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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드래곤이 우리 집 전세금을 안 돌려준다 · 113화
PAYLUA ORIGINAL · 제113화

113화. 돌아온 것은 금화가 아니라 길이었다

드래곤이 우리 집 전세금을 안 돌려준다 · 6,482자

오프라인 책장
서쪽 선착장의 아침은 노 젓는 소리로 시작됐다. 바람이 강물을 따라 밀려오자 선착장 깃발이 긴 소리를 냈다. 김태오는 자기가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 잊고 지냈다는 생각을 했다. 파벨시의 서류 보관함과 검은 산맥 동굴 사이를 오가는 동안, 강 너머에는 여전히 배들이 떠나고 있었다. 토른은 이미 창고 앞에서 방수 천을 걷고 있었다. “오늘은 상자를 여는 날이냐?” “상자가 아니라 반송지 별첨 일부만 확인할 날입니다.” “그 정도면 배 타고 온 보람이 없지 않나?” “오늘 열 필요 없는 부분을 안 열어서 내일도 열 수 있도록 하는 게 보람이죠.” 드워프가 수염을 꼬았다. “이러다 네가 장인이 아니라 기록관리인이 되겠어.” “이미 기록방 사장입니다.” “아, 그렇지. 그건 아직 익숙해지지 않는군.” 두 사람이 웃고 있을 때 보관담당자 세딘이 들어왔다. 그는 허가된 부분의 사본과 원본의 봉인 번호를 함께 보여 주었다. 손가락이 문서에 닿지 않도록 얇은 장갑을 끼고 있었다. [반송지 교환 확인. E-47/4.] 표 맨 앞에는 예상 밖의 단어가 적혀 있었다. [문서 송달 경로.] 태오는 눈을 한 번 깜빡였다. “돈이 아니라 종이가 돌아온 걸까요?” “그럴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이것만으로 결제 지시 자체가 취소됐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세딘이 말했다. 그 아래에는 두 개의 주소가 있었다. 하나는 옛 동문 환전소 창구, 다른 하나는 서부 결제 정산지의 중간 접수소였다. 최종 수취인 이름은 가려져 있었고, 그 가림은 담당자의 실수가 아니라 제삼자 정보 보호를 위한 조치였다. “주소가 바뀌었다는 건가요?” “원본 수신지와 반송 후 재송달지가 다릅니다.” “그럼 서류를 다시 보냈군요.” “재송달 예정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태오는 생각했다. 예정. 여전히 완료가 아니었다. *** 마르셀이 마련한 대조회의에는 서쪽 선착장 운송관리인과 기록국 직원이 함께했다. 로벤도 원래 항로의 참고인으로 불려왔다. 노인 마부는 오래된 노선표를 읽으며 손끝으로 두 지점을 짚었다. “여기는 물길이 꺾이는 곳이오. 날이 나쁘면 배가 못 들어가.” “일곱 해 전에도 그랬습니까?” 태오가 물었다. “그때는 홍수가 한 번 크게 났지. 하지만 지금 가지고 있는 내 기록은 물품 운송이야. 그 봉투가 실제로 내 마차를 탔다는 증거는 없어.” “그 구분이 중요합니다.” 세딘이 말했다. “나는 남의 몫을 지고 갔다고 욕먹기 싫거든.” 로벤이 대꾸했다. 태오는 고개를 숙였다. 기록 하나의 칸을 잘못 읽으면 사람의 평판이 달라질 수 있었다. 노인 마부가 손으로 적어 둔 날씨 메모는 정식 결제 증빙은 아니었지만, 송달이 지연될 수 있는 사정을 보여 주는 보조 자료가 될 수 있었다. 회의가 끝나자 로벤이 그를 불렀다. “새 기록방, 손님은 좀 오나?” “예. 아직 크진 않지만요.” “내가 처음 맡긴 노선표는 잘 있겠지?” “별도 보관함에요. 복사본이 필요한 때만 허가받고 사용합니다.” 로벤은 그제야 웃었다. “나이 들어도 내 이름은 내가 지켜야 하니까.” 태오는 그 말이 마음에 남았다. *** 점심 무렵 발카스가 찾아왔다. 정확히는 그의 그림자가 먼저 강가에 나타났다. 물에 비친 것은 인간형 남자의 그림이 아니라 커다란 날개의 끝이었다. 배를 매던 어부들이 웅성거렸다. “드래곤이 여기서 뭘 합니까?” 누군가 물었다. 태오가 대답했다. “저한테 돈 갚을 사람이요.” 발카스가 사납게 돌아봤다. “내 소개를 그렇게밖에 못 하느냐?” “현재 사건과 관계된 가장 정확한 소개입니다.” “나는 고대 종족의 통치자이며—” “보증금 원금은 여든다섯 닢 남았습니다.” 어부 한 사람이 웃음을 참다가 밧줄을 놓쳤다. 토른이 재빨리 밧줄을 잡아당겼다. “드래곤 자존심 때문에 배까지 떠내려갈 뻔했군.” 발카스는 입을 다물었다. 태오는 그가 자기 존재가 바닷바람의 방향까지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을지 모른다고 상상했다. 하지만 오늘 이곳에서 중요한 것은 바람도 드래곤의 명성도 아닌 반송지 한 장이었다. “내가 가져온 자료가 있다.” 발카스가 말했다. 그는 바렌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바렌은 일곱 해 전 발카스의 자산관리실에서 서부 정산지에 보냈던 문의서의 보존 사본을 꺼냈다. 서류에는 E-47/4가 결제 완료라는 통지가 오지 않아 재확인을 요청했다는 문장이 있었다. 태오가 고개를 들었다. “발카스 님 쪽도 당시 완료 확인을 못 받았던 겁니까?” “그럴 가능성이 있다.” 바렌이 대답했다. “다만 이것이 실제 발송된 문의인지, 초안으로 남은 것인지 송달 기록을 더 대조해야 합니다.” 발카스는 자신도 그 구분을 이해한다는 듯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 오후 회의에서 디아나는 반송지 별첨의 잉크층을 설명했다. 원본 주소는 오래된 갈색 잉크로 적혀 있었고, 재송달 예정 표시는 붉은 잉크였다. 둘의 작성 시점이 다를 수 있다는 것까지는 확인됐다. 하지만 어떤 날짜에 누가 실제 봉투를 운반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렇다면 E-47/4는 외부 결제 지시가 있었다는 사실만 증명하나요?” 태오가 물었다. “오늘 자료로는 지시, 종료 처리, 반송지 경로 변경이 각각 있었다는 수준입니다.” “완료도, 취소도 아직 모르는군요.” “그렇습니다. 그래도 이제 어떤 상대 기관에 확인 요청을 해야 하는지는 좁혀졌어요.” 태오는 필요한 범위의 조회 요청을 서부 결제 정산지에 보냈다. 의뢰인의 계약번호나 개인정보는 최소한으로 남겼다. 발카스는 제멋대로 인장을 찍어 답을 요구하지 않았다. 그가 남긴 것은 본인 소유 기록에 대한 자료 제공 동의서였다. 태오는 그것을 보고 조금 웃었다. “좋은 변화입니다.” “나를 어린아이 취급하지 마라.” “어린아이는 잘못했을 때 사과를 더 빨리 합니다.” 바렌이 고개를 숙였다. 발카스가 이마를 짚었다. *** 서쪽 선착장 회의가 끝난 뒤에도 태오는 떠나지 못했다. 로벤의 운송일지에 적힌 날씨와 당시 관청이 보관한 출항 허가 기록이 서로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로벤은 그날 비가 왔다고 기억했지만 관청의 요약표에는 날씨가 맑음으로 표시돼 있었다. “제가 틀렸을 수도 있소.” 로벤이 먼저 말했다. “두 기록의 관측 장소가 다를 수도 있습니다.” 태오가 답했다. 항구 북쪽 초소와 강 하류 나루터는 하루에도 날씨가 달랐다. 태오는 관측 장소를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세딘이 목록을 대조한 결과, 요약표에는 항구 북쪽의 날씨가 기록돼 있었고 로벤의 일지는 강 하류에서 작성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럼 둘 다 맞을 수도 있군요.” “맞소. 그날 우린 하류에 있었지.” 노인 마부는 비로소 웃었다. 누군가 자신의 기억이 틀렸다고 말하는 대신, 어디서 어떤 것을 보았는지 물어 준 일이 기뻤던 모양이었다. 이런 사소한 차이가 외부 결제 지시의 반송 사유와 직접 연결된다는 보장은 없었다. 그래도 태오는 기록이 서로 어긋날 때 먼저 같은 대상을 보고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배웠다. *** 선착장 근처에서 태오는 작은 우편 상점을 들렀다. 상점 주인은 일곱 해 전에도 같은 자리에 있었다고 했다. 태오는 개인적인 소문을 묻지 않고 당시 우편 업무 규칙만 물었다. “반송된 문서가 다른 곳으로 다시 가는 경우가 흔했습니까?” “물론이죠. 주소가 바뀌거나 수신자가 부재하면 새 표를 붙여 보내곤 했습니다.” “서류만 돌려보내고 돈은 다른 경로로 보낼 수도 있었나요?” “그건 가능하지만 돈을 보내려면 다른 보관 증명이나 인계 기록이 있어야 했겠지요. 우리는 편지만 취급했어요.” 주인은 낡은 봉투 두 개를 꺼내 일반적인 반송 표식과 재송달 표식을 보여 주었다. 태오는 실물을 직접 만지지 않고 모양을 기억했다. 한쪽 표식은 줄이 두 개였고 다른 쪽은 점이 붙어 있었다. 그러나 그 모양이 곧 E-47/4의 원본과 같다는 뜻은 아니었다. “제가 본 문서는 지금 감정 중입니다.” “그럼 감정 결과를 먼저 기다리는 게 좋겠군요.” 태오는 미소 지었다. 요즘 어디를 가든 기다려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기다리는 동안 손을 놓고 있을 필요는 없었다. 올바른 질문을 준비하면 다음 열람이 허가됐을 때 더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 발카스는 회의 뒤 선착장 바깥에서 태오를 따로 불렀다. 둘만 남자 드래곤은 오래된 검은 산맥 방향을 바라봤다. “인간. 너는 내게 처음 찾아왔을 때보다 덜 화가 났구나.” “아직 화가 안 난 건 아닙니다.” “그런데 왜 웃을 수 있지?” 태오는 잠시 생각했다. “제가 돈을 일부 돌려받기도 했고, 그 과정에서 삶이 전부 멈추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남은 원금도 받아야죠.” 발카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오랫동안 잃는 것을 싫어했다. 금화도, 땅도, 보석도. 그래서 손해를 인정하면 나 자신이 작아지는 줄 알았다.” “돈을 돌려주면 작아지는 건 자산 규모뿐일 겁니다.” “넌 정말 분위기를 모르는구나.” “칭찬하시는 거죠?” 드래곤은 웃었다. 짧았지만 그 웃음은 이전보다 가벼웠다. “내가 모아 둔 보물이 나를 위대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인간 하나가 가져온 계약서가 내 말을 바꾸었군.” 태오는 고개를 저었다. “계약서가 드래곤을 바꾼 건 아닙니다. 읽고 행동하신 건 발카스 님이죠.” 드래곤은 오랫동안 말이 없었다. 태오는 그 침묵을 재촉하지 않았다. *** 태오가 돌아오는 배에 오르자 리네아가 창가 자리를 가리켰다. 물결이 느리게 흘렀다. 선착장에서는 여전히 화물 수레가 줄을 섰고, 바람에 종이 표가 흔들렸다. “무슨 생각을 해요?” 그녀가 물었다. “어쩌면 돈의 길보다 편지의 길을 더 잘 알게 될 것 같아요.” “그게 당신한테 도움이 될까요?” “제 돈은 발카스 님이 갚아야 하고, 편지의 길은 다른 사람의 권리를 지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겠죠.” 리네아는 대답 대신 그의 손등을 쓰다듬었다. “그렇다면 두 일 모두 끝이 있으면 좋겠네요. 당신이 쉬는 날도 필요하니까.” 태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배의 창 너머로 노을이 비쳤다. 그는 오늘 본 서류 속의 주소보다, 언젠가 리네아와 함께 갈 바닷가 여관의 주소를 먼저 떠올렸다. *** 태오는 운송표의 작은 칸을 보다가 문득 환전소의 잔무 담당자가 얼마나 지쳤을지를 생각했다. 환전소는 이미 문을 닫았고, 직원들은 새 일자리를 찾아야 했을 것이다. 그런 시기에 반송 주소 하나를 잘못 옮겨 적는 일은 충분히 일어날 수 있었다. “실수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말입니까?” 세딘이 물었다. “가능성을 하나 더 남겨 두려는 겁니다. 그게 곧 실제 실수였다는 뜻은 아닙니다.” 태오는 오래전의 사람들을 너무 쉽게 악역으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 반대로 누군가 단순한 실수였다고 주장하더라도 그 때문에 사라진 돈과 누락된 권리가 저절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었다. 노엘이 말했다. “그 차이를 분명히 적어 두세요. 조사 목적은 누가 나쁜 사람인지 빨리 고르는 게 아니라 어떤 일이 실제 일어났는지 밝히는 거니까요.” 태오는 그 말을 적었다. 점심을 먹기 전 그는 반송지 위의 흐린 숫자를 한 번 더 보았다. 숫자는 변하지 않았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자신의 태도는 조금 달라져 있었다. *** 늦은 오후 리네아가 선착장 입구에서 태오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중개 계약 때문에 이 지역에 왔다가 시간을 맞춰 들렀다고 했다. “강 위로 날개 그림자가 보이기에 당신도 있을 줄 알았어요.” “그게 왜 저를 찾는 단서가 됩니까?” “이제 드래곤이 나타나면 사람들이 당신을 함께 찾잖아요.” “영광은 아닙니다.” 리네아가 눈을 가늘게 떴다. “정말요? 유명한 사람 좋지 않아요?” “제가 유명해지고 싶었던 건 정확하게 일하는 사장으로서였지, 드래곤 채권자로서가 아니었습니다.” 그녀는 웃으며 그의 손을 잡았다. “저한테는 둘 다 괜찮은데요. 다만 저녁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 제일 좋아요.” 두 사람은 작은 여객선이 정박하는 모습을 잠시 지켜보았다. 태오는 문득 바다 여행을 떠올렸다. 강물은 언젠가 바다로 흘러갈 것이다. 자신도 언젠가 이 도시 밖으로 갈 수 있을까. “하루를 비워 놓자고 했었죠.” “이번에는 진짜로 달력에 적었어요.” 리네아가 말했다. “그날 조사 일정이 잡히면요?” “긴급한 일이면 조정하겠죠. 하지만 서류가 있다고 해서 늘 우리가 먼저 물러나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태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은 제가 바다를 보겠습니다. 당신은 어떤 걸 보고 싶으세요?” “당신이 아무것도 계산하지 않고 웃는 얼굴이요.” 그는 숨을 잠깐 멈췄다. “그건 조금 어려운 요청입니다.” “그래도 한번 해 봐요.” 리네아는 눈을 감았다 뜨며 웃었다. 태오는 서류를 끼운 가방을 내려놓았다. 강 위로 물결이 반짝이고 있었다. 밤에 새로운 전달석이 울렸다. [서부 결제 정산지 E-47/4 관련 구 인수대장 존재 확인. 조건부 열람 검토 개시.] 태오는 오늘의 마지막 메모를 남겼다. [반송된 것은 적어도 일부 서류일 가능성이 있다. 돈의 이동은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 그리고 오늘은 그 이상의 결론을 적지 않았다. 그 편지가 돌아간 길과 실제 돈이 갈 길은, 아직 같은 길이라는 보장이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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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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