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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마왕성에 취업했더니 내가 제일 무섭단다 · 145화
PAYLUA ORIGINAL · 제145화

145화. 종이 세 번 울린 날의 증인

마왕성에 취업했더니 내가 제일 무섭단다 · 6,003자

오프라인 책장
왕국 북부 관측소에서 보낸 새로운 자료의 제목은 간단했다. [종탑 제3경보 발생 기록.] 나는 자료를 내려놓고 몰트에게 물었다. “관측소의 종이 세 번 울리는 게 흔합니까?” “장비 점검 신호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죠. 그런데 그날에 한정해서 세 번이 아니라 여섯 번 울렸답니다.” “그럼 두 번 점검한 모양이군요.” “실장님은 세상 모든 일을 그렇게 평화롭게 해석하시네요.” 몰트는 눈구멍을 가만히 빛냈다. “1,200년 동안 불필요한 전쟁이 너무 많았습니다. 우선 고장부터 의심하는 편이 효율적이지요.” 말은 맞았다. 하지만 나는 종이 울린 시간을 확인하면서 기분이 이상해졌다. 도윤이라는 이름이 소환 관리소에 입력되던 날, 관측소의 경보가 여섯 번 울렸다. 그것이 인명 기록과 같은 원인이라는 증거는 없다. 다만 그날 감시소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볼 이유는 충분했다. 나엘은 전화처럼 쓰는 통신 수정 너머에서 한숨을 쉬었다. “그걸 찾으려면 오래된 종탑 담당자의 근무 일지를 봐야 해요. 잘못된 경보 때문에 징계받았던 사람도 있어서 조심해야 합니다.” “징계가 정당했는지도 따로 봐야겠네요.” “그래서 당신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담당자가 도망가려 했어요.” “제가 그렇게 무서운 사람입니까?” “아니요. 자기가 그날 잠들었다고 오해받는 걸 다시 겪기 싫어합니다.” 그 말에 나는 출장 전화를 끊고 한동안 생각했다. 증인을 찾는 것과 그 사람의 아픈 기억을 다시 꺼내는 일은 같지 않다. 우리는 먼저 관련 기록의 공개 범위와 질문 목적을 적어 보냈다. 만나고 싶지 않으면 거절할 수 있다고 분명히 알렸다. 놀랍게도 답장은 그날 오후 왔다. [기록으로 답변하겠습니다. 대면은 원치 않습니다.] 나는 그 답장을 받아들였다. 피코는 아쉬운 듯했다. “직접 만나면 얼굴 보고 거짓말인지 알 수 있잖아요.” “그런 능력은 너한테 없어.” “도윤 님도 절대 감사가 있잖아요.” “그건 숫자와 기록의 불일치를 알려 주는 거지, 사람 마음을 읽는 능력이 아니야.” “그럼 저 사탕 먹었다는 거 들킬 때는요?” “입가에 설탕이 묻어 있어.” 녀석은 급히 입을 닦았다. 이미 늦었다. 증인의 답변에는 그날의 일이 담겨 있었다. 관측소 종은 원래 장비 점검 때 세 번 울렸다. 그런데 두 번째 세 번은 종탑이 아니라 멀리 떨어진 서쪽 경계에서 울린 ‘반사 경보’였다. 두 신호가 우연히 겹치면서 중앙 기록에는 여섯 번의 종소리가 하나의 사건처럼 나타났다. “서쪽 경계에서는 왜 울렸습니까?” 내가 물었다. 나엘이 답했다. “출력을 높이던 소환 마법진의 반대편에서 공명 흔들림이 감지됐어요. 하지만 그것이 실제 소환에 성공했다는 뜻은 아니었습니다.” 나는 기록을 펼쳤다. 소환이 이루어진 날은 열하루 뒤였다. 그 전날의 흔들림은 준비 장비의 시험 작동이거나 자연적인 공명일 수 있었다. 정말 누군가를 미리 불러왔다면 그 사람의 이동 기록과 보호 기록이 남아야 했다. 그런 증거는 아직 없다. “그러면 기록에 있는 ‘선행 도착’은 뭐죠?” “신호가 예상 지점보다 먼저 감지됐다는 뜻입니다. 사람이 먼저 도착했다는 뜻으로 읽으면 안 됩니다.” 나는 수첩에 크게 썼다. [선행 도착 = 신호의 감지 시각. 사람의 입국 아님.] 피코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름도 먼저 도착한 게 아니라 이름표가 먼저 온 거네요.” “지금까지는 그렇게 말하는 게 정확하지.” 조사는 그걸로 끝날 수도 있었다. 그런데 종탑 담당자가 보낸 두 번째 문서에는 당시 징계 내역이 있었다. 경보가 여섯 번 울렸는데 보고서는 세 번만 적었다는 이유로 근무수당 일부가 삭감됐다. 담당자는 서쪽 경계의 반사 경보를 자기 근무기록에 포함하지 않았을 뿐이었다. “이건 지금도 정정할 수 있나요?” 내가 물었다. 라델은 법적 기한과 당시 자료의 진위 확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나는 담당자의 허락 없이 개인 청구를 대신 제출할 수 없다고 확인했다. 대신 사실 확인 가능한 기록과 문의할 수 있는 창구를 안내했다. 그날 저녁 답장이 한 통 더 왔다. [그때 누군가 듣기는 했군요. 하지만 지금 돈보다 먼저, 잠들지 않았다는 기록이 필요합니다.] 나는 잠시 화면을 바라봤다. 사람들은 종종 돈을 위해 장부를 고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잘못된 장부 때문에 자기 인생의 한 장면이 거짓말이 되기도 한다. 다음 날 북부 관측소에서는 원래의 여섯 경보를 ‘중앙 세 회, 서쪽 반사 세 회’로 분리한 정정 부기를 추가했다. 당시의 원본을 덮어쓰지 않고, 그 아래에 새로운 검토 의견을 남겼다. 징계 효력과 미지급 수당은 별도 심사라고 적었다. 우리는 문서를 증인에게 보냈다. 루시아는 종탑 주위를 둘러보다가 또 다른 문제를 발견했다. 서쪽 경계에서 종탑으로 이어지는 좁은 다리의 난간이 오래전에 부러져 있었다. 경보가 울릴 때마다 점검 담당이 그 다리를 뛰어 건넜다면 사고가 나지 않은 것이 신기했다. “이 다리는 내가 고치겠다.” 루시아가 말했다. “지금 당장 직접요?” “왜 안 되지?” “안전 검사 후에 작업 책임자와 함께요.” “넌 진짜 재미없다.” “재미없는 사람이 오래 삽니다.” 결국 왕국 정비반과 루시아가 함께 난간을 교체했다. 정비반장은 루시아의 힘을 보고 감탄했다. 그녀는 무거운 철재를 혼자 들었지만, 설치 각도는 장인의 지시를 따랐다. 나로서는 그것만으로 기적이었다. 점검이 끝날 무렵 작은 아이가 종탑 아래로 달려왔다. 정비반장의 딸이었다. 아이는 루시아가 들던 철재를 보고 물었다. “언니는 기사예요?” “그렇다.” “그럼 사람을 다치게 하는 일이에요?” 루시아는 잠깐 말을 잃었다. “사람을 지키는 일이다.” “그럼 난간도 기사 일이에요?” “오늘은 그렇군.” 아이의 질문에 루시아가 웃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면서 이 성의 사람들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아무리 복잡한 계약을 찾아도 결국 우리는 사람들이 안전하게 살 곳을 만들려고 애쓰고 있다. 난간 수리가 끝나자 정비반장은 낡은 철재를 수거하러 온 운반꾼 두 사람을 불렀다. 그런데 둘 다 현장 출입 허가를 받지 못한 상태였다. 임시 작업 완료 확인서가 시스템에 올라오지 않아 운반 구역이 잠겨 있었기 때문이다. “금속은 밖에 쌓아 두면 지나가는 사람이 걸려 넘어집니다.” 반장이 말했다. “그럼 폐자재 임시 보관 구역을 먼저 확보하죠.” 나엘은 현장 책임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다행히 가까운 창고 옆에 울타리와 안내판을 설치할 수 있었다. 루시아가 무거운 철재를 안전한 곳에 옮겼고, 운반꾼들은 내일 허가를 다시 받아 수거하기로 했다. 현장 책임자는 작업 지연 사유를 인원별 근무기록에 남겼다. “그냥 들고 나가면 빨랐을 텐데.” 루시아가 말했다. “출입 허가가 필요한 이유가 있으니까요. 누구의 물건인지 모르고 가져가면 나중에 문제가 생깁니다.” “그럼 주인이 없는 돌은?” “돌도 누군가의 땅에 있으면 조심해야죠.” 루시아는 주변 산을 둘러봤다. 나는 급하게 말을 고쳤다. “지금 저 산을 들어 올려 보겠다는 표정 짓지 마세요.” “아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표정으로 하셨잖아요.” 그녀는 고개를 돌렸다. 입가에 웃음이 보였다. 우리가 철재를 정리하는 동안 종탑 기록 담당의 후배라는 정비사가 다가왔다. 그는 본래 징계 사건을 잘 모른다고 했다. 다만 선배가 여섯 번의 경보 가운데 반사 신호 셋을 자기 근무표에 포함시키지 않은 이유는 기억한다고 했다. “그땐 중앙 경보와 경계 경보를 각각 다른 부서가 맡았습니다. 선배는 자기 부서가 확인한 것만 적었어요.” “그럼 기록이 틀린 게 아니라 표를 보는 사람이 두 부서의 경보를 합쳐 읽은 거군요.” “그렇게 생각합니다. 다만 공식 조사에서 확인돼야겠죠.” 나는 수첩에 그 말을 적고, 증인이 원하면 나중에 사실 확인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고 알려 줬다. 그는 우선 선배와 상의하고 싶다고 했다. 그것이면 충분했다. 정비사가 돌아간 뒤 나엘은 나를 종탑 안쪽의 작은 대기실로 데려갔다. 오래된 의자 두 개와 온기가 거의 남지 않은 난로가 있었다. 종탑 근무자는 밤마다 이곳에서 차를 끓여 마셨다고 했다. “그동안 사고가 없었던 건 규정이 완벽해서가 아니에요. 교대자끼리 서로 조심하라고 말했기 때문이죠.” “그게 공식 기록에 남았습니까?” “일부는 남았습니다. 일부는 사람들 기억에만 남았어요.” 나는 난로 위에 놓인 작은 종 모양 주전자를 보았다. 손잡이 한쪽이 닳아 반질반질했다. 누군가 오랫동안 그 손잡이를 잡았다는 뜻이다. 숫자가 남지 않았다고 노동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피코는 대기실 구석에서 검은 칠판을 찾아냈다. 칠판에는 오래된 낙서들이 남아 있었다. [오늘의 풍속: 강풍. 오늘의 급여: 여전히 약풍.] 나는 피식 웃었다. 다른 세계에서도 야간 근무자의 농담은 대체로 월급을 향한다. “누가 썼는지 아십니까?” “아마 여러 사람이요.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덧붙였거든요.” 나엘은 칠판을 지우지 않았다. 직원들의 공식 일지가 아니더라도 그 시대가 어떤 분위기였는지 보여 주는 자료라고 했다. 그곳에서 차 한 잔을 마시고 나오니 바람이 조금 잦아들었다. 멀리 경계의 작은 종탑이 보였다. 중앙 종탑과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이었다. 두 곳에서 울린 종이 하나의 사건으로 합쳐져 누군가를 게으른 직원으로 만들어 버렸다는 생각이 다시 들었다. “사람들은 여섯 번 울린 종을 들었지만, 그게 어디에서 울렸는지는 기록을 봐야 알았군요.” 내가 말했다. “그렇습니다.” 나엘이 대답했다. “어떤 소리는 방향을 잃으면 뜻도 달라집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 이름도 그랬다. 누군가가 한 번 적은 글자가 기관을 몇 번이나 지나면서 원래의 질문을 잃었을지 모른다. 이번에는 그 질문이 어디에서 시작했는지 끝까지 따라갈 생각이었다. 점심 무렵 나엘이 내게 오래된 분류 조의 장부를 한 장 더 보여 줬다. 종이 울린 날, 임시 언어 해석 요청도 함께 접수됐다. 문서 작성자는 자기 이름 대신 직책을 썼다. [야간 분류 담당. 확인 요청서 7-나.] “그 직원이 인명이라고 판정했습니까?” “아니요. 원문을 읽을 수 없어서 해석을 의뢰했을 뿐입니다.” “그런데 축약본에는 ‘인명으로 확정 요청’이라고 됐군요.” “네. 그 문구를 만든 부서는 다른 곳입니다.” 그날 처음으로 ‘확정 요청’이 ‘확정 완료’와 다르다는 걸 기록으로 확인했다. 위험한 것은 의뢰가 아니라 의뢰를 결론처럼 받아 적은 다음 단계였다. 난간 수리 결과표에는 실제 자재 사용량과 정비반장의 서명이 적혀 있었다. 시설 담당이 물었다. “혹시 남는 쇳조각까지 세실 겁니까?” “남는 게 있다면 다음 수리에 쓰세요. 하지만 사람 안전을 해칠 정도로 아끼지는 마시고요.” 그는 웃었다. “마왕성 회계사가 온다고 해서 비용부터 깎으실 줄 알았습니다.” “돈 아끼려다 사람이 다치면 그게 더 비쌉니다.” 루시아가 정비반장에게 소리쳤다. “그러니 난간은 튼튼하게 만들어라! 우리 회계사가 허락했다!” “제가 공사 승인을 낸 건 아닙니다!” 모두가 웃었다. 나는 승인권자와 점검 책임자에 관한 설명을 한 번 더 해야 했다. 나엘은 기록으로 남을 말만 적었다. 오늘 사람들이 웃은 장면은 장부에 남지 않겠지만, 새 난간은 오래 남을 것이다. 돌아오는 길, 피코는 종탑에서 산 작은 종을 흔들었다. 딸랑. “이건 몇 번 울리면 사탕이 나와요?” “그런 기능 없어.” “제가 만들면 되겠네요.” “예산부터 제출해.” 녀석은 종을 가방에 넣었다. 잠시 뒤 작은 종소리가 또 났다. “피코, 일부러 흔들었니?” “아니요. 마차가 흔들렸어요.” 나는 한숨을 쉬었다. 사람 이름이 기록에서 잘못 읽히는 원인을 추적하는 동안, 우리 마차에서는 종을 울린 사람이 누구인지조차 알 수 없었다. 그날 밤 나엘이 덧붙인 조사 의견은 분명했다. [여섯 번의 경보는 두 장소의 별도 신호이며, 특정 인물의 사전 도착 증거가 아님. 인명 해석 요청서 7-나는 야간 분류 조가 작성했고, 인명 확정은 다른 부서의 승인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됨.] 나는 마지막 문장에 밑줄을 그었다. 이제 누군가를 찾을 때였다. 종을 울린 사람이 아니라, 질문을 답으로 바꿔 적은 사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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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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