우리 집 전세금을 안 돌려준다 · 137화
PAYLUA ORIGINAL · 제137화

137화. 말을 빌린 사람과 목소리를 빌린 사람

드래곤이 우리 집 전세금을 안 돌려준다 · 6,207자

오프라인 책장
제6기록실에서 들려온 첫 목소리는 뜻밖에도 아주 평범했다. “날짜를 다시 말해 주세요.” 기록 속 누군가가 그렇게 묻자, 다른 사람이 멀리서 의자를 끄는 소리가 났다. 오래된 음성 수정의 잡음 사이로 종이 넘기는 소리도 들렸다. 거대한 마법, 용의 울음, 금화가 쏟아지는 소리는 없었다. 태오는 잠시 눈을 감았다. 일곱 해 전에도 사람들은 이렇게 평범한 방에서 서로에게 질문을 했을 것이다. “오늘 공개 가능한 것은 구두 기록의 비식별 일부입니다.” 오린이 설명했다. “개인 신원과 관련된 소리, 주소, 원치 않는 의료 정보는 제공하지 않습니다. 문장 연결도 생략 구간을 명확히 표시했습니다.” “편집해서 의미가 달라진 건 아닙니까?” 태오가 물었다. “원음의 삭제 위치와 삭제 이유가 기록돼 있습니다. 음성 변형 자체의 영향은 별도 감정 대상으로 남아 있죠.” 디아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음성 수정의 오래된 마력 잔향을 확인하는 전문가와 함께 들어와 있었다. “보존 사본이 원래의 음성과 완전히 같다고 단정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현재 재생되는 문장의 내용은 검증 가능한 범위에서 대조할 수 있어요.” 태오는 받아쓰기 용지를 준비했다. 그는 예전이라면 녹음 속 누군가가 '받았다'는 말만 해도 금화를 받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제는 무엇을 받았는지부터 물어야 한다는 걸 안다. *** 두 번째 문장이 들렸다. “나는 그날 편지를 읽어 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태오가 고개를 들었다. 아델의 증언과 닮았지만 목소리는 변형되어 있었고 성별과 나이를 구별하기 어려웠다. “그 부탁을 누가 했나요?” 기록 속 질문자가 물었다. “봉투를 가져온 사람입니다. 저는 돈을 받거나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잠시 잡음이 끼었다. 이후의 내용은 공개 제한을 이유로 건너뛰었다. “무슨 편지였습니까?” “주소가 맞는지, 남을 대신해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해 달라는 편지였습니다.” 태오는 손가락으로 책상을 두드렸다. 증언은 자신이 금화 지급을 확인했다고 말하지 않았다. 오히려 편지의 전달과 낭독을 도왔다는 취지였다. “이게 제7 우편함의 네 번째 동석자와 연결됩니까?” “기록의 분류번호는 관련 가능성을 보입니다.” 세딘이 답했다. “하지만 당사자 동일성은 아직 별도입니다.” 발카스는 입을 다물고 있었다. 인간이라면 손바닥을 만지작거렸을 테지만 드래곤은 손가락 끝에서 미세하게 금빛 비늘이 드러났다 사라졌다. *** 다렌 코르는 녹취가 끝난 뒤에야 입을 열었다. “누가 내 손을 대신 움직여 서명했다고 말하진 않더군.” “그렇습니다. 적어도 오늘 들은 범위에는 없습니다.” 이벨이 말했다. “나는 오래전부터 그걸 알고 싶었소.” 코르는 왼손으로 오른손의 오래된 흉터를 가렸다. 태오는 그가 오늘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결심을 했을지 생각했다. 과거의 몸 상태를 남에게 보이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은 아니었다. 아델이 코르 옆에서 조용히 물었다. “혹시 낭독해 드리는 사람이 읽은 뒤에 다시 질문한 기억이 있으세요?” “있을지도 모르겠소. 편지를 내게 보여 주면서도 내 손으로 받지 않아도 된다고 했던 말이…” 그는 말을 멈췄다. “확실하지 않소.” “확실하지 않으면 그렇게 남기면 됩니다.” 마르셀이 말했다. 태오는 코르의 말이 끝난 뒤에도 바로 기록하지 않았다. 코르에게 현재 진술의 기록과 공개 범위를 먼저 확인했다. 코르는 자신의 기억이 불확실하다는 표시를 남겨 달라고 했다. *** 오후에는 아델의 문해교실에서 학생들을 만났다. 태오는 이번에는 문서 사건에 관한 말을 하지 않기로 미리 약속했다. 아이들에게는 이름과 날짜, 물건을 맡긴 사람과 돌려받은 사람을 구분하는 아주 쉬운 장부만 가르쳤다. “제가 연필을 친구에게 빌려 줬으면요?” 한 아이가 물었다. “빌려준 날짜와 돌려받는 약속을 적을 수 있겠지.” “친구 대신 언니가 돌려주면요?” “정말 돌려줬는지 확인하고, 누가 가져왔는지 따로 적으면 돼.” “그럼 누구 잘못인지도 적어야 하나요?” 태오는 잠시 생각했다. “그걸 바로 결정할 필요는 없을 거야. 무슨 일이 있었는지 먼저 적는 게 도움이 될 수 있지.” 아이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태오는 칠판에 두 칸을 그렸다. 하나에는 '본 사실', 다른 하나에는 '궁금한 사실'이라고 적었다. 아델은 그 모습을 바라보다 수업이 끝난 뒤 말했다. “처음부터 그렇게 가르치는 게 좋겠네요.” “저도 나중에야 배웠습니다.” “당신은 꽤 괴상한 선생님이에요. 드래곤에게 보증금 받으러 갔다가 장부 교사가 됐으니까요.” 태오는 웃었다. “제 이력서가 복잡해졌죠.” *** 기록실의 두 번째 확인 시간에는 녹취의 마지막 공개 문장이 나왔다. “내가 읽은 문장은 거절을 없애라는 뜻이 아니었습니다.” 태오는 펜을 멈췄다. “다시 들을 수 있습니까?” 오린이 재생했다. 문장은 동일했다. 그렇다고 이 한 문장으로 누군가가 서류를 조작했다고 결론 낼 수는 없었다. 무엇을 거절했는지, 증언자가 누구의 말을 읽었는지, 후속 서류가 이 진술을 어떻게 반영했는지 아직 모르기 때문이다. 이벨은 종이를 나란히 놓았다. 왼쪽은 원 권리자 반대 진술의 보존 사본, 오른쪽은 후속 위임 확인서의 일부 표제였다. 두 문서의 날짜와 연결 근거가 완전히 이어지지는 않았다. “최소한 이 사람은 '거절을 없애지 말라'는 취지의 말을 했습니다.” 태오가 말했다. “그 뜻으로 들리는 문장입니다. 정확한 원문과 대상 문서를 대조해야 하죠.” 디아나가 답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 문장을 지워 버리지 않는 거군요.” “그렇습니다.” 태오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증인의 목소리가 크거나 화려하지 않아도 그 한 문장이 누군가에게는 중요할 수 있었다. *** 저녁에 리네아는 태오의 기록방에서 작은 저녁상을 차렸다. 그녀는 오늘 하루가 어땠느냐고 물었다. 태오는 많은 이야기를 했지만 공개하면 안 되는 개인 정보는 말하지 않았다. “목소리를 들었어요.” “누구의요?” “아직 누구인지 밝힐 수 없는 사람의요. 하지만 그 사람이 무슨 종류의 일을 했는지 조금 더 알게 됐어요.” 리네아는 조용히 듣다가 말했다. “목소리를 듣고도 이름은 모를 수 있군요.” “네. 그리고 이름을 알아도 그 사람이 무엇을 했는지는 모를 수 있죠.” “그러면 당신은 어떤 목소리를 제일 믿어요?” 태오는 그녀를 바라봤다. “제게 싫다고 말할 수 있는 목소리요.” 리네아가 웃음을 멈췄다. “왜요?” “저랑 가까운 사람이더라도 제게 틀렸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하니까요.” 그녀는 태오의 손을 잡았다. “그 말은 마음에 들어요.” “대신 자주 틀렸다고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건 제가 결정할게요.” 둘은 웃었다. *** 음성 수정의 보존을 맡은 젊은 기술자 레온은 작은 마법 기구를 꺼내 놓았다. 그는 기록 속 목소리에서 개인을 알아볼 만한 음색을 보호하면서 문장의 순서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설명했다. “왜 굳이 목소리를 바꾸나요?” 태오가 물었다. “증언자가 오래전에 말한 내용이 오늘의 생활까지 불필요하게 따라다니지 않도록 하려는 겁니다.” “그렇지만 바꾸면 다른 사람이 말한 것처럼 들릴 수도 있겠네요.” “그래서 변형한 사실과 변형 방법을 기록으로 남깁니다. 원음은 적법한 보존 권한 아래 유지하고요.” 태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증언을 보호하려고 한 조치가 또 다른 오해를 만들지 않도록 관리하는 일이 필요했다. 레온은 작은 수정 두 개를 나란히 놓았다. 하나는 음성의 흐름을 보여 주는 모형이었고, 다른 하나는 비식별 사본의 파동을 보여 주었다. 태오에게는 두 수정 모두 작은 파란 불빛 덩어리처럼 보였다. “마법이든 기술이든 무슨 원리인지 자세히는 모르겠습니다.” “그럼 할 수 있는 질문을 해 주세요.” “누가 이 결과를 다시 검사할 수 있습니까? 어느 부분을 바꿨는지 남아 있습니까? 원본을 잃어버리지 않습니까?” 레온은 웃었다. “좋은 질문입니다.” 그의 설명을 듣고 태오는 기록방에서 고객에게 보여 주는 요약문도 그렇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이해하는 내용을 말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었다. 다른 사람이 나중에 검증할 수 있어야 했다. *** 아델과 코르가 면담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리네아는 두 사람에게 따뜻한 차를 건넸다. 코르는 차를 한 모금 마시더니 쓴웃음을 지었다. “마음만은 예전처럼 젊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일 한 번 하고 나면 참 피곤하오.” “오늘은 더 말씀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리네아가 말했다. “그랬으면 좋겠소. 자꾸 무슨 기억을 더 해내야 할 것만 같아서.” 태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오래전 사실을 떠올리는 일이 마치 시험처럼 변하면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빈칸을 채우려고 할지 몰랐다. “코르 씨, 오늘 말하지 않은 사실을 내일 꼭 기억해 내셔야 하는 건 아닙니다.” 코르는 잠시 태오를 바라봤다. “기억하지 못하는 게 부끄러운 일은 아니란 말이군.” “네. 그리고 누가 잘 기억하는 것처럼 말한다고 그 사람의 기억이 자동으로 진실이 되는 것도 아니죠.” 아델이 미소를 지었다. “이제 당신이 제 일을 대신 가르치겠어요.” 태오는 손을 저었다. “아뇨. 저는 읽기 보조가 얼마나 어려운지 오늘도 새삼 배웠습니다.” 코르는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오른손에 힘을 주는 데 시간이 걸렸다. 로벤이 복도 끝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같이 돌아가겠소?” 로벤이 물었다. “그러지.” 두 노인은 오래전 알고 지낸 길을 천천히 걸어 나갔다. 태오는 그 모습을 보며 과거의 기록을 확인하는 일이 현재의 사람을 지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 저녁 무렵 기록실의 직원들이 음성 수정 보존 상황을 점검했다. 태오는 참관 허가를 받지 않은 부분에 들어가지 않았고, 대신 공개 가능한 작업 일정만 받아 왔다. 아직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리는 문장도 분명히 적혀 있었다. “무언가 큰 결론이 나왔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겠죠?” 리네아가 물었다. “그렇겠죠. 그런데 오늘 우리가 들은 것은 아주 조용한 말뿐입니다.” “조용해서 덜 중요한 건 아니잖아요.” 태오는 그녀를 바라봤다. “당신이 처음 제게 중개 계약을 설명할 때도 그랬던 것 같아요. 큰소리로 말한 건 없는데 중요한 문장은 빠져 있었죠.” 리네아의 표정이 잠시 어두워졌다. “그렇죠. 제가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어요.” “지금은 다르게 설명하잖아요.”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바꿀 수 있는 일이 남아 있다는 건 좋은 일이에요.” 두 사람은 오래전 잘못을 지우거나 없던 일로 하지 않았다. 대신 오늘의 행동이 그 과거와 어떻게 달라졌는지 서로 확인했다. 태오는 아델의 교실을 나서며 아이들이 만든 장부를 다시 한번 보았다. 삐뚤어진 글씨와 작은 그림이 가득했지만 적어도 누가 연필을 빌려주었는지는 분명하게 적혀 있었다. 그는 그것이 일곱 해 된 왕실 원부보다 훨씬 명쾌하다고 느꼈다. 아델은 아이들의 글씨가 곧 좋아질 거라며 웃었다. 태오는 글씨보다 자기 이름으로 말할 수 있는 용기를 먼저 배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리네아가 조용히 말했다. “누군가 말한 것을 끝까지 듣는 게 이렇게 어려운 줄 몰랐어요.” 태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예전에는 제 말부터 끝내고 싶어 했죠.” 두 사람은 그날만큼은 서로의 문장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아무도 타인의 목소리를 대신 마무리하지 않았다. 그것이 중요했다. 태오는 기록방으로 돌아온 뒤 오늘 자신이 받아 적은 문장을 다시 읽었다. 어느 부분은 실제 재생된 말이고, 어느 부분은 자신의 해석이었다. 그는 해석 부분의 앞에 작은 표시를 붙였다. 나중에 이 자료를 볼 사람이 증언자의 목소리와 자신의 생각을 혼동하지 않기를 바랐다. 리네아는 그 표식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 말과 남의 말을 구분하는군요.” 태오는 웃었다. “그걸 배운 데 꽤 오래 걸렸습니다.” *** 밤에 도착한 기록실의 짧은 후속 안내에는 새로운 사실 하나가 적혀 있었다. [비식별 구두 기록의 별도 관리번호와 BG-17 후속 심사 D 항목의 상호 참조 존재 확인. 최초 기록 목적: 권리 처분 판단이 아니라 전달 경위 보완.] 태오는 한참 서류를 바라봤다. 이제 적어도 증언이 왜 만들어졌는지 조금은 분명해졌다. 누가 금화를 받았는지 밝히기 위해서가 아니라, 누구의 말을 누구에게 전달했는지 확인하려는 기록이었다. 그러나 그 목소리가 일곱 해 전 실제 심사에서 제대로 반영됐는지는 여전히 알 수 없었다. 태오는 마지막 문장을 적었다. [읽어 준 사람의 존재가 권리자의 동의를 대신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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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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