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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드래곤이 우리 집 전세금을 안 돌려준다 · 136화
PAYLUA ORIGINAL · 제136화

136화. 드래곤의 상환표에는 날씨가 적혀 있었다

드래곤이 우리 집 전세금을 안 돌려준다 · 6,027자

오프라인 책장
발카스가 가져온 새 상환표의 첫 번째 문제는 날짜가 아니라 날씨였다. [남부 과수원 수확 예정. 청명한 날 15금화 지급 가능.] 김태오는 그 문장을 세 번 읽었다. “발카스 님.” “왜 그러느냐.” “날씨가 좋으면 준다는 말은 지급일이 아닙니다.” “과일이 익으려면 해가 떠야 하지 않겠느냐?” “그건 농업의 사정이고 제 채권의 기한과는 다릅니다.” 바렌이 두 손으로 얼굴을 쓸었다. 그는 아마 오늘도 하루가 길어질 것을 예감했을 것이다. “태오 씨 말씀이 맞습니다.” 바렌이 말했다. “확정된 매각 계약과 입금 예정일을 구별해 다시 적겠습니다.” 발카스는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옛날에는 내가 보석 한 자루만 내밀어도 사람들이 감격했는데.” “그 자루에서 다른 사람 물건이 나오는지부터 확인해야 하니까요.” 태오가 말했다. 드래곤은 결국 의자에 앉았다. 그는 오늘따라 아주 작은 의자에 앉아 있었다. 다리가 의자 아래로 어색하게 접혔다. “마흔 금화 때문에 왕국 전체가 나를 회계 학교에 보내는 것 같구나.” “그 학교가 개교한 지 일곱 해는 됐겠네요.” 바렌은 웃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잠깐 입꼬리를 숨기지 못했다. *** 남부 과수원의 수익은 계정 47과 무관한 발카스 개인 재산에서 발생했다. 바렌은 소유 확인서, 임대료 입금 기록, 세금과 시설 유지비 차감 내역을 준비했다. 아직 돈이 태오에게 지급된 것은 아니었다. “여기에는 과수원 열매 판매 대금이 들어올 예정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태오가 말했다. “맞습니다. 수확 계약은 체결됐고 대금은 사흘 뒤 들어옵니다. 입금된 뒤 확인된 범위에서 15금화를 지급하겠습니다.” “그럼 오늘 장부에는 무엇이라고 적습니까?” “지급 계획. 수령 전.” 태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과거의 발카스라면 자기 금고 안에 보석 산이 있다고 말하며 모든 문제가 해결됐다고 우겼을 것이다. 지금은 적어도 계획과 이행을 구분하고 있었다. 마르셀이 덧붙였다. “특히 다른 세입자의 채권과 섞지 마십시오. 동일 자산에서 임대료를 받았다고 채무를 일괄 면제하거나 상계할 수는 없습니다.” “알겠습니다.” 바렌이 답했다. 태오는 창밖을 보았다. 햇빛이 구름 사이로 비쳤다. 드래곤이 상환표에 날씨를 적은 이유가 어렴풋이 이해되기는 했다. 그래도 햇빛은 영수증이 아니었다. *** 그날 오전 기록방 손님은 늙은 직조공이었다. 그는 평생 쓴 베틀을 손녀에게 물려주려 했다. 문제는 그 베틀이 일찍이 공동 작업장 명의로 구입됐다는 점이었다. “내가 산 거야.” 직조공이 말했다. “내가 돈도 냈어. 그런데 장부엔 작업장 물건으로 적혔지.” 태오는 조금도 놀라지 않았다. 요즘 그의 주변에서는 모두가 소유권, 사용권, 관리권을 구분하고 있었다. “당시 영수증과 공동 작업장 계약을 함께 봐야겠습니다. 제가 기록을 정리할 수는 있지만 소유권 판단은 권한 있는 곳에서 받아야 해요.” 직조공이 고개를 끄덕였다. “내 손녀가 나중에 괜한 싸움을 안 했으면 좋겠어.” “그 마음은 알겠습니다.” 태오는 직조공이 가져온 오래된 종이를 날짜별로 분류했다. 장부 한 귀퉁이에 그려진 꽃무늬가 눈에 들어왔다. 손녀가 어렸을 때 몰래 그린 그림이었다고 했다. “이건 보존하시죠.” 태오가 말했다. “소유권과는 별개로 가족의 기록이니까요.” 직조공은 잠시 종이를 쓰다듬더니 웃었다. “고맙네.” *** 오후 제6기록실에서는 BG-17의 후속 심사 절차를 다시 논의했다. 보증조합 청산 뒤 누가 서류 보존 책임을 이어받았는지 일부 확인됐지만, 그 기관이 금전 보증까지 인수했다는 근거는 없었다. “보관 책임은 있고 지급 책임은 아직 모른다.” 발카스가 요약했다. 태오가 고개를 끄덕였다. “정확합니다.” “내가 처음부터 이렇게 구분했다면…” “지금부터 하시면 됩니다.” 디아나는 중간 인계표의 봉인층 분석 결과를 설명했다. 원 권리자의 거부 의사를 수정하지 말라는 지시는 당시 보관기관의 인계 규칙에도 반복되어 있었다. “그렇다면 후속 위임 보완본은 그 지시에 어떻게 대응했습니까?” 이벨이 물었다. “그 부분의 내용과 접수순서를 감정 중입니다. 위임이 적법했는지는 다른 증빙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태오는 다시 빈칸을 보았다. 그런데 이번 빈칸은 예전과 달랐다. '확인 중'이라는 이유로 세입자가 직접 말할 기회까지 미루지 않겠다는 계획이 잡히고 있었다. *** 사흘을 기다리는 동안 태오는 과수원 대금이 입금되었는지 매일 확인하지 않았다. 바렌이 정식 확인을 마친 뒤 알려 주기로 했고, 그것으로 충분했다. 그러나 발카스는 정반대였다. “과수원에 비가 오지 않느냐?” 그가 아침마다 바렌에게 물었다. “어제는 맑았고 오늘은 흐립니다.” “비가 오면 열매가 상하지 않겠느냐?” “판매 계약은 수확된 물량을 기준으로 이미 체결돼 있습니다.” “그럼 수확한 사람은 제시간에 돈을 보내겠지?” “확인하고 연락드리겠습니다.” 바렌이 나중에 태오에게 털어놓았다. “드래곤께서 평생 농사에 이렇게 관심을 보이신 건 처음입니다.” “그 전엔 금화를 쌓아 두는 데만 관심이 있으셨겠죠.” “네. 이젠 열매 하나가 떨어질 때마다 정산 보고서를 요구하십니다.” 태오는 웃음을 참았다. 사실 바렌이 더 힘들어질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마음이 조금 불편했다. “저 때문이라면 무리하지 마세요. 정해진 확인일에 결과를 주시면 됩니다.” “그 말씀을 드래곤께 직접 해 주시겠습니까?” 태오는 잠시 생각했다. “차라리 이틀 동안 검은 산맥에서 낮잠을 주무시라고 전해 주세요.” 바렌은 한숨을 쉬었다. “그 말을 전하면 저부터 낮잠을 못 잘 것 같습니다.” *** 기록방에서는 직조공의 손녀가 다시 찾아왔다. 할아버지의 낡은 베틀을 정리하는 일에 필요한 자료를 설명받고 싶어서였다. 태오는 처음 의뢰 때 적어 둔 물건 목록을 보여 주되, 소유권이 확인되지 않은 칸은 분명히 표시했다. “저는 이 베틀을 꼭 받아야 한다고만 생각했어요.” 손녀가 말했다. “왜 그렇게 생각했나요?” “어릴 때부터 그 소리가 제 집 소리였거든요. 할아버지가 베틀을 움직이면 저는 바닥에서 잠들었어요.” 태오는 그 말을 듣고 잠깐 펜을 멈췄다. 법적 소유권과 별도로 물건에는 가족의 기억이 남을 수 있었다. “그 기억은 다른 문서에도 남겨 둘 수 있겠네요. 실제 소유와 상속 문제를 판단할 때는 관련 기관에 확인하셔야 하고요.” “사진을 찍어도 될까요?” “물론이죠. 다만 기록방에 맡겨진 원본에는 손대지 않는 조건으로요.” 손녀는 작은 마법 사진판으로 베틀의 무늬를 찍었다. 할아버지는 웃으며 지켜봤다. “이 사람은 물건보다 종이를 더 아낀다니까.” “종이가 물건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되니까요.” 태오가 답했다. 그날 그는 평범한 고객에게서 사건의 중요한 원리를 다시 배웠다. 누군가에게 중요한 것이 언제나 돈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돈을 돌려받아야 할 권리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었다. 사람은 서로 다른 두 가치를 한꺼번에 지킬 수 있었다. *** 오후에 열린 작은 기록 교육회에서는 사업자 몇 명이 태오에게 질문했다. 입금 예정과 실제 입금, 매출과 대여금, 계약상 반환금과 수수료를 어떻게 나눠 적는지 궁금해했다. 태오는 원래 세무 전문가가 아니라는 점을 먼저 밝힌 뒤 자신이 일상에서 쓰는 기본적인 분류 원칙만 소개했다. “모든 사람에게 같은 장부를 쓰라고 강요하진 않겠습니다.” 그가 말했다. “필요한 구분이 무엇인지부터 생각해 보세요.” 한 상인이 웃었다. “그런데 자네는 아직 집주인에게 돈을 다 못 받았다면서?” “네.” “그럼 장부가 소용이 없는 것 아닌가?” 태오는 웃지 않았다. 그는 잠시 생각한 뒤 답했다. “장부가 돈을 만들어 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제가 얼마를 받을 권리가 있고 얼마를 실제로 받았는지 헷갈리지 않게 해 줍니다. 나중에 분쟁을 해결할 때도 도움이 됩니다.” 상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맞겠군.” 태오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좋은 장부는 사람에게 없는 돈을 있는 것처럼 믿게 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아직 받아야 할 돈을 없어진 것처럼 보이게 하지도 않죠.” 강의가 끝났을 때 태오는 목이 조금 쉬어 있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자기 경험을 설명하는 일이 생각보다 즐겁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날 밤, 리네아는 강의를 들은 학생들이 그에게 남긴 작은 감사 쪽지를 보여 주었다. “이젠 드래곤 퇴치 전문가가 아니라 기록 선생님이네요.” “퇴치한 적은 없는데요.” “아직이죠?” “마지막 금화를 돌려받으면 퇴치 대신 차를 마시기로 했습니다.” 그녀는 크게 웃었다. *** 사흘 뒤, 바렌은 실제 입금이 확인됐다고 연락했다. 대금은 과수원 소유자의 개인 수입으로 들어왔고 계약상 임차인 권리와 별개였다. 지급 전 검증에 참석한 마르셀은 금화 열다섯 닢의 출처와 수량을 확인했다. 태오는 손바닥에 놓인 금화의 차가운 무게를 느꼈다. “열다섯 맞습니다.” “오늘 날짜로 지급 영수증을 작성하겠습니다.” 바렌이 말했다. “원금 일부 반환으로요. 감정비, 보전비, 이자, 사과 비용과 섞지 마시고요.” 발카스는 푸념했다. “사과에도 비용이 있었느냐?” “없다고 생각하셔서 일곱 해나 걸린 거 아닙니까.” 드래곤이 혀를 찼다. 그러나 이번에는 웃는 얼굴이었다. [최초 원금 300금화. 기존 실지급 260금화. 금일 추가 실지급 15금화. 누적 반환 275금화. 잔여 원금 25금화.] 태오는 숫자를 또박또박 읽었다. 영수증에 서명하자 바렌과 마르셀이 각각 검증 결과를 보존했다. 다른 세입자의 반환 문제는 따로 남았다. “이제 스물다섯이군.” 발카스가 말했다. “네. 아직 스물다섯입니다.” “네가 전부 받으면 정말 차를 마시러 올 것이냐?” “그때는 손님으로 가겠습니다.” “그렇다면 차는 내가 준비하마.” 태오는 웃었다. 고대 드래곤이 준비한 차가 어떤 맛일지는 잘 몰랐다. 그래도 그날은 동굴 입구에서 잔액을 외치지 않아도 되길 바랐다. *** 저녁에 태오는 돌려받은 15금화를 다른 장부에 옮겨 적었다. 원금 일부가 사업 매출처럼 보이지 않도록 구분하는 일은 이제 익숙했다. 그는 기록방의 작은 금고를 잠그고 리네아를 만나러 갔다. 그녀는 새 중개 사무실에서 계약서를 검토 중이었다. 태오가 들어서자 미소를 지었다. “오늘은 날씨가 좋아서 돈 받았다면서요?” “정확히는 수확 판매대금이 입금되어서요.” “발카스 님 상환표 제목이 재미있더라고요.” “제발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마세요.” “이미 토른 씨가 들었대요.” “끝났군요.” 리네아가 웃음을 터뜨렸다. 그녀는 태오의 손을 잡고 물었다. “기분이 어때요?” “한편으론 좋고, 한편으론 이상합니다. 처음엔 300금화가 전부 돌아와야 그다음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지금은 이미 많이 살고 있잖아요.” “네. 당신이 있어서요.” 리네아는 한동안 그를 바라보다가 가까이 와 안았다. “그런 말은 오늘도 유효하네요.” “계약 기간이 없습니다.” “그럼 오래 듣고 싶어요.” 그녀는 웃으며 그에게 입을 맞췄다. 그는 과수원 대금이 도착하기 전에는 기록방에서 미리 지출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받지 않은 돈을 이미 가진 돈으로 착각하지 않겠다는 아주 단순한 원칙이었다. 태오는 장부의 해당 칸에 '예정'이라고 적고 덮었다. 오늘의 점심값은 오늘 실제로 번 수수료에서 냈다. 태오는 그동안 보증금 장부를 숱하게 고쳐 썼다. 그런데 오늘 가장 반가웠던 변화는 숫자뿐이 아니었다. 발카스가 실제로 수익을 확인하고 지급할 때까지 기다렸다는 점이었다. 남은 원금이 있더라도 그 행동은 다음 변제를 기대할 구체적인 이유가 됐다. *** 밤늦게 제6기록실에서 후속 통지가 도착했다. BG-17 구두 증언의 나머지 범위를 열람할 수 있는 별도 면담이 예정되었다는 내용이었다. 다만 녹취 전부가 공개되는 것은 아니었다. 태오는 수첩에 두 줄만 적었다. [보증금 미환급 원금 25금화.] [원 권리자 의사 확인 사건은 별개로 계속.] 그는 기록방 문에 걸린 조개 장식을 바라봤다. 남은 숫자가 줄어든다고 사건의 모든 사람이 같은 속도로 앞으로 가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적어도 발카스가 실제로 행동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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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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