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왕성의 오전 회의는 최근 들어 아주 생산적이었다.
생산적으로 말싸움을 한다는 뜻이다.
"오늘부터 모든 직원에게 출근 축하 포상금을 지급하겠다!" 제르칸이 선포했다.
나는 반사적으로 계산판을 들었다.
"출근한 사람마다요?"
"그래!"
"그럼 출근할 때마다요?"
"당연하지!"
"폐하, 오전에 출근하고 오후에 다시 들어오면 두 번입니까?"
마왕의 얼굴에서 자신감이 사라졌다.
"그건… 아주 특별한 충성심을 보여 준 거니까 두 번이지!"
"그럼 점심 먹으러 나갔다 오면요?"
"그만 묻거라."
나는 포상금 예산표를 접었다. 이 정도면 마왕성은 일주일 안에 파산한다. 숫자를 싫어하는 마왕이 직원들을 사랑하는 방식은 다행히 구체적인 금액으로 환산할 수 있었다. 구체적인 금액이 나올 때마다 정책을 바꾸게 만들 수 있으니까.
"축하 포상금 대신 분기 출근 수당을 검토하시죠. 실근무 기록을 기준으로."
"평범하지 않느냐?"
"평범해서 유지됩니다."
몰트가 내 옆에서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리치의 천년 근속 경험은 이런 순간에 빛났다. 그도 예전에는 마왕의 기분에 따라 군량미가 사라지는 일을 많이 겪었을 것이다.
회의가 끝나자 루시아가 자료철을 건넸다.
"외부 기술사 레타를 찾았습니다. 지금은 관문 도시의 목공소에서 마력 장치도 고칩니다."
"어제 시험 기록에 서명했던 분이죠?"
"네. 라델이 정식 면담 허가를 받았습니다."
레타는 생각보다 젊었다. 낡은 고글을 목에 걸고, 톱밥 묻은 작업복 차림으로 문을 열었다. 실내에는 장난감처럼 생긴 기계 새가 여러 마리 있었다. 날개를 퍼덕이는 새 사이에서 피코가 감탄했다.
"우와. 이거 다 살아 있나요?"
"아니. 사람이 만든 거야." 레타가 대답했다.
"살아 있는 것보다 훨씬 예뻐요!"
"진짜 새한테 들키면 서운하겠는걸."
나는 정식 신분을 밝히고 작업 기록의 사본을 보여 줬다. 레타의 표정이 단숨에 굳어졌다.
"이 일 때문에 찾아온 사람들이 벌써 두 번째예요."
"첫 번째는 누구였습니까?"
"중앙 계약심사실에서 왔어요. 문제가 없다는 확인서에 서명하라고 했죠. 안 했습니다."
"왜요?"
"문제가 있었으니까요."
그녀는 작업 일지를 꺼냈다. 원본을 스스로 보관해 왔다고 했다. 내가 받은 공문과 다른 점이 세 개였다. 첫째, 시험은 한 번이 아니라 네 번이었다. 둘째, 성공한 시험은 하나도 없었다. 셋째, 작업자가 남긴 이상 보고란에는 '거절 의사를 재발송 지시로 해석함'이라는 문장이 있었다.
"공식 보고서에는 '재발송 완료'라고만 적혀 있습니다."
"맞아요. 그게 문제예요. 실패한 장치가 성공적으로 편지를 보내긴 했죠. 문제는 보내면 안 되는 편지까지 보냈다는 거예요."
나는 숨을 내쉬었다. 기계가 정해진 일을 했느냐와 사람에게 필요한 일을 했느냐는 다르다. 이 당연한 차이를 서류 한 줄이 삼켜 버렸다.
"당시 담당관이 누구였는지 기억하십니까?"
"바르텐 심사관이었어요. 다만 직접 기술 지시를 내리진 않았습니다. 그분 아래의 설계 담당자가 시험 기준을 바꿨죠."
"이름을 알 수 있습니까?"
"카르본이라고 적혀 있었어요. 하지만 그 이름이 지금도 같은 사람인지는 확인해 보셔야 합니다."
레타는 문서 마지막에 찍힌 기술소 도장을 가리켰다. 도장은 왕국 설비국 정품이었다. 자신의 주석이 삭제된 뒤에도 도장만 남았다. 원본이 두 개로 갈라진 셈이었다.
"원본을 맡겨 주실 수 있을까요?"
"아뇨. 원본은 제가 가지고 있을 겁니다."
"그게 맞습니다. 인증 사본만 받아도 충분해요."
레타는 오히려 놀란 얼굴을 했다.
"가져가겠다는 사람만 봐서요."
"가져가 버리면 증인이 없어지잖아요."
그녀는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조심스럽게 웃었다. 나는 그녀가 꽤 오래 혼자 이 종이를 지켰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한 장의 시험 기록을 보존하는 일이 마법 전쟁보다 더 끈질길 때가 있다.
레타는 면담이 끝났다고 바로 우리를 내보내지 않았다. 대신 작업대에서 작은 모형을 꺼냈다. 나무로 만든 상자 세 개와 그 사이를 잇는 유리 관이 있었다.
"이게 당시 시험 장치의 축소판입니다. 공식 조사 때 설명하려고 만들었어요."
첫 번째 상자에는 '보냄', 두 번째에는 '받음', 세 번째에는 '재계약'이라고 적혀 있었다. 레타는 작은 구슬 하나를 첫 번째 상자에 넣었다. 구슬은 관을 따라 두 번째 상자로 움직인 뒤 멈췄다.
"여기까지는 정상입니다. 문서가 도착한 거니까요."
그녀는 두 번째 상자에 붉은 종이 조각을 넣었다. '거절'이라는 글씨가 적혀 있었다. 그 순간 상자 아래쪽의 톱니가 돌아가더니 구슬이 세 번째 상자로 굴러갔다.
피코가 크게 외쳤다.
"안 돼요! 거절이라고 했잖아요!"
"그게 바로 오류였어."
레타가 기계의 뚜껑을 열었다. 안에는 아주 작은 분류판이 있었다. 거절, 수령, 보류를 구분해야 할 홈 세 개 가운데 두 개가 연결되어 있었다.
"시험 지시서에는 '모든 응답 유형에서 전송이 되는지 확인'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장치는 무슨 응답이든 재계약 상자로 보냈죠."
"그래서 전송 성공이라고 기록됐고요."
"맞아요. 기술적으로는 구슬이 끝까지 도착했으니까."
나는 모형을 직접 작동해 봤다. 거절 종이를 넣자 또 구슬이 재계약함으로 굴러갔다. 결과를 만드는 장치는 부지런했다. 결과가 옳은지는 묻지 않았다.
"이걸 고치려면 얼마나 듭니까?" 내가 물었다.
"축소판은 금화 한 닢도 안 듭니다. 실제 장치는 부품이 오래돼서 더 들죠. 하지만 사람의 응답을 구분하는 규칙부터 바꾸지 않으면 새 기계를 사도 마찬가지예요."
장비 구매보다 운영 기준이 먼저라는 말이었다. 회계 담당자에게는 아주 반가운 소리였다. 제르칸에게 들려주고 싶었다. 마왕은 기계가 고장 나면 금으로 다시 만들라고 할 테니까.
레타의 조수 한 명이 작업소 문을 두드렸다. 예정된 주문품을 찾으러 온 손님이었다. 레타는 면담을 잠시 멈추고 손님에게 물건을 설명했다. 주문은 작은 망치 세 자루였는데, 그중 하나는 손잡이가 잘못 제작되어 있었다.
"이건 제가 다시 고치겠습니다." 레타가 말했다.
"언제까지요?" 손님이 물었다.
"내일 저녁까지요. 급하시면 맞는 크기의 임시 망치를 빌려 드릴게요."
손님은 만족한 얼굴로 돌아갔다. 나는 그 짧은 거래를 조용히 지켜봤다. 작업자의 실수를 감추지 않고, 수리 날짜를 말하고, 급한 사람에게 대안을 제시했다. 레타는 큰 기관이 하지 못한 일을 매일 자기 작업대에서 하고 있었다.
"서류에서는 이런 걸 당연하게 못 하나 봅니다." 내가 말했다.
"사람이 자기 손으로 고친 물건이라면 말하겠죠. 시스템 안에 넣어 놓으면 누가 만들었는지 잊어버리니까."
레타의 말이 오래 남았다. 기관이 크면 책임이 나눠지는 것이 아니라 더 선명해져야 한다. 하지만 우리 세계의 많은 시스템은 정반대로 설계돼 있었다.
작업소를 나서는 길에 피코가 고장 난 기계 새를 고쳐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레타는 부품 하나가 부족하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럼 다음에 제가 사 올게요."
"값이 비싸단다."
"저 월급 받아요!"
나는 피코를 번쩍 들어 마차 쪽으로 돌렸다.
"월급은 저축도 해야 한다는 걸 배우기로 했잖아."
"새가 불쌍해요."
"새는 기계야."
"고장 났다고 버리면 서운하잖아요."
피코의 말에 레타가 어색하게 웃었다. 결국 우리는 고장 난 새를 당장 사지 않고, 레타가 비용을 계산해 나중에 알려 주는 것으로 합의했다. 간단한 일이었지만 모두 만족했다. 이세계의 작은 구매 계약 하나가 이렇게 평화롭게 끝나다니, 감격스러웠다.
마왕성으로 돌아오는 길에 작은 보급 창고에 들렀다. 지난주 접수된 장갑 구매 건을 확인해야 했다. 창고지기는 주문한 가죽 장갑 백 켤레 가운데 스무 켤레가 다른 크기로 왔다고 했다.
"그럼 반품하거나 교환해야죠."
"납품업자가 '검수 완료' 도장을 받아 갔다고 안 된답니다."
나는 도장을 찍은 직원을 불렀다. 그는 상자 수만 확인하고 도장을 찍었다고 했다. 예전에 우리도 저지르던 실수였다.
"상자를 받았다는 것과 안에 든 장갑을 확인했다는 건 다릅니다. 앞으로 도장을 나눕시다."
피코가 옆에서 주머니를 뒤졌다.
"제가 만든 도장이 있어요!"
그가 꺼낸 것은 작은 나무 도장이었다. 거기에는 정직하게 '받았음. 마음에 든다는 뜻 아님'이라고 적혀 있었다.
창고지기가 웃음을 터뜨렸다. 나도 웃었다. 너무 투박했지만 정확한 표현이었다. 우리는 규격 불일치 사진과 수령 기록을 함께 붙여 납품업자에게 교환 요청을 보냈다.
돌아오는 마차 안에서 루시아가 모형의 구조를 종이에 그렸다. 기계에 관심이 없는 줄 알았는데 그녀는 관의 방향을 아주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전투에서도 비슷합니다." 그녀가 말했다. "전달자가 명령을 들은 것과 명령을 수행하는 게 다르죠."
"지휘 체계에서 이런 오류가 나면 어떻게 됩니까?"
"퇴각 명령이 돌격 명령으로 바뀌겠죠. 끔찍합니다."
"그러니까 거절을 갱신으로 읽는 것도 끔찍한 거예요."
루시아가 길게 숨을 내쉬었다.
"앞으로 기사단의 명령 전달 절차도 점검해 보겠습니다."
"그게 좋겠네요."
그 말이 형식적인 약속이 아니라는 걸 나는 알았다. 루시아는 우리와 함께 현장을 돌아본 뒤 실제로 훈련 지침을 고치고 있었다. 우리는 마왕성에서 이제까지 듣기 어려웠던 문장을 자주 들었다. '그건 제가 잘못했습니다.'
창고의 장갑 교환 문제도 오후에 답이 왔다. 납품업자는 처음에는 거절했지만, 물건을 실제로 열어 확인한 검수 기록과 규격 사진을 보자 교환에 동의했다. 다만 운송비는 누가 부담할지 협의해야 했다.
"서로의 잘못을 구분하면 싸울 일도 줄어드네요." 창고지기가 말했다.
"가끔은 싸움이 길어집니다. 그래도 나중에 덜 억울해지죠."
작은 창고 업무 하나를 바로잡는 동안 나는 레타의 서류를 다시 읽었다. 실패 보고에서 사라진 문장도 결국 누군가의 억울함이었다. 그것을 공식 원장에 되돌려 놓아야 하는 이유는 충분했다.
저녁에는 라델과 아레인이 마왕성에 왔다. 우리는 레타의 인증 사본을 놓고 실제 공문과 대조했다. 문서 마지막의 보고 문구가 바뀐 시점은 바르텐이 설비 심사관으로 발령받은 뒤였다.
"그렇다고 바르텐이 직접 고쳤다고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라델이 말했다.
"알고 있었는지는 확인할 수 있겠죠." 내가 대답했다.
레타의 원본 일지에는 부록이 하나 더 있었다. 문제를 설명한 진정서의 접수증이었다. 중앙 운영국의 붉은 인장, 접수 번호, 담당자 이름. 접수 다음 날 '보완 자료 요청'으로 처리됐다.
"보완 자료를 제출하셨나요?" 내가 레타에게 통신으로 물었다.
"두 번 보냈어요. 첫 번째는 분실됐고, 두 번째는 접수됐다고 왔어요."
"그 뒤에는요?"
"아무 일도 없었죠."
나는 접수증의 내부 결재번호를 적었다. 기술사가 두 번이나 경고했는데도 고쳐지지 않은 일이라면 단순 고장 이상의 책임이 있었다.
라델이 짙은 표정으로 자료를 넘겼다.
"여기 봐요. 당시 개선 예산이 승인됐습니다."
"얼마나 됩니까?"
"금화 쉰 닢입니다."
"실제 지급은요?"
"그건 아직 못 찾았어요."
나는 절대 감사를 켜고 숫자를 확인했다. 적힌 금액과 분류 코드는 불일치를 알렸지만, 돈의 최종 수취인까지 알려 주지 않았다. 그 빈칸을 사람과 증빙으로 채워야 했다.
"개선 예산이 있었는데 고치지 않았다면, 그 돈이 어디로 갔는지 확인해야겠군요."
그때 제르칸이 회의실로 고개를 내밀었다.
"금화 쉰 닢이라고? 그 돈이면 내 왕관을 새로 만들 수 있겠군!"
"폐하, 이건 잘못된 자동 갱신을 고치는 돈입니다."
"그럼 내 왕관도 자동으로 고쳐 주면 되지 않느냐?"
"왕관은 사람의 대답을 훔치지 않습니다."
마왕이 잠시 생각했다.
"사람의 대답을 훔치는 기계가 있다고?"
"정확히는 대답을 잘못 분류하는 기계입니다."
"그렇다면 반드시 고쳐라. 내 부하들이 원하지 않는 명령에 묶이는 꼴은 못 본다."
나는 마왕을 돌아보았다. 진심이었다. 얼마 전만 해도 명령을 거절할 수 있다는 사실에 분개하던 사람이었다. 회사에는 성장한 상사가 있다. 흔하지 않은 축복이다.
회의가 끝날 무렵 추가 원장이 도착했다. 금화 쉰 닢의 집행 자료였다. 이십 닢은 설비 유지비로 실제 지급, 열 닢은 시험 보수료로 실제 지급. 남은 이십 닢은 미집행. 문제는 시험 보수료의 수취인이었다.
[수취 부서: 중앙 합동운영국 동의대행실.]
동의대행실.
그 이름을 보는 순간 내 속이 차가워졌다. 사람의 동의를 대신해 준다는 부서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말인가.
아레인이 입을 열었다.
"옛 이름일 수도 있습니다. 기능부터 확인합시다."
"네. 이번엔 이름만 보고 범인을 정하지 않겠습니다."
나는 동의대행실의 기관 코드와 담당자를 조회했다. 현재 담당 심사관은 바르텐이었다.
적어도 그가 이 장치의 문제에서 완전히 무관하다고 말하기는 어려워졌다.
제164화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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