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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용사 파티에 노무사가 입사했다 · 154화
PAYLUA ORIGINAL · 제154화

154화. 세 사람이 들은 경보

용사 파티에 노무사가 입사했다 · 6,127자

오프라인 책장
오래된 기계가 어떤 소리를 냈느냐는 질문은 예상보다 복잡했다. 종점 운용실에서 근무한 사람 가운데 그날 직접 장치를 봤다는 사람은 없었고, 근처 동네 주민들의 기억도 서로 달랐다. 누군가는 긴 종소리였다고 했고 다른 누군가는 물레방아처럼 낮게 울렸다고 했다. “어떤 소리를 찾으시는 겁니까?” 세드나가 물었다. “제가 듣고 싶은 소리 말고, 당시에 실제 들린 소리요.” “그건 당연한 이야기 같은데요.” “당연한 게 제일 어렵더라고요.” 그들은 항만 북쪽 종지기 마을에 갔다. 제0종점 운용실과 가까운 언덕이었다. 마을 기록에는 비상 경보가 울린 날 저녁 주민 세 사람이 피난소 문을 열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었다. 피난소 책임자였던 세 사람은 이미 세상을 떠났지만, 당시 문을 열던 소년 하나가 아직 마을에 살고 있다고 했다. 그의 이름은 레니였다. 노인은 귓가에 손을 대고 세드나의 소개를 들었다. 그는 오래된 일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고 먼저 말했다. “어떤 소리가 났는지 물으러 왔습니다. 답하지 못하셔도 괜찮아요.” 수현이 말했다. “그럼 편하군.” 레니가 웃었다. “사람들은 예전 일은 다 선명하게 기억할 거라고 생각하더라고.” 레니는 그날 밤 물 비린내가 유난히 심했고, 부두를 비우라는 종이 울렸다고 말했다. 그런데 자신이 기억하는 종소리가 장치 때문인지 바닷물 높이를 알리는 조수 종 때문인지는 모른다고 했다. 수현은 두 소리의 차이를 설명해 달라고 하지 않았다. 기억에서 만들어 낼 수 있는 비교가 아니라 실제 당시 장부가 필요했다. 그 대신 피난소를 누가 열었고 누가 도착했는지를 물었다. 레니는 문을 연 뒤 남쪽에서 뛰어온 정비사 한 사람이 물을 달라고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성함을 기억하십니까?” “모르지. 얼굴도 흐릿해. 허리에서 젖은 장갑을 꺼냈다는 건 기억나네.” 수현은 '정비사로 보이는 사람'이라고 적었다. 그에게 노아의 이름을 먼저 말하지 않았다. 수현이 아는 이름을 들려주면 노인의 기억이 그쪽으로 옮겨 갈 수 있었다. *** 두 번째 진술자는 마을의 종 관리인이었다. 그는 선대 종지기의 악보와 경보 음형표를 가지고 있었다. 예전의 정상 경보는 긴 울림 두 번, 종점 기계의 고장 경보는 짧은 울림 세 번이라고 했다. 문제는 그해 도중에 음형이 바뀌었다는 점이었다. “산지 관측막사에서 확인한 통지네요.” 루세가 말했다. “그 변경이 실제로 여기까지 전달됐는지 알 수 있나요?” 종 관리인은 오래된 통지 봉투를 꺼냈다. '보낸 곳: 중앙 대기함. 받은 곳: 항만 종지기 조합.' 봉투 앞에는 수령 도장이 있었다. “종지기 조합은 받은 것 같은데 운용실은요?” 수현이 물었다. “우린 우리 종만 바꾸지, 기술청 기계는 다루지 않아요.” 그 말이 결정적이었다. 같은 통지를 받은 곳과 받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는 곳이 한 마을에 섞여 있었다. 누군가 세 번 울린 소리를 들었다고 해서 어느 장치의 경보였는지 특정할 수 없었다. 수현은 그날 마을 피난소의 인원표를 확인했다. 적힌 인원은 쉰한 명인데 서명은 마흔아홉 개였다. 늦게 들어온 두 사람이 기록되지 않았을 수도 있고, 대리 기입이 누락됐을 수도 있었다. 다만 명부만으로 그날 처음 나타난 낯선 방문객이 있었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사람 두 명이 더 있었다는 건가요?” 관리인이 묻자 수현이 고개를 저었다. “총인원과 서명 수가 다르다는 겁니다. 사람이 둘 더 있었는지, 같은 사람이 두 번 셌는지도 확인해야 해요.” 종 관리인은 난처하게 웃었다. “숫자들이 생각보다 말을 안 듣네요.” “그래서 종종 사람들에게 직접 물어봐야 하죠.” *** 마을 회관에서는 피난소 운영 수당 때문에 작은 다툼이 있었다. 해마다 폭풍철마다 같은 사람이 열쇠를 맡았는데 피난한 주민이 없어도 대기해야 했다. 관리인은 예비 열쇠를 한 사람에게만 맡기는 방식이 안전하다고 주장했고, 열쇠를 가진 주민은 폭풍이 오면 집을 비울 수도 없다고 했다. 수현은 두 사람의 이야기를 차례로 들었다. 여기의 의무와 보상 규정은 자신이 알지 못한다고 분명히 말했다. 다만 명부가 안전한 대피와 수당 산정 두 목적에 동시에 사용되어 혼동되고 있었다. 피난한 사람을 기록하는 장부와 대기 근무한 사람을 기록하는 장부를 분리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그럼 매번 종이를 두 장씩 써야 하잖아요.” 관리인이 말했다. “그 대신 아무도 대피하지 않은 날에도 근무하신 분이 대기했다는 사실을 남길 수 있죠.” 열쇠 담당 주민은 가만히 있다가 말했다. “대기했다고 쉬는 날이 생기는 건 아니겠지만, 없던 사람 취급당하지는 않겠네요.” 수현은 그 의견이 회의록에 들어가는지 확인했다. 누군가가 자기 말을 쓴 흔적을 직접 보자 얼굴이 조금 밝아졌다. 레니 노인은 돌아가는 수현에게 작은 방울 하나를 주었다. 당시 사용하던 방울의 복제품이라고 했다. “옛날 종은 이제 없어. 원래 소리를 듣겠다고 이걸 흔들지 말게. 이것도 정확히 같진 않거든.” 수현은 방울을 받지 않았다. “마음은 감사합니다. 그런데 제가 또 실물을 받아 가면 소유권과 출처를 일일이 설명해야 해서요.” “참 희한한 아가씨로군.” “저도 제가 이렇게 될 줄 몰랐어요.” 그들은 함께 웃었다. 수현은 대신 방울의 제작 연도와 레니의 설명만 기록했다. 마을 회관에서 돌아가기 전 수현은 레니의 구술 기록을 다시 읽어 달라고 부탁했다. 노인은 처음에 귀찮아하다가 '정비사로 보이는 사람'이라는 부분에서 손을 들었다. “내가 정비사라고 했던가?” “젖은 장갑을 가진 사람이 뛰어왔다고 하셨어요. 제가 정비사로 보인다고 적었는데, 더 정확한 말로 고쳐도 됩니다.” 레니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 부두엔 정비사 말고도 물문을 지키던 사람이 많았네. 그냥 젖은 장갑을 든 사람이라고 하게.” 수현은 곧장 고쳤다. 노인은 다시 들려주는 문장을 한참 듣다가 나지막하게 말했다. “예전부터 내 말을 듣는 사람들은 다 자신이 찾는 사람의 이름을 먼저 꺼냈어. 그러면 내가 그 이름을 봤다고 말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지.” 수현은 그 마음을 이해했다. 그녀 자신도 제0종점의 기록에서 이수현이라는 이름을 보고 싶었다. 그러나 진실이 아니라 자신의 기대를 보고 싶었던 것일 수도 있었다. “그 사람은 뭐라고 했나요?” 수현이 물었다. “물을 달라 했다고 했지. 그것도 정확하진 않을 걸세. 입을 움직였는데 내가 물을 내줬다는 기억이 더 강하거든.” 그들은 진술을 한 번 더 정정했다. 말한 내용 불명, 물 제공 기억. 명부의 빈칸도 같은 방식으로 표시했다. 두 사람의 존재가 아니라 두 개의 미완료 서명란. 세드나는 문서에 정정 이력을 남겼다. “번거롭습니다.” 마을 관리인이 말했다. “지난 기록을 이렇게 자꾸 고치면 신뢰가 없어지는 것 아닙니까?” 수현은 조용히 대답했다. “누가 왜 고쳤는지 남아 있다면 오히려 더 믿을 수 있어요. 처음 문장이 언제나 정확했다고 주장하는 것보다요.” 관리인은 오래 생각하더니 자신의 업무 기록에도 정정란을 따로 두겠다고 했다. 피난소 열쇠 담당의 대기 시간을 두고 다투던 문제도 함께 검토할 예정이었다. 잠시 후 조수 경보를 알리는 작은 종이 울렸다. 마을 사람들은 익숙하게 움직였다. 어떤 사람은 창문을 닫고 어떤 사람은 나무판을 묶었다. 수현은 자신도 따라 움직이려다가 걸음을 멈췄다. 이곳에서 무엇이 안전한 행동인지 모르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마을 관리인은 방문객이 서 있을 구역을 안내했다. 누구도 영웅처럼 바닷물로 뛰어들 필요가 없었다. 마을 사람들은 짧은 시간 안에 할 일을 나눴고, 늦게 걸어오는 노인을 부축한 뒤 인원까지 확인했다. “예전에는 저걸 한 사람이 다 했습니다.” 관리인이 말했다. “누군가 도와주겠다고 해도 일을 모르니까 방해만 된다며 돌려보냈죠.” “이제는 역할을 나누셨네요.” “대기 수당 논의하면서 그 생각도 나왔습니다.” 수현은 바다를 보았다. 작은 안전 개선이 오랜 기간 쌓여야 실제로 작동한다는 사실은 제7원정대에서 배웠다. 한 번 서명했다고 모든 게 바뀌지는 않았다. 그러나 바꾸고자 하는 사람들이 자기 의견을 기록하기 시작하면 다음 사람이 출발할 자리는 조금 나아질 수 있었다. 회관 뒷방에서는 종지기 조합의 오래된 악보를 복사하는 작업이 진행됐다. 수현은 방해하지 않으려고 문밖에서 기다렸다. 루세가 복사본 두 장을 가지고 나왔다. 하나는 변경 전 규칙, 다른 하나는 변경 후였다. 음형표는 서로 비슷했지만 긴 울림과 짧은 울림의 간격이 달랐다. “이 차이가 당시 현장 사람에게 안내되지 않았다면?” 수현이 물었다. “잘못된 경보로 판단했을 수 있겠죠. 하지만 E-17 중단 요청이 왜 처리되지 않았는지의 전부는 아닙니다.” “그럼 이건 가능한 한 경로일 뿐이네요.” “그렇습니다.” 루세는 두 악보에 수령처를 써 넣었다. 산지 관측막사, 중계지소, 항만 종지기 조합. 제0종점 기술 운용실의 수령 확인란은 여전히 비어 있었다. 수현은 그 빈칸을 오래 봤다. 물리적 경로가 이어져 있어도 마지막 사람이 읽지 않았다면 전달됐다고 할 수 없는 편지가 생각났다. 세드나는 이 조사에서 새로운 이름을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수현은 괜찮다고 답했다. 이름을 빨리 찾아내는 것보다 없는 사람을 잘못 가리키지 않는 일이 더 중요했다. 레니 노인은 어떤 옛날 이름에도 억지로 맞춰지지 않은 자신의 기억을 존중받았다. 그들이 떠날 때 마을 관리인은 최근 대피 소집표를 보여 주었다. 대피 대상, 확인한 사람, 문을 잠근 사람, 마지막으로 인원을 센 사람이 모두 다르게 기록돼 있었다. 작은 표 한 장이었다. 수현은 그 종이가 오히려 오늘 읽은 마법 장치의 기록보다 완성도가 높다고 생각했다. 필요한 사람의 역할이 서로 구분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돌아오는 길에 수현은 종소리가 멀어지는 방향을 따라 걸었다. 같은 종소리라도 언덕 아래와 위에서 다르게 들렸다. 바람이 불면 첫 울림이 묻히기도 했다. 그것은 고대 기술의 신비가 아니라 누구나 아는 거리와 바람의 문제였다. 루세는 실제 음형을 판단할 때 관측 위치를 반드시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수현은 레니가 피난소 안에서 들었다는 말도 다시 확인 항목에 넣었다. 증언의 내용뿐 아니라 증언자가 어디에 있었는지도 중요했다. *** 숙소에서 루세는 세 진술을 나란히 놓았다. 레니의 조수 종 기억, 종지기 조합의 변경 통지 수령, 피난소 장부의 두 숫자 차이. 어느 자료도 제0종점이 사람을 이동시켰다는 증거는 아니었다. 그러나 변경 통지가 운용실까지 전달됐다고 단정한 옛 중앙 보고서에는 반박 자료가 생겼다. “아까 질문을 수정해야겠네요.” 수현이 말했다. “기계가 어떤 소리를 냈느냐가 아니라, 그날 각 장소에서 무슨 소리가 들렸고 그걸 어떤 경보라고 배웠느냐고.” “정확합니다.” 세드나가 흥미로운 문서를 한 장 더 보여 줬다. 피난소에서 발견된 구형 훈련 안내문이었다. '경보가 서로 겹치면 가장 큰 종이 아니라 가장 가까운 안전 담당자의 지시를 따르라.' 그런데 그 안전 담당자의 이름을 적는 칸이 비어 있었다. 수현은 종이 끝을 손가락으로 눌렀다. 수십 년 전 사람들은 경보의 의미를 몰라 무서웠을 것이다. 누가 멈추라고 했는지, 누가 괜찮다고 했는지, 서로 다른 종이 울리는 순간 어떤 선택을 해야 했는지. 지금 자신의 사정과 닮아 있었다. “그때는 누구나 멈출 수 있었을까요?” 그녀가 물었다. “규정에는 비상 정지 요청을 할 수 있다고 쓰여 있습니다.” 루세가 대답했다. “그 요청이 실제로 전달되는지는 별개였죠.” 수현은 한동안 창문 너머 어두운 부두를 바라봤다. 자신을 이 세계로 데려온 일이 누군가의 의도적인 선택이었든 장치의 오류였든, 당시 사람들의 중단 요청을 듣지 못하도록 만든 절차가 있었다면 그것부터 밝혀야 했다. 그날 밤 그녀는 세드나에게 보고서 제목을 제안했다. ‘서로 다른 세 경보의 수신 범위와 담당실 도착 여부.’ 세드나는 제목이 길다고 투덜거렸지만, 내용을 줄여 오해가 생기는 것보다 낫다고 인정했다. 수현은 마지막 문단에 덧붙였다. ‘레니는 사람의 도착을 특정하지 않았다. 명부의 수 차이는 신원 불명의 방문객 수를 뜻하지 않는다. 음형 변경의 현장 적용 여부는 별도 확인한다.’ 대단한 결론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적어도 목격하지 않은 사람의 입에 근사한 이야기를 넣지 않았다는 점에서 수현은 마음이 가벼웠다. 그날 처음으로 그녀는 증언이 조사를 더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는 사실을 좋은 소식이라고 생각했다. 어려워진 만큼 거짓된 확신이 줄어들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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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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