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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용사 파티에 노무사가 입사했다 · 180화
PAYLUA ORIGINAL · 제180화

180화. 끝나지 않은 완료 도장

용사 파티에 노무사가 입사했다 · 6,690자

오프라인 책장
남부 관제실에 마지막으로 남은 봉인함은 숫자가 아니라 작은 문장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아직 돌아오지 않은 확인.’ 수현은 그것을 보고 한동안 웃지 못했다. 낭만적인 문구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그곳에서 일했던 사람들에게는 두려운 이름이었을 것이다. 무엇을 보냈고 무엇이 돌아오지 않았는지 모른 채 일을 끝낸 밤들이 담긴 상자였다. 코르빈은 보존고 문 앞에서 말했다. “여기에는 출처가 분명하지 않은 시험 판도 섞여 있습니다. 원장에 E-17이 적혀 있다고 해도 당시 실물과 동일하다고 바로 판단할 수 없어요.” “알겠습니다.” “그리고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오늘은 장치를 가동하지 않습니다.” 수현이 작게 웃었다. “그건 제가 먼저 부탁하려던 말인데요.” 루세는 비작동 검사를 위한 판독 도구를 준비했다. 세드나는 열람 기록의 범위를 확인했다. 이번에는 누구도 서두르지 않았다. 금고 봉인은 코르빈과 다른 보존 책임자 두 사람이 함께 확인했고, 수현은 멀찍이 서서 그 과정을 지켜봤다. 보존함 안에는 금속판 세 장과 젖었다 말라 가장자리가 물결친 종이 두 장이 있었다. 첫 번째 판에는 중단 명령 접수, 두 번째에는 송출 준비, 세 번째에는 뜻밖의 글씨가 남아 있었다. ‘종점 반송 없음. 안전 회선 재확인 요청.’ 수현의 손끝이 차가워졌다. 세 번째 판은 적어도 그날 누군가가 최종 확인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을 가능성을 보여 줬다. 그러나 그녀는 곧장 누구를 탓하지 않았다. “이 판의 생성 시점은 알 수 있나요?” 루세는 표면의 마모와 보존 번호를 대조했다. “같은 시기 계열입니다. 다만 정확히 E-17 당일에 만들어졌는지는 추가 대조가 필요합니다.” “그럼 지금 확인된 건 최종 차단 회신이 없었다는 기록이 존재한다는 거네요.” “맞습니다.” 수현은 그 문장을 수첩에 적었다. 그동안 발견했던 후보와 대기 표식과 달리 이번 기록은 마지막 확인이 비었다고 분명히 말하고 있었다. 이것만으로 사람의 이동을 증명할 수는 없었지만 누군가 무조건 완료라고 쓴 보고서의 신뢰성에는 큰 영향을 줄 자료였다. *** 수현은 다음 종이를 펼친 순간 숨을 멈췄다. 오래된 안전조치 보고서였다. 제목은 ‘E-17 긴급 통지 후속 처리 확인.’ 문서에는 중단 요청이 접수된 사실과 최종 안전 차단 회신이 돌아오지 않은 상태가 함께 적혀 있었다. “그런데 왜 후대 중앙 보고서에는 ‘집행 완료’가 남았죠?” 세드나가 작은 글씨를 가리켰다. “여기요. ‘행정 이관 종결, 기술 조치 결과 별도 확인.’ 두 항목이 후대 요약에서 한 줄로 합쳐졌을 가능성이 있네요.” 수현은 마음속에서 무언가 내려앉는 느낌을 받았다. 처음 이 세계에 왔을 때 그녀는 누가 서류를 이상하게 만들어 놓았는지 알면 곧 돌아갈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그러나 기록의 오류와 기술의 작동 원리는 다른 문제였다. 잘못 처리됐다는 사실을 확인한다고 집으로 가는 문이 열리는 건 아니었다. “이렇게 적혀 있었는데도 누군가 완료라고 쓴 거군요.” “아직 누가 어떤 원본을 보고 그렇게 작성했는지는 확인해야 합니다.” 세드나가 대답했다. “하지만 완료라는 말이 가리킨 범위를 잘못 넓혔다는 점은 이제 공식적으로 심사할 수 있겠어요.” 코르빈은 고개를 숙였다. “몇 년 전에도 비슷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긴급 연락이 끝났다고 적혔는데, 병원 쪽은 한참 뒤에야 조치했죠. 그 사건 이후 기록 체계를 고쳤지만 오래된 원장은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그럼 이번에는 그 오래된 원장의 뜻을 바로잡는 게 첫 단계겠네요.” “네.” 수현은 자신의 귀환 신청서와 E-17 사건의 정정 신청서를 나란히 놓았다. 전자는 살아 있는 현재의 요구, 후자는 과거에 누군가 확인하지 않은 절차였다. 하나를 바로잡는다고 다른 하나가 저절로 해결되진 않았다. 하지만 잘못된 완료 표시를 지우지 않으면 귀환 조사도 계속 같은 틀에 갇힐 수 있었다. *** 오후 공동심사회의에서는 마르센의 옛 당직 기록과 남부 관제실의 원장을 함께 검토했다. 마르센이 중앙의 자동 이관 절차를 맡았다는 사실은 확인됐다. 그러나 그는 기술 송출이나 인체 이동을 허가할 지위에 있지 않았다. 옛 관제실 대행자는 안전 중단 봉투를 인수했을 가능성이 높았지만, 최종 차단 회신을 직접 확인했다는 증언은 없었다. “그럼 누구 잘못인지는 아직 모르는 거군요.” 회의에 참석한 한 심사관이 말했다. 수현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다만 책임을 조사해야 할 단계가 이제 나뉘었습니다. 처음에 동의를 받지 않고 후보로 올린 단계, 자동 이관을 승인처럼 표시한 단계, 기술 중단 요청을 실제 차단 완료와 혼동한 단계입니다.” “그러면 세 기관이 다 잘못했다는 뜻입니까?” “아뇨. 세 기관에 각각 확인해야 할 일이 있다는 뜻입니다. 책임은 조사해서 판단해야죠.” 회의실이 잠깐 조용해졌다. 수현은 그 침묵을 견뎠다. 누군가 한 명을 악인으로 세우면 이야기는 쉬워진다. 그러나 쉬운 이야기가 진실은 아니다. 세드나가 증빙 목록을 읽었다. 메이의 최초 진정서에는 제3자를 강제로 소환해도 된다는 문구가 없었다. 수현의 사전 동의 확인도 없었다. 구형 자동 이관 과정에는 미응답을 승인처럼 읽을 위험이 있었고, 이번에는 최종 안전 차단 회신이 없다는 별도 기록도 확인됐다. 심사관은 결론을 적었다. ‘동의 없는 집행 가능성 및 완료 표시의 부정확성에 대한 조사 계속. 기술 결과 및 실행 책임은 별도 결정. 해당 기록의 무조건적 완료 표시 사용 중지 권고.’ 수현은 숨을 천천히 내쉬었다. 완결된 판정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토록 고치고 싶었던 한 문장을 마침내 기관이 다시 쓰기 시작했다. *** 공동심사회의의 논의는 예상보다 시끄러워졌다. 처음부터 다들 사실이 아닌 결론을 먼저 말하려 했기 때문이다. 기술청 대표는 중단 요청 기록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기술 실패를 뜻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왕립길드 쪽 대표는 행정 완료 도장이 인체 이동을 승인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모두 맞는 말이었지만, 누구도 그 사이에서 실제로 무엇이 확인되지 않았는지를 먼저 설명하지 않았다. 수현은 발언을 요청했다. 그녀는 자기 이름과 현재 법적 지위를 간단히 밝힌 뒤 말했다. “여기 계신 분들은 서로 다른 단계의 책임을 이야기하고 계십니다. 저는 오늘 누가 유죄라고 판정해 달라고 온 게 아닙니다. 이 사건의 기록에서 확인된 일을 확인된 만큼만 표시해 달라고 요청하러 왔습니다.” “그렇게 하면 결론이 너무 늦어집니다.” 한 심사관이 말했다. “이미 오래 늦어졌습니다.” 수현이 대답했다. “그렇지만 서둘러 잘못된 결론을 내리면 저는 다시 그 문서 때문에 다른 곳으로 가야 해요. 처음에 제게 동의를 묻지 않았던 것처럼요.” 회의장이 조용해졌다. 그녀는 네 장의 자료를 차례대로 펼쳤다. 메이의 최초 민원, 수현의 사전 동의가 비어 있는 배정표, E-17 중단 요청의 남부 수신 원장, 최종 차단 회신이 없다는 별도 판독 기록. “이 문서들은 서로 다른 일을 말합니다. 메이 씨의 민원은 치료와 휴식 요청입니다. 배정표는 담당실 지정이 있었다는 기록이지 제 이동 동의가 아닙니다. 남부 수신 원장은 중단 봉투가 도착했다는 뜻입니다. 마지막 기록은 안전 차단 결과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그럼 결국 실제로 이동했다는 건 당신이 여기 있다는 사실밖에 없지 않습니까?” 수현은 그 질문을 기다리고 있었다. “제가 여기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죠. 하지만 어느 기계가 어떤 방식으로 저를 이동시켰는지까지 같은 사실이 되는 건 아닙니다. 원인을 모르는 상태에서 귀환 실험을 하라는 요청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세드나가 덧붙였다. “당사자가 귀환을 원한다는 신청은 유효하지만, 기술 실험 참가 동의와 별개입니다. 이 구분도 결정문에 명시해 주십시오.” 루세는 마지막으로 기술적 불확실성을 설명했다. 제0종점의 반응 기록 한 차례와 남부 배전실의 송출 준비 표식이 존재하지만 둘의 인과관계와 인체 이동 사실을 입증하지 못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설명이 길어질까 봐 일부러 어려운 용어를 쓰지 않았다. 한 심사관이 물었다. “그렇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입니까?” “잘못된 완료 표시를 당장 다른 사건의 승인 근거로 사용하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수현이 말했다. “그리고 최종 조치 기록이 없는 경우 그 상태를 숨기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회의실 뒤편에 앉아 있던 코르빈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일하는 관제실에서는 이미 같은 원칙을 시행하기 시작했다. *** 심사 정회 시간에 수현은 심사관 한 명이 자신을 불러 세우자 잠깐 긴장했다. 그가 수현의 신청서에 서명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질문했다. “여기에서 지낸 시간이 길어졌는데, 아직도 돌아가고 싶습니까?” “네.” “그런데 이곳 사람들과도 많이 가까워졌잖아요.” 수현은 잠깐 생각했다. “가까워졌어요. 그래서 더 조심하고 싶습니다.” “어째서죠?” “누군가를 아끼면 그 사람의 자유도 아껴야 하니까요. 저는 여기 남은 사람들이 자기 삶을 살길 바랍니다. 저도 제 삶으로 돌아가고 싶고요.” 심사관은 아무 말 없이 잠시 서 있었다. 수현은 계속했다. “돌아갈 수 있다고 해서 당장 검증되지 않은 문에 몸을 던지는 게 용기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방법이 아직 없다고 제 의사를 지워 버릴 수도 없죠.” “그럼 계속 조사하겠군요.” “네. 다만 앞으로는 제가 원하는 결론이 아니라 확인된 증거에 맞춰서요.” 심사관은 고개를 끄덕이고 자리로 돌아갔다. 수현은 벽에 기대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은 여전히 한국의 공인노무사였고, 여기에선 법적 강제 권한이 없는 외부인이었다. 그래도 자기 의사에 관한 결정만큼은 스스로 할 수 있었다. 창밖에서 아이들이 저녁 종을 기다리며 뛰놀고 있었다. 누구도 그 종 하나 때문에 어딘가로 강제로 끌려가서는 안 됐다. 수현은 그 생각을 하며 회의 결정문 사본을 조심스레 접었다. 회의가 끝나고 밖으로 나오자 예상하지 못한 사람이 기다리고 있었다. 니엘이었다. 손등의 상처는 많이 나았고, 그의 손에는 새로 만든 야간 근무표가 들려 있었다. “오늘부터 중단 명령의 수신과 실제 기술 조치 확인을 따로 남기기로 했어요.” “좋네요.” 수현이 말했다. “그리고 야간조는 두 명이 같이 인수합니다. 한 명이 아프면 다음 사람이 언제 대신했는지도 쓰고요.” “그것도 좋고요.” 니엘은 잠시 주저하다 말했다. “제 부상도 업무 거부가 아니라 근무 중 사고로 정정됐습니다.” 수현은 진심으로 웃었다. “축하합니다.” “아직 치료비 보상은 심사 중이에요.” “그럼 그건 그거대로 계속 확인해야겠네요.” “네. 이제는 제가 직접 물어볼 거예요.” 그 말이 얼마나 큰 변화인지 수현은 알고 있었다. 서류를 대신 써 주는 사람보다 스스로 질문할 수 있게 된 사람이 더 오래 문제를 바꿀 수 있었다. 멀리 제7원정대에서 온 두 통의 편지가 보였다. 하나는 메이의 심사 진행 소식, 다른 하나는 카이렌의 휴가 사용 소식이었다. 라비엔에게서도 짧은 답장이 도착해 있었다. 모두 완벽하게 행복한 결말은 아니었다. 채무는 남아 있었고 의료기록에는 빈칸이 있었으며 계약 정산도 끝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은 자기 이름으로 문제를 처리하고 있었다. 수현은 세 편지를 차례대로 읽었다. 자신은 아직 돌아가지 못했는데도, 이곳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의 일부는 다른 사람들이 이어 가고 있었다. 이상하게 마음이 놓였다. *** 그날 늦은 오후 루세가 작은 장부 한 권을 가져왔다. 공동심사반이 보존함의 목록을 다시 정리하던 중, 세 번째 판과 함께 묶였던 ‘안전 회선 재확인 요청’의 후속 보관처가 발견됐다고 했다. “그곳은 어디죠?” 수현이 물었다. “제0종점이 아니라 오래된 반환 경로 검토실입니다. 당시 인체 이동을 다룬 곳은 아니었고, 회선이 끊겼을 때 원점 확인이 가능한지 검토하던 기관입니다.” 수현은 이름만으로 흥분하지 않았다. ‘반환’이라는 단어는 물품과 신호에도 쓰인다는 사실을 이미 수없이 배웠다. 그러나 이 장부에는 조금 다른 문장이 있었다. ‘원점 확인 미완료. 발신측 확인 응답 요구. 당사자 이탈 의사와 구분.’ 그녀는 문장을 다시 읽었다. 이전에 본 안전 검토 자료와 연결될 수 있는 구체적인 질문이었다. 돌아갈 사람이 원한다는 사실과 돌아갈 장소가 실제로 확인됐다는 사실은 전혀 다르다는 것. 그래서 인체 실험이 위험하다는 것. 루세가 덧붙였다. “이 기록은 기술이 성공했다는 증거가 아닙니다. 하지만 과거에 누군가 같은 구분을 고민했다는 건 알 수 있겠죠.” 수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엔 귀환문을 찾겠다고 성급하게 뛰어들지 않겠습니다. 그 검토실에서 원점 확인을 어떤 방식으로 구별했는지부터 알아볼게요.” 세드나가 웃었다. “이제 수현 씨가 먼저 안전 조건을 말하네요.” “여기서 배운 게 많으니까요.” 그녀는 편지들을 가방에 넣었다.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여전히 선명했다. 그 마음이 누군가의 목숨을 담보로 요구하는 허가증이 되지 않기를 바랐다. 남부 관제실의 밤 종이 울렸다. 이번에는 정확히 한 번, 식사 시간을 알리는 소리였다. 예전 같았으면 경보인지 먼저 의심했을 테지만, 코르빈은 새 음형 표지를 붙여 놓았다고 말했다. 수현은 잠깐 웃었다. 그러고는 한 줄을 수첩 마지막에 적었다. ‘중단 신호의 수령은 확인. 최종 차단 회신은 미확인. 완료 표시의 범위 정정 심사 개시. 다음은 원점 확인 절차.’ 그 아래에는 아주 작게, 누구에게도 보여 줄 필요 없는 문장을 덧붙였다. ‘나는 돌아가고 싶다. 하지만 내가 도착할 곳이 진짜 내 집이라는 걸 먼저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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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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