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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용사 파티에 노무사가 입사했다 · 113화
PAYLUA ORIGINAL · 제113화

113화. 세 번째 창고의 반송 대장

용사 파티에 노무사가 입사했다 · 6,128자

오프라인 책장
세 번째 창고 문에는 작은 문패가 있었다. [폐쇄 사유: 기록 없음.] “이상하지 않아요?” 수현이 물었다. “기록이 없다는 사실을 기록해 놓았네요.” 디아는 열쇠를 찾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오래된 행정은 그런 식으로 정직합니다. 기록이 왜 없는지는 기록하지 않으면서요.” 세 번째 창고는 공식 열람 구역이 아니었다. 그래서 수현은 문 앞에서 기다려야 했다. 디아와 페른이 안전 점검을 하고, 보존 원장이 실제 이 창고를 비활성 구역으로 지정한 시기를 확인했다. 소유자의 동의를 받지 못한 개인 상자가 있을 수도 있어 모든 선반을 뒤져 보겠다는 신청은 허용되지 않았다. 수현은 문턱에 앉아 빵 조각을 먹었다. 누군가 '용사 파티에 들어간 노무사'라고 들으면 온갖 마법진과 악마의 계약을 떠올릴 것이다. 실제로 하는 일은 창고 앞에서 빵을 씹으며 낡은 장부를 기다리는 것이었다. “모험이란 게 원래 이렇게 서류가 많아요?” 그녀가 물었다. 세드나는 한쪽 눈썹을 올렸다. “모험이 안전하길 바라신다면요.” 안에서 쿵 하는 소리가 났다. 수현은 벌떡 일어났지만 곧 페른이 먼지를 뒤집어쓴 채 나왔다. “상자가 넘어졌어요. 다친 사람은 없습니다.” “그걸 먼저 말해 줘서 고마워요.” 그는 잠시 웃더니 손에 든 작은 책을 보여 주었다. 표지에는 [통지 미도달 사유 및 반송 유보]라고 적혀 있었다. 하지만 그는 책을 수현에게 건네지 않았다. 소장 목록과 실물이 일치하는지 먼저 대조해야 했기 때문이다. 오래된 책에는 통지 대상의 이름을 쓰는 칸, 마지막 전달 위치를 쓰는 칸, 전달을 중단한 이유를 쓰는 칸이 있었다. 맨 뒤에 수현의 눈을 붙든 열이 하나 더 있었다. [당사자의 의사 확인 시도: 기록 여부] “왜 '예'나 '아니요'가 아니라 기록 여부일까요?” 디아가 말했다. “시도를 했다는 주장과 시도한 기록을 보존했다는 건 다르니까요.” 그들은 개인정보가 가려진 견본 두 장만 볼 수 있었다. 하나는 수신인이 입원해 있어 통지를 미루었다는 기록, 다른 하나는 수신인 주소가 잘못돼 반송을 유보했다는 기록이었다. 둘 다 반송 보류였다. 그러나 한쪽은 대상이 명확했고 다른 쪽은 대상부터 불분명했다. “같은 표시여도 다른 이유네요.” “결국 그 사유를 봐야 해요.” 세드나가 답했다. 수현은 과거의 제0회신함에 적힌 '반송 미정'을 떠올렸다. 자신이 원래 세계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결정이 아니었다. 누가 어떤 답변을 받아야 하는지 가려지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찾아다닌 것이 문이 아니라 우체통일 가능성도 있었다. *** 한편 제7원정대에서는 또 다른 우편 사고가 벌어지고 있었다. 메이가 보낸 짧은 편지가 아침에 도착했는데, 편지에는 ‘길드 정산실 담당 변경 통지’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수현은 세드나를 통해 그 내용을 전달받았다. 메이는 편지 끝에 덧붙였다. [다시 담당자가 바뀌었다고 합니다. 이전에 설명한 내용을 처음부터 다시 이야기하라네요. 이게 보통 일인가요?] 수현은 답장을 쓰기 전 자신의 신분을 다시 확인했다. 그녀는 더 이상 제7원정대의 유급 자문역이 아니었다. 메이는 친구로 의견을 물어볼 수 있었지만, 수현이 길드에 대리 신청을 할 권한은 자동으로 생기지 않았다. [자료 제출 기록과 이전 담당자의 인계 목록을 확인해 보세요. 재진술을 강제하기 전에 기존 기록을 활용할 수 있는지 물을 수 있습니다. 원하시면 개인적으로 읽어 드릴 수 있지만, 공식 제출은 메이 씨가 선택하세요.] 그 답장을 쓰고 나서 수현은 한동안 펜을 잡고 있었다. 제7원정대에서 그녀가 없더라도 일이 돌아가게 만드는 게 목표였다. 그런데 '당신이 직접 하라'는 말은 때로 외면처럼 들린다. 수현은 한 문장을 더 썼다. [다시 설명할 필요가 없게 만드는 것도 담당 기관의 일입니다. 혼자 다 떠안지 마세요.] 편지를 봉한 뒤 루세에게 물었다. “누군가 실수로 보낸 서류 때문에 사람 한 명이 이 세계로 왔을 가능성이 있나요?” “문서는 사람을 움직이라고 명령할 수 있죠. 하지만 실제 이동을 시키려면 별도 설비가 있어야 합니다. 그 둘은 같은 게 아닙니다.” 수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사고가 생겼다면 기록의 실수와 실행 장치의 책임을 함께 확인해야 했다. 기록만 정정하고 실제 이동이 없었다는 듯 처리한다면, 자신은 영영 이름 없는 오배송 물품으로 남을 수 있었다. *** 세 번째 창고를 나온 뒤 수현은 별권의 흔적을 찾기 위해 오래된 배송 기록의 견본을 하나 더 보았다. 그 문서에는 수취인 대신 문서의 목적을 적는 칸이 있었다. [환자 가족 통지], [현장 위험 경고], [개인 계약 관련 회신]. 당시 전령들은 수신인의 이름을 모를 때 목적만 적고 보내기도 했다. 도착지 담당자가 그 목적을 보고 맞는 사람을 찾는 방식이었다. 이름이 없는 통지가 모두 잘못된 것은 아니었지만, 찾을 수 없는 사람에게 도장을 찍고 수령 완료라고 기록하는 순간부터 문제가 생겼다. “여기 '행정상 수령'이란 건 뭐죠?” 수현이 물었다. 페른이 말했다. “기관이 대신 받아 보관했다는 뜻입니다. 사람이 실제 내용을 봤다는 말이 아니죠.” “그런데 나중에 사람에게 알려 줬는지 확인할 칸은 없네요.” “구형 대장에선 따로 관리했을 겁니다.” 수현은 숨을 내쉬었다. 따로 관리했다는 말은 늘 같은 문제로 이어졌다. 서로 다른 장소의 기록이 나중에는 하나의 숫자로 합쳐지고, 누구도 원래 뜻을 확신할 수 없게 되는 문제. 그날 길드 전령소의 임시 담당자로 일하던 어린 청년이 서류를 가져왔다. 그는 마지막 목적지 도장을 받지 못해 울상을 짓고 있었다. 행정기관 두 곳이 서로 자기 소관이 아니라고 돌려보냈다는 것이다. “어디서부터 출발했어요?” “남문 서고요.” “그럼 처음 접수한 곳에서 보낼 기관과 담당자를 어떻게 적었는지 확인해야겠네요.” 청년은 고개를 숙였다. “전 글을 보고 그대로 갔는데요.” 수현은 그를 나무라지 않았다. 처음부터 잘못된 주소라면 가장 성실한 전령도 도착할 수 없다. 청년은 마차 운임만 몇 번이나 썼다고 했다. 수현은 공적인 보상 여부는 확인해야 한다며 운임 장부를 보관하라고 조언했다. “제가 못 찾으면 제가 잘못한 걸로 되는 거죠?” “못 찾은 이유를 기록하면 판단할 자료가 생기죠. 적어도 아무 말 없이 실패한 걸로 남기진 않을 수 있어요.” 청년의 얼굴이 조금 풀렸다. 수현은 그가 전령소로 돌아가는 모습을 지켜봤다. 옛 기록 담당자도 비슷한 얼굴이었을 것이다. 누군가 급한 사람이 있다고 해서 빨리 문서를 보내고, 목적지가 틀린 줄도 모르고 길을 달렸을 것이다. 어쩌면 자신의 소환도 그런 사람의 손을 거쳐 실행됐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랬다고 해서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설계와 승인, 집행 중 어느 단계에서 잘못이 생겼는지 가려야 했다. *** 페른은 떠나는 수현에게 마른 종이봉투를 하나 건넸다. 봉투에는 보존고 방문 확인 날짜와 접수번호만 적혀 있었다. 내용물을 담은 봉투가 아니라 방문했다는 기록이었다. “이게 무슨 도움이 되나요?” “나중에 누가 여기 오신 적이 없다고 말하면 확인할 수 있죠.” 수현은 봉투를 소중하게 접었다. 작은 증거가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할 수 없는지 아는 게 이제 습관이 됐다. 별권의 보존 위치를 확인하려던 때 한 직원이 색인 목록에 새 표식을 붙이자고 했다. 그 직원은 사건마다 담당 부서가 바뀌기 때문에, 종점 확인과 통지 실패를 구별하는 표식이 있으면 편하겠다고 말했다. 디아는 수현에게 눈짓했다. “외부인의 의견도 들어 볼까요?” 수현은 잠시 생각한 뒤 대답했다. “표식만 바꾸면 예전 기록의 뜻도 바뀌는 문제가 생길 수 있어요. 새 분류를 만든 날짜와 이전 분류를 함께 남겨야 할 것 같습니다.” 직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목록에 두 칸을 만들었다. [원래 분류]와 [현재 열람 분류]. 수현은 그 변화가 만족스러웠다. 어제는 이 한 줄의 차이를 설명하려면 다섯 장의 편지가 필요했는데, 이제는 장부가 대신 설명해 줄 수 있었다. 점심에 디아가 물었다. “당신은 원래 세상에서도 이렇게 일을 했나요?” “항상은 아니에요. 가끔 성질도 냈죠.” “여기서도 그러는 것 같은데요.” 수현은 웃었다. “참는 데 익숙해지는 것과 화가 안 나는 건 다른 문제예요.” 디아가 찻잔을 놓았다. “우리 직원들도 똑같습니다. 기록을 지키는 일을 좋아하지만 늘 참을 수 있는 건 아니죠.” 수현은 페른이 손목을 어루만지는 모습을 보았다. 사람은 서류처럼 한 번 보수했다고 완전해지지 않는다. 쉬어야 하고, 배워야 하고, 때로는 일을 내려놓을 시간도 필요하다. 기록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그 사실을 잊지 않기로 했다. 별권 관련 색인을 살펴보던 디아는 한 장의 명세서에 멈췄다. 그 문서에는 '반송 유보'와 '책임기관 재분류'가 따로 적혀 있었다. 항목의 양식은 제0회신함에 붙은 것과 같은 계통이었지만 정확한 사건 번호는 가려져 있었다. “이거 한 번 봐도 될까요?” “허용된 견본 부분만요.” 수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명세서 하단에는 수취인이 불명확한 통지를 처리하는 구형 지침이 있었다. [받을 사람이 특정되지 않은 통지는 적절한 수신자를 새로 정할 때까지 완료 처리하지 않는다. 기관 내부의 임시 수신인은 당사자와 다르다.] 수현은 그 글을 조심스럽게 읽었다. 문장은 단순했지만 현재 소환 사건과 맞닿아 있었다. 현장 확인인을 어느 부서에서 검토할지 정했다고 해서 그 사람의 의사가 이미 확인된 것은 아니었다. 그녀는 자신의 추측을 적어 보고 다시 지웠다. '수신인을 잘못 지정했으므로 소환이 발생했다'는 결론은 아직 아니었다. 중간에서 누가 장치를 실행했는지 모르고, 소환에 사용된 장치의 작동 조건도 검증하지 못했으니까. 대신 질문을 적었다. [임시 담당실 배정이 실제 집행 단계로 넘어간 날, 누가 어떤 별도 확인표를 보았는가?] 문장을 적는 동안 그녀는 이상하게 고요해졌다. 서울에 있던 자신도 누군가의 정보 처리 실수 때문에 곤란해진 의뢰인을 많이 보았다. 그러나 지금은 그 의뢰인이 자신이었다. 평생 다른 사람의 부당한 처우를 듣던 사람이, 자기 이름이 비어 있는 기록을 끝까지 확인하고 있었다. 작업이 끝나자 페른이 따뜻한 물을 가져왔다. 그는 '전령이 찾을 수 없는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며 말했다. “수취인을 끝내 못 찾으면 어떻게 해요?” “찾을 수 없다는 이유로 아무나 수취인이라고 적지 않아야겠죠. 그래도 연락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하고요.” “그게 어려운 일인데.” “맞아요. 그래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일하는 거겠죠.” 페른은 컵을 내려놓았다. 수현은 늦은 오후 창고 창문으로 비치는 빛을 보며, 돌아갈 길이 아직 없다는 사실을 잠시 잊었다. 한 가지 질문을 다음 날에도 묻겠다는 마음만 남아 있었다. 오후에는 허용된 범위에서 통지 실패 장부의 표지와 색인을 대조했다. 페른은 수현이 찾는 번호 근처에 낡은 종이띠가 끼워져 있다고 했다. [제0경로. 확인 대상 재분류. 분류 근거 별권 참조.] “별권은 어디 있나요?” “목록에는 있지만 여기에는 없습니다. 옛 심사반에서 가져갔을 수 있어요.” “그럼 확인 대상이 사람인지 기관인지도 모르겠네요.” “그렇습니다.” 수현은 자신이 기대했던 이름이나 주소를 얻지 못했다. 다만 기록이 빠져나간 방향을 얻었다. 별권은 왕도 심사반의 기록 창구에서 회수 가능 여부를 조회할 수 있었다. 디아는 입구까지 따라나와 말했다. “한 가지만 기억하세요. 이 장부는 통지서의 실패를 기록한 거지, 사람을 이동시킨 장치의 작동을 기록한 건 아닙니다.” “알아요. 그걸 혼동하지 않으려고 찾아온 거예요.”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대개 금방 혼동하던데요.” “그러면 다시 알려 주세요.” 디아가 처음으로 활짝 웃었다. 돌아가는 마차에서 수현은 세드나에게 물었다. “세드나 씨는 실수로 다른 나라에 가게 되면 뭘 제일 먼저 할 것 같아요?” “관할 기관을 찾겠죠.” “역시.” “그다음엔 그 나라의 서류 양식을 받아 볼 겁니다.” “가끔은 제가 정말 좋은 동료를 만난 것 같아요.” 세드나는 창밖을 보며 조용히 말했다. “저도요. 하지만 동료라는 이유로 당신의 결정을 대신할 수는 없겠죠.” 수현은 그 말을 오래 생각했다. 돌아가고 싶은 이유는 충분했다. 돌아가는 방법은 여전히 없었다. 그 두 사실 사이를 잇는 건 누군가를 대신해서 서명하는 손이 아니라, 자기 뜻을 끝까지 확인할 수 있는 절차일지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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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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