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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드래곤이 우리 집 전세금을 안 돌려준다 · 123화
PAYLUA ORIGINAL · 제123화

123화. 드래곤의 이름은 신청인 칸에 있었다

드래곤이 우리 집 전세금을 안 돌려준다 · 6,019자

오프라인 책장
발카스는 자신의 이름이 적힌 문서라면 반드시 자신이 주인이라고 생각하는 버릇이 있었다. 태오는 그 버릇 때문에 지난 몇 달을 보내야 했다. 그래서 오늘 보존실 직원이 '신청 기관'이라는 말을 꺼내자마자 드래곤의 표정이 바뀐 것을 보고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그 계약은 내 것이다.” “신청인일 가능성이 있다는 뜻입니다.” 노엘이 말했다. “내가 비용을 냈다.” “비용을 지급하는 것과 보증금을 받을 권리는 별개입니다.” “그 말은 이제 외웠다.” “외우는 것과 지키는 것은 다르죠.” 태오가 중얼거렸다. 발카스가 노려봤다. 태오는 물러서지 않고 접수증을 펼쳤다. 드래곤이 처음부터 공격할 생각이었다면 작은 보존실에 나타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거대한 존재를 말로 설득하는 일이 늘 쉬운 것은 아니었다. *** 책임 구분표에는 세 칸이 있었다. 신청 기관, 보관 의무 수탁 기관, 보호 대상의 범주. 첫 번째 칸에는 발카스의 오래된 자산관리실과 유사한 명칭이 적혀 있었다. 정확한 개인 이름은 비식별 처리돼 있었다. 두 번째 칸에는 폐업한 동문 생활보증조합의 명칭이 남아 있었다. 마지막 칸에는 구체적 인물 대신 '개별 임차인의 송달 확인 권익'이라는 표현이 쓰여 있었다. “발카스 님이 신청했더라도 보증의 보호 대상은 세입자일 수 있군요.” 태오가 말했다. “표면상 그러한 구조입니다.” 세딘이 답했다. “하지만 실제 계약이 어떤 방식으로 성립했고 효력이 지속되는지는 확인이 필요합니다.” 이벨이 설명을 덧붙였다. 신청인은 보증 서비스를 이용하려고 돈을 내는 사람일 수 있다. 보관 수탁자는 문서 보존을 맡는다. 보증 계약 당사자는 별도의 책임을 약속할 수도 있다. 보호 대상은 실제 책임 이행을 요구할 자격이 있는 사람을 가리킨다. “그럼 오늘도 돈은 안 나옵니까?” 태오가 물었다. “이 자료만으로는요.” 발카스가 기침했다. 태오는 문득 드래곤도 피곤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에는 사소한 인간의 문제라고 넘겼던 것이 세월을 건너 지금까지 그를 따라오고 있었다. “동문 생활보증조합은 지금 어디 있습니까?” “해산됐습니다.” 노엘이 대답했다. “남은 계약의 책임 승계와 청산 여부는 다른 장부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또 해산된 기관이군요.” 태오가 말했다. 발카스가 낮게 웃었다. “인간들은 참 잘도 사라지는구나.” “드래곤 님은 안 사라지시니까 남은 빚을 갚으셔야 합니다.” 드래곤은 웃음을 멈췄다. *** 동문 생활보증조합은 오래전 임대 주택의 통지 누락과 계약서 분실을 줄이기 위해 설립된 것으로 보였다. 당시에는 먼 지역의 세입자가 직접 서명할 수 없는 일이 잦았다. 몇몇 조합은 편지를 제대로 받았다는 확인을 대신 보관하고, 분쟁이 생기면 일정한 조사비나 손해배상을 부담하기로 했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보증금 자체를 맡아 둔 조직이 아니었군요.” 태오가 말했다. “적어도 창설 목적은 그렇습니다. 시대에 따라 상품이 추가됐는지는 확인해야 합니다.” 마르셀은 옛 조합 규정이 현재 계약에 자동 적용되는 것으로 단정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태오는 동의했다. 처음 집을 계약했을 때의 어리석은 낙관을 다시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점심 무렵 토른이 오래된 조합 건물의 위치를 알아냈다. 과거 사무실 자리는 현재 제빵 작업장으로 쓰이고 있었다. “거기 가서 빵을 사 먹으면 문서를 찾는 데 도움이 됩니까?” 태오가 물었다. “적어도 허기를 면하겠지.” “현명한 제안이군요.” 둘은 헤스의 빵집에서 빵을 샀다. 헤스는 동문 조합이 문을 닫던 해의 일을 조금 기억했다. 당시 서류가 여러 곳으로 옮겨져 동네 사람들이 한동안 무슨 편지를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 몰랐다는 이야기였다. “그때 우리 집 계약서를 찾는 데만 며칠이 걸렸어요.” 태오는 그녀에게 관련 기록이 필요할 수 있음을 설명하고, 개인 계약 내용을 동의 없이 공개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번엔 돈이 되돌아올까요?” 헤스가 물었다. “이 보증서가 직접 원금을 갚는 자료인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사라졌던 통지 기록을 되찾을 수는 있을 것 같아요.” 헤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희망이 과장되지 않았기에 오히려 믿을 만했다. *** 오후에는 태오가 기록방으로 돌아와 자기 고객의 계약서 서식을 정리했다. 해산된 거래처와의 미수금이 있는 손님이었다. 고객은 상대 회사가 문을 닫았으니 앞으로 아무것도 돌려받지 못한다며 걱정했다. “해산과 채무 소멸이 같은 뜻은 아닙니다.” 태오가 설명했다. “누가 권리와 책임을 넘겨받았는지, 청산 과정에서 어떤 통지를 했는지 확인하셔야 해요.” “사장님도 그런 일을 겪어 보셨나 봅니다.” 태오는 잠시 웃었다. “저는 드래곤에게서 전세금을 돌려받는 중입니다.” 손님은 입을 벌렸다. “그 정도면 제 경우는 쉬운 편일까요?” “아닙니다. 당신에게는 당신 일이 제일 중요합니다.” 손님은 그 대답을 듣고 한참 고개를 끄덕였다. 태오는 자신의 우스꽝스러운 이력이 누군가의 문제를 가볍게 만드는 데 쓰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 리네아는 저녁에 태오를 데리러 왔다. 새 중개 사무실의 간판과 손님용 의자를 정리한 뒤였다. 그녀는 하루 종일 문의를 받느라 목이 쉬었다고 했다. “당신은 오늘 어떤 서류를 찾았어요?” “드래곤이 보증인이 아니라 신청인일 수도 있다는 문서요.” “그럼 발카스 님은 뭐라고 하셨어요?” “자기 이름이 있으면 자기 재산이라고 하셨습니다.” “일관성은 있네요.” “그게 문제였죠.” 둘은 저녁을 먹으러 작은 식당에 들어갔다. 태오는 리네아의 손이 차가운 것을 느끼고 따뜻한 찻잔을 건넸다. “오늘 많이 힘들었습니까?” “조금요. 제 고객 중 한 분은 중개료를 내면 제가 계약 상대방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책임이 생기는 줄 아시더라고요.” “저도 그렇게 생각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랬죠.” “그때는 죄송했습니다.” 리네아는 잠깐 그의 손등을 쓰다듬었다. “잘못한 걸 고치고, 지금은 제 일을 존중해 주잖아요.” “혹시 오늘 중개 수수료를 못 받으셨습니까?” “받았어요.” “그럼 저보다 낫네요.” 그녀는 웃음을 터뜨렸다. “당신은 아직 못 받은 금화가 예순다섯 닢이잖아요.” “정확합니다.” “그걸 기억하는 여자친구가 무섭지 않아요?” “무섭습니다. 그래서 오래 만나려고요.” 리네아의 귀 끝이 붉어졌다. 그녀는 얼른 차를 마셨다. *** 동문 생활보증조합의 이름을 확인하러 간 날, 태오는 새롭게 꾸민 시장에서 가장 오래된 집 한 채를 발견했다. 지금은 조그만 신발 수선점으로 쓰이고 있지만 대문 위에는 옛 조합의 도장이 남아 있었다. “여기서 계약을 했습니까?” 태오가 물었다. 신발 수선공은 고개를 저었다. “나는 오래전에 이 건물을 빌렸을 뿐이오. 옛 계약서는 보지 못했지.” “그럼 조합이 문을 닫고 여기에 들어온 분들이 계실까요?” “옛날에 여기서 일하던 수위가 있소. 지금은 강변에 사는데, 자료를 묻고 싶다면 먼저 본인에게 연락해야 할 거요.” 태오는 주소를 물어보는 대신 수위에게 자신의 이름과 문의 목적을 전달해 달라고 부탁했다. 개인정보를 넘겨받는 일부터 조심스러워졌다. 그날 오후 늙은 수위가 짧은 답장을 보냈다. 그는 오래전에 방문객을 안내했지만 계약의 내용을 읽거나 지급을 처리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럼에도 한 가지는 기억했다. 보증조합에는 '받은 편지'를 확인하는 창구와 '금전 보증'을 설명하는 창구가 따로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그 차이를 본인이 알고 계셨나요?” 태오가 회신에서 물었다. [그때는 알지 못했습니다. 문마다 다른 사람이 있었을 뿐입니다.] 그 솔직한 대답은 도움이 됐다. 태오는 회신문을 현재 확인 가능한 일반 기억으로 분류하고 사건의 직접 증거로 격상시키지 않았다. 하지만 보증서가 한 가지 기능만 하는 기관의 문서는 아니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둘 이유가 생겼다. *** 그날 밤 기록방에 찾아온 토른은 오래전 공동 보관소의 구조에 관해 새로운 이야기를 꺼냈다. 그의 할아버지가 제작한 구조물 가운데에는 금화를 보관하는 방과 서류를 보관하는 방의 잠금 방식이 서로 달랐다고 한다. “왜 나눴습니까?” 태오가 물었다. “보관해야 할 위험이 달랐으니까. 금화는 훔쳐 가면 문제고, 서류는 바꾸거나 없애면 문제지.” “그럼 서류를 보호하려고 만든 장치를 제가 금고 열쇠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겠네요.”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네가 들고 있는 47-B는 조회 요청 표식이라는 데까지 확인됐지. 더 큰 결론은 아직 없어.” 토른은 실제 구조도와 현재 발견된 기호를 나란히 놓았다. 오래된 세 고리 문양은 곳곳에서 발견되었지만, 그것이 언제나 같은 관리기관을 뜻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일부는 옛 드워프 공방의 표준 봉인 기호처럼 보이기도 했다. “번호와 문양을 무조건 연결하려 들면 길을 잃겠군요.” “그래. 건물 지하에서도 똑같다. 문 두 개가 같은 금속으로 만들어졌다고 같은 방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니까.” 태오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동안 문서만 조사한 시간이 헛된 것은 아니었다. 기술적 구조도 결국 누구의 권한으로 무엇을 보호하려 했는지 알기 위해 존재했다. *** 세딘은 그 후 구 조합 해산에 관한 신문을 일부 찾아냈다. 신문은 '보증 업무가 종료되었다'고 짧게 적어 놓았지만 실제 청산자료에는 미결 계약과 인수 검토 대상의 목록이 붙어 있었다. “언론 보도에는 전체 결과가 담기지 않았군요.” 태오가 말했다. “기사 제목이 짧으니까요. 당시에도 여러 회계 연도를 구분한 부속표가 있었을 겁니다.” “그럼 해산 보도만 보고 보증 계약이 전부 소멸했다고 생각하면 안 되겠습니다.” “그렇습니다. 반대로 목록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의무가 그대로 살아 있다고 단정해서도 안 되죠.” 태오는 구 조합의 후계 기관을 찾을 때 등록번호와 실제 청산계약의 당사자를 우선 대조하겠다고 적었다. 그는 어느 조직을 새 악당으로 만들 생각이 없었다. 이번에도 필요한 것은 사실을 정확히 가리는 일이었다. *** *** 다음 날 바렌은 구 보증조합의 등록명과 당시 발카스 자산관리실의 이름이 나란히 적힌 지출요청표를 찾아왔다. 태오는 그 표를 받고 기뻐하기보다 먼저 지출 목적을 확인했다. 목록에는 '업무 보증 서비스 검토'라고 적혀 있었지만 실제 계약번호는 공란이었다. “예산을 편성했다는 뜻일 수도 있겠네요.” “맞습니다. 돈을 실제 지급한 증빙과 보증을 수락한 문서를 따로 찾아야 합니다.” 바렌이 답했다. 발카스는 잠시 고개를 숙였다. “나는 일이 시작됐다는 보고를 들으면 끝났다고 여긴 때가 많았다.” “이번 일도 그중 하나일 수 있겠군요.” 태오가 말했다. “그래. 다만 아직 누가 어떤 보고를 했는지 확인되지는 않았다.” 태오는 발카스의 말투가 바뀌었다는 걸 느꼈다. 예전에는 실수의 책임을 부하에게 돌리는 말을 먼저 했을 것이다. 지금은 자신의 판단이 불완전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었다. 그는 지출요청표의 사본을 반환하며 허가된 범위에서 지급 대장과 대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같은 기관명이라도 기간별 법적 지위와 계약 내용이 다를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적었다. 그리고 기록방으로 돌아와 자기 고객의 계약서에도 해당 원칙을 적용했다. 견적을 받았다는 것과 실제 계약을 맺었다는 것은 다르고, 계약을 맺었다는 것과 물건을 받았다는 것도 달랐다. *** *** 늦게 기록국에서 짧은 서한이 도착했다. 동문 생활보증조합의 청산 목록 가운데 BG-17 관련 항목이 있었고, 처리 결과에는 '약정 종료 여부 별도 확인'이라고 적혀 있었다. “보증 계약이 살아 있는지부터 알아봐야겠군요.” 태오가 말했다. 이벨은 다만 계약의 존속 여부와 책임 범위를 함께 보자고 조언했다. 종료되었다면 어떤 통지와 동의를 거쳤는지 확인해야 하고, 종료되지 않았다면 누가 책임을 부담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태오는 발카스에게 내용을 보냈다. 잠시 뒤 답장이 왔다. [내가 신청한 계약이 나를 묶을 수도 있느냐.] 태오는 짧게 답했다. [보증서를 읽어 봐야 알겠습니다. 다만 제 보증금 반환 의무는 이미 남아 있습니다.] 발카스의 다음 답장은 더 짧았다. [알고 있다.] 태오는 그 문장을 읽으며 미소 지었다. 처음 그를 만났을 때는 상상할 수 없는 답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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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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