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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마왕성에 취업했더니 내가 제일 무섭단다 · 156화
PAYLUA ORIGINAL · 제156화

156화. 사라진 닷새의 운송료

마왕성에 취업했더니 내가 제일 무섭단다 · 6,333자

오프라인 책장
폭풍 속의 닷새를 조사하기 전에 나는 정식 출장 예산서를 썼다. [왕국 중립 항구 왕복 운송료: 은화 4닢.] [현장 자료 복제비: 은화 1닢.] [식비: 별도 정액 지급.] 결재를 올리자마자 제르칸이 나타났다. “여기 ‘은화 다섯 닢’이라고 되어 있는데 내 황금 왕좌 칠 비용은 없지 않느냐?” “없죠.” “왕국 바닷가에 가면서 마왕의 위엄을 위한 선물 하나 사 올 수는 없느냐?” “조개껍데기 하나 주워 오겠습니다.” 마왕은 한동안 진지하게 고민했다. “금박을 입힐 수 있는 크기로.” 나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말하는 순간 예산이 생길 것 같았다. 중립 항구에 도착했을 때 바닷바람이 거셌다. 베르가 설명한 폭풍 당시 운송표를 비교하려면 오래된 교역세관의 보관실을 열어야 했다. 그런데 담당 서기관은 오늘 휴무였다. 대신 창구에 앉은 젊은 직원이 말했다. “서기관이 없으니 내일 오세요.” “정식 기록 열람 예약이 있습니다.” “예약은 있지만 문을 열 권한이 제게 없습니다.” 나는 화가 날 뻔했지만 그에게 책임을 묻지는 않았다. 권한이 없는 사람에게 억지로 문을 열게 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고쳐 온 문제였으니까. “대리 권한자를 지정할 수 있는 절차가 있습니까?” “네. 오늘 오후에 교대 책임자가 옵니다.” “그때까지 대기하겠습니다. 다만 기약 없이 기다리는 비용을 우리 예산에 청구할 수는 없습니다. 예상 시간을 문서로 알려 주세요.” 직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그가 무성의한 사람이 아니라 규정을 지키느라 곤란해진 사람임을 알았다. 기다리는 동안 피코와 루시아는 부두 구경을 했다. 피코는 갓 구운 생선빵을 한 입 베어 물고 눈물을 흘렸다. “왜 울어?” “뜨거워요. 그런데 맛있어요.” “뜨거우면 식혀 먹어.” “식으면 맛이 줄어들잖아요!” 나는 음식과 인생의 균형을 그렇게 심각하게 고민하는 임프를 처음 봤다. 세관 창구에서는 다른 갈등이 벌어지고 있었다. 생필품을 싣고 온 마차가 닷새 동안 보류됐다는 이유로 보관료를 청구받았다. 운송인은 청구서를 들고 화를 냈다. “우리는 첫날부터 가져가라고 했습니다. 세관이 검사하지 않아서 못 나간 거잖아요!” 직원은 난감한 얼굴이었다. “시스템에는 보관일이 닷새로 잡혀 있습니다.” 내 귀에 ‘닷새’라는 말이 걸렸다. 나는 당사자에게 허락을 구하고 청구 항목을 들여다봤다. “보관료는 차량이 실제로 창고를 이용한 날만 청구하는 규정입니까?” “예. 그런데 검사 대기 차량도 보관 구역에 있으면…” “지정 보관 구역에 있었습니까?” “아닙니다. 부두 바깥 대기장에 있었습니다.” “그럼 검사 지연료와 보관료는 다르게 계산해야겠네요.” 젊은 직원은 규정집을 찾아왔다. 확인 결과 부두 바깥 대기장에 세운 차량은 일반 보관료 대상이 아니었다. 그동안 구형 입력창에서 모든 대기일을 보관일로 묶어 계산한 흔적이 있었다. 운송인의 표정이 조금 풀렸다. “그럼 돈을 안 내도 됩니까?” “최종 정정은 담당자가 해야 합니다. 제가 임의로 면제한다고 약속할 수는 없어요.” “그래도 누군가 제대로 설명해 주니 낫군요.” 우리는 그가 구형 시스템 오류 때문에 부당 청구를 받았다는 내용을 신청서에 적도록 도왔다. 그 문서는 오후 교대 책임자의 첫 업무가 됐다. 마침내 보관실이 열렸다. 서기관 대신 온 책임자는 내가 왕국 소환 준비국 관련 문서를 찾는다는 이야기에 얼굴을 굳혔다. “정치적인 문제에 휘말리기는 싫습니다.” “저도 그래요. 누가 정치를 하러 왔으면 좋겠어요. 전 닷새의 운송 기록만 찾겠습니다.” 책임자는 나를 한참 보더니 웃었다. “그럼 계산만 하고 가세요.” 오래된 세관 장부를 살피다가 나는 화물 운송료 옆에 익숙한 이름을 발견했다. [고장 난 수레 교체 작업: 돌개 바퀴점.] “이 수리점 지금도 있습니까?” 책임자가 창밖을 가리켰다. “저 골목 끝에 있습니다. 주인은 바뀌었지만 가게는 계속 운영하죠.” 우리는 자료 열람을 잠시 멈추고 골목으로 향했다. 돌개 바퀴점에서는 장난감 수레부터 대형 화물차까지 고치고 있었다. 현재 주인인 드워프 여성 에닌은 수리대에 엎드려 바퀴 축을 고치고 있었다. “옛 수리 장부라면 저쪽 캐비닛에 있어요. 하지만 아버지가 쓴 글씨라 읽기 힘들 겁니다.” “자료를 잠시 확인해도 될까요?” “영업이 끝나고요. 지금은 이 마차를 못 고치면 오후 배송이 밀려요.” 나는 마차 주인에게 예정 출발 시각을 물었다. 그가 급하다고 했지만 에닌의 작업 시간을 단축하라고 요구할 수는 없었다. 루시아는 부러진 바퀴를 받치고, 피코는 나사를 정리하는 정도만 도왔다. 작업은 약속한 시간에 끝났다. 마차 주인은 수리비를 내며 말했다. “지난번엔 고칠 때마다 추가비가 붙더군요. 오늘은 내역이 명확해서 좋습니다.” 에닌이 어깨를 으쓱했다. “일은 정해진 만큼 했으니까요.” 나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정산표를 제대로 적는 사람을 만나면 마음이 편안해졌다. 이세계에 온 뒤 가장 안정감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오후가 되어 에닌은 오래된 장부 한 권을 꺼냈다. 표지에는 기름때가 묻어 있었지만 날짜 표시는 보존돼 있었다. “폭풍 당시 임시 수레 교체 기록을 찾고 있습니다.” 에닌이 직접 책을 넘겼다. “여기 있네요. 바퀴 축 두 개, 방수포 네 장, 수송용 끈 열두 묶음.” “수송한 물건의 목록은요?” “우리 가게는 바퀴만 고쳤어요. 안에 뭐가 실렸는지는 몰라요.” 그녀는 장부를 넘기다 손가락을 멈췄다. “아버지가 이상한 표시를 했네요.” 수리비 옆에 작은 별표가 있었다. [대금 수령 후 공금 정산 금지.] “왜 이런 말을 적었죠?” “그날 배달부 개인이 먼저 수리비를 냈을 수도 있어요. 나중에 공금으로 다시 청구하면 이중 지급이 되니까요.” 나는 별표를 유심히 봤다. 기록이 보여 주는 것은 정비비를 누가 언제 냈는지다. 봉투 운송료와 같은 청구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실제 현금 수령 표시는 있습니까?” “네. 여기 서명이 남았어요. 하지만 오래되어 이름은 읽기 어렵습니다.” 서명 옆에는 동그란 도장이 찍혀 있었다. 우리는 그것을 확대해 보존 목록과 비교했지만 같은 문양이라는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에닌은 장부를 덮으며 말했다. “이런 데까지 찾아오는 사람이 있군요. 아버지가 장부를 버리지 않은 걸 알면 좋아하셨겠어요.” 나는 조용히 웃었다. “덕분에 한 가지는 분명해졌어요. 그날 수레가 고장 났고, 누군가 자기 돈으로 고치고 출발했다는 겁니다.” “그 사람은 급했나 보네요.” “아마 그랬겠죠.” 그날 저녁 세관 책임자에게 이중 청구 가능성을 설명했다. 과거 수리비를 실제 지급한 사람을 찾더라도 사망한 가족이나 후손에게 무턱대고 책임을 넘겨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책임자는 장부에 표시를 추가했다. [임시 검토: 수리비 선지급 여부 확인 전 중복 보전 지급 금지.] 마왕성으로 돌아오는 마차에서 피코가 말했다. “도윤 님, 저도 누군가 물건을 지켜 주려고 자기 돈을 낸다면 고마울 것 같아요.” “그럴 땐 고맙다는 말도 하고, 나중에 갚을 수 있는 돈이라면 제대로 갚아 줘야지.” “그럼 베르 할아버지는 돈을 돌려받았을까요?” “모르겠어. 그래서 확인하는 거야.” 나는 창밖의 어둑한 부두를 바라봤다. 기록 한 장의 뒤에 누군가의 주머니에서 나온 동전이 있었다. 그 작은 사실이 복잡한 음모의 이름보다 더 뚜렷하게 다가왔다. 오래된 운송표에는 ‘새벽등’이 폭풍에 밀려 본래 항구가 아닌 세관 외곽 부두에 정박한 기록이 있었다. 그곳에서 다른 육상 운송 수레로 인계한 화물은 모두 열세 꾸러미였다. “봉투가 그중 하나였습니까?” 라델이 물었다. “확정할 수 없습니다. 화물 품목이 ‘응급 기록 물자’로만 묶여 있습니다.” 내 눈에 낯선 항목이 보였다. [운송료 정산: 5일분 임시 보관 / 지급 보류.] “이게 금고에 들어오기 전 닷새의 기록과 연결될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바로 다음 장에는 실제 지급이 아닌 청구 요청이 적혀 있었다. [청구자: 중립 육상 운송조합 / 승인 대기.] 나는 여기에 조심스레 표시를 했다. 금고의 닷새 공백과 운송조합의 닷새 보관료가 같은 사건인지 추가 확인이 필요했다. 그때 세관 밖에서 강한 종소리가 났다. 해풍 때문에 묶어 놓은 외벽 간판이 떨어진 것이다. 어린 마차꾼 하나가 간판 아래로 들어가려 하자 루시아가 그를 뒤로 잡아당겼다. 간판은 몇 걸음 앞에 떨어져 부서졌다. “살았다!” 피코가 소리쳤다. 루시아는 아이가 다친 곳이 없는지 먼저 확인했다. 그리고 세관 책임자에게 외벽 고정 나사를 점검해 달라고 요청했다. “저희가 누군지 아십니까?” 책임자가 물었다. “아니오. 하지만 간판이 떨어지면 누구라도 다칩니다.” 이번에는 책임자가 말문이 막혔다. 부서진 간판 조각을 치우는 동안 창고 직원들이 나왔다. 한 사람은 예전에 여러 차례 수리를 요청했으나 예산 승인이 늦어졌다고 말했다. 나는 자연스럽게 해당 요청서의 접수번호를 적었다. “왜 그걸 적습니까?” “한 번 더 떨어지면 누가 다치기 전에 고치려고요.” 오후 늦게 자료 열람을 마치자 세관 책임자가 정정 통지를 건넸다. 부두 밖에서 닷새를 기다린 운송인에게 보관료를 청구한 오류가 인정됐다. 실제 환급은 아직 없었다. 기존에 돈을 낸 기록이 없으니 환급할 돈도 없었다. “그럼 그분은 돈을 안 내면 되는 건가요?” 피코가 물었다. “응. 아직 낸 적이 없으니까.” “안 낸 돈을 돌려준다고 하면 이상하네요.” “맞아. 오늘 배운 중요한 사실이야.” 마왕성으로 돌아가는 마차에서 라델이 말했다. “당신은 어떤 서류를 보러 가든 다른 고장부터 고치고 옵니다.” “고장을 두고 오면 또 문제가 생길 테니까요.” “그럼 피곤하지 않습니까?” “피곤하죠. 그래서 출장비를 받는 겁니다.” 라델은 웃다가 조용해졌다. “금고 봉투의 최초 작성자는 아직 모르지만, 운송 경로는 조금 좁혀졌습니다.” “네. 바다에서 육로로, 육로에서 왕국 금고로 옮긴 흔적이 있어요. 다만 닷새의 청구 기록과 보관 기간이 같은 화물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내가 수첩을 덮자 피코가 말했다. “도윤 님, 오늘의 가장 큰 성과는 생선빵입니다.” “그건 네 성과지.” “제가 반쪽 남겨 왔어요.” “이 시간까지?” 피코는 이미 다 식어 버린 빵을 내밀었다. 나는 조금 웃으면서 받아 먹었다. 바닷바람 냄새가 났다. 그날 저녁 나는 세관의 수리비 선지급 장부와 운송조합의 청구표를 따로 펼쳤다. 두 기록의 금액은 달랐다. 하나는 부서진 수레바퀴를 교체한 비용이고, 다른 하나는 닷새 동안 임시로 화물을 보관한 비용이었다. “그럼 같은 돈이 아니네요?” 피코가 물었다. “지금 자료로는 서로 다른 항목이야. 하지만 같은 사건에서 발생한 비용일 수 있지.” “왜 그냥 합쳐서 계산 안 해요?” “합치면 누가 어떤 일을 했는지 모르게 되니까.” 루시아가 장부를 보고 말했다. “전투 보고서도 비슷하군. 화살 몇 개를 썼는지와 부상자를 몇 명 구했는지를 더해서 전공 하나로 적을 수는 없지.” “바로 그런 겁니다.” 우리는 실제 운송 서비스를 제공한 사람, 수리 작업을 한 사람, 보관 장소를 내준 사람을 따로 적었다. 금액을 대조하다 보니 한 장부에는 수레가 출발한 시각이, 다른 장부에는 창고에 도착한 시각이 적혀 있었다. 서로 하루 차이가 있었지만 오류라고 단정할 수 없었다. “언제 도착했는지보다 누가 중간에 책임졌는지가 중요할 때도 있네요.” 루시아가 말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서류만 보면 닷새의 빈 공간이지만, 그 사이에 수레를 끌고 이동한 사람의 시간은 분명히 존재했다. 누군가 그 사람의 이름을 적어 놓았길 바랐다. 그날 저녁 공동 보증 회계소에서 추가 자료가 왔다. [특별 봉인물 6-17 운송 관련 육상 조합 청구는 기록상 존재. 지급처 확인 중. 중립 부두 임시 보관료와의 연결성 미확정.] 나는 서류를 내려놓았다. 닷새의 공백은 채워질 듯하다가도 다시 틈이 생겼다. 하지만 적어도 한 가지는 알았다. 봉투가 이동할 때 누군가 돈을 청구했다는 것. 돈을 받으려면 보통 어디로 무엇을 보냈는지 적는다. 마지막으로 나는 세관에 정정 확인서를 하나 더 보냈다. 닷새의 보관 기록을 근거로 과거 운송인의 후손에게 빚을 청구하거나, 물품을 인수한 기관에 이미 지급한 비용을 다시 청구하지 않도록 심사 중임을 표시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라델이 그 문장을 읽더니 말했다. “아직 정산 상대가 확인되지 않았는데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까?” “그럴 때일수록요. 옛 장부를 다시 열었다는 이유로 현재 사람이 갑자기 돈을 내게 될 수도 있잖아요.” 그는 잠시 생각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운송표의 여백에 체크 표시 하나를 남겼다. 조사하는 일이 누군가에게 새 손해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조사자의 책임이라고 생각했다. 그 기록은 아직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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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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