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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마왕성에 취업했더니 내가 제일 무섭단다 · 195화
PAYLUA ORIGINAL · 제195화

195화. 절대 감사의 마지막 보고서

마왕성에 취업했더니 내가 제일 무섭단다 · 6,169자

오프라인 책장
마왕성 회계실에 드디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물건이 도착했다. 종이 여덟 장짜리 감사보고서 초안이었다. “왜 여덟 장이 무섭죠?” 피코가 물었다. “여덟 장 안에 수백 년을 담아야 하거든.” “그럼 글씨를 작게 쓰면 되잖아요.” “읽는 사람이 없어져.” “마왕님은 큰 글씨도 안 읽는데요.” 나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맞는 말이었다. 보고서를 쓰기 전에 우리는 회계실의 책상을 모두 밀어 붙였다. 몰트는 분류표를 가져오고, 베실은 실제 입출금 증빙을, 라델은 공동 조사에서 확인된 효력 판단을 정리했다. 루시아는 문 앞에 '업무 중, 무단 진입 금지' 팻말을 붙였다. 그런데 제르칸이 그 팻말을 보고 화를 냈다. “내 성에 내가 들어가지 못한다는 말이냐!” “업무시간 내 승인 없는 자료 열람은 금지입니다.” “나는 마왕이다!” “그래서 제일 먼저 지키셔야죠.” 제르칸은 잠시 부들부들 떨었다. 그러더니 팻말 밑에 직접 작은 글씨를 덧붙였다. [마왕도 예외 없음.] “아주 훌륭합니다.” 내가 말했다. “칭찬하지 마라. 기분이 복잡하다.” 첫 번째 표는 원래 `00-성전` 계정이었다. 초회 보전물군에 책정된 열두 닢 중 실제 기탁은 여덟 닢이었다. 직접 기탁자는 국경 공동 구호 조합. 최초의 모든 원천 기부자가 누구인지는 아직 모른다. 그 돈이 곧바로 전쟁 수익이라는 증거도 없었다. 오히려 원문은 답할 수 없는 사람의 권리를 보전하는 용도였다. 두 번째와 세 번째 표는 훗날의 보존·유지 거래였다. 앞선 조사에서 확인한 별도 보존비 건은 책정 사십 닢, 승인 스무 닢, 실지급 여섯 닢. 다른 유지 수수료 건은 책정 스물네 닢, 승인 열두 닢, 실지급 네 닢이었다. 네 닢 중 시설 수리 두 닢과 안내소 조명 한 닢은 현장 지출을 확인했고, 한 닢은 보관 계좌 잔액으로 남아 있었다. 예산이 크다고 그 돈이 전부 새어 나간 건 아니었다. 세 번째 장에 별도 회신권 회복 준비금을 적었다. 책정 백스무 닢, 승인 마흔 닢, 장비 설치 실지급 열 닢. 시범 지원 여덟 닢은 승인 한도만 존재했고 아직 지급되지 않았다. 숫자를 잘못 섞으면 전혀 다른 결론이 나왔다. 누군가 열여덟 닢을 받아 달아났다고 적을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 전표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 “도윤 씨.” 몰트가 말했다. “그렇게 정확히 구분하면 보고서가 덜 자극적이겠군요.” “그게 목적입니다.” “사람들은 단순한 악당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정말 필요한 건 돈을 되찾을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몰트는 조용히 펜을 들었다. 그의 손가락뼈 끝이 종이에 닿자 작은 소리가 났다. 네 번째 장은 가장 어려웠다. 전시 통행료와 다리 보수 보증. 왕국과 마계에서 각 열두 닢을 낸 사실은 확인됐고, 공사비 열다섯 닢과 안전 점검비 다섯 닢, 보증금 네 닢도 별도 확인됐다. 그러므로 그 지급액만 보고 '횡령 스물네 닢'이라고 쓰면 안 됐다. 문제는 분쟁 지속을 자동으로 인정해 연장한 계약과, 실제 현장 확인 없이 청구한 몇 차례 수수료였다. “이걸 읽고 사람들이 화내지 않을까요?” 베실이 물었다. “화낼 권리는 있어요. 다만 우리가 화 대신 써야 하는 건 사실입니다.” 그때 회계실 문 밖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났다. 왕국에서 온 상인 몇 명과 마족 운송인들이 환급 여부를 물으러 왔다고 했다. 나는 보고서를 잠시 내려놓았다. 회계는 책상에서 끝나는 일이 아니었다. 대표로 들어온 사람은 지난번 다리에서 만난 소금 상인이었다. 그는 반가운 얼굴을 하려다가 분노를 떠올린 듯 얼굴을 굳혔다. “당신이 직접 알려 준다고 했지요. 그래서 왔소.” “잘 오셨습니다.” “내 돈은 돌아옵니까?” “현재 확인된 건 자동 추가 청구 중지입니다. 지난 납부분은 영수증별로 심사하고 있습니다. 실제 납부한 금액을 확인해 반환하거나, 적법한 대가였다면 근거를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아직 못 돌려받는다는 말이군.” “네. 아직은 그렇습니다.” 나는 그가 화를 내더라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잠시 생각하다가 품에서 영수증을 꺼냈다. “이번 달에는 같은 돈을 또 안 냈소. 그건 됐지. 이건 예전에 낸 거요.” 나는 두 손으로 영수증을 받았다. 그는 혼자가 아니었다. 다른 운송인들이 줄을 섰다. 왕국 사람, 마족, 드워프, 배낭을 멘 노인까지 있었다. 서로의 얼굴은 경계했지만 수수료 항목을 묻는 말은 같았다. 피코가 작은 도장을 가져왔다. [접수했습니다. 지급을 약속한 것은 아닙니다.] “잘했어.” 내가 말했다. “그래도 이건 좀 차갑지 않아요?” “그럼 결과 통지 예정일도 적자.” 우리는 결과 통지 기한과 문의 창구를 함께 적었다. 돌려줄 수 없는 돈을 돌려주겠다고 약속하는 것보다, 언제 어떤 판단을 알려 줄지 약속하는 것이 더 정직했다. 소금 상인은 도장을 보고 피식 웃었다. “이 도장 만든 사람이 누군가?” “우리 회계실 막내요.” “나보다 낫구먼.” 피코는 자랑스럽게 꼬리를 흔들었다. 보고서를 쓰는 동안 피코는 따로 작은 발표 자료를 만들었다. 종이 위에는 금화 그림과 사람 그림이 있었다. 금화 그림 아래엔 '나간 돈', 사람 그림 아래엔 '돌아가고 싶은 사람'이라고 썼다. “왜 이렇게 만들었어?” 내가 물었다. “어른들이 숫자만 보면 자꾸 사람을 잊잖아요.” “누가 그랬어?” “마왕님이요. 어제 식당 돈이 많다고 밥을 적게 하자고 했다가 몰트 실장님께 혼났어요.” 나는 조용히 피코의 그림을 받아 들었다. 마왕이 언제나 나쁜 선택만 한 것은 아니다. 전쟁을 오래 겪은 그는 절약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다만 절약이란 말을 들을 때 가장 먼저 직원의 밥을 줄이는 습관은 버려야 했다. 그날 오후 우리는 구호소에 갔다. 서류상으로는 보존비 여섯 닢 중 한 부분이 옛 긴급 안내 시설에 쓰였다는 자료를 확인했지만, 실제 시설이 어떤 상태인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었다. 레타는 오래된 마력 장치의 안전 점검표를 내밀었다. 경보음이 잘 들리지 않는 곳이 있었고, 피난 안내는 여러 언어로 출력해야 했다. “전부 새로 사야 합니까?” 구호소장이 물었다. “우선 수선 가능한 것부터 확인해야죠. 새로 구매하는 돈도 사람 돈이니까요.” 레타가 배선을 열어 보더니 손상된 연결 고리를 교체했다. 마법으로 모든 것을 한 번에 고치는 것보다 작업 시간이 길었지만, 수선 근거와 재료비가 남았다. 직원들은 안내 방송을 직접 시험했다. 왕국어로 나온 문장이 마족어로 뒤집혀 나오지 않도록 피코가 그림판을 들고 서 있었다. “여기는 출구예요. 여기는 막힌 길이고요. 글자를 모르는 사람도 그림으로 알 수 있어요.” 마족 아이가 그림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곧바로 피코와 놀기 시작했다. 두 아이는 서로의 말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지만 출구 표시는 정확히 알아봤다. 나는 그 모습을 기록했다. 개선된 장비를 산 것만으로 안전해진 것이 아니다. 실제 사람이 이해할 수 있어야 했다. 작업을 마치자 소장이 따뜻한 국을 내왔다. “무료입니다. 감사하러 오셨으니까.” “그건 안 됩니다.” “그럼 제가 왜 힘들게 끓였겠습니까?” “감사 담당자 식비는 따로 지급됩니다. 저희가 값을 내고 먹을게요.” 소장은 어깨를 으쓱했지만 곧 웃었다. 그날 식비 지출 증빙에는 '왕국 구호소와 마왕성 직원 공동 식사'라고 썼다. 앞으로도 이런 영수증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누군가 전쟁을 준비하기 위해 먹는 식사가 아니라, 같이 집에 돌아가기 위해 먹는 식사 말이다. 회계실로 돌아오니 베실이 특이한 장부를 꺼냈다. 과거 환급 신청 접수 건수와, 실제 지급이 완료된 건수를 혼동하지 않도록 새 화면을 만든 것이다. 신청 접수는 서른한 건, 심사 착수는 열두 건, 지급 완료는 아직 확정된 건이 없었다. 우리는 그 사실을 공개했다. 누군가 '서른한 명에게 환급했다'고 잘못 보도하기 전에 말이다. “이렇게 쓰면 우리가 별로 일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 않습니까?” 베실이 물었다. “아니요. 서른한 명의 말을 들었다는 뜻이죠. 이제 심사하고 지급하면 됩니다.” “그렇군요.” 피코는 칠판에 '접수'와 '지급' 두 칸을 나눴다. 그 사이에는 큰 화살표를 그리지 않았다. 중간에 심사와 본인 확인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작은 직원이 우리보다 절차를 더 잘 이해하는 걸 보고 몰트가 흐뭇해했다. 한편 회계실에서는 감사보고서의 공개 범위를 두고 작은 다툼이 있었다. 왕국 조사관은 민감한 장비 위치를 가리자고 했고, 마왕성 운송 담당은 지급 수령자 이름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는 둘 사이에 앉아 실제 시설의 위치는 비공개 부록에 두고, 정당한 지급액과 계약 종류는 공개 요약본에 남기자고 제안했다. '정보를 숨기면 또 부정을 감추는 거 아닙니까?' 운송 담당이 물었다. '민간 시설을 공격 대상으로 만들지 않으면서도 돈을 검증할 방법은 있어요. 독립 감사관 세 명이 원본을 서로 대조하고, 이의신청자는 자기 거래의 증빙을 확인하도록 하는 겁니다.' 에드렌이 그 절차가 가능하다고 확인하자 사람들은 조금씩 고개를 끄덕였다. 보고서 공개는 정직과 무방비를 혼동하지 않는 작업이었다. 피코는 '공개할 돈, 가릴 위치'라고 적힌 작은 안내판을 만들었다. 나는 그 문장을 보고 이번에도 내가 쓰는 두꺼운 규정집보다 낫다고 생각했다. 오후에 마왕성이 잠깐 정전됐다. 회계실의 마력등이 꺼지자 모두 숨을 멈췄다. 옛 자동 갱신 장치가 또 오작동한 줄 알았다. 그러나 원인은 아주 평범했다. 전기 돌려 주는 마력 변환기의 청소를 미뤘기 때문이었다. “점검은 누가 합니까?” 내가 물었다. 루시아가 손을 들었다. “내가 할 수 있다.” “검으로?” “당연히 검으로 하면 안 되지.” “너도 성장했구나.” 우리는 적절한 담당자를 불러 전원을 차단하고 필터를 교체했다. 청소를 마치자 불빛이 돌아왔다. 내 눈앞의 보고서는 변함없이 놓여 있었다. 세상을 바꾸는 문제를 다루면서 작은 시설 하나를 놓칠 뻔했다. 그게 오히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교훈 같았다. 저녁 무렵 왕국에서 추가 전송이 도착했다. 오르딘이 원래 정산관 채용 예산을 전투 용사 조달 분류로 변경한 개정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고 서면으로 인정했다. 다만 집행관의 직접 고지 의무까지 없앤 것은 아니며, 그 단계는 별도 확인을 요청한다고 했다. 그의 시인만으로 소환이 적법해지는 것도, 모든 잘못이 그의 책임이라는 것도 아니었다. 세리안은 천계가 보유한 오래된 연락 기록 사본을 보내 주었다. 그 안에는 비상인력 소환 시 당사자에게 독립된 귀환 선택권을 고지해야 한다는 문장이 분명히 있었다. 왕국 조달 문서의 누락과 대비됐다. 나는 보고서 여덟 번째 장에 마지막 원칙을 적었다. [긴급 연락, 시설 유지, 인력 조달의 필요성은 당사자의 동의와 지급권을 없애는 사유가 될 수 없다.] 저녁에 몰트는 천 년 전 장부를 꺼내 들었다. 누군가 답을 하지 못할 때 그 사람의 몫을 보관하겠다는 약속이 적혀 있었다. 그는 손가락으로 문장을 천천히 짚었다. “도윤 씨, 나는 이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고 생각한 시간이 길었습니다.” “실장님 잘못은 아닙니다.” “아뇨. 잘못하지 않았다고만 말하면 너무 편합니다. 내가 점검하지 못한 기록도 있었으니까요.” “그럼 지금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원본을 남기고, 후임자가 고칠 수 있게 하겠습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천 년 근속자가 처음으로 자신의 후임자 이야기를 했다. 그것은 아주 큰 변화였다. “그리고 실장님 휴가부터 가시죠.” “하루쯤은 생각해 보겠습니다.” “일주일입니다.” 몰트는 두려운 얼굴을 했다. 오늘도 새로운 감사 대상이 하나 늘었다. 제르칸이 다시 찾아왔다. 이번에는 노크를 했다. “완성됐느냐?” “초안은요.” “전쟁이 끝났다는 문장을 적었느냐?” “아직 아닙니다.” “왜?” “우리가 전쟁을 끝내야 적을 수 있으니까요.” 마왕은 말없이 내 옆에 섰다. 보고서가 놓인 책상을 한참 바라보았다. “예전에는 이 책상에서 부하의 희생을 명령했지.” “지금은 부하의 월급을 승인하시죠.” “그게 전보다 쉬울 줄 알았다.” “어렵다고 안 하실 건 아니잖아요.” 그가 아주 작게 웃었다. “그렇다.” 우리는 보고서 표지에 제목을 적었다. [공동 회신권 및 전시정산 특별 감사보고서 — 확정 사실과 추가 심사 사안의 구분.] 좀 길었다. 내 생각에도 심각하게 길었다. 그래서 표지 밑에 피코의 제안을 작은 글씨로 덧붙였다. [한 줄 요약: 사람에게 물어보세요.] 몰트는 나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천 년 근속자에게서 그 정도 승인을 받았으면 잘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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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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