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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용사 파티에 노무사가 입사했다 · 185화
PAYLUA ORIGINAL · 제185화

185화. 메이가 결제하지 않은 치료

용사 파티에 노무사가 입사했다 · 6,202자

오프라인 책장
메이에게서 온 편지에는 '심사 진행'이라는 단어가 세 번이나 등장했다. 수현은 그 편지를 읽고 웃다가 눈썹을 찌푸렸다. 세 번 모두 서로 다른 의미였다. 수령 불명 약재 청구 재심사 진행, 실제 사용 마석 비용 조사 진행, 손목 고리의 표시 방식 변경 심사 진행. 제도가 복잡하다는 사실이 매번 새로웠다. 수현이 원정대로 돌아간 것은 아니었다. 메이는 자신이 왕도 정산실에 참석하는 날, 수현이 여관의 빈 회의실에서 원격 편지를 받아도 된다고 했다. 편지는 전령 두 명이 왕복하며 전달했고, 그 덕에 질문과 답 사이에는 반나절의 시차가 생겼다. 느리지만 당사자의 말을 직접 기록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예비 적립비는 개인 청구에서 이미 제외됐습니다. 그걸 다시 말씀드릴 필요는 없어요.” 메이가 정산실에서 말했다고 했다. 정산실 담당 키아는 종이를 펼쳤다. “남은 건 실제 사용된 마석 세 건과 붕대 묶음 두 건입니다.” “그중 붕대 한 건은 제가 받은 적이 없어요.” “원장에는 수령으로 적혀 있습니다.” “원장에 적혀 있다는 말은 어제도 들었어요. 그걸 누가 받아 갔는지 확인하자는 겁니다.” 메이가 보낸 기록에는 그 대화 뒤에 잠깐 침묵이 있었다고 적혀 있었다. 수현은 그 침묵을 상상했다. 1화에서 부탁 한마디를 하면서도 자신이 문제 직원으로 보일까 봐 떨던 치유사가, 이제 같은 사실을 차분히 반복하고 있었다. 정산실은 물품 담당자도 불렀다. 그가 가져온 인수 장부에는 붕대의 일련번호가 있었지만 수령자의 신원 표식은 지워져 있었다. 물에 젖었다는 설명이었다. 그런데 장부 옆의 출고표에는 물품이 환자용 공용 창고로 옮겨졌다는 흔적이 남아 있었다. “그러면 제가 개인적으로 빌린 붕대가 아니라 환자용 물품일 수 있잖아요.” “가능성이 있습니다.” 키아가 말했다. “가능성만 있다면 개인 청구도 가능성만 있는 거겠죠. 그걸 확정 채무로 적으면 안 됩니다.” 수현은 읽던 편지를 접었다 폈다. 메이의 말은 법조문보다 간단했다. 받았다는 사실을 확인하지 못한 물품을 받았다고 적지 말자는 것. 그 상식이 이 세계에서 왜 그토록 어려운지 설명하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심사 직후 메이는 지쳐서 잠깐 의자에 앉았다. 손목의 금속 고리는 여전히 무겁게 남아 있었다. 부과 금액 일부가 보류되었어도 표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메이는 고리를 벗으려 손가락을 밀어 넣지 않았다. 다른 치료사들이 보기에는 체념하는 모습처럼 보였을지 모르지만, 그녀는 이미 심사 직원에게 해제 조건을 서면으로 묻고 온 뒤였다. “왜 아직 안 풀어 주나요?” 젊은 치유사 하나가 물었다. “남은 청구의 권리 관계를 확인해야 한다네요.” “억울하지 않아요?” “억울하죠. 그래서 내일도 물을 거예요. 다만 오늘 응급 환자가 들어오면 치료를 못하게 하는 조건은 따로 없다는 걸 확인했어요.” 메이는 자신의 일과 빚을 분리하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출정으로 다친 원정대원을 치료하려면 약재가 필요했다. 예전에는 그 약재를 받을 때마다 개인 비용 고지가 쌓였다. 지금은 긴급 치료 보급용 표식이 따로 찍혔다. 현장 직원이 서류를 깜박하면 메이는 다시 창구로 갔다. 지급 내역과 청구 내역을 두 번 확인하는 일이 번거롭더라도 그 방법이 낫다고 믿었다. 그날 늦은 오후 왕도 회의실에서 수현은 받은 편지의 내용을 세드나에게 보여 주었다. 물론 메이가 허락한 부분뿐이었다. 서류 맨 아래에는 개인정보 공개 범위가 적혀 있었다. “저는 치료비가 다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수현이 말했다. “하지만 아직 아니죠.” “네. 실사용 마석 비용은 누가 부담하는지 여전히 심사 중입니다.” “그리고 고리는 그대로고요.” 세드나는 잠깐 망설였다. “처음엔 이 고리를 단순한 통지 장치라고 여겼어요. 법적 효력 문제는 별개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계속 차고 있는 것만으로도 메이 씨는 동료들에게 자신의 빚을 설명해야 합니다.” 수현은 대답하지 않았다. 사람의 몸에 잘못된 정보가 붙어 있는 것의 무게를 생각했다. 손목에 숫자가 보이면 사람들은 내막을 묻기 전에 판단한다. 기록이 틀렸을 가능성은 늘 나중에 나온다. “메이 씨가 고리 표시를 숨길 권리도 함께 검토하면 좋겠네요. 채무 심사와 공개 범위를 따로요.” “당사자가 원한다면요.” “네. 먼저 물어봐야죠.” 며칠 뒤 메이는 다시 편지를 보냈다. 답장은 짧았다. '저는 고리를 당장 가리지 않기로 했어요. 제게 붙은 숫자를 제 마음대로 보여 주고 감출 권리가 있다는 건 확인받고 싶습니다.' 수현은 그 문장을 읽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메이는 동정이 아니라 선택권을 요구하고 있었다. 한편 제7원정대의 야전 진료소에서는 새로 배정된 보조 치유사가 첫 교대를 맡았다. 그는 자기 교대 시간에 메이에게 긴급 연락이 오지 않도록 문 앞의 전령 담당자에게 요청했다. 메이가 처음으로 온전히 저녁을 먹을 수 있었다는 소식도 편지에 적혀 있었다. “수현 씨가 있었을 때보다 일이 더 잘 돌아가네요.” 세드나가 장난스럽게 말했다. “그러면 잘된 거죠.” 수현은 웃었다. “제가 없으면 무너지는 시스템을 만들려고 여기 온 게 아니니까요.” 여관 문을 닫기 전, 수현은 작은 촛불 앞에서 답장을 썼다. 돈의 숫자를 일일이 확인하되 치료해야 하는 사람의 이름이 그 숫자 뒤로 사라지지 않게 하자는 말. 그리고 덧붙였다. '메이 씨가 직접 질문할 때 제일 강해 보여요. 다음 회의에서도 본인이 결정하세요.' 편지를 봉하면서 수현은 문득 생각했다. 이곳에 와서 자신의 귀환 신청이 얼마나 많아졌는지 몰라도, 처음 자신을 이곳으로 부른 메이의 민원은 결국 한 사람을 쉬게 하고 치료받게 해 달라는 말이었다. 그 말이 조금씩 실제 현장에서 지켜지는 것을 보는 일만은 결코 작지 않았다. *** 그날 밤 메이는 쉬려고 침상에 누웠다가 다시 일어났다. 진료소 밖에서 전령이 뛰어오는 소리가 들렸기 때문이다. 북쪽 수로 근처에서 작업하던 인부 둘이 다쳤다는 소식이었다. 메이는 방금 전까지 자신이 휴식해야 한다고 주장한 사람이었지만 부상자가 있다는 말을 들으면 몸이 먼저 움직였다. 새로 온 보조 치유사 사엘이 진료소 앞에서 그녀를 막았다. “교대는 제가 맡고 있습니다.” “다친 사람이 두 명이라면서요.” “네. 제가 먼저 확인하겠습니다. 추가 도움이 필요하면 부를게요.” 메이는 사엘의 얼굴을 봤다. 어린 치유사는 긴장해 있었지만 장비를 제대로 챙기고 있었다. 그때 카이렌이 지나가다 상황을 확인했다. “현장 구조가 필요한가요?” “현재는 두 분 다 호송 중입니다.” 사엘이 말했다. “출정은 필요 없어요. 다만 진료 공간을 비워 주세요.” 카이렌은 잠깐 멈칫했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진료소 앞에서 갑옷을 벗기 시작하던 병사를 돌려보냈다. 메이는 침상으로 돌아가야 할지 망설였다. “제가 보조하면 빨리 끝날 텐데요.” “도와주실 필요가 있으면 요청드리겠습니다.” 사엘이 다시 말했다. 그 말은 냉정하게 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환자를 위한 준비였다. 사엘은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일을 알고 있었고, 그 범위를 넘으면 도움을 청할 생각이었다. 메이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여기서 기다리지 않을게요. 호출하면 오겠습니다.” 그녀는 진료소 안쪽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모처럼 침대에 몸을 눕히는데도 죄책감이 올라왔다. 쉬어도 되는 이유를 누군가에게 설명해야만 할 것 같았다. 그러나 잠깐 뒤 자신이 낮에 정산실에서 했던 말을 떠올렸다. 서류에 쓰인 것과 실제 한 일은 다를 수 있다. 지금 그녀의 근무표에는 분명 휴식이라고 적혀 있었다. 다음 날 사엘은 치료 기록을 정리해 보여 주었다. 부상자 한 명은 약초 처치만 받았고 다른 한 명은 회복 물약을 사용했다. 물약의 지급은 응급 진료용 출고표로 기록됐고 누구의 개인 채무에도 자동으로 올리지 않았다. 메이는 그것을 확인한 뒤 작게 웃었다. “어제 일은 잘 처리됐네요.” “네. 그런데 질문이 하나 있어요.” 사엘이 말했다. “뭔데요?” “부상자가 갑자기 많아져서 제가 혼자 감당하지 못하면, 그때 교대 중인 분을 부르는 것은 규정에 어긋나나요?” “아뇨. 그건 정당한 비상 호출이죠. 다만 왜 불렀고 누가 동의했는지, 호출 뒤 쉰 시간은 어떻게 보전할지 기록해야 해요.” 사엘은 그 내용을 새 교대표 뒷면에 적었다. 메이는 처음엔 그 모습이 우스웠다. 이곳에 온 수현이 자신에게 서류를 쓰자고 했을 때만 해도 진료소는 종이보다 환자가 먼저라고 생각했다. 지금도 환자가 먼저라는 믿음은 같았다. 다만 환자들을 계속 돌보려면 치료사도 보호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날 오후 키아가 새 자료를 보내 왔다. 붕대 묶음 두 건 중 하나는 공동 창고에서 출고된 항목으로 확인되어 개인 청구 확정 대상에서 일시 제외됐지만, 다른 하나는 여전히 수령자 확인이 필요했다. 메이는 기뻐하면서도 신중했다. 일부 항목이 제외된 것이 고리를 풀 수 있다는 뜻은 아니었다. “남은 청구도 확인해서 알려 주세요.” 메이가 답장을 썼다. “그리고 진료소에 공용으로 지급된 물품을 앞으로 개인 채무로 옮기려면 그 근거를 명시해 주세요.” 키아는 관련 부서에 확인하겠다고 회신했다. 메이는 그 말을 믿었지만, 확인 결과가 나올 때까지 확정된 금액으로 인정하겠다고 쓰지 않았다. 수현에게 보내는 편지에는 조금 다른 내용을 담았다. 회계 장부 이야기보다 사엘이 자기 교대를 지켜 준 일이 더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제가 없어도 환자가 치료받고, 제가 쉬어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날이 생겼어요.' 수현은 그 문장을 여러 번 읽었다. 왕도 반환 검토실의 조사 자료보다 짧은 편지였지만, 그날 하루를 견디게 해 주는 힘이 있었다. 오래전에 카이렌에게 딱 두 시간만 쉬라고 말했던 날이 떠올랐다. 그때는 자신도 두 시간의 휴식이 이처럼 길게 이어질 줄 몰랐다. 한편 원정대 운영 시험의 중간 결과 보고서에는 심각한 문제도 하나 있었다. 교대 인력이 부족한 날에는 같은 사람이 계속 일을 떠맡는 관행이 남아 있었고, 마석 수급이 불안정하면 치료비가 다시 개인에게 넘어갈 위험이 있었다. 메이는 이를 숨기지 않았다. 개선됐다고 발표하는 것보다 부족한 부분을 적어 두는 것이 다음 사람을 돕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수현도 같은 마음이었다. 완성된 제도를 물려줄 수 없다면 최소한 어떤 부분을 다시 확인해야 하는지는 남겨 둘 수 있었다. 그것이 자신이 언젠가 이곳을 떠났을 때도 메이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었다. *** 메이는 치유사 회의에서도 비용 장부의 문제를 꺼냈다. 그러나 이번에는 과거 청구 항목이 아니라 앞으로 작성할 진료 기록을 논의했다. 개인이 가져온 물약, 길드가 지급한 응급 물약, 공용 창고에서 지원한 마석을 서로 다른 칸에 기록하자고 제안했다. 사엘은 처음엔 일이 늘어날까 걱정했지만, 적어도 자신에게 쓰지도 않은 약재 비용이 청구되는 일을 막을 수 있다는 설명에 동의했다. 대원들은 진료비를 아끼려 치료를 미루는 일이 생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회의장은 시끄러웠고 결론은 느렸다. 하지만 메이는 이전처럼 아무 말도 못하고 있지 않았다. 그날 밤 그녀는 휴식표에 자기 이름을 직접 적었다. 다음 날 아침에도 교대표는 그대로 지켜졌다. 무언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었으나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으려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었다. 수현은 메이가 보낸 회의 기록을 읽으며 자신의 역할을 생각했다. 처음에는 전문가가 해결해 주는 구조처럼 보였다. 이제는 당사자가 전문가의 도움 없이도 서류의 의미를 물을 수 있었다. 그 변화가 이 세계에 남을 수 있다면, 그녀가 정말 돌아가더라도 빈자리가 완전히 남지는 않을 것이다. *** 메이의 두 번째 편지는 왕도에 예상보다 늦게 도착했다. 길에 비가 쏟아져 전령이 우회했기 때문이었다. 편지에는 지연 사유와 실제 도착 날짜가 따로 적혔다. 수현은 그 표기를 보고 작게 웃었다. 단순히 편지 하나가 늦은 일이지만, 이제 원정대도 왜 늦었는지 기록하기 시작했다. 메이는 마지막에 이렇게 썼다. '저도 오늘은 쉬었습니다. 사엘이 담당한 환자는 모두 치료받았어요.' 수현은 그 한 문장이 치료비 심사 결과만큼이나 반가웠다. 환자가 치료받는 일과 치유사가 쉬는 일이 서로 경쟁하지 않는 날이 하나 더 생겼다. *** 밤이 깊어지자 메이는 고리의 차가운 금속을 만지며 잠깐 멈췄다. 그 물건은 아직 자기 몸에 붙어 있었지만, 숫자가 그녀의 전부를 말해 주지는 못했다. 수현이 이곳에 왔던 첫날과는 달리, 이제 그녀는 누가 묻지 않아도 자기 일을 설명하고 자기 권리를 요구할 수 있었다. 내일도 진료소에는 환자가 올 것이다. 메이는 그들을 돌볼 생각이었다. 다만 오늘은 먼저 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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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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