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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드래곤이 우리 집 전세금을 안 돌려준다 · 135화
PAYLUA ORIGINAL · 제135화

135화. 두 번 봉한 편지

드래곤이 우리 집 전세금을 안 돌려준다 · 6,049자

오프라인 책장
제6기록실의 열람 안내문에는 서류 두 장이 같은 봉투에 들어 있다는 사실이 적혀 있었다. 문제는 그 봉투를 봉한 사람이 서로 달랐다는 점이었다. “첫 번째 봉인과 두 번째 봉인이 있다는 뜻인가요?” 태오가 물었다. 디아나 벨크가 렌즈를 들었다. “겉보기에는요. 먼저 봉해진 흔적을 훼손하지 않고 바깥쪽에 새 끈을 묶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이유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봉인을 다시 했으면 내용도 바뀐 겁니까?” “그렇게 단정할 수 없습니다. 수송 중에 겉포장이 파손됐을 수도 있고, 보관기관이 바뀌며 봉인만 보강했을 수도 있습니다.” 태오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 이세계에 왔을 때 그는 봉인된 물건을 보면 그 안에 비밀이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봉인 자체에도 이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열람실에 놓인 BG-17 부속 봉투는 손바닥 두 개 정도의 크기였다. 회색 끈 아래에는 오래된 연갈색 밀랍이 보였고, 위쪽에는 푸른 잉크의 새 보존번호가 적혀 있었다. 겉봉에 있는 명칭은 '보호 대상 의견 확인'이었다. “그럼 지금 열 수 있는 겁니까?” “표지의 상태와 보존목록만 먼저 확인할 겁니다.” 세딘이 말했다. “내용은 관련 당사자 보호 절차가 끝난 뒤입니다.” 발카스는 긴 한숨을 쉬었다. 오늘도 그는 회의장에 왔지만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았다. “내가 가진 재산을 확인하려고 올 때보다 더 어렵구나.” 태오가 조용히 말했다. “이번에는 남의 말이 들어 있을지 모르니까요.” 드래곤은 반박하지 않았다. *** 마르셀은 후속 심사 관련자들에게 공개 가능한 범위를 묻는 개별 통지를 보냈다. 소피에게는 아이의 이름과 현재 주소를 제외한 질문만 제시했고, 헤스에게는 빵집 사업 상태를 물어보지 않았다. 로벤에게는 예전 운송 참여 여부와 현재의 진술 희망만 확인했다. “이렇게 나누면 심사가 오래 걸리지 않습니까?” 바렌이 물었다. “그렇겠죠.” 마르셀이 답했다. “하지만 빠르게 하나로 묶으려고 하다 문제가 생긴 사건입니다.” 태오는 그 말을 듣고 과거의 수익권자 명단을 떠올렸다. 하나는 실제 임대계약 권리자 목록이었고, 다른 하나는 통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주소를 정리하는 목록이었다. 후대에 두 목록이 뒤섞인 뒤 많은 사람들이 엉뚱한 의심을 받았다. 리네아는 각자 답할 수 있는 질문만 적어 세입자들에게 전달했다. 상담 동의서를 작성한 사람에게는 독립적인 설명을 덧붙였다. “저와 태오 씨가 연인이라는 사실은 알려 드렸습니다. 원하시면 다른 중개인이나 상담자를 선택하셔도 됩니다.” 소피가 말했다. “저는 직접 듣고 결정할게요. 지난번처럼 그냥 이름만 적히는 건 싫어요.” “그렇게 하세요.” 리네아는 그녀의 대답을 있는 그대로 기록했다. *** 그날 오후 파벨 기록방에 낯선 손님이 찾아왔다. 그는 얇은 장부를 들고 온 잡화상으로, 장터 상인 셋이 맡긴 물건의 인계 명단을 정리해 달라고 했다. “남들은 물건을 직접 건네받았는데 한 사람은 보관증만 받아 갔소. 그런데 장부엔 모두 인수 완료라고 찍혔지.” 태오는 흥미를 느꼈다. 기록방의 평범한 업무에서도 비슷한 혼동이 있었다. “보관증을 받았다는 뜻과 물건을 직접 받았다는 뜻을 구분해야겠습니다.” “그렇소. 내 손님들은 벌써 누가 물건을 빼돌렸다고 싸우고 있소.” “일단 당사자별로 어떤 물건을, 누구에게, 언제 건넸는지 확인 가능한 기록을 분리해 보죠. 제가 법적 판단을 해 드리는 건 아닙니다.” 상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태오는 장부 첫 장에 '확인된 인수'와 '보관증 교부'라는 두 칸을 만들었다. 곧바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았지만 상인은 미소를 지었다. “적어도 어디서부터 헷갈렸는지 알겠군.” 태오는 보수를 받은 뒤 사업 장부에 수수료를 기록했다. 보증금 채권 장부에는 한 글자도 쓰지 않았다. 그의 삶이 이제 드래곤의 돈 하나로만 설명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기뻤다. *** 봉투 보존 감정 결과는 예상보다 수수했다. 겉의 푸른 끈은 처음 밀랍이 붙은 뒤 한참 후에 묶인 것 같았다. 그러나 끈 아래 원래 봉인이 깨졌다는 확실한 흔적은 없었다. “후대 누군가가 문서를 갈아 끼웠다고 말할 수는 없군요.” 태오가 말했다. “그렇습니다. 반대로 처음부터 내용이 같았다고도 여기만으로 확정할 수는 없어요.” 디아나가 답했다. “결국 보관 이력과 안의 문서 목록이 필요하겠네요.” 오린은 봉투가 보증조합 청산 과정에서 동부 문서예치연합으로 한 번 넘어갔다가 제6기록실로 이관됐다는 목록을 보여 주었다. 중간 보관기관의 인계번호가 별도로 있었다. [BG-17-부속: 이의 확인 서류 및 현장 낭독 기록.] 태오는 '현장 낭독'이라는 말에 눈길이 갔다. 전날 확인한 비식별 구두 기록과 연결될 가능성이 있었다. “같은 문서라는 뜻입니까?” “표제가 비슷하다는 것뿐입니다.” 세딘이 말했다. “관련성은 등록번호와 원본을 대조해야 합니다.” 태오는 그 원칙을 다시 적었다. 같은 말이 반복되니 지루하다고 생각할 때도 있었다. 그러나 원칙을 지킨 덕분에 살아 있는 사람을 범인이나 피해자로 성급히 정하지 않을 수 있었다. *** 저녁에는 발카스가 태오의 기록방에 찾아왔다. 문 옆에 걸린 조개 장식이 바람에 흔들리자 드래곤은 그것을 유심히 봤다. “새로운 보증 표식인가?” “여행 기념품입니다.” “무슨 권한을 주지?” “쉬는 권한이요.” 발카스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그런 권한에도 표식이 필요한가?” “당신도 한 번 가져 보십시오.” 태오는 작은 나무 조개 하나를 손에 쥐여 줬다. 발카스는 그것을 바라보다 뜻밖에 진지하게 말했다. “나는 수천 년 동안 쉴 때가 있었지. 그러나 기다리는 사람을 생각하며 쉰 적은 거의 없었다.” 태오는 잠시 말이 막혔다. 드래곤이 또 하나의 실수를 깨닫는 모습이었다. “그럼 이제부터는 조금 달라지면 되죠.” 발카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네 돈 마흔 금화는 아직…” “남아 있습니다.” “내가 먼저 말하려 했다.” “성공하셨네요.” 둘은 짧게 웃었다. *** 봉투의 밀랍을 감정할 사람을 찾는 일에도 작은 소동이 있었다. 오래전 동문 생활보증조합의 봉인은 붉은 송진과 광물가루를 섞어 만들었는데, 현재 그 배합을 아는 사람은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디아나는 당시 봉인 재료를 공급했던 공방의 기록을 확인해 보자고 했다. 태오가 찾아간 공방에서는 늙은 장인이 새벽부터 작은 도장들을 닦고 있었다. 그는 태오가 가져온 허가된 봉인 사진을 보고 눈썹을 치켜올렸다. “아, 그 시절 물건이군.” “이 붉은 밀랍이 원래의 것인지 알 수 있습니까?” “사진만으로는 몰라. 다만 색과 표면의 돌가루를 보면 어떤 배합을 썼는지 가늠할 수는 있지. 원본을 훼손하면 안 되고.” “전문 감정인이 직접 검사하고 있습니다. 저는 당시 공방이 그런 재료를 공급했는지 여쭤보러 왔어요.” 장인은 오래된 주문책을 꺼냈다. 종이에는 조합별로 납품한 봉인 재료의 무게와 날짜가 적혀 있었다. 일부는 비에 젖어 읽기 어려웠지만 '동문 생활보증조합'이라는 글자가 확인됐다. “이건 공방에서 공급했다는 기록이지, 누가 어느 봉투에 찍었다는 기록은 아니오.” “네. 그 차이를 알고 있습니다.” 장인이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요즘 손님은 그런 걸 잘 안 묻는데.” 태오는 웃었다. “저는 몇 번 크게 데였거든요.” 작은 사진과 주문책을 비교하던 중 장인은 한 가지를 알려 줬다. 봉인 재료를 공급한 뒤 실제로 사용하는 시점까지는 몇 달이 걸리기도 했다고 했다. 그러므로 밀랍 성분만으로 봉투가 정확히 언제 닫혔는지 결정할 수는 없었다. “그럼 공급일과 사용일도 다르겠네요.” “그렇지. 보관해 뒀다가 나중에 쓸 수 있으니까.” 태오는 머릿속에서 또 하나의 빈칸을 만들어 넣었다. 이 사건의 모든 날짜는 적힌 날짜와 실제 행동이 일어난 날짜를 구별해야 했다. *** 그날 오후 리네아는 독립 중개인 길드의 감독 담당자를 만났다. 감독관은 그녀가 최근 계약에서 임대인 정보, 건물 하자, 추가 비용의 부담 주체를 어떻게 설명했는지 확인했다. 과거 경고가 사라졌다는 뜻은 아니었지만, 개선된 업무 방식에 관한 자료는 제출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제 고객이 알아야 할 불편한 부분은 설명하겠습니다.” 리네아가 말했다. 감독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과정에서 고객이 계약을 포기하면요?” “그것도 고객의 판단입니다. 저에게 유리한 설명만 해선 안 되죠.” 리네아는 업무 일지를 제출하고 사무실을 나왔다. 태오가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어땠어요?” “경고가 없어졌다고 발표할 단계는 아니에요. 감독은 계속됩니다.” “그래도 오늘은 설명할 부분을 설명하셨네요.” “네. 그리고 혼자 했어요.” 태오는 그 말을 듣고 미소 지었다. 그는 그녀의 일을 대신할 수 없고, 대신해서도 안 됐다. 그 사실을 이해한 뒤 관계가 오히려 편해졌다. 두 사람은 길가의 작은 꽃집에 들렀다. 리네아가 푸른 꽃 한 송이를 골라 사무실에 놓겠다고 했다. “발카스 님이 또 화분 보내신다면요?” 태오가 물었다. “그건 손님의 선물로 받되, 제 사무실의 꽃은 제가 고를 거예요.” 태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멋진 원칙입니다.” 리네아는 꽃을 들어 그의 코앞에 가져왔다. “그럼 향기 한 번 맡아보세요.” 태오가 꽃 가까이 다가간 순간 리네아가 가볍게 그의 뺨에 입을 맞췄다. “속았습니다.” “계약서에 안 적힌 혜택이죠.” 둘은 웃으며 골목을 걸었다. 태오는 그날 밤 기록방으로 돌아가 자신이 맡은 봉인 자료와 리네아의 업무 기록을 같은 파일에 넣지 않았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것과 그 사람의 일을 자기 이름으로 묶는 건 다른 일이었다. 꽃집을 나온 뒤 태오는 중개 사무실 앞 게시판을 새로 고정해 주었다. 리네아는 그곳에 고객에게 반드시 알릴 정보들을 보기 좋게 정리하려 했다. 건물주 확인, 수리 책임, 반환 조건, 계약 해지 절차 등이 작은 칸마다 적혔다. 태오는 게시판의 제목을 읽고 웃었다. [꼭 확인해야 할 불편한 사실들.] “이렇게 적으면 손님들이 무서워하지 않을까요?” “처음에는 그럴 수도 있겠죠. 하지만 알지 못한 채 계약하는 것보다는 나아요.” 그녀는 못을 마지막까지 눌렀다. 태오는 게시판이 기울지 않았는지 살폈다. 토른이 있었다면 더 잘했겠지만, 이번에는 두 사람이 스스로 고정할 수 있었다. 남에게 의지할 줄 아는 것만큼 자기 몫의 일을 해내는 것도 필요했다. “정말 잘 어울립니다.” 태오가 말했다. 리네아는 고개를 갸웃했다. “게시판이요, 아니면 제가요?” “둘 다요.” 그녀는 싱긋 웃었다. 태오는 그 미소를 보고 저녁까지 기분이 좋아질 것 같았다. 그날 태오는 낡은 공방에서 받은 납품일자만 따로 적어 보존 담당자에게 전달했다. 공식 감정에 쓰일 수 있는지 여부는 디아나가 판단할 일이었다. 그는 자신이 현장에서 본 것과 장인이 추측한 말을 다른 문장으로 분리해 적었다. 덕분에 누구도 공방의 납품기록을 봉투의 실제 봉함일로 오해하지 않을 수 있었다. *** 밤이 깊은 뒤 리네아는 태오에게 봉투 감정 결과를 다시 읽어 달라고 했다. 그는 내용을 설명하다가 스스로도 이해가 정확한지 확인하기 위해 종이를 접었다. “오늘 확인된 건 두 번 봉해진 흔적이 있다는 점, 그리고 적어도 원래 봉인 일부가 남아 있다는 점입니다.” “그럼 누군가 몰래 열었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진 못하지만 그런 사실이 확인된 건 아니에요.” “잘 설명했어요.” 리네아는 웃더니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이렇게 차분하게 말하는 당신을 좋아해요.” “예전엔 아니었나요?” “예전엔 드래곤 앞에서 화부터 내던 당신도 좋았어요.” 태오가 그녀를 바라보자 리네아는 장난스러운 눈빛으로 덧붙였다. “그때는 조금 위험해 보였거든요.” “지금은요?” “지금은 저녁마다 집에 돌아오는 사람이에요.” 태오는 그녀를 안았다. 그 대답이 마음에 들었다. 그날 마지막으로 도착한 보존소 회신에는 중간 기관의 인계표 사본이 첨부돼 있었다. [BG-17 부속 외봉: 원 권리자 진술 수정 금지, 직접 낭독 확인 누락 시 재접수.] 태오는 문장을 천천히 읽었다. 문서를 다시 봉했다는 행위보다 중요한 것은, 그 안의 사람 목소리를 함부로 고치지 말라는 지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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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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