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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드래곤이 우리 집 전세금을 안 돌려준다 · 126화
PAYLUA ORIGINAL · 제126화

126화. 드래곤이 보내온 연체 독촉장

드래곤이 우리 집 전세금을 안 돌려준다 · 6,017자

오프라인 책장
김태오의 기록방으로 독촉장이 도착한 것은 월요일 오전이었다. 봉투 바깥에는 검은 산맥의 세 고리 인장이 찍혀 있었다. “이번에는 또 뭡니까.” 태오는 봉투를 들고 한숨을 내쉬었다. 발카스가 보낸 문서라면 열기 전에 사본부터 남기는 습관이 생겼다. 그는 접수 일시와 봉인 상태를 적은 뒤 조심스럽게 종이를 펼쳤다. [보관 비용 부담 관련 통지.] 그는 첫 줄을 보고 눈썹을 올렸다. 오래전 안전 대기 관리비 126금화의 징수는 보류되어 있었고, 계단 86금화·방화 56금화·봉인 오염 70금화 청구는 이미 철회된 상태였다. 그런데 또 무슨 비용인가. 다행히 안쪽 내용은 새 청구가 아니라 과거 비용의 정리 현황 통지였다. 바렌이 관련 문서가 뒤늦게 도착할 수 있음을 알리며 기존 징수 보류를 재확인한 것이었다. “제목만 보면 내일 압류하러 올 줄 알겠네요.” 태오가 중얼거렸다. 리네아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누가요?” “드래곤이요.” “그럼 진짜 연체 독촉장인가요?” “아뇨. 오히려 돈을 청구하지 않겠다는 안내입니다.” “왜 그렇게 무서운 봉투에 넣었대요?” “그분은 아직 제목을 잘 못 짓나 봅니다.” 태오는 바렌에게 문서 표제를 좀 더 명확하게 써 달라고 요청했다. 바렌은 곧바로 고치겠다고 답했다. *** 그날 진짜 문제는 기록방의 두 번째 고객에게서 생겼다. 시장 물류업자 하멜릭은 오래된 배송 목록을 정리해 달라고 맡겼는데, 일부 기록의 날짜를 고객 스스로 수정한 뒤 사본만 가져왔다. “원본은 어디 있습니까?” 태오가 물었다. “창고에 있을걸요. 그냥 이 숫자만 정리해 주세요.” “원본과 다른 부분을 표시해야 합니다. 수정을 누가 왜 했는지 알 수 없다면 정확한 대조표를 만들 수 없어요.” 하멜릭은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사장님은 별것도 아닌 걸 어렵게 만드네요.” “나중에 누가 물건을 받았는지 다툼이 생기면 이 차이가 중요해질 수 있으니까요.” 태오는 정중하지만 분명하게 설명했다. 그는 고객의 서류를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식 기록처럼 꾸며 주지 않았다. 고객은 잠시 불평했지만 원본을 가져오겠다고 했다. 리네아는 그 대화를 듣고 조용히 웃었다. “당신이 내 고객을 대하던 때가 생각나네요.” “제가 저렇게 까다로웠습니까?” “훨씬 더요.” “죄송합니다.” “오늘은 제가 그 말을 들으니 조금 기분이 좋네요.” 태오는 일부러 손을 가슴에 얹었다. “혹시 복수하시는 겁니까?” “아뇨. 교육이죠.” *** 보관소 조사에서는 BG-17의 수익권자 이의 진술 목록을 다룰 순서가 정해졌다. 이벨은 이미 확인된 81~82화의 자료와 새로 발견된 보증서 책임 구분표가 같은 문서인지부터 검증해야 한다고 했다. 표제가 비슷하다고 똑같은 당사자들이 관련됐다고 볼 수 없었다. 태오는 차근차근 대조표를 만들었다. 왼쪽에는 계정 47의 권리 정산 이의 진술, 오른쪽에는 BG-17 보증서 관련 이의 절차. 공통된 번호나 송달 주소가 나오더라도 그 의미를 검증하기 전까지는 연결선 대신 점선을 그렸다. “사람들은 왜 점선을 싫어할까요?” 세딘이 물었다. “연결되어 보이면서도 결론은 안 내주니까요.” “기록에는 그런 점선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태오는 웃었다. 상인의 장부에는 점선이 거의 없었다. 돈을 내거나 받거나, 아직 받아야 할 돈으로 남기는 식이었다. 그러나 사건의 원인을 찾는 장부에는 아직 끝나지 않은 관계를 표시하는 방법도 필요했다. *** 발카스는 이날 청문장에 예상보다 일찍 도착했다. 그는 빈 의자를 바라보더니 바렌에게 말했다. “저 자리는 누구 것이냐?” “해산한 생활보증조합을 표시하는 자리입니다.” “그럼 나도 빈 의자 하나를 더 요구한다.” 태오가 물었다. “누구를 위해서요?” “내가 일곱 해 전에 읽지 않은 편지를 위해서.” 잠시 정적이 흘렀다. 농담인지 후회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말이었다. 마르셀이 차분하게 대답했다. “그 편지는 이미 자료 목록에 들어 있습니다. 좌석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발카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그냥 내가 읽겠다.” 태오는 그를 바라보다가 웃었다. 드래곤이 실수를 인정하는 방식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었다. 과거에는 위압으로 대화를 끝내려 했지만 이제는 자기 행동을 고치려 했다. 청문에서 발카스는 BG-17 보증서의 신청 기관이 자산관리실이었을 가능성을 인정했다. 다만 당시 구체적 신청 담당자와 보증 내용을 확정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나 내가 그 계약을 신청했다면 그로 인해 발생한 정당한 책임을 확인하겠다.” 이벨이 적었다. “그 발언이 기존 임대차 계약의 반환 의무를 대체하는 것은 아닙니다.” “안다.” 태오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발카스가 어떤 말을 들으면 '안다'고 답하는지만으로도 옛날과 비교할 수 있었다. *** 저녁에는 태오와 리네아가 작은 다리를 건너 시장으로 갔다. 리네아는 오래전부터 바다 여행을 가고 싶다고 했지만 둘의 일정은 계속 어긋났다. 태오는 이번에는 달력에 하루를 비워 놓고 사무실 문에도 휴무 예정이라는 안내를 붙였다. “진짜 갈 거예요?” 리네아가 물었다. “네. 다음 주 시장 휴업일과 맞췄습니다.” “그럼 비가 오면요?” “비 오는 바다를 보죠.” “서류가 오면요?” “급하지 않으면 다음 날 답하겠습니다.” “드래곤이 찾아오면요?” “마르셀 씨에게 돌려보내겠습니다.” 리네아는 웃다가 그의 팔을 끌어안았다. “드디어 배웠네요.” “비싼 수강료를 낸 보람이 있습니까?” “아직 시험이 남았어요.” “또 시험입니까?” 그녀는 다리 중간에서 멈춰 서서 그를 바라봤다. 강바람이 머리칼을 날렸고, 눈빛에는 장난기가 있었다. “그날 하루는 내 남자친구만 데려가려고요. 기록방 사장님은 두고 갈 거예요.” 태오는 그녀의 두 손을 잡았다. “좋습니다. 그럼 사장님은 문을 잠그고, 남자친구는 당신과 갑니다.” 리네아는 웃으며 그의 품으로 한 걸음 들어왔다. 태오는 그녀를 부드럽게 안았다. 얼굴이 가까워졌을 때 그녀가 속삭였다. “이번에는 도망가지 않네요?” “계약 기간이 충분하니까요.” “기간 없는 계약도 있답니다.” 태오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찾다가 그냥 그녀에게 입을 맞췄다. 리네아는 잠시 놀랐다가 이내 웃었다. *** 보존실에서 새로 도착한 문의가 있었다. 누군가 태오가 발카스의 비용을 모두 면제받았다며 다른 세입자들에게도 당장 모든 관리비를 거부하라고 말했다는 소문이었다. 태오는 전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었다. 계단 보수비와 방화 비용 등의 기존 청구는 철회되었고 안전 대기 관리비는 징수가 보류되어 있었다. 그렇다고 모든 종류의 실비가 영원히 면제되었다고 주장한 것은 아니었다. “누가 그런 소문을 퍼뜨렸을까요?” 리네아가 물었다. “모릅니다. 먼저 어디에서 시작됐는지 확인해야겠죠.” 두 사람은 공식 공고에서 확인된 범위만 적은 안내문을 만들었다. 철회된 항목, 징수 보류된 항목, 별도 검토 중인 항목을 분명히 나눴다. 소문의 작성자를 추측하는 문장은 넣지 않았다. “사람들이 이걸 다 읽을까요?” 리네아가 물었다. “적어도 읽고 싶은 사람은 정확한 내용에 접근할 수 있겠죠.” 그들은 세입자들에게 서로 다른 계약 내용이 있을 수 있다는 점도 알렸다. 누군가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해서 자신에게도 자동 적용된다고 믿었다가 나중에 또 상처받는 일은 줄이고 싶었다. *** 이날 태오의 기록방에는 사업을 시작하려는 젊은 부부가 찾아왔다. 두 사람은 시장 근처에 작은 세탁점을 열 계획이었다. 임대차 계약서에는 시설 수리 항목이 많았고, 누가 어떤 비용을 부담하는지 읽기 어려웠다. “이 문장은 임대인이 다 고쳐 준다는 뜻 아닌가요?” 부부 중 한 사람이 물었다. “그렇게 해석할 여지는 있지만 구체적인 범위가 불분명합니다. 계약 상대와 확인해 문장으로 남겨야 해요.” “사장님은 보증금을 돌려받는 일을 잘 아시잖아요.” 태오는 웃었다. “잘 알게 된 건 맞지만 여러분 계약의 당사자는 아닙니다. 제 사례와 다를 수 있어요.” 그는 서로 질문해야 할 내용을 정리해 주었다. 배수관 수리 책임, 기초 시설의 손상 여부, 종료 후 반환 시점, 사진 기록의 처리 방식. 모두 태오가 예전에 놓쳤던 질문들이었다. 부부가 돌아가고 나자 그는 작은 책상에 기대어 숨을 쉬었다. 하루 동안 기록방의 실제 사업과 보증서 조사를 함께하는 일이 쉬운 것은 아니었다. 사건을 끝까지 좇겠다는 열정이 있다고 해서 몸이 두 개가 되는 것도 아니었다. *** 발카스는 그날 오후 뜻밖에도 태오의 기록방에 찾아와 사업 운영이 어떠냐고 물었다. 거대한 재산가가 작은 장부 가게의 운영을 궁금해하는 장면은 꽤 우스웠다. “손님이 있느냐?” “있습니다. 오늘은 두 팀이 왔습니다.” “수익은?” “개인 영업 비밀입니다.” 발카스가 눈을 가늘게 떴다. “내가 그 가게를 사겠다고 한 것도 아닌데.” “그 말씀 하실까 봐 먼저 대답했습니다.” 발카스는 결국 웃었다. 바렌이 멀찍이서 서류를 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이 도시의 주택 대부분이 숫자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발카스가 말했다. “그러나 이 가게에는 사람들이 직접 찾아와 말을 하는군.” 태오는 잠시 생각했다. “집도 마찬가지입니다. 장부에는 건물 하나로 적히지만 그 안에서는 사람들이 삽니다.” 발카스는 대답하지 않았다. 태오는 괜히 감상적인 말을 하려던 게 아니었다. 자신에게 돌려주지 않은 금화가 몇 달 동안 어떻게 삶을 막아 놓았는지 이 드래곤이 조금이라도 이해하길 바랐다. “그래서 반환 계획을 확정하고 싶습니다.” 발카스가 말했다. “확인된 금액과 날짜를 보여 주십시오. 그때 이야기합시다.” 드래곤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그에게 그것은 무례가 아니라 당연한 요구가 되어 가고 있었다. *** *** 그날 밤 기록방 문을 닫으려는데 하멜릭이 뒤늦게 다시 찾아왔다. 그는 원본 목록을 가져왔지만 자신이 고친 글씨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망설이고 있었다. “사장님, 제가 이 날짜를 수정한 건 물건을 못 받았다는 소리를 듣기 싫어서였습니다.” 태오는 곧바로 그를 비난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실제 수령일이 바뀌지는 않습니다. 원래 날짜와 정정 이유를 따로 남기셔야 해요.” “그럼 거래처가 화내지 않을까요?” “그럴 수 있겠죠. 하지만 나중에 큰 분쟁이 생겼을 때 원본을 숨긴 사실까지 문제가 되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하멜릭은 한참 생각하다가 수정 이력을 남기는 데 동의했다. 태오는 거래처의 수령 사실 자체를 확정하지 않은 채, 고객이 제공한 자료와 확인된 부분을 구분해 표로 만들었다. 문을 잠그고 나니 어깨가 무거웠다. 사람의 사업을 도우면서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는지 매일 새롭게 배우고 있었다. 리네아가 길 건너에서 손을 흔들었다. “오늘도 늦었네요.” “손님 일이 조금 길어졌어요.” “그래도 약속은 지켰네요.” 태오는 그녀에게 다가가 손을 잡았다. 중요한 것은 모든 업무가 끝나는 날이 아니라, 끝나지 않는 일 사이에서도 함께할 시간을 만드는 일이었다. *** 리네아는 태오가 또 기록방으로 돌아가려 하자 손을 잡았다. “방금 문 잠갔잖아요.” 태오는 잠깐 멈췄다가 웃었다. “맞네요. 오늘 업무는 여기까지죠.” 둘은 강변 쪽으로 걸었다. 강바람이 불었다. 태오는 오늘따라 손에 서류가 없다는 것이 조금 어색했다. 그러나 곁에는 리네아가 있었다. *** 그날 밤 태오는 두 종류의 통지를 나란히 놓았다. 하나는 바렌이 보낸 비용 징수 보류 안내였고, 다른 하나는 새로 확인된 BG-17 이의 진술 심사 통지였다. “같은 통지라는 단어를 써도 목적이 이렇게 다르네요.” 그가 말했다. 리네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계약서를 읽을 때 문맥이 중요한 거죠.” 태오는 내일 기록국에 낼 신청서를 마무리했다. 기록에 이름이 나온 사람의 동의 여부를 최소한으로 확인하고, 보증서가 보호하려던 절차가 무엇인지 좁혀 달라는 내용이었다. 마지막 줄에는 금액을 적었다. [태오 미환급 보증금: 65금화. 추가 지급 없음.] 이날 발견된 것은 범인이 아니었다. 하지만 보증서가 사람을 보호할 수 있었던 제도라면, 누가 그 사람의 의사를 실제로 들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는 방향이 조금 더 선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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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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