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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용사 파티에 노무사가 입사했다 · 159화
PAYLUA ORIGINAL · 제159화

159화. 전날로 적힌 시험

용사 파티에 노무사가 입사했다 · 6,144자

오프라인 책장
제0종점 수리일지의 별지를 대조하던 루세가 이상한 것을 발견한 것은 이른 아침이었다. 표지에 적힌 날짜보다 검사표 한 장의 발행일이 하루 빨랐다. 누군가는 그걸 후대 조작의 증거라고 주장했지만, 루세는 먼저 종점과 기술관리청의 시계 기준이 달랐다는 기록을 찾았다. “하루 먼저라는 말부터 위험해요.” 그가 말했다. “같은 시각을 서로 다른 날로 적었을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수현은 이미 수많은 종류의 달력을 봤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날짜를 넘기는 기준뿐 아니라 기록을 작성한 시각과 검사한 시각까지 뒤섞여 있었다. 세드나가 질문했다. “사건 당일 실제 시험이 있었는지 판단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날짜 원문을 그대로 두고 시계 변환표를 따로 붙여야 해요. 원래 기록을 새 시각으로 덮어 쓰면 나중에 문제가 생깁니다.” 그들은 제0종점 관리자가 사용한 조수 시계와 기술관리청의 표준 시계를 비교했다. 문제는 그해 폭풍 때문에 표준 시계의 교정 신호가 여러 번 끊겼다는 것이었다. 구형 원장에는 교정값이 기입되지 않은 날이 있었다. “그럼 어느 날의 순서는 알 수 없겠네요.” 수현이 말했다. “일부는요. 하지만 장치의 물리적 순서가 날짜를 대신할 수 있습니다.” 루세는 마력 접점에 남는 열흔과 봉인 끈 교체 흔적을 예로 들었다. 검사를 하기 전에 핀을 빼야 했다면, 핀이 빠진 흔적과 검사 표식을 비교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수현은 마치 법정에서 타이어 자국과 출입 기록을 비교하듯 이해했다. *** 기술관리청은 수리용 금속판을 비작동 상태에서 측정했다. 표면에는 두 겹의 긁힘이 있었다. 첫 번째는 오래된 장치가 반복적으로 움직일 때 생긴 흔적이고, 두 번째는 누군가 나중에 부품을 분리하며 남긴 흔적일 수 있었다. 측정 담당은 두 흔적의 선후를 확정하지 않았다. 수현은 실망했다가 스스로 웃었다. '모른다'는 말이 나오면 이제 오히려 제대로 조사 중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때 한 직원이 기록판을 들어 올리다가 허리 통증을 호소했다. 파르마는 이미 정해 놓은 대로 작업을 즉시 중단했다. 직원은 검사가 늦어지면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할 거라고 걱정했다. “늦어지는 이유를 기록하겠습니다.” 파르마가 말했다. “본인 상태와 필요한 인력을 확인한 뒤 재개하면 됩니다.” 수현은 한발 물러섰다. 자신이 조사하는 사건 때문에 누군가가 또 무리하는 일은 피하고 싶었다. 직원이 진료를 원하자 다른 사람이 부품을 제자리로 옮겼다. 그 과정 자체도 인계 기록에 남겼다. 검사는 오후에 재개됐다. 루세는 장치 내부에 남은 잔류 마력 결정을 직접 건드리지 않았다. 손상될 가능성이 있어 원형 그대로 촬영하고 표면 성분만 측정했다. 완전한 작동 복원이 아니라 흔적의 보존이 목적이었다. *** 오후 늦게 놀라운 사실 하나가 나왔다. 기술관리청 별지에 적힌 '접점 반응 검사'의 명령 표식과 제2차단함 보존판의 한 구간이 물리적으로 같은 패턴이었다. 단지 그림을 옮겨 그린 것이 아니라 금속판 표면의 불규칙한 흠까지 비슷했다. 루세는 이 판본들이 같은 부품 제작틀에서 찍혔을 가능성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그럼 송신과 수신이 연결됐다는 게 아닙니까?” 수현이 물었다. “아직은 아닙니다. 공통 제작틀로 만들었다면 두 곳에 같은 흠이 생길 수 있어요.” 칼든은 두 판을 같은 해에 만든 물건인지 확인해 보자고 했다. 제작 기록은 남아 있었다. 두 판은 제조 시기가 몇 해 차이 났고 서로 다른 공방에서 보수된 적이 있었다. 공통 제작틀 가설이 약해지기는 했지만 복제된 표준 도안을 사용했을 가능성은 여전했다. 수현은 그날 처음으로 중요한 발견에 가까워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기쁨보다 긴장이 먼저 왔다. 무언가 진짜 연결됐다고 해도 그 연결이 자신을 안전하게 집으로 데려다줄지 알 수 없었다. “검증 절차를 더 늘릴까요?” 세드나가 물었다. “네. 결과를 공개하기 전에 반대하는 쪽에서도 검토하게 해 주세요.” 칼든이 놀랐다. “이렇게 오래 기다리셨는데?” “그래서 더 조심해야죠.” *** 해 질 무렵 보고서의 한 항목이 수정됐다. '재가동 확인'이라고 적혀 있던 후대 요약은 '접점 반응 검사 기록 존재, 전체 구동 여부 미확정'으로 바뀌었다. '분기 전송 완료'라는 표현도 '분기 처리 표식 확인'으로 고쳐졌다. 수현은 손으로 문장을 따라 읽었다. 수정 후에는 훨씬 덜 극적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증명하지 못한 것을 빼고 나니 무엇을 더 조사해야 하는지 분명해졌다. 루세는 표식이 찍힌 시점의 기계 부하량을 측정한 별도 기록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그 기록은 제0종점 수리일지 본문 제1권에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었다. 유족에게 보낸 편지의 답장이 아직 오지 않은 상태였다. “결국 그 책이군요.” 수현이 말했다. “네. 하지만 상대가 열람을 허락하지 않으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겠죠.” 수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유족에게 답장을 재촉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보내지 않았다. 그녀는 대신 기술관리청에 남은 재료 분석을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 그날 밤 회의 끝에 제0종점 운용 중단 표식과 접점 반응 표식 사이의 순서를 판단할 수 있는 최소 조건이 정리됐다. 같은 기준의 교정 시각, 결합핀 실제 상태, 원장에 남은 독립 측정값. 셋 가운데 하나도 충분히 확인되지 않았다. 수현은 셋을 수첩에 동그라미 치고 말했다. “저는 아직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보다, 사람들을 계속 기다리게 하는 것 같다는 게 더 미안해요.” 세드나는 고개를 저었다. “당신이 원하지 않은 일을 당한 사람이에요. 확인하는 시간을 쓰는 건 잘못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우리까지 매일 당신 곁에 있을 의무가 자동으로 생기는 것도 아니고요. 그래서 서로의 일정을 정하는 거겠죠.” 수현은 그 말에 웃었다. 위로라기보다 정확한 설명이었다. 창문 밖에는 비가 내렸다. 이 세계에서 온 뒤로 수많은 날을 건넜지만 서울의 시간은 어떻게 흘렀는지 알 수 없었다. 언젠가 진짜 경로를 확인한다면 출발지와 도착지의 날짜도 검증해야 할 것이다. 그녀는 그 어려운 질문을 아직 모르는 것들 옆에 적었다. *** 별지의 날짜가 하루 앞선 이유를 추적하던 중 수현은 같은 기술청 건물에서 근무했던 노년의 시계 수리공에게 연락할 수 있었다. 이름은 에드윈이었다. 그는 자신이 사건을 직접 본 적은 없고, 단지 당시 기술청의 시간 교정 장치를 수리한 적이 있다고 먼저 말했다. 수현은 그 사실을 분명히 기록했다. 이 사람은 소환 사건의 목격자가 아니다. 그러나 두 시간표를 읽는 규칙에 관해서는 설명할 수 있었다. 에드윈은 둥근 금속판을 꺼냈다. 테두리에는 해와 달 대신 밀물과 썰물의 위치가 표시되어 있었다. 제0종점 항만 수리소에서는 만조 직후를 새로운 작업일의 시작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반면 왕도 기술청은 자정과 비슷한 시점을 하루의 기준으로 사용했다. “같은 시간이라도 기록 날짜가 다를 수 있군요.” “그럴 수 있소. 하지만 매일 다르게 바뀌는 건 아니지. 항만 시계는 큰 폭풍이 오면 교정이 멈출 때도 있으니까.” 루세는 실제 사건 무렵의 만조표와 기술청 달력을 나란히 놓았다. 어느 날은 시간이 겹쳤지만 다른 날은 교정 공백 때문에 정확한 변환값을 알 수 없었다. 수현은 하나의 사건을 예시로 들어 보자고 했다. 기술청에서 새벽이라고 적힌 검사 요청이 항만에서는 전날 저녁으로 기록될 수 있는지 물었다. 에드윈은 가능하다고 답했다. 그러나 실제 그 검사 요청이 해당 날짜에 이루어졌다는 뜻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시계가 일치한다는 사실과 사건이 있었다는 사실도 따로 확인해야 하는군요.” “아주 중요한 말이오.” 에드윈은 금속판의 작은 흠을 손끝으로 더듬었다. 자신이 젊을 때 기록해 놓은 교정 과정이었다. 그는 장치가 고장 났을 때 수리 요청서를 여러 번 보냈지만 담당 부서에서 늦게 확인했다고 했다. 결국 수리 전후의 시간을 모두 자신이 따로 적어 두었다. “그때 누가 책임을 물었나요?” 수현이 물었다. “책임은커녕, 내가 왜 불편하게 옛 기록까지 남기느냐고 했지.” “지금은 그 기록 덕분에 조사할 수 있겠네요.” 노인은 작게 웃었다. “그렇다면 그때 나를 미워한 사람들에게 보여 주고 싶군.” 수현은 노인의 자료를 사용해도 되는 범위를 확인했다. 에드윈은 교정표 일부를 제한 열람으로 제공하고 자신의 가족 이야기가 적힌 개인 수첩은 공개하지 않겠다고 했다. 수현은 기꺼이 동의했다. 오후에 기록실에서는 시험표의 시간 변환을 독립적으로 계산해 보는 작업이 진행됐다. 세드나는 같은 사건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계산한 결과를 별도의 종이에 적었다. 루세는 장치 운용 측정값을 사용했고, 에드윈은 조수 시계 교정값을 사용했다. 두 결과는 비슷했지만 완전히 같지 않았다. “이 정도 차이면 선후를 확정할 수 있나요?” 수현이 물었다. “어렵습니다. 두 사건의 간격보다 오차 범위가 크니까요.” 루세가 답했다. “그럼 기존 보고서에서 정지 요청이 항상 분기 이후였다고 쓰인 문장은 고쳐야겠군요.” “네. 원본 기록이 허락하는 범위를 넘었으니까요.” 수현은 그 수정을 반겼다. E-17 소환에 관한 자신의 추측에는 불리하게 느껴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정지 요청이 분기 이전이었는지 이후였는지를 확정하지 못한다면, 누군가 일부러 무시했다고 주장하는 것도 신중해야 했다. 기술실 바깥에서는 에드윈이 젊은 수습 시계공과 이야기하고 있었다. 수습공은 고장 난 교정 장치가 야간에도 울리면 혼자 내려가 점검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했다. 에드윈은 그 지시를 듣고 눈썹을 찌푸렸다. “내가 젊을 때도 그래서 사고가 났소. 지금도 그렇게 하라고?” 수습공은 어색하게 웃었다. “관리자님이 사람이 부족하다고 하십니다.” 에드윈은 수현에게 이 이야기를 함께 듣자고 했다. 수현은 자신에게 감독 권한은 없다고 먼저 말했다. 하지만 위험한 점검을 한 사람이 혼자 수행하는 이유와 대안은 충분히 논의할 수 있었다. 그들은 현장 책임자에게 심야 점검을 다음 날까지 미룰 수 있는 기준과 긴급 상황에서 두 사람이 함께 내려가는 기준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책임자는 예산을 걱정했지만 에드윈은 자신이 겪었던 사고 기록을 제시했다. 사후 보상과 고장 복구 비용이 훨씬 컸다는 설명이었다. 수습공은 자신의 이름으로 업무 조정 요청서를 제출했다. 수현은 그가 문구를 정하는 데만 도움을 주었다. 위험을 감수해 온 사람 대신 영웅적으로 나서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여기서 오래 일할 사람은 수습공이었다. 바꾸고 싶은 방식도 그가 직접 말하는 편이 좋았다. 저녁에 에드윈은 오래된 교정표의 사본을 봉투에 넣었다. “내가 하는 말은 당시 시간이 어떻게 기록됐을 가능성이 있는지에 관한 거요. 누가 기계를 켰는지까지 알지는 못하오.” 수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적겠습니다.” 그녀는 숙소에서 두 종류의 표를 만들었다. 하나는 원본 그대로의 날짜와 시각, 다른 하나는 가능한 교정값을 적용한 범위였다. 두 표가 서로 다른 답을 보여 주는 칸에는 확정이라는 글자를 넣지 않았다. 그 대신 ‘선후 미정’이라고 썼다. 루세는 그 기록을 보고 말했다. “이제 이 사건을 다음 심사회의에서 다룰 수 있겠습니다. 최소한 무엇을 단정할 수 없는지 명확하니까요.” 수현은 창문을 열어 밤공기를 마셨다. 서울에서는 시간을 돈처럼 쓴다고 생각하곤 했다. 이곳에서는 시간을 잘못 적는 일이 사람에게 책임을 떠넘기거나, 없던 성공을 만들어 낼 수도 있었다. 그 사실이 무서웠다. 동시에 시간표를 정직하게 다시 만드는 일이 자신이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일이라는 것도 알았다. 수현은 에드윈의 교정표를 복사할 때 원본의 얼룩도 함께 남기도록 요청했다. 어떤 숫자의 끝부분이 흐려져 있었다. 나중에 복구한 사람이 그 숫자를 자신 있게 읽었다고 해서 원본이 처음부터 선명했던 것처럼 보이면 안 됐다. 에드윈은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수리공이라면 고친 흔적을 숨기고 싶을 때가 있지. 하지만 다음 사람이 다시 수리하려면 어떤 부분을 고쳤는지 알아야 하오.” 수현은 이 기록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정정은 오류의 증거인 동시에 책임 있게 다시 확인한 흔적일 수 있었다. 그녀는 불확실한 숫자 옆에 물음표를 남겼다. 옛 문서를 정리하는 일은 숫자를 하나로 통일하는 작업이 아니라, 서로 다른 시계와 사람의 판단을 분리해 남기는 일이었다. 수현은 자신이 돌아갈 날에도 출발한 시각과 도착한 시각을 누군가 함부로 하나로 합치지 않기를 바랐다. 정확하지 않은 날짜라도 정직하게 남아 있는 편이 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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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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