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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드래곤이 우리 집 전세금을 안 돌려준다 · 101화
PAYLUA ORIGINAL · 제101화

101화. 종이배가 가리킨 빈 환전소

드래곤이 우리 집 전세금을 안 돌려준다 · 6,521자

오프라인 책장
김태오는 아침 식사를 두 번 확인했다. 첫 번째는 달걀의 익은 정도였다. 두 번째는 식탁 맞은편에 앉은 리네아가 정말 웃고 있는지였다. 엘프는 그의 시선을 눈치채자 빵을 내려놓았다. “왜 그렇게 봐요?” “어젯밤 분명히 약속했거든요.” “아침 먹고 가겠다는 약속이요?” “네. 제가 요즘 약속을 잘 지키는 남자인지 확인하고 있습니다.” “보증금도 못 돌려받은 사람이 무슨 자신감이에요?” “제가 안 돌려준 게 아니잖아요.” 리네아는 웃음을 터뜨렸다. 태오는 그 틈을 타 종이배가 들어 있던 봉투를 다시 살폈다. 전날 창턱에 내려앉았던 작은 마법 우편은 지금 평범한 종이 한 장처럼 보였다. '외부 결제 원부 확인처: 옛 동문 환전소.' 발신자의 이름도, 수신인의 권한도 적혀 있지 않았다. “정말 환전소에 가 볼 거예요?” “먼저 그 환전소가 실재했는지부터 확인해야죠.” “갑자기 찾아가서 장부를 내놓으라고 하는 게 아니라?” “그랬다간 제가 새로운 소송을 하나 얻겠죠.” 리네아는 그의 수첩을 펼쳤다. 마지막 장에는 보증금 계산이 적혀 있었다. 최초 300금화. 실제 돌려받은 200금화. 미환급 100금화. 그 아래에는 계정 47의 숫자와 구별한 새로운 항목이 있었다. [외부 결제 예정: 현금 인계 증거가 아니다.] “이 문장은 이제 외우겠네요.” 리네아가 말했다. “저도 지겹습니다.” “지겨운 사람이 아침부터 세 번이나 읽어요?” “지겨운 일일수록 실수하면 더 지겨워지거든요.” 태오는 종이배의 접힌 모서리를 살폈다. 밀랍 대신 옅은 청색 가루가 묻어 있었다. 그는 이를 스스로 ‘마법 우편의 정품 표시’라고 이름 붙이고 싶었지만 참았다. 처음 보는 가루가 무슨 뜻인지는 모르는 일이었다. 기록방 문을 열자 로벤이 바퀴가 닳은 작은 손수레를 끌고 와 있었다. 수레에는 천으로 묶은 장부 세 권이 놓여 있었다. “사장 양반. 오늘은 이것 좀 맡기려네.” “운송일지입니까?” “그렇지. 다만 손님 집 주소가 적혀 있어서 전부 공개할 순 없네.” 태오는 접수증을 두 장 만들었다. 원본을 맡겨 보존하는 비용과, 공개해도 되는 날짜만 발췌하는 작업 비용을 별도로 적었다. 로벤은 기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렇게 나누니 편하군. 나도 뭘 맡기는지 알겠어.” “그게 기록방 간판을 단 이유입니다.” “근데 오늘도 또 그 용을 잡으러 가나?” “환전소를 보러 갑니다.” “용이 환전소도 가졌나?” “아직 모릅니다.” 로벤이 크게 웃었다. “그 말이 자네한테는 이제 인사말이군.” *** 파벨시 동문은 오래된 상점이 밀집한 구역이었다. 새로 세운 석재 건물 사이에 칠이 벗겨진 목조 처마가 끼어 있었고, 곳곳에는 작은 환율표가 걸려 있었다. 은화 스무 닢을 동부 상단의 은표 한 장으로 바꾸려는 사람과, 짐을 실은 수레의 통행료를 계산하는 상인들이 뒤엉켰다. 옛 동문 환전소의 위치는 시 상업등록소에서 찾을 수 있었다. 태오는 먼저 마르셀에게 공개 주소와 폐업 상태만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마르셀은 방문 전, 오늘 태오의 자격이 어디까지인지 다시 물었다. “개인 채권자로서 상관없는 타인의 계좌를 들여다보려는 것은 아니겠죠?” “등록부의 업체 존재 여부와 장부 보존기관을 확인하려고 합니다.” “그 범위는 공개 자료입니다. 다만 내부 거래장부는 별도 허가가 필요합니다.” “알고 있습니다.” 마르셀은 종이를 건넸다. [동문 공동환전소. 영업 등록 말소: 7년 전 겨울. 회계 서류 인계 지정처: 동부 상업문서보관소.] 태오는 폐업 날짜에 밑줄을 그었다. 계정 47의 후속 서류가 만들어지던 시기와 가까웠다. 그러나 가깝다는 것만으로 관련이 있다고 할 수는 없었다. 현장에 도착하니 간판은 이미 없었다. 옛 환전소 자리에는 단추와 바늘을 파는 가게가 들어서 있었다. 문 앞에는 따뜻한 색의 실타래들이 걸려 있었다. “환전은 안 합니다.” 점원이 태오를 보자마자 말했다. “돈을 꺼내기도 전에 알아보시네요.” “사흘에 한 번쯤 환전소 찾는 사람이 오거든요.” “어디로 갔는지 아십니까?” “건물은 비어 있다가 우리 주인이 임차했어요. 옛 장부는 모두 시에서 가져갔다고 들었습니다. 정확한 건 모르지만요.” 태오는 점원에게 옛 간판의 흔적이 어디 있었는지 물었다. 점원은 문기둥의 옅은 네모 자국을 가리켰다. 이름은 사라졌지만 오래 걸렸던 나무판의 색 차이가 남아 있었다. “창고 문은 아직 뒤에 있습니까?” “우리 물건 쌓아 놓는 곳이에요. 손님한테는 못 열어 줍니다.” “그렇겠죠.” 태오가 순순히 물러서자 점원은 조금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소문 속 세입자는 드래곤의 동굴까지 찾아갔다더니, 단추 가게 창고 문 앞에서는 아주 얌전했다. “혹시 옛날 환전소를 찾는 이유가 뭡니까?” “돌려받지 못한 돈이 어디로 갔는지 알고 싶어서요.” “그럼 당신도 그런 사람 중 하나군요.” 태오는 걸음을 멈췄다. “그런 사람이라니요?” 점원은 잠시 망설이다 말을 이었다. “옛날 서류를 찾아 달라며 오시는 분들요. 어떤 분은 자기 이름으로 받지 않은 돈의 영수증이 있다고 하시고, 어떤 분은 상단이 보내려던 돈이 중간에서 멈췄다고 해요. 우리 주인도 오해를 받아서 곤란했죠.” 태오는 구체적인 고객 이름을 묻지 않았다. 점원이 그것을 말할 권한이 있는지도 알 수 없었다. 다만 그가 들은 말은 적어 두었다. '여러 사람이 기록을 찾으러 왔다.' 진위나 사건 연관성은 아직 미확인. *** 동부 상업문서보관소는 창고라기보다 습기를 막는 거대한 냉장고처럼 보였다. 바깥 벽을 따라 공기길이 나 있었고, 기록실 입구에는 젖은 손으로 종이를 만지지 말라는 경고가 붙어 있었다. 관리인 노엘 카시는 태오가 제시한 상업등록부 사본을 오래 살폈다. 그는 몸집이 작고 눈썹이 유난히 진한 남자였다. “동문 환전소 기록은 보관 중입니다. 공개 가능한 것은 설립과 말소, 장부 묶음의 목록 정도입니다.” “거래 내역은요?” “당사자와 공식 조사 담당자의 허가가 필요하죠. 외부 결제라고 쓰여 있다고 해서 누구에게든 보여 줄 수는 없으니까요.” 태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오히려 그 말이 마음에 들었다. 누군가 그의 계좌 기록도 막 열람할 수 있다면 얼마나 끔찍하겠는가. 노엘이 빈 도표를 가져왔다. 보관 묶음은 세 종류였다. 환율 고시표, 접수 대장, 결제 지시와 완료를 따로 적은 원부. 태오는 세 번째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지시와 완료가 분리돼 있네요.” “당연하지요. 환전 신청서만 썼다고 환전이 끝나는 건 아니니까.” “그런데 일곱 해 전 기록 중 계정 47과 연결되는 것이 있는지조차 확인할 수 없습니까?” “공개 검색 목록에 해당 문자열이 있는지는 조회할 수 있습니다. 내용은 안 되고요.” 노엘은 목록책을 펼쳤다. 먼지가 쌓인 종이에 검은 글자가 좁은 간격으로 적혀 있었다. 몇 줄 뒤 그가 손가락을 멈췄다. [동문 공동환전소 외부 결제 지시 원부. 참조 묶음: 47계열.] 태오는 숨을 들이켰다. 공개 표목에 실제로 같은 계열 번호가 있었다. 하지만 금화가 오갔다는 뜻은 아니었다. “원부가 남아 있다는 건 확실하군요.” “목록에는 그렇습니다. 종이가 훼손됐거나 일부가 다른 기관에 이관됐을 수도 있어요.” “정식으로 열람 신청하겠습니다. 필요한 줄만, 다른 사람 정보는 가리고요.” 노엘은 신청서를 건넸다. “도움이 될지는 모릅니다.” “모른다는 말에는 익숙합니다.” *** 기록방으로 돌아오니 리네아가 따뜻한 차를 준비해 놓고 있었다. 그녀의 책상에는 다른 의뢰인의 임대계약서가 놓여 있었지만, 내용을 태오에게 보여 주지 않았다. 태오도 묻지 않았다. “환전소는 찾았어요?” “가게는 없어졌지만 기록은 있답니다.” “그럼 종이배가 맞았네요?” “보관 장소가 있다는 부분까지만요. 보낸 사람이 누군지도, 내용이 사실인지도 아직 몰라요.” 리네아는 차를 건네며 그의 앞에 섰다. “오늘은 스스로에게 점수를 얼마나 줄 건데요?” “일단 아침 식사를 했으니 오십 점.” “저녁은?” “당신이 허락하면 나머지 오십 점.” “허락받는 말투가 제법 능숙해졌네요.” 그녀가 가까이 와 그의 목깃을 반듯하게 펴 주었다. 태오는 가만히 서 있었다. 평소 같았으면 장난을 칠 텐데, 그녀가 오늘 하루 종일 낯선 자료 사이를 돌아다닌 자신을 걱정한 것을 알 것 같았다. “고마워요.” “차 한 잔에요?” “기다려 준 거요. 그리고 당신 일도 계속해 줘서.” 리네아가 손을 멈췄다. “그렇게 말하면 더 놀리고 싶어지잖아요.” “잠깐만 참아 주세요. 오늘은 제가 더 이상 방어할 서류가 없습니다.” 그녀는 소리 없이 웃었다. 태오는 먼저 그녀의 손등에 짧게 입을 맞췄다. 엘프의 귀 끝이 붉어졌다. “아침엔 제가 당했죠.” “그럼 저녁엔 복수할 거예요.” “계약 위반 아닙니까?” “연애에는 그런 조항이 없거든요.” *** 태오는 저녁이 되기 전 구 동문 상업조합에 한 번 더 들렀다. 환전소가 폐업한 뒤 어떤 문서가 공개기록으로 남았는지 확인하려면, 보관소의 목록뿐 아니라 법적으로 무엇을 내주어야 하는지도 알아야 했다. 조합의 노서기 페린은 태오의 이름을 듣자 안경을 고쳐 썼다. “그 드래곤과 임대계약을 했다는 청년이구나.” “제 이름으로 된 일이라서 조금 민망하네요.” “민망할 일이 아니다. 여기는 세상 모든 상인이 가게를 열고 닫으며 실수한 기록이 쌓이는 곳이지. 실수를 기록한다고 벌을 주는 곳은 아니란다.” 페린은 나무 서랍에서 옛 등록소 양식을 하나 꺼냈다. 폐업 시 제출하는 목록에는 회계 장부의 종류와 최종 보존기관, 담당자 직책만 기재하도록 되어 있었다. 개별 고객 거래 금액은 공란이었다. “개별 장부를 보려면 어떻게 합니까?” “자신과 관련된 거래라는 근거를 확인하고, 필요한 부분만 요청해야지. 고대 드래곤이 와서 자기 성을 외쳐도 규칙은 같다.” “그 말을 발카스 님 앞에서도 하실 수 있습니까?” “물론이지. 다만 그가 화를 내면 난 지하실로 도망갈 거다.” 태오는 웃었다. 조합의 노서기는 지금까지 자신이 만난 사람 중 드래곤을 가장 현실적으로 대하는 인간 같았다. “혹시 폐업 뒤 장부를 통째로 가져간 사람은 없습니까?” “공식 이관은 목록에 남는다. 비공식 이동이 있었는지는 내가 모른다. 없는 일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지.” 태오는 그 차이를 적었다. 옛 환전소가 남긴 기록은 단 한 곳에만 있을 필요가 없었다. 각 기관의 보존 범위가 달랐기 때문이다. 페린은 그가 적는 글씨를 보다가 말했다. “너는 원래 기록을 전문으로 배웠니?” “아뇨. 짐을 나르다가 계약 때문에 배웠습니다.” “세상엔 그렇게 배운 사람이 오래 기억하는 법이지.” 태오는 창문 밖의 시장을 보았다. 손수레를 끌고 가는 젊은 짐꾼이 그 옛날 자신처럼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그에게 문득 기록방의 다음 서비스가 떠올랐다. 소액 계약서를 이해하기 쉽게 읽어 주는 일이었다. 다만 법률 자문처럼 오해받지 않게 어디까지 도울 수 있는지 먼저 정해야 했다. “제가 작은 상인을 위한 기록 안내서를 만들면 조합에서 비치해 주실 수 있을까요?” 페린은 느리게 미소를 지었다. “내용이 정확하다면.” “그 정확하다는 부분부터 확인받겠습니다.” “벌써 전문가다운 대답이구나.” 태오는 돌아오는 길에 골목의 빵집에서 작은 빵 두 개를 샀다. 하나는 자신의 몫, 하나는 리네아의 몫이었다. 빵집 주인 헤스는 계산을 받으며 물었다. “소문에 의하면 환전소에서 보증금이 나왔대?” “아뇨. 환전소의 기록 보존 목록만 찾았습니다.” “세상에. 목록만 찾았는데도 그렇게 오래 걸리나?” “그래서 제가 정확히 설명해 드리러 온 겁니다.” 헤스는 잠시 그를 보다가 빵 하나를 덤으로 넣어 주었다. “그럼 이건 목록을 제대로 찾은 수고비야.” “손님으로서 빵값은 드리겠습니다.” “그럼 친구로서 주는 선물이라고 해.” 태오는 고개를 숙였다. 그의 수첩에는 돈의 종류뿐 아니라 사람의 호의까지 구별해야 하는 날이 늘어나고 있었다. *** 그날 밤 노엘에게서 정식 접수번호가 도착했다. 동부 상업문서보관소는 관련 원부의 표목 대조를 허가했지만, 특정 계좌의 내역을 보여 주기 전에는 마르셀 또는 세딘의 조사 범위 확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태오는 그 편지를 읽고 조금 웃었다. 드래곤은 수천 년을 살며 여러 왕국을 봤지만, 자신은 지금 서류 하나를 읽기 위해 부서 세 곳을 오가고 있었다. 세상은 정복하는 것보다 등록하는 게 어려웠다. 그러다 편지의 맨 아래 작은 안내를 발견했다. [결제 지시 원부 중 일부 구간은 폐업 당시 '미착 인수 묶음'으로 재분류. 현물 인계 확인서와 합철되지 않은 상태.] 그는 마지막 문장을 천천히 읽었다. '미착'은 받지 못했음을 뜻할 수 있었다. 누구에게 무엇이 도착하지 않았는지는 아직 없었다. 책상 위에는 돌려받아야 할 보증금 100금화의 장부가 있었다. 환전소 기록이 아무것도 밝혀 주지 못하더라도 발카스의 채무는 그대로 남는다. 태오는 다시 펜을 들었다. [101화. 동문 환전소는 실재했고 7년 전 폐업했다. 47계열 외부 결제 지시 원부 보존 목록 확인. 실제 결제 불명. 미착 인수 묶음 확인 필요. 잔액 100금화.] 그리고 마지막에 이렇게 덧붙였다. [종이배를 보낸 사람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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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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