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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용사 파티에 노무사가 입사했다 · 115화
PAYLUA ORIGINAL · 제115화

115화. 메이가 낸 계산서

용사 파티에 노무사가 입사했다 · 6,137자

오프라인 책장
메이의 편지는 언제나 약초 냄새가 났다. 수현은 봉투를 열고 먼저 종이 모서리를 살폈다. 낡은 짙은 자국은 말린 약초 부스러기였다. 편지를 쓰는 동안에도 메이는 병실에 있었던 모양이었다. [오늘 정산실에서 다시 연락이 왔어요. 예비 적립비는 제 청구에서 빠졌는데, 남은 금액은 여전히 제가 내야 한대요. 근거를 물었더니 '치유사 사용분'이라는 답만 받았어요. 그래서 치료받은 사람에게 청구할 금액과 제가 개인적으로 쓴 물품을 구분해 달라고 했습니다.] 아래에는 메이가 직접 그린 표가 있었다. 날짜, 환자 수, 투입된 마석, 왕실 보급품인지 개인 구매품인지. 표는 서툴렀지만 수현이 원정대에서 처음 봤던 장부보다 훨씬 명확했다. 세드나가 옆에서 들여다보고 말했다. “이제 메이 씨가 저보다 서류를 잘 만드네요.” “그 말 전해 줄게요.” “그러지는 마세요. 자만하면 큰일입니다.” 수현은 웃으며 편지를 한 장 더 넘겼다. 메이는 자신이 청구액 때문에 치료를 거부한 적이 없다는 점, 급한 환자를 살리기 위해 먼저 약재를 사용한 일이 있다는 점을 구분했다. 그리고 비용 책임을 묻기 전 실제 물품이 누구에게 지급됐는지 확인하라고 요구했다. 수현은 편지를 읽고 잠시 말을 잃었다. 처음 만났을 때 메이는 손목의 붉은 고리를 보며 어쩔 줄 몰라 했다. 이제는 숫자를 직접 나누고 모르는 항목에 질문을 적고 있었다. “전부 해결됐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메이 씨가 자기 목소리를 찾았네요.” 세드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기록이 쌓이면 담당자도 함부로 뭉뚱그려 답할 수 없겠죠.” *** 수현은 메이에게 직접 답장을 쓰려다가 펜을 멈췄다. 당장 길드로 달려가 큰소리를 치고 싶은 마음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건 수현이 편한 방식이었다. 하지만 메이가 이미 자기 방식으로 싸우고 있었다. [표를 잘 만드셨어요. 다음에는 사용 날짜와 치료 목적을 서로 다른 칸에 적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같은 마석이 두 번 비용으로 잡혔는지 확인하기 편해요. 제 의견은 여기까지예요. 어떤 자료를 제출할지는 메이 씨가 결정하세요.] 수현은 덧붙였다. [참, 오늘도 쉬셨나요? 이 질문은 청구서와 관계없이 중요합니다.] 답장을 봉하려는데 다른 편지가 도착했다. 발신인은 카이렌이었다. 그는 메이의 업무가 과중해져 야간 당직을 조정했다고 알렸다. 대체 인력은 완전히 충원되지 않았지만, 야간 진료 요청과 긴급 출정을 서로 다른 연락망으로 분리했다는 내용이었다. [다른 대원들이 제가 없이도 문제를 처리할 수 있도록 일지를 바꿨습니다. 하지만 아직 전령 한 사람이 휴무일에도 불려 나오는 문제가 남아 있습니다.] 수현은 그 문장을 보고 미소를 지었다. 이제 카이렌의 편지에는 “제가 전부 하겠습니다”라는 말이 없었다. 누가 무리하고 있는지, 누가 대신할 수 있는지 묻는 문장들이 들어 있었다. “용사가 성장했네요.” 그녀가 중얼거렸다. 세드나가 말했다. “원래 유능한 사람이었죠. 이제는 유능한 사람 하나로 조직을 버티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도 이해하는 모양입니다.” *** 설명회가 열리기 전날 메이는 수현과 작은 약재상을 찾았다. 왕도 시장 안쪽에 있는 가게는 문턱이 낮았고, 천장에는 말린 풀 묶음들이 매달려 있었다. 주인은 메이를 알아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에는 누구 치료하려고 왔니?” “오늘은 치료를 안 해요. 가격을 확인하러 왔어요.” 주인은 낯선 대답에 눈을 크게 떴다. 메이는 장부를 펼쳤다. 같은 마석이 길드 정산표에서는 두 가지 이름으로 청구돼 있었다. 사용분과 예비 적립비가 분리된 뒤에도 일부 항목은 어느 쪽 비용인지 모호했다. “이 물건 하나가 원래 얼마예요?” 주인은 가격을 말했다. 메이는 두 번째 물품을 물었다. 수현은 옆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예전 같았으면 질문 순서를 대신 정해 줬을 텐데 메이에게 이미 자기 순서가 있었다. 세 번째 질문에서 주인이 말했다. “너 예전엔 이런 걸 안 물었는데.” “예전엔 그냥 빚이라고 하면 다 믿었어요.” “그래서 이제 안 믿는 거니?” “아니요. 확인할 거예요.” 수현은 메이가 딱 맞는 말을 했다고 생각했다. 믿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게 아니라, 믿을 근거를 요구하는 사람이 되는 것. 둘은 달랐다. 주인은 메이에게 개인적으로 산 약초의 영수증 사본을 찾아 주었다. 모든 구매가 남아 있진 않았다. 어떤 것은 외상으로 가져갔고, 어떤 것은 전쟁 중에 장부가 찢어졌다고 했다. 메이는 없는 기록을 있는 것처럼 만들지 않았다. 대신 확인된 부분만 정산표에 표시했다. “왜 그렇게 번거롭게 하니?” 주인이 물었다. 메이가 답했다. “제가 치료한 사람이 아픈 건 사실이잖아요. 그런데 그 이유로 제가 무엇을 얼마만큼 내야 하는지는 다른 문제예요.” 주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잠시 뒤 조용히 새 종이를 꺼냈다. “그럼 남아 있는 거래는 내가 확인해 줄게.” *** 시장 길을 돌아가는 동안 메이는 얼굴이 조금 창백해졌다. 최근 며칠 동안 당직이 길었고, 약재상에서도 한참 서 있었기 때문이었다. 수현은 가까운 찻집을 가리켰다. “잠깐 앉아 갈까요?” “할 일이 많은데요.” “할 일이 많다는 이유로 쉬는 시간을 지우면, 우리가 지금까지 한 이야기가 뭐가 되겠어요?” 메이는 잠시 입술을 다물다가 웃었다. “알았어요. 오늘은 제가 쉴게요.” 찻집에는 창가에 놓인 작은 식물이 있었다. 메이는 그것을 보며 휴가를 다녀오고 싶다고 말했다. 제7원정대에 있는 동안 하루도 마음 놓고 다른 곳에 가지 못했다고 했다. 예전에는 카이렌이 늘 부상당해 있었고, 또 다른 날에는 약재가 모자랐다. “제가 없으면 누가 치료해요?” 수현은 질문을 그대로 돌려주었다. “메이 씨가 쉬어야 하는 날에는 누가 대신할 수 있을까요?” “아직 한 명 더 필요해요. 제가 얘기해 놨어요. 젊은 보조 치유사가 교육을 받고 있고, 큰 부상은 성역 진료소와 연결하는 방법도 배우고 있어요.” “그럼 조금씩 준비되는 거네요.” “네. 그런데 제가 쉬어도 된다는 말은 아직 낯설어요.” 수현은 차를 한 모금 마셨다. 자신도 낯설었다. 제7원정대에서 일할 때는 누구를 도울 수 있다는 이유로 계속 뛰어다녔고, 지금은 귀환 조사 때문에 며칠씩 잠을 줄이려고 했다. 자신이 하는 일이 정당하다는 믿음과 자기 몸을 쉬게 하는 일은 쉽게 화해하지 않았다. “저도 가끔 그래요.” 메이가 놀라 물었다. “수현 씨도요?” “네. 제가 해야만 일이 해결될 것 같다는 생각이요. 그런데 실제로는 다른 사람도 할 수 있는 일이 많더라고요.” 메이는 수현을 한참 바라봤다. 그러더니 말했다. “수현 씨가 돌아가면, 저희가 여기서 잘 살고 있다는 소식을 어떻게 전할까요?” 수현은 대답하지 못했다. 돌아가는 길조차 모르는 사람이 연락 방법을 약속할 수는 없었다. “아직 모르겠어요. 하지만 가능하다면 소식을 받고 싶어요.” “그럼 편지는 제가 계속 써 둘게요.” 수현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보내지 못하는 편지도 누군가의 마음을 남길 수 있었다. *** 메이가 가져온 영수증 가운데 한 장에는 '대체 공급'이라는 표식이 있었다. 예전에는 이 표식도 메이의 개인 구매로 처리됐다고 했다. 그러나 약재상은 그날 길드 보급창고가 닫혀 있어 외상으로 제공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러면 제가 사비로 산 게 아닌가요?” 메이가 물었다. “네가 바로 돈을 냈던 건 아니지. 하지만 누군가 나중에 갚아야 했어.” “그럼 누가 갚기로 했나요?” 주인은 잠시 생각했다. “장부에는 길드 보급 담당이란 말만 있어. 개인 이름은 없네.” 수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확인된 것은 공급이 있었다는 사실과 돈이 지급되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그 비용을 메이가 내야 한다는 결론은 아니었다. 메이는 영수증 사본을 받으며 말했다. “그럼 제가 낼 이유가 있다면 담당자가 설명해 주겠죠. 설명할 수 없다면 제 이름을 지워 달라고 하겠습니다.” 그날 약재상은 메이의 부탁을 받아 다른 외상 거래를 확인해 주기로 했다. 모두 해결될 수 있을지는 모른다. 하지만 처음부터 개인의 빚으로 묶어 두기보다 누가 필요한 치료를 지시했고, 어떤 예산으로 공급했는지 나눠 볼 수 있게 됐다. 수현은 밖으로 나와 햇빛을 바라봤다. 어쩌면 메이가 받은 금속 고리는 개인의 잘못을 알려 주는 장치가 아니라 여러 기관의 책임을 한 사람에게 붙잡아 두는 장치였을지도 모른다. 아직 그것을 증명하지는 못했다. 그래서 수현은 생각만 하고 적지 않았다. 대신 메이의 새 질문이 어떤 답을 얻는지 기다리기로 했다. 정산실 설명회 다음 날, 길드 현장 관리자가 새로운 의료 보급 규정을 검토하기 위해 메이를 불렀다. 수현은 동행하지 않았다. 메이는 자신이 만든 표와 약재상 확인서를 들고 갔다. 관리자는 긴급 보급과 일반 보급을 나누면 절차가 복잡해진다고 했다. 그러자 메이가 말했다. “환자가 피를 흘리고 있는 동안 누가 빚을 졌는지 확인하는 게 더 복잡하지 않나요?” 관리자는 대답을 미뤘다. 메이는 긴급 공급 시 나중에 정산할 수 있는 별도 기록을 남기는 방법을 제안했다. 약재를 무조건 무료로 달라는 것도 아니었다. 치료가 끝난 뒤 비용 책임을 확인하되, 적어도 긴급한 치료부터 막지 말자는 것이었다. 회의에서는 최종 규정이 통과되지 않았다. 하지만 시범 적용을 위한 담당자와 기간을 정했다. 메이는 그 사실을 수현에게 편지로 알렸다. [제가 처음으로 회의에서 제 말을 끝까지 했어요. 아무도 제 대신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수현은 편지를 읽으며 미소 지었다. 서류와 싸우는 사람은 혼자가 아니었다. 서로 다른 장소에서 메이와 카이렌, 라비엔, 수현은 자기 이름으로 질문을 남기고 있었다. 그날 밤 메이의 또 다른 메모가 도착했다. 그녀는 손목 고리를 보면서 이제 빚의 표시가 자기 사람됨을 결정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썼다. 수현은 그 문장을 읽고 한동안 침대에 앉아 있었다. 잘못된 청구를 없애는 데 시간이 걸려도, 그 사람이 이미 그 청구의 이름으로 살 필요는 없다는 뜻이었다. 며칠 뒤 수현은 개인 신청인으로 동부 정산실 설명회에 참석했다. 공식 대리인이 아니라는 점을 여러 번 확인한 뒤 참관석에 앉았다. 메이는 직접 발언했다. 세드나는 옆에서 절차를 설명할 수 있었지만 답변을 대신하지 않았다. “제가 사용한 마석은 다친 사람들을 치료할 때 쓴 겁니다.” 메이가 말했다. “그런데 왜 제 이름으로 청구됐는지 설명해 주세요.” 키아는 항목별 원장을 펼쳤다. 실제 사용분과 예비분은 이미 분리됐다. 일부는 왕실 보급 예산에서 지급됐다는 기록이 있었고, 일부는 사후 정산으로 넘겨진 사실이 확인됐다. 문제는 사후 정산으로 넘겨진 금액을 개인에게 청구하도록 승인한 문서가 아직 없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개인 청구를 중단할 수 있나요?” 메이가 물었다. “현재 강제 징수는 계속 보류 중입니다. 남은 항목은 최종 심사에서 판단해야 합니다.” 메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잔액이 남아 있다는 고리 표시 때문에 약재를 못 받는 일은 어떻게 되죠?” 정산실 직원들이 서로를 바라봤다. 키아가 대답했다. “보급실의 지급 정지 규칙은 별도입니다. 다만 치료 중단 위험이 생긴다면 긴급 공급 절차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그 신청을 제가 할 수 있어요?” “네. 환자 치료와 관련된 범위라면 가능합니다.” 메이는 준비해 온 서류를 펼쳤다. “그럼 지금 신청하겠습니다. 채무가 최종 확정되기 전에 환자를 못 치료하는 일이 생기면 안 되니까요.” 수현은 무릎 아래에서 주먹을 쥐었다가 풀었다. 도와주고 싶다는 마음과 누군가의 자리를 대신 차지하고 싶다는 마음은 가깝지만 달랐다. 메이가 자기 목소리로 말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도 도움일 수 있었다. 정산실은 치료 긴급 공급 건을 별도 접수했다. 고리를 풀거나 남은 금액을 없앤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치료할 수 있는 길을 막는 일을 우선 검토하기로 했다. 밖으로 나오자 메이가 수현에게 물었다. “잘했어요?” “굉장히 잘하셨어요.” “그럼 제가 나중에 수현 씨처럼 되는 걸까요?” “아니요. 메이 씨가 되는 거죠.” 메이는 한참 입을 다물고 있다가 웃었다. “그게 더 어렵겠네요.” “저도 아직 이수현이 되는 중이에요.” 그날 저녁 수현은 메이의 표를 다시 보았다. 빈칸이 있었다. '최종 부담자'라는 칸이었다. 아직 확인되지 않은 사람의 이름을 마음대로 적지 않기 위해 남겨 둔 칸. 수현은 그 빈칸이 부끄럽지 않았다. 빈칸은 때때로 누군가의 권리를 지키는 가장 정직한 기록이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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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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