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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마왕성에 취업했더니 내가 제일 무섭단다 · 25화
PAYLUA ORIGINAL · 제25화

25화. 채석장의 야간 수당은 어디로 갔나

마왕성에 취업했더니 내가 제일 무섭단다 · 6,449자

오프라인 책장
북부 채석장으로 출장 가게 됐다. 회계팀 직원이 출장 간다는 말은 보통 좋은 소식이 아니다. 외부 업체의 장부를 확인하거나, 창고의 재고를 세거나, 누군가 '다 있는 줄 알았던 물건'이 없는 현장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번에는 조금 기대했다. 마왕성 밖으로 나가면 적어도 피코가 새벽 여섯 시에 출근하는 모습을 보지 않아도 되니까. "출장 경비는 어떻게 처리합니까?" 아침부터 몰트에게 물었다. "마차를 내주겠네." "숙박비요?" "채석장의 숙소를 쓰게." "식비는요?" "군단 급양소에서 제공하지." "위험 수당은요?" "자네 계약에 있지 않은가." 나는 미소를 지었다. 아, 이게 바로 계약의 힘이지. 지난번 왕국에서는 마왕을 잡으러 보내면서 밥값도 안 준다고 했는데, 마왕성은 채석장 장부 보러 간다니까 식비까지 확인해 준다. 인생은 알 수 없다. "도윤 님, 저도 가면 안 돼요?" 피코가 눈을 반짝였다. "너는 사무실에 있어야 해. 돌아오는 동안 접수되는 문서를 관리할 사람이 필요하거든." "그렇지만 현장을 보고 싶어요." 나는 잠시 피코를 바라봤다. 그는 베르가 창고에 갔다가 사라졌던 일을 아직 무서워했다. 그러면서도 직접 확인하고 싶어 했다. "이번에는 베르랑 같이 자료 보존 업무를 맡아 줄래?" "자료 보존도 중요한가요?" "현장에 갔다 온 사람들이 뭘 했는지 제대로 남겨 줄 사람이 없으면 전부 헛수고야." 피코가 조금 어깨를 폈다. "알겠어요. 제가 지킬게요!" 그는 곧바로 두꺼운 보존 목록을 품에 안았다. 저렇게 일에 책임감을 느끼는 친구에게 과로를 시키면 안 된다는 사실을 상사들이 좀 알아줬으면 좋겠다. *** 출장 일행은 셋이었다. 나, 루시아, 그리고 채석장 물류 담당자로 파견된 오크 안내원 바르코. 루시아는 말이 끄는 마차를 보자마자 눈살을 찌푸렸다. "전투마를 타면 반나절이면 갈 수 있는 길이다." "저는 전투마를 못 탑니다." "그럼 내 등에 타라." "정중히 사양하겠습니다." "왜?" "살아 돌아와야 보고서를 쓰니까요." 바르코가 마차 고삐를 잡으며 웃었다. 이빨 하나가 빠진, 인상 좋은 오크였다. "인간 재정관님이시군요. 소문 들었습니다. 검 들고 장부를 읽는 분이라고요." "검은 그냥 따라오는 겁니다." "그게 더 무섭군요." 그러게요. 마차는 성벽을 지나 북쪽 산길로 올라갔다. 겨울은 아직 멀었는데 산바람에는 벌써 차가운 냄새가 섞여 있었다. 길가에는 부서진 수레바퀴와 오래된 이정표가 보였다. 바르코가 말했다. "채석장은 마왕성의 성벽을 보수할 돌을 공급합니다. 요새 확장 공사가 많아서 밤에도 바쁩니다." "밤에도요?" "물량을 못 맞추면 다음 달 운송비가 깎입니다." "누가 정한 조건입니까?" "외부 관리단이요. 월영 관리단이라고……" 나는 펜을 꺼냈다. 바르코가 움찔했다. "왜 그러십니까?" "계속 말씀하세요." "그 이름을 듣자마자 적으시길래." "좋은 버릇입니다. 입으로 나온 말은 곧 사라지거든요." "저희 소장님은 그 버릇을 싫어하실 겁니다." "그분도 좋은 버릇을 하나 들이면 되겠네요." 루시아가 기분 좋게 웃었다. "그 버릇이 싸움이라면 내가 가르칠 수 있다." 아뇨. 일단 서명부터 배우셔야죠. *** 채석장 입구는 생각보다 컸다. 검은 바위 절벽 아래로 운송로가 세 갈래로 나뉘었고, 거대한 도르래가 돌을 끌어올리고 있었다. 용암빛 램프가 통로를 밝히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했다. 입구에 게시된 작업시간표에는 야간 작업 인원이 열두 명이라고 적혀 있었다. 실제로는 서른 명 가까운 노동자가 교대로 움직였다. "바르코 씨, 명단이 안 맞는데요?" "임시 인력이 좀 있습니다." "임시라고요?" "운송 계약이 늘어나서요." "그분들 급여는 누가 줍니까?" "아마 월영 관리단에서……" 아마. 회계 담당자가 가장 싫어하는 부사 가운데 하나다. 나는 입구에서 명단을 확인하던 고블린에게 물었다. "야간 작업자 출입 기록을 열람할 수 있을까요?" "관리단 허가가 필요합니다." "그럼 허가 담당자가 어디 계신지 알려 주세요." 고블린은 뒤편 사무실을 가리켰다. "소장님이 안 계시면 어렵습니다." "언제 돌아오십니까?" "모릅니다." "그럼 연락은요?" "오늘 아침 마력 통신이 고장 났습니다." 아. 이제 익숙하다. 이상한 장부가 있는 곳에는 늘 담당자가 없고 통신이 고장 나 있다. 그게 우연이면 세상 참 신기한 일이다. 루시아가 검을 만지작거렸다. "문을 열어 줄까?" "아뇨. 일단 출입 가능한 곳부터 보죠." "서류 앞에서는 검이 너무 무력하군." "검보다 무서운 게 나중에 반박 못 하는 기록입니다." "흥. 그건 인정한다." 우리는 작업자 휴게소로 향했다. *** 휴게소에는 뜨거운 수프 냄비 하나와 의자 여섯 개가 있었다. 밖에서 일하는 인원은 서른 명이 넘는데 의자는 여섯 개였다. 바닥에 앉은 고블린들이 빵을 나눠 먹고 있었다. 그중 한 명이 나를 보고 움찔했다. "왕국 용사다!" 순간 모두가 일어났다. 아, 또 이거네. 나는 두 손을 들어 보였다. "아닙니다. 지금은 마왕성 재정실 직원입니다. 출장 왔어요." "검이 빛나는데요?" "고장이 좀 있습니다." 성검이 기분 나쁘다는 듯 노래를 한 음 내더니 조용해졌다. 어쨌든 작업자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가장 나이가 많아 보이는 고블린의 이름은 타르였다. 오른손 손등에는 오래된 화상 자국이 있었다. "밤일은 몇 시부터 몇 시까지 하십니까?" "해가 지면 들어가서 종 두 번 울릴 때까지요." "중간에 교대는요?" "사람이 부족할 때는 없습니다." "야간 수당은 받습니까?" 그가 멋쩍게 웃었다. "명세서에는 있죠." "실제로는요?" "저희는 공제되고 들어옵니다. 안전 장비 비용이라고 해서요." 또다. 마왕성에서 임프 직원들의 월급에서 빠져나간 기금과 이름이 비슷했다. "안전 장비를 지급받으셨습니까?" 타르가 벽을 가리켰다. 깨진 투구 세 개가 매달려 있었다. "필요하면 저걸 돌려 씁니다." 나는 한동안 말이 나오지 않았다. 숫자로만 보면 소액이다. 보호 장비 비용 한 달 몇 닢. 하지만 누군가는 그 돈을 냈고, 누군가는 그 돈으로 있어야 할 물건을 받지 못했다. "영수증을 볼 수 있을까요?" "우리가 왜 영수증을 가지고 있겠어요?" "그럼 급여명세서라도요." 타르는 주머니에서 땀에 젖은 종이를 꺼냈다. 글자 일부가 번져 있었지만 공제 항목은 읽을 수 있었다. [월영 안전 장비 적립금] 명칭이 미묘하게 달랐다. 왕국처럼 이곳도 '비슷한 말로 같은 돈을 다른 곳에서 받는' 기술은 뛰어났다. "원본은 가지고 계세요. 확인한 내용만 적겠습니다." 타르가 의심스러운 눈으로 나를 봤다. "왕국 사람 아니에요?" "아니라니까요." "그런데 왜 우리 이야기를 듣습니까?" 나는 잠깐 생각했다. "제가 어렸을 때는 월급명세서가 회사의 종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일해 보니 아니더라고요. 그건 일을 한 사람의 생활이 적힌 종이였습니다." 그의 눈빛이 조금 달라졌다. "저희가 돈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요?" "아직 장담은 못 합니다. 누가 얼마를 가져갔는지 확인해야 하니까요." "정직하게 말하는 사람은 처음이군요." 그 말이 썩 기쁘지는 않았다. *** 휴게소에서 나오자 루시아가 걸음을 늦췄다. "인간. 왜 저들의 급여까지 조사하느냐?" "월영 관리단에서 공제한 돈이 우리가 조사하는 계정과 연결될 가능성이 있어서요." "그것뿐인가?" 나는 잠시 그녀를 바라봤다. "아뇨. 실제로 장비도 못 받고 일하고 있잖아요. 그건 그냥 넘어갈 수 없죠." 루시아는 갱도 입구를 바라봤다. 작업자들이 무거운 돌을 밀며 좁은 통로로 들어가고 있었다. "전장에서도 그러한 일이 있지. 명령이 내려오면 부하들은 수행한다. 장비가 부족해도." "기사단장님은 어떻게 하세요?" "내 것을 준다." 정말로 그렇게 할 사람처럼 들렸다. "그런데 기사단장님이 가진 장비가 한 개뿐이면요?" "……그럼 모두에게 줄 수 없겠지." "그래서 재고와 예산을 관리해야 합니다. 개인이 착한 것만으로는 부족할 때가 있어요." 루시아가 한동안 대답하지 않았다. 나는 가끔 이 사람의 단순함을 부러워했다. 잘못된 일을 보면 당장 행동한다. 몸이 먼저 움직인다. 하지만 현실에는 검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많았다. 특히 직원이 열 명인 곳과 천 명인 곳에서 같은 규칙을 적용할 수 없을 때가 그렇다. "인간. 네가 검을 못 쓰는 건 알겠는데." "네." "그래도 누가 저들을 때리려고 하면 나를 불러라." "그럴 때는 꼭 부르겠습니다." 루시아는 만족스럽게 웃었다. 나도 조금 웃었다. *** 창고 앞에서는 작은 소동이 있었다. 운송 담당자가 작업자에게 돌 운반을 재촉하자, 타르가 잠깐 쉬자고 말한 것이다. 담당자는 화를 냈다. "계약 수량을 못 채우면 오늘 전부 무급이다!" 나는 발걸음을 멈췄다. "계약서에 그렇게 돼 있습니까?" 담당자가 돌아봤다. "재정관님이 무슨 상관이오?" "그 문구를 확인하고 싶어서요." 그는 잠깐 망설이다가 말끝을 흐렸다. "그냥 현장 관행입니다." 관행. 정말 편한 단어다. 누가 시작했는지 모르고, 왜 하는지도 모르는 일을 포장하기에는 최고다. "그럼 임금을 지급하는 기준은 무엇입니까? 시간입니까, 운반량입니까?" "기본 급여에 성과급이 붙습니다." "기본 급여도 무급으로 만들 수 있나요?" "……아니, 그건 아닙니다." "그럼 오늘 전부 무급이라는 말은 취소해 주세요." 담당자가 입술을 깨물었다. 뒤쪽 작업자들이 눈치를 봤다. 나는 말을 부드럽게 이었다. "수량이 부족하면 원인을 기록하면 됩니다. 사람을 겁줘서 돌이 더 빨리 나오지는 않잖아요." 루시아가 옆에서 덧붙였다. "겁을 주려면 내가 더 잘한다. 하지만 돌은 그래도 느리게 나온다." 그 말에 작업자 몇 명이 피식 웃었다. 담당자는 얼굴이 빨개졌다가, 결국 타르에게 휴식을 허용했다. 계약 수량에 관한 논쟁은 나중에 소장과 함께 확인하기로 했다. 작은 일이었다. 그러나 타르가 물을 마시는 동안 손이 떨리는 걸 보고, 그 작은 일이 누군가에게는 하루를 버티는 데 필요한 시간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가 지기 전에 소장이 돌아왔다. 검은 망토를 입은 뿔 달린 남자였다. 이름은 게르온. 그는 루시아의 갑옷을 보자 고개를 숙였지만 나를 보자마자 표정이 싸늘해졌다. "외부 인간이 우리 작업장에 들어오다니." "마왕성 재정실의 승인서를 가져왔습니다." "출입 허가는 몰라도 작업 기록은 보여 줄 수 없소." "그럼 기록 보존 확인서라도 부탁드립니다." "그게 무슨 의미요?" "자료를 폐기하거나 바꾸지 않겠다는 확인입니다. 오늘 본 내용만 가지고 돌아가면 서로 억울할 수 있으니까요." 게르온이 코웃음을 쳤다. "우릴 범죄자 취급하는군." "아뇨. 아직 아무것도 확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도 서류는 달라?" "무고한 사람일수록 기록이 정확해야 하니까요." 그는 한참 나를 쳐다봤다. 그러다 루시아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기사단장님도 이 인간의 방법에 동의하십니까?" 루시아가 검집에서 손을 뗐다. "나는 현장을 지키러 왔다. 이 인간은 숫자를 지키러 왔고." "……알겠습니다." 소장은 결국 보존 요청서에 서명했다. 대신 원본 열람은 다음 날로 미뤘다. 좋다. 적어도 오늘 밤 당장 문서를 불태우지는 못하겠군. 그때 나는 숙박 문제를 떠올렸다. "바르코 씨, 작업자 숙소는 어디 있나요?" 그가 갱도 옆 작은 건물을 가리켰다. 창문에는 금이 가 있었고 침대 간격은 지나치게 좁았다. "이 건물에 몇 명이 잡니까?" "열여덟 명입니다." "침대는 열두 개뿐인데요?" "야간조와 주간조가 번갈아 쓰니까 괜찮습니다." 나는 한숨을 쉬었다. 교대근무가 제대로 지켜지면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앞서 들은 이야기로는 야간조가 낮까지 작업할 때가 많았다. "침구 세탁 기록이 있나요?" 바르코가 고개를 저었다. "그런 건 없습니다." "알겠습니다. 오늘 조사 범위는 아니지만 시설 점검 요청에 넣겠습니다." 루시아가 방 안을 살폈다. "병사들도 이런 데서 자면 전투력이 떨어질 것이다." "맞습니다. 돌 캐는 사람도 마찬가지고요." 그녀는 나를 보더니 어깨를 으쓱했다. "좋아. 이건 칼을 쓰지 않아도 알겠군." 그때 바르코가 멀리서 뛰어왔다. "재정관님! 큰일입니다!" "무슨 일인데요?" "제3갱도 운송장 번호가 통째로 비어 있습니다!" "빈 번호요?" "예! 지난달부터 마차는 계속 들어왔는데, 출고 장부에서는 그 번호들이 빠져 있습니다!" 나는 기록판을 확인했다. 지난달 141번 다음은 159번. 중간에 열일곱 건이 사라졌다. 그런데 갱도 입구의 운송자들은 분명 그 번호를 기억하고 있었다. 나는 펜을 들었다. 누군가 종이를 없앴을 수는 있다. 하지만 돌이 실린 마차까지 없앨 수는 없다. 이제야 이곳에 올 이유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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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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