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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드래곤이 우리 집 전세금을 안 돌려준다 · 110화
PAYLUA ORIGINAL · 제110화

110화. 폐업한 환전소의 마지막 도장

드래곤이 우리 집 전세금을 안 돌려준다 · 6,190자

오프라인 책장
서쪽 선착장의 기록 보존 문제는 예상보다 빠르게 진전됐다. 보관기관은 원본 원부와 역대 색인의 대응표를 별도로 보존하고, 중복 색인을 정리하더라도 변경 이력을 남기겠다는 임시 방침을 발표했다. 이것은 태오와 발카스가 제출한 의견만으로 결정된 일이 아니었다. 세딘과 디아나, 다른 채권자와 기록 관리인들이 각자의 근거를 제출한 결과였다. 태오는 공고를 읽고 발카스에게 짧은 전달문을 보냈다. [기록 보존 방침에 진전이 있습니다. 기존 색인의 의미가 정확하다고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발카스에게서 바로 답장이 왔다. [이제 그 정도는 안다.] 태오는 피식 웃었다. 드래곤은 여전히 짧게 대답하는 데 능숙했지만, 전보다 무슨 뜻으로 대답하는지 이해하기 쉬워졌다. *** 오후에는 동문 환전소의 폐업 결산 원부를 허가된 범위에서 열람할 수 있게 됐다. 태오는 세딘과 노엘, 디아나가 함께 있는 자리에서 종이를 펼쳤다. 창문은 닫혀 있었고 작업대의 빛은 종이 표면을 해치지 않도록 약하게 조절했다. “여기서 봐야 하는 건 무엇입니까?” 세딘이 물었다. “외부 결제 지시가 어떻게 종료됐는지, 그리고 그것이 실제 지급 완료였는지 구분하는 표시입니다.” 노엘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업무 규정의 원래 문구도 같이 놓겠습니다.” 첫 번째 표에는 '지급지시 접수'가 있었다. 두 번째 표에는 '송달 및 대조'가 있었다. 세 번째 표에는 '업무 종료'가 있었다. 이 세 번째 칸이 후대 색인에서는 '지급 완료'라고 짧게 번역된 것이다. 태오는 원부의 주석을 읽었다. [종료 사유: 완료, 취소, 반송, 기한 만료. 각 구분코드로 표시.] 그는 고개를 들었다. “종료라는 말 아래 네 가지 이유가 있군요.” “맞습니다.” 노엘이 말했다. “그럼 후대 색인이 네 가지를 전부 지급 완료로 묶었다면……” “실제 거래마다 다른 검증이 필요합니다.” 디아나가 말을 이었다. “우리는 지금 용어가 잘못 축약될 여지가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겁니다. 특정 계정의 돈이 어디 갔는지는 아직 모릅니다.” 태오는 답답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마침내 정확한 문제의 형태가 드러나고 있었다. *** 제일 중요한 번호는 E-47/4였다. 그 항목은 외부 결제 지시가 접수된 뒤 일정 기간을 거쳐 종료된 것으로 표시돼 있었다. 태오는 종료 코드가 찍힌 부분에 작은 갈고리 모양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반송 표시와 비슷하네요.” “비슷합니다.” 노엘이 대답했다. “하지만 잉크가 옅어 원본 상태를 그대로 보존하며 감정해야 합니다.” 태오는 한숨을 내쉬었다. “언제쯤 비슷하다는 말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이건 오래된 장부니까요.” 디아나가 말했다. “오늘 확정할 수 없는 것을 내일이라도 확인할 수 있도록 남겨 두는 게 기록의 역할입니다.” 그녀는 옆에 놓인 다른 색인을 펼쳤다. 폐업 당시 환전소 직원이 만든 마지막 대조표였다. 여기에 E-47/4는 '현물 지급'이 아니라 '종료 사유 보완 대상'으로 분류되어 있었다. “그럼 적어도 폐업 당시 이 번호의 지급 완료는 명확하지 않았다는 뜻이군요.” 태오가 말했다. “그 해석을 지지하는 자료입니다. 다만 완료 증거가 다른 기관에 남았을 가능성을 조사해야 하죠.” 노엘이 동의했다. 그는 그때까지도 이 번호가 남의 돈을 되찾는 데 실제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람들이 아무 근거 없이 이미 지급되었다고 단정하는 것만은 막을 수 있을 것 같았다. *** 점심에는 태오가 리네아와 함께 강가를 걸었다. 리네아의 독립 중개 사무실에는 새로운 간판이 걸릴 예정이었다. 태오는 어떤 색이 좋겠느냐고 묻자 먼저 자신이 좋아하는 짙은 남색을 떠올렸지만, 곧 말을 바꾸었다. “당신이 골라야죠.” “의견은 물어봐도 되잖아요.” “그럼 푸른색이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어떤 푸른색인데요?” “바다 같은 색이요.” 리네아는 잠시 태오를 바라봤다. “당신, 바다에 정말 가고 싶은 거죠?” “네. 그런데 요즘 일정이 계속 겹쳐서요.” “그럼 하루를 미리 비워 놓죠.” “누가 서류를 보내오면요?” “당장 답하지 않아도 되는 건 다음 날 답하면 돼요.” 태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일의 세계에서는 정해진 기한이 중요했다. 하지만 모든 하루가 긴급한 기한으로 채워져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 리네아가 장난기 어린 눈으로 말했다. “그날은 계약서 없는 여관에 묵을 건가요?” “그러면 여관 주인이 걱정됩니다.” “또 그럴 줄 알았어요.” “다만 당신과 함께 가는 여행이라면, 먼저 마음부터 준비하겠습니다.” 그녀의 귀 끝이 살짝 붉어졌다. “요즘은 가끔 당신이 더 위험해요.” “제가요?” “대답을 너무 잘해서요.” 태오는 웃으며 그녀의 손을 잡았다. 리네아는 손을 놓지 않았다. *** 오후 늦게 디아나가 돌아왔다. 그녀는 아주 작은 봉인 인영을 확대해 볼 수 있는 수정 렌즈를 가져왔다. 환전소의 폐업 결산 원부 일부에는 이전에 사용하던 도장과 다른 형태의 붉은 원형 도장이 찍혀 있었다. “이건 폐업 직전 도장입니까?” 태오가 물었다. “그렇게 보기 어렵습니다. 동일 도장을 사용했다는 기록이 폐업 이후에도 일부 인계 서식에 있습니다.” “폐업했는데도 도장을 썼다고요?” “문서 이관을 위해 사용했을 수도 있어요. 회사가 영업을 그만두었다고 문서 보존 담당자의 일이 바로 끝나는 건 아니니까요.” 태오는 먼저 수상하다는 말을 삼켰다. 도장이 늦게 찍혔다고 반드시 위조는 아니다. 디아나는 두 날짜를 나란히 놓았다. [동문 공동환전소 영업 말소일.] [결제 지시 E-47/4 관련 후속 확인 도장일: 말소일로부터 19일 후.] 태오는 한참 말이 없었다. 폐업 이후라면 돈을 받을 권한이 없는 사람이 함부로 찍은 도장일 수도 있었다. 반대로 인계 업무를 끝내기 위해 합법적으로 사용한 흔적일 수도 있었다. 정확한 성격이 중요했다. “그 도장을 누가 보관했는지 알 수 있습니까?” 세딘이 대답했다. “폐업 뒤 인계 담당의 인장 보관일지가 별도로 존재한다는 목록이 있습니다.” “목록만요?” “실물은 아직 열람되지 않았습니다.” 태오는 씁쓸하게 웃었다. “또 다음 문이 생겼군요.” *** 기록방으로 돌아왔을 때는 발카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큰 검은 외투를 입고 작은 의자에 얌전히 앉아 있는 모습이 왠지 우스웠다. 태오는 손님을 맞는 방식대로 물을 가져왔다. “어쩐 일이십니까?” “옛 재무관의 근무 기록을 공개 검증 가능한 범위로 정리해 왔다.” 바렌이 서류 한 묶음을 내밀었다. 그 안에는 폐업 직후 19일 동안 발카스 개인 자산관리실에 근무한 서기들의 직책과 근무기간이 적혀 있었다. 개인 이름은 허가 전까지 가려져 있었다. “도장 보관일지와 겹치는 사람이 있습니까?” 태오가 물었다. “지금은 비교 대상이 없어서 모른다.” 발카스가 말했다. 그의 답은 이전보다 신중했다. “그런데 왜 가져오셨습니까?” “일지를 찾았을 때 누구를 먼저 확인해야 할지 범위를 좁힐 수 있을 테니까.” 태오는 잠시 드래곤을 바라봤다. 발카스는 이제 화염과 보석뿐 아니라 정확한 순서로 자료를 내는 법도 배우고 있었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아직 서류를 실제로 볼 권한이 있는지는 확인해야 합니다.” “안다.” 드래곤이 단호하게 말했다. “내 재산과 관련됐다는 이유로 모든 사람의 기록을 열어서는 안 되겠지.” 태오는 이 말이 발카스에게서 나온 것이라는 사실을 믿기 어려웠다. “드래곤 님, 오늘은 제가 오히려 무섭습니다.” “왜?” “너무 정확하셔서요.” 발카스는 천천히 웃었다. “백 금화 때문에 나를 가르친 보람이 있느냐?” “아닙니다. 이제는 여든다섯 금화입니다.” 바렌이 깊은 한숨을 쉬었다. 발카스는 마침내 소리 내어 웃었다. *** 그날 오후 태오는 원부에 찍힌 도장의 간격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뜻밖의 질문을 받았다. 노엘이 오래된 인장 보관목록의 제목을 가리키며 물었다. “폐업한 환전소의 인장은 누구의 것일까요?” “그 환전소의 것이죠.” “환전소가 영업을 그만두었다면요?” 태오는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노엘은 기록 담당자에게 인장이 인계되는 절차를 설명했다. 환전소 법인이 없어지는 과정에서 폐업일까지의 원부를 확인하기 위해 관리인에게 일시적으로 사용 권한을 주기도 했다. 그런 경우 정식 영업을 새로 한 것이 아니라, 남은 장부를 마무리한 것일 수 있었다. “도장 자체가 폐업 뒤에 찍혔다고 위법이라고 볼 수 없겠군요.” “그렇지요. 다만 권한이 없는 사람이 찍었다면 또 다른 문제죠.” “그래서 보관일지를 찾아야 하는 거군요.” 노엘은 고개를 끄덕였다. “사용한 날짜와 사유, 인장을 건네받은 사람의 직책, 사용 뒤 돌려준 기록이 있어야 합니다.” 태오는 오늘 확인한 두 날짜의 의미를 조금 더 정확히 이해했다. 폐업과 도장 사용이 서로 충돌한다는 사실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대신 인장 보관일지라는 새 자료가 중요한 이유를 알게 됐다. 그는 기록방으로 돌아가던 길에 파벨시의 작은 인장 제작소에 들렀다. 장인은 붉은 돌을 깎아 서명 도장을 만드는 사람이었다. 그는 손님에게 허가된 일반적인 제작 관행만 설명했다. “같은 모양의 도장이 두 개 있을 수도 있습니까?” “옛날에는 예비 인장을 만드는 경우가 있었지. 하지만 계약에 따라 개수가 달랐어.” “찍힌 자국만으로 원래 도장인지 알 수 있습니까?” “미세한 흠집이 다르면 구분할 수도 있지만 오래된 종이의 잉크 상태에 따라 어렵기도 해. 전문가에게 맡기는 게 맞아.” “그럼 도장 자국이 같아 보인다고 같은 사람이 찍었다고 말하면 안 되겠군요.” 장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도장도 누군가 손으로 누르는 물건이니까. 하나의 도장으로 여러 사람이 찍을 수도 있지.” 태오는 수첩에 짧게 적었다. [도장 동일성과 사용자 동일성은 별개.] 그는 자신이 또 하나의 혼동을 피했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하지만 새로운 갈림길이 생길 때마다 마음이 무거워지는 것도 사실이었다. 이 모든 기록을 끝까지 따라갈 필요가 정말 있을까. 그때 가게 앞에서 이안이 손을 흔들었다. 함께 하역 일을 했던 옛 동료였다. “이번엔 도장까지 사러 왔냐?” “아뇨. 도장이 어떻게 쓰이는지 물어보러 왔습니다.” “세상에, 짐꾼 시절엔 도장만 있으면 돈이 나온다고 생각했는데.” “저도 그랬습니다.” 이안은 태오를 바라보며 물었다. “아직도 그 용하고 싸우는 거냐?” “싸우는 법이 바뀌었습니다.” “어떻게?” “지금은 같은 문서를 제대로 읽으려고 합니다.” 이안은 웃었다. “그게 더 어려워 보이는데.” “맞습니다.” 태오는 한숨을 쉬었지만 웃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자기의 모든 내일이 보증금 문제에 달려 있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기록방에 일감이 있고, 함께 걸을 사람이 있고, 여전히 해결할 일이 남아 있었다. 세상은 뜻밖에도 한 가지 문제를 끝내지 않아도 계속 움직이고 있었다. 이안이 물었다. “그럼 언제나처럼 내일도 조사하러 가겠네?” “필요한 자료가 허가되면요. 그 전엔 고객 장부도 정리해야죠.” “이제 진짜 사장 다 됐구나.” 그 말이 태오에게는 보증금 전액보다 조금은 더 낯설고 기쁜 칭찬이었다. *** 그날 밤 태오는 두 개의 날짜를 수첩에 적었다. 영업 말소일과 그로부터 19일 뒤의 확인 도장일. 도장이 찍혔다는 사실만으로 누가 어떤 거래를 승인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어떤 자료가 다음에 필요한지는 분명했다. [인장 보관일지: 도장 소유·보관자 및 사용 목적 대조 필요.] [외부 결제 지시 E-47/4: 당시 종료 사유와 실제 지급 여부 미확정.] [보증금 최초 300금화. 실지급 215금화. 잔액 85금화.] 리네아는 그가 글씨를 쓰는 모습을 바라봤다. “또 일이 늘었어요?” “조금요.” “이번엔 끝이 보이나요?” “돈을 받는 일에는 끝이 있어야죠. 하지만 세상의 모든 기록을 제가 다 해결할 필요는 없을 겁니다.” 리네아가 웃었다. “드디어 제가 듣고 싶던 말이네요.” 태오는 수첩을 덮었다. 보관일지는 내일도 그 자리에 있을 것이다. 오늘의 저녁은 오늘뿐이었다. 그는 그녀와 함께 불을 끄고 기록방을 나섰다. 멀리 검은 산맥 위로 별들이 떠올랐다. 수천 년을 살아온 드래곤도 언젠가 약속의 무게를 배울 수 있다면, 한 인간이 사랑하는 사람과 저녁을 보내는 법을 배우지 못할 이유는 없었다. 그러나 그의 가방 속에는 작은 메모가 하나 더 들어 있었다. [폐업 후 19일. 그 도장은 누가 찍었나.] 다음 조사에서 가장 먼저 펼쳐야 할 것은 금고 지도가 아니라, 오래된 인장 보관일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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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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