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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용사 파티에 노무사가 입사했다 · 95화
PAYLUA ORIGINAL · 제95화

95화. 통지서를 받지 못한 사람

용사 파티에 노무사가 입사했다 · 6,070자

오프라인 책장
통합 이관반의 현재 사무실은 왕립길드 뒤편에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창문마다 걸린 작은 빨래였다. 수현이 의아한 눈으로 바라보자 세드나가 설명했다. “서식이 많이 들어오면 마력으로 말린 뒤 다시 쓰는 종이 가리개입니다. 창문에 걸어 놓으면 빛이 들어올 때 속의 글자가 비쳐요.” “행정기관이 빨래까지 걸어 놨군요.” “여긴 종이 때문에 세탁이 필요하니까요.” 수현은 피식 웃었다. 여기는 정말 모든 것이 종이로 시작해 종이로 끝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웃음은 오래가지 않았다. 이관반에 도착하자 '이전 담당자 수신 완료'라는 붉은 도장이 찍힌 통지가 수현 앞에 놓였기 때문이다. “누가 받았다는 건가요?” 담당자 유스가 대장을 펼쳤다. “지정된 접수대가 문서를 수령했다는 뜻입니다. 실제 현장 확인인이 읽었다는 뜻은 아니에요.” “그럼 그 설명을 대장 옆에도 적어 주셨으면 좋겠네요.” 유스는 얼굴을 붉혔다. 그는 신입이었다. 수현이 그를 다그치려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게 천천히 덧붙였다. “받았다는 말에 누가 빠지면 일이 커질 수 있으니까요. 제가 처음 여기 온 이유가 그거예요.” 유스는 한참 고민하더니 붉은 도장 옆에 별도 설명을 적었다. 그 작은 수정 때문에 대기 시간이 늘어났지만 수현은 기다렸다. *** 이관반 야간 자동 대행 절차의 설명서에는 기계가 하는 일과 사람이 해야 하는 일이 분리돼 있었다. 접수되지 않은 확인 요청을 지정된 서식으로 전환하고, 담당실에 보관하고, 응답이 늦으면 추가 요청을 보내는 게 자동 절차의 역할이었다. 어디에도 살아 있는 사람을 다른 장소로 데려오라는 지시는 적혀 있지 않았다. “그런데 배정 완료 표시는 어떻게 현장 확인인 이동 기록과 연결됐죠?” 유스가 뒤쪽의 표를 가리켰다. “신형 이관 양식에는 현장 확인인을 실제로 배정할 때 쓰는 칸이 있습니다. 구형 입력을 들여올 때 비어 있는 값이 기본 배정값으로 바뀌는 규칙이 있었어요. 그 문제 때문에 지금 정정심사 중인 건이 몇 개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제 건인가요?” “관련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실행 지시가 따로 있어야 실제 이동이 일어날 수 있어요.” 수현은 그 말에 귀를 기울였다. 자신을 옮기는 일이 단순히 오타 하나 때문이었을 것이라는 설명은 편할 수 있었다. 누군가 나쁜 짓을 한 것이 아니라 사고가 난 것이라고 받아들이면 마음이 조금 가벼워질지도 몰랐다. 그러나 편한 설명과 확인된 설명은 달랐다. “그 마지막 지시는 어디 있나요?” 유스는 손가락으로 구석의 두꺼운 장부를 가리켰다. [현장 실행 승인·통지 대장. 보안 자료.] 세드나가 말했다. “그건 당사자 이의 사건에 필요한 범위만 열람 신청할 수 있겠네요.” *** 유스는 부서 창고에서 오래된 통지 원본을 찾다 뜻밖의 장애물에 부딪혔다. 통지 수령인은 담당실 이름으로 적혀 있는데 실제로 누가 우편을 받았는지 남아 있지 않았다. 사무실이 이전한 날에는 임시 직원이 우편을 수령했다고 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 임시 직원 명단은 보존 기간이 지나 일부가 폐기됐다. “그러면 확인할 방법이 없나요?” 그가 물었다. 수현은 잠깐 생각했다. “아직은 모른다고 기록하면 됩니다. 그리고 폐기됐다는 사실도 언제, 어떤 규정에 따라 이뤄졌는지 남아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 “폐기가 정당했다면 더 알아볼 필요가 없을 것 같은데요.” “정당하게 폐기됐다는 것과 실제 수령을 증명할 자료가 있다는 건 다른 문제예요. 남아 있지 않은 자료가 있었다고 가정하지 말자는 뜻이죠.” 유스는 자신의 수첩에 적었다. 잠시 뒤 그는 웃으며 말했다. “이건 작업이 아니라 공부 같아요.” “업무를 배우는 것도 업무죠. 누군가는 그 시간을 인정해야 해요.” 부서장이 지나가다 그 말을 듣고 걸음을 멈췄다. 최근 신입 교육 시간을 정식 근무로 적지 않아 문제가 됐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는 유스에게 지난주 교육 일지를 가져오라고 지시했다. 수현은 놀랐다. 자신이 특별히 문제를 제기한 건 아니었다. 그러나 누군가 자신의 시간을 말로 설명하자 다른 사람도 기록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이 세계에서 달라지는 일들은 종종 그런 식으로 시작됐다. 유스가 떠나기 전 물었다. “혹시 이런 일이 계속되면 제가 잘못한 일로 남을까요?” “실제 잘못이 무엇인지, 누가 어떤 일을 맡았는지 구분하는 게 중요하겠죠. 모르는 걸 모른다고 말한 걸 벌로 남기면 다음 직원은 거짓말을 할 수도 있어요.” 유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수현은 그가 다음에 다른 당사자의 서류를 다룰 때 오늘의 말을 기억해 주길 바랐다. *** 심사를 기다리는 동안 수현은 한 장의 통지가 책상 아래에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누군가 집어 들기도 전에 유스가 급하게 달려왔다. “죄송합니다. 그건 오래된 반송 통지입니다.” 수현은 종이를 직접 읽지 않고 그에게 돌려주었다. 자신이 허락받지 않은 사람의 문서를 볼 이유는 없었다. 다만 종이 겉면에는 수취인 확인란이 비어 있는 것이 보였다. “왜 반송됐나요?” “주소가 바뀌었는데 새 주소를 적지 못했답니다. 기록상 수신 완료 처리돼서 반송함으로 옮겨지지 않았던 모양이에요.” “받지 않았는데 받은 것처럼 적힌 사람이 또 있었네요.” 유스는 머리를 긁적였다. 그는 이를 단순한 실수라고 생각했지만, 수현에게는 실수가 반복됐을 때 어떤 사람의 삶이 달라지는지가 보였다. “기록이 틀렸으면 정정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당사자를 찾기 어려울 겁니다.” “주소를 알아내서 사생활을 침해하라는 뜻은 아니에요. 적어도 '실제 수령 미확인'이라고 남길 수는 있겠죠.” 유스는 상사를 불렀다. 상사는 한참 장부를 비교하더니 그 문구를 정정란에 넣으라고 승인했다. *** 오후에는 '통지서를 받지 못한 사람'의 대표 사례를 확인하기 위한 면담이 열렸다. 사건과 직접 연결돼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었지만, 오래전 서식 변환 당시 일을 했던 전 전달원 그레아가 스스로 진술하겠다고 했다. 그는 노인이었고, 손가락 마디가 굵었다. “받았다고 적힌 우편이 내 손에 들어온 적이 없습니다.” “어떤 우편인지 기억하시나요?” 수현이 물었다. “기억 못하죠. 못 받았는데 어떻게 알아요.” 그 대답은 지극히 당연했다. 수현은 부끄러운 마음으로 고개를 숙였다. 서류의 종류를 알고 싶어서 묻다가 애초에 상대가 왜 모를 수밖에 없는지를 잠깐 잊은 것이다. “그러네요. 질문을 잘못했어요. 그 당시 어떤 통지를 기다리고 계셨는지만 여쭤볼게요.” 그레아는 자신이 업무 재배치 통지를 기다리다 결국 다른 공방에서 일을 구했다고 말했다. 이전 직장은 이미 이전 배치를 통보한 것으로 기록해 퇴직 정산금을 늦게 지급했다. 그는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야 장부를 보고 자신이 '통지를 받은 직원'으로 남아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그때 그냥 일을 안 하러 나온 사람 취급을 받았지. 종이는 내가 받아 갔다고 말했으니까.” 수현은 그의 말이 목에 걸렸다. 여기서 거짓 기록은 영웅의 이동뿐 아니라 평범한 전달원의 임금도 바꿔 놓았다. *** 그레아의 진술을 마친 뒤 수현은 그가 오래 기다리지 않고 나갈 수 있도록 안내했다. 계단은 가팔랐고 그의 무릎은 좋지 않아 보였다. 그는 계단 앞에 서더니 조용히 말했다. “젊었을 때는 계단을 하루에 열 번씩 오르내렸는데, 지금은 한 번도 쉽지 않군.” “잠깐 쉬었다 가시죠.” “자네는 내가 일을 못한다고 생각하지 않나?” “지금 계단을 천천히 내려간다고 과거에 한 일을 못한 게 되지는 않죠.” 그레아는 멋쩍게 웃었다. 창가 의자에 앉자 말문이 다시 열렸다. 젊은 시절엔 전달을 늦추면 욕을 먹었고, 눈이 오는 날에도 봉투를 메고 뛰어야 했다고 했다. 수령자가 없는 집 앞에 섰을 땐 밤이 늦도록 기다렸지만, 결국 돌아간 날도 있었다. “그런 날도 받은 걸로 적혔을까?” “모르죠. 하지만 기록을 볼 수 있다면 확인하고 바로잡을 수 있겠죠.” 그레아는 긴 한숨을 쉬었다. “내가 너무 오래 지나서야 물었구먼.” “지금 묻는다고 의미가 없는 건 아니에요.” 수현은 정정 절차가 이미 접수됐다고 설명했다. 돈이 실제로 얼마나 돌아올지는 별도 심사였고, 지난 세월을 돌려받을 수 없다는 사실도 숨기지 않았다. 그레아는 모든 말을 듣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내가 도망간 사람이 아니었다는 건 남겠지.” “적어도 그 사실을 주장하고 증명할 기회는 생겼습니다.” 그는 다시 계단을 내려갔다. 수현은 뒤에서 걸음을 맞췄다. 살아 있는 사람은 장부에서 한 줄 정정하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았다. 상처를 인정받는 데 필요한 시간은 각자 달랐다. *** 세드나는 그레아의 사건이 아직 유효한 심사 대상인지 확인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수현은 자신의 이름으로 그 일을 맡지 않았다. 상대의 권리와 구제 경로를 설명하는 데는 동의했어도 그의 모든 자료를 대신 관리할 권한은 없었다. “그레아 님, 지금 원하시는 게 뭔가요?” “돈도 돈이지만, 내 이름 옆에 거짓말이 남는 게 싫습니다.” 수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가장 먼저 수령 기록 정정을 요청하시죠. 정산 문제는 그다음에 검토할 수 있을 겁니다.” 그레아는 서명을 하다가 멈췄다. “읽어 주겠습니까? 글자를 오래 보면 눈이 아파요.” 수현은 신청서를 천천히 읽었다. 그가 고개를 끄덕인 뒤에야 펜을 돌려주었다. 젊은 시절 아무도 하지 않았던 일, 실제로 이해했는지 확인하는 일이었다. 그레아가 떠난 뒤 유스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서류 하나가 그런 일을 만들 줄은 몰랐습니다.” “서류가 혼자 그 일을 만들지는 않아요.” 수현이 답했다. “사람이 서류를 어떤 뜻으로 쓰고, 다른 사람이 확인할 기회를 얼마나 주는지가 중요하죠.” *** 정정 담당자는 그레아의 사건 번호를 수현의 소환 이의 사건에 바로 합치자는 의견을 냈다. 둘 다 '수령 완료'가 잘못 기록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였다. 수현은 신중하게 반대했다. “비슷한 처리 문제를 비교하는 건 좋습니다. 하지만 그레아 님의 정산 사건과 제 소환 사건은 당사자도 피해도 다르잖아요. 하나로 합쳐 버리면 그의 요구가 제 사건의 참고자료로만 남을 수 있어요.” 세드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건은 별도로 두되 업무 규정의 공통 문제만 담당 부서에 질의하기로 했다. 그레아에게 이 사실을 전하자 그는 뜻밖에도 고마워했다. “난 왕국의 거대한 사건에 끼어 있는 조그만 이름이 되고 싶지 않네. 내 일은 내 일대로 끝내고 싶어.” 수현은 그 말이 오래 남았다. 누군가를 돕는다는 이유로 그의 문제를 자기 이야기의 장식으로 만들지 않는 것. 모든 노동 분쟁에서 지켜야 할 태도였다. 그녀는 그의 서류를 정리하고 나서 별도의 사본 폴더에 옮겼다. 사건을 분리한 표시가 훗날 그레아에게 자기 목소리를 돌려주는 길이 될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메이가 옆에서 말했다. “그럼 우리 사건도 결국 따로 결론 나겠네요.” “그렇죠. 메이 씨 치료비, 제 귀환, 카이렌 의료 기록. 연결될 수 있어도 각자 다른 답이 필요해요.” *** 저녁에 현장 실행 승인 대장의 제한 열람 결과가 나왔다. 수현은 자신의 사건 번호 옆에서 어색한 공백을 발견했다. [당사자 사전 의사 확인: 자료 없음. 실행 요청 경유: 자동 이관. 최종 실행 확인자: 별도 봉인.] “누군가는 마지막 칸에 남아 있군요.” 메이가 말했다. 세드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이름이 누군지 보려면 추가 심사가 필요해요. 현재 이의 신청에서 그게 왜 필요한지 사유를 적을 수 있습니다.” 수현은 자신의 손을 잠깐 내려다보았다. 평생 법과 계약을 다룬 손이었다. 아무런 동의 없이 이 세계로 끌려왔는데도 자신의 이름이 기록 어딘가에 '완료'라고 남아 있다는 사실이 여전히 불편했다. “필요하죠. 다만 봉인을 깨고 사람 이름을 공개하자는 게 아니에요. 누가 어떤 권한으로 마지막 지시를 승인했는지 적법하게 확인해 달라는 겁니다.” 세드나는 신청서의 목적란을 수정했다. 메이는 오래전보다 훨씬 자신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제 민원은 그 지시를 허락한 적이 없다는 것도 함께 적어 주세요.” 수현은 미소 지었다. “그건 메이 씨 이름으로, 이미 잘 남아 있어요.” 그날 왕도의 어둠 속에서 오래된 반송 우편 한 장이 제자리로 돌아갔다. 수현을 돌아가게 하지는 못했지만, 누군가의 거짓 수령 도장이 정정될 가능성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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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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