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작품, 이어지는 이야기 · 페이루아에서 다음 페이지를 만나보세요
작품으로마왕성에 취업했더니 내가 제일 무섭단다 · 16화
PAYLUA ORIGINAL · 제16화

16화. 전투광 기사단장에게 보고서를 맡기면

마왕성에 취업했더니 내가 제일 무섭단다 · 2,489자

오프라인 책장
루시아에게 보고서를 맡긴 것은 내 실수였다. 정확히 말하면 내가 맡긴 게 아니었다. 루시아가 빼앗아 갔다. “이 문서가 그렇게 중요하다면 내가 직접 들고 가겠다!” “그냥 우편함에 넣으시면 됩니다.” “전장에서 중요한 문서를 전령에게 맡겼다가 적에게 빼앗긴 적이 있다.” “여긴 재정실이고, 전하의 집무실은 두 층 위인데요.” “두 층에서도 습격은 일어난다.” 반박하기 어려웠다. 마왕성에서는 진짜로 가능한 일이니까. 나는 그녀에게 요약본을 건넸다. 운송조합 기록상 제17군단으로 갔어야 할 마차 한 대가 북부 채석장에 있었고, 이를 추가 확인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아직 범인이라고 적으면 안 됩니다.” “알겠다.” “화재가 방화라고도 단정하면 안 됩니다.” “알겠다.” “그리고 검 만 자루가 채석장으로 갔다고 쓰면 안 됩니다.” “알겠다니까!” 십 분 뒤 마왕성 전체에 경보가 울렸다. [북부 채석장 반역 혐의! 전 군단 출동 준비!] 나는 눈을 감았다. 하아. 알겠다고 했잖아요. 급히 알현실로 올라가니 제르칸이 아주 신이 나 있었다. “드디어 반역자의 소굴을 찾았구나!” “아닙니다. 반역자라고 확정된 사람 없습니다.” “루시아가 아주 자신 있게 말하던데?” “그건 루시아 님이 늘 자신 있게 말하시기 때문입니다.” 루시아가 날 노려봤다. “내가 틀렸다는 것이냐?” “아직 맞았는지 모른다는 겁니다.” 마왕은 조금 실망한 표정이었다. 그분에게는 명확한 악당과 화려한 토벌이 어울린다. 운송 기록과 증빙 대사로 사건을 해결하는 방식은 아무래도 취향이 아닌 모양이다. “인간. 그래서 네 계획은 무엇이냐?” “채석장에 실제로 무엇이 들어왔는지 확인하겠습니다. 사전 통보하고 입고대장을 요청할 겁니다.” “그게 끝이냐?” “일단은요.” “재미없군.” 나도 알아요. 하지만 재미없는 일을 제대로 하는 게 감사다. 현장 조사에는 루시아가 동행했다. 그녀는 무장을 단단히 하고 왔고, 나는 서류 가방과 도시락을 챙겼다. “그 도시락은 무엇이냐?” “점심이요.” “적진에서 밥을 먹을 생각이냐?” “밥을 안 먹으면 힘이 없어서요.” “약하다, 인간.” “네. 그래서 전투 대신 회계를 하잖아요.” 채석장은 바람이 거셌다. 산을 깎아 만든 계단마다 돌가루가 쌓여 있었다. 관리인은 우리 방문에 놀랐지만 입고대장을 보여 주었다. 기록에는 검이 없었다. 대신 흑철 광석과 철제 부품이 들어온 기록이 있었다. “이 부품은 어디에 씁니까?” “대형 운반차 수리용입니다.” “실물은요?” 관리인은 창고를 가리켰다. 철제 바퀴와 축, 여러 상자가 보였다. 나는 상자 번호를 하나씩 적었다. 검 구매 문서에 적혀 있던 물류 코드와 앞자리 일부가 겹쳤다. “이 코드는 누가 붙입니까?” “물류 연합의 자동 인쇄기요.” 자동 인쇄기. 그러니까 같은 코드가 발견됐다고 같은 물건이라는 뜻은 아니다. 공동 번호 체계일 가능성도 있다. 나는 상자 하나를 열어 달라고 부탁했다. 관리인이 허락하자 나무 뚜껑이 열렸다. 안에는 흑철로 만든 얇은 판들이 있었다. 루시아가 판 하나를 들어 올렸다. “검으로 만들 수 있겠군.” “그렇죠. 하지만 지금은 검이 아닙니다.” “검은 만들면 되잖나.” “대금은 이미 완성된 검 만 자루 값으로 지급됐습니다.” 그제야 그녀의 눈빛이 달라졌다. “그럼 누가 돈을 훔친 것이냐?” “그걸 찾으려고 여기까지 온 거죠.” 관리인은 얼굴이 하얘졌다. 그는 자기 부서가 정상적으로 철판을 입고했을 뿐이라며 영수증을 내밀었다. 나는 영수증을 받았다. 금액도 있었고, 납품 회사 이름도 있었다. [북부 채석장 설비 보수비 / 납품처: 흑산 상단] 이번에도 흑산 상단이었다. 우리는 채석장의 실제 장부와 마왕군 구매 장부를 대조했다. 물건 이름은 달랐지만 금액의 일부와 운송 날짜가 일치했다. 두 장부가 같은 거래를 두 번 다르게 기록했는지는 아직 확인할 수 없었다. “도윤.” 루시아가 내 이름을 불렀다. “왜?” “나는 싸우는 게 익숙하다. 그런데 여기서는 검을 들 수가 없군.” “그럼 보고서를 들어 주세요.” 그녀는 나를 노려봤다. “그걸 들고 누구를 찌를 수 있느냐?” “예산 누수요.” 한참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루시아가 웃음을 터뜨렸다. “인간! 네 농담은 정말 지독하구나!” 뭐, 웃겼다면 됐다. 돌아오는 길에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겼다. 산길 한가운데 오래된 짐마차가 쓰러져 있었다. 짐꾼 둘이 바퀴를 고치고 있었는데, 마차 옆 포대에서 흑철 가루가 흘러나왔다. 루시아가 곧장 검을 뽑았다. “수상하다!” 나는 그녀의 손목을 붙잡았다. “잠깐만요. 이분들이 죄인인지부터 확인해야죠.” 짐꾼은 우리가 내민 질문에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우린 빈 포대만 옮기는 중입니다!” 빈 포대에서 흑철 가루가? 나는 포대 바닥에 찍힌 인장을 봤다. 그건 마왕군도, 흑산 상단도 아닌 전혀 다른 표식이었다. [왕립 대장장이 조합] 왜 왕국의 포대가 마왕성 인근 채석장에 있는 거지?

PAYLUA 소설 본문은 인쇄가 제한되어 있습니다.

제16화 끝

읽은 위치는 이 브라우저에 저장되며 로그인 중에는 계정에도 동기화됩니다.
READER DISCUSSION

제16화 댓글 0

댓글·공감·신고는 로그인 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전 익명 댓글은 그대로 표시됩니다.

댓글을 남기려면 로그인해 주세요.로그인회원가입

댓글을 불러오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